전국 교정인 자랑
Home내일을 열다

이전페이지

모든 것이 처음이라서

어둠이 짙게 내리면 오늘도 돌아가 쉴 가정과 나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다는 사실에 한없는 감사함을 느낀다.
그런데 가족과 함께한다는 사실에 행복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간절히 원하는 건
또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가족이 그리운 사람들에게는 행복에 겨운 투정으로
들릴 테지만 나에게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글. 해남교도소 교위 김철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가정을 이룬 지 어느덧 7년이 되었다. 아들이 어느새 일곱 살이 되었고 막둥이 딸도 곧 돌이 다가온다. 나이가 차면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는 것은 인생의 선택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요구하는 의무라고 여겼다. 특히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는 가족이 더 생긴다는 생각에 그 상황이 새롭고 감사하기도 하였지만 마냥 행복하지는 않았다. 마음 한편으로 ‘내가 가정을 잘 꾸릴 수 있을까’ 하는 책임감이 나를 두렵게 만들었다. 누구에게나 남편, 아빠의 역할이 처음인 순간이 있을 테지만 나는 유독 엄살을 많이 부렸다.
아내는 항상 “우리 아이한테 부드럽게 말을 건네주고 사랑 표현을 많이 해줘. 지금 이 시간은 절대 다시 오지 않아”라고 타박했다. 그때마다 나는 “나 원래 아이 싫어하는 것 알지? 내 핏줄이라 이 정도면 진짜 발전한 거야!”라고 무심하게 말했다. 그렇게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아내에게 상처가 되리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1년쯤 전이었다. 가장의 책임감을 훌훌 털어버리고 누구에게도 구애받고 싶지 않아 무작정 혼자 여행을 떠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여행의 설렘도 잠시였다. 떠난 지 단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부터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고 가족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좋은 경치를 보아도 감흥보다는 ‘내 가족과 같이 보고 싶다’는 마음만 굴뚝같았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 음식, 풍경 모두가 더없이 훌륭했지만 여행의 감흥은 오래가질 않았다. 버킷리스트로 원하고 원했던 곳을 직접 눈으로 보았어도 마냥 기쁘지는 않았던 것이다.

숙소에 돌아오면 적막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워도 잠이 오질 않았다. 평소에 좀처럼 안 하던 영상통화를 했다. 여섯 살 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빠, 언제 와? 보고 싶어!”라고 말하는데 미안한 마음에 말을 잇지 못했다. 아내의 얼굴에도 서운함이 읽혔다. 아내도 나처럼 여행을 즐기고 싶을 텐데, 아내의 어깨에도 감당하기 버거운 무게의 짐이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내가 짊어진 짐만 생각하며 투정만 부렸으니 나는 이기적인 남편이고 아빠였다.
그날 밤, 나는 새벽이 되도록 잠들지 못한 채 뒤척거리다가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무심하게 넘겨보았다. 우리 가족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보다 젊었던 아내와 귀여운 아들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사진 속 그 장면은 분명 나와 아내와 아들이 공유한 순간이었을 텐데도 처음 본 것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기억을 더듬어 보아야 어렴풋이 떠오를 뿐이었다. 그동안 가족과 나름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고 여기며 살았는데 가족과 함께한 추억이 너무 빈약했다. 좀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아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없다면 그건 너무 슬픈 일이다. 가족에게 무심코 했던 행동과 말 한마디가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고백컨대 나는 그런 적이 너무 많았다. 가족이니까 당연히 이해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 참으로 이기적이었다. 회사에서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예민해질 때가 있다. 안 좋은 감정을 충분히 털어내지 못한 상태로 귀가할 때면 아내는 귀신같이 알아차렸다. 내 눈치를 보며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어쩌면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내 기분을 가족에게 풀었을지도 모른다. 고맙게도 아내는 내색하지 않았다. 두부는 영양가 높고 완벽한 식품이지만, 잘못 다루었다간 으깨진다. 가족도 마찬가지일 듯싶다. 가족은 가장 완벽하고 가까운 존재지만 한편으로는 상처받기 쉬운 존재다. 아빠가 처음이라서, 남편이 처음이라서 항상 서툴고 어색하다. 유독 나만 그런 것은 아닐 테니 변명거리가 될 수 없음을 안다. 아내 역시 모든 것이 처음이었을 테니 어찌 힘이 들지 않을까. 책으로, 미디어로 배운 나의 감정 표현 방식은 참으로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시간은 단 1초라도 돈으로 살수 없다”는 어느 영화의 한 대사가 유독 내 마음을 흔든다. 시간이 참 무심하게 흘렀다. 어느새 일곱 살이 되어버린 아들과 적잖이 마음고생을 한 아내를 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야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어둠이 짙게 내리면 나는 오늘도 어김없이 환하고 따뜻하게 불 켜진 우리 집으로 돌아간다.
웹진 구독신청

교정본부 웹진 구독신청을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매월 흥미롭고
알찬 정보가 담긴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드립니다.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구독신청을 취소하시려면 [구독신청취소]를 클릭하신 후 신청취소 화면에서 취소하고자 하는 이메일을 입력해주세요.
구독신청닫기
웹진 구독취소

교정본부 웹진 구독을 취소하기 원하시면 아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신 후 ‘구독취소’ 버튼을 눌러주세요.

※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다시 구독신청 화면으로 이동하시려면 [구독신청하기]를 클릭하신 후 이메일을 입력해주세요.
구독신청닫기
개인정보처리방침
1. 개인정보의 처리목적
월간교정은 http://cowebzine.com/ 접속 및 경품증정 등 업무처리 목적을 위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합니다.
이용목적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에 따라 별도의 동의를 받는 등 관련 법령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예정 입니다.
2.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유기간
월간교정은 정보주체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시에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ㆍ이용기간 또는 관련법령에 따라 시효 또는 책임이 지속되거나 그 증명자료로서의 가치가 지속되는 기간 내에서 개인정보를 처리 및 보유하고 있습니다.
3.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에서 처리되고 있는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등 관련법률이 이를 허용하는 경우에 한하여 경품 발송 대행업체 등 제3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4. 개인정보 처리의 위탁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원활한 개인정보의 처리를 위하여 일부 개인정보 처리업무를 위탁할 수 있으나, 이용자의 사전동의 없이는 본래의 범위를 초과하여 처리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처리업무 위탁 계약 시에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규의 준수, 개인정보 제3자 제공 금지 및 책임부담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감독하고 있습니다.
5. 이용자의 권리ㆍ의무 및 그 행사방법에 관한 사항
① 정보주체는 월간교정에 대해 언제든지 개인정보의 열람ㆍ정정ㆍ삭제ㆍ처리정지등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② 제1호에 따른 권리행사는 월간교정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8호 서식에 따라 서면, 전자우편을 통해 하실 수 있으며 월간교정은 이에 대해 지체없이 조치하겠습니다.
③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오류 등에 대한 정정 또는 삭제를 요구한 경우에는 월간교정은 정정 또는 삭제를 완료할 때까지 당해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공하지 않습니다.
④ 제1호에 따른 권리행사는 정보주체의 법정대리인이나 위임을 받은 자 등 대리인을 통하여 하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11호 서식에 따른 위임장을 제출하셔야 합니다.
6. 처리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월간교정은 http://cowebzine.com/ 접속 및 경품증정 등의 업무처리목적을 위하여 개인정보 등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7. 개인정보의 파기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개인정보의 처리목적 달성 또는 보유기간 경과 시에 전자적 개인정보는 영구 삭제하고 있으며, 서면 등의 개인정보는 파쇄 또는 소각처리하고 있습니다.
8.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조치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관리적 조치: 내부관리규정 수립, 시행, 정기적 직원 교육, 점검 등
- 기술적 조치 : 개인정보처리시스템 등의 접근권한 관리, 접근통제시스템 설치,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 물리적 조치 : 전산실, 자료보관실 등의 접근 통제
9. 개인정보처리방침의 변경 등에 관한 사항
월간교정은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변경 및 시행시기, 변경된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변경 전ㆍ후를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10. 개인정보 침해 등 피해구제에 관한 사항
회사는 정보보호부를 운영하여 개인정보의 유출 및 권리 침해시 그 피해구제와 권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신고, 상담 및 보다 자세한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아래의 기관에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www.kopico.go.kr / 국번없이 1833-6972)
-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privacy.kisa.or.kr / 국번없이 118)
-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www.spo.go.kr/ 국번없이 1301)
- 경찰청 사이버안전국(cyberbureau.police.go.kr / 국번없이 182)
11.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에 관한 사항
개인정보보호법 제31조에 따른 월간교정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
성명 윤종웅
부서 법무부 교정기획과
연락처 02-2110-3461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