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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꿈,
카라반 여행

포항교도소 교위 전두민

캠핑의 계절이 돌아왔다. 포항교도소 복지과 전두민 교위도 여름을 맞아 그동안 꿈꿔온 캠핑을 즐기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카라반 여행을 떠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마음을 펴고 심신을 힐링하기 위해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자연에서
즐기는 한여름 밤의 꿈같은 카라반 여행을 소개한다.
글. 양지예 / 사진. 김도형
좌측부터 김수현 교사, 민정환 교사, 전두민 교위

코로나19로 지친 마음, 자연 속에서 힐링~!

탁 트인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구불구불한 해안 둘레길을 달리다보면 저 멀리 아기자기한 카라반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가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광을 품고 있는 글램핑장이다. 전두민 교위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됐던 마음을 펴고 잠시나마 기분전환을 하기 위해 특별히 동료들과의 캠핑을 준비했다.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적거리는 관광지 대신 동료들과 조촐하게 즐길 수 있는 캠핑이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더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아울러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바람에 글램핑장에 사람이 많지 않아 더욱 좋은 선택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 동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탁 트인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캠핑을 생각했어요. 특히 카라반 캠핑은 제가 은퇴 후 노후에 가족들과 꼭 하고 싶은 일이거든요. 오늘 미리 그 로망을 실천해 볼 수 있게 되어서 무척 기대가 되네요."
은퇴 후 꿈을 위해 트레일러 면허까지 딸 정도로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그이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정작 캠핑 경험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런 그를 위해 복지과에서 함께 근무하는 민정환 교사와 캠핑 마니아 김수현 교사가 함께 했다.
“셋이 같은 과에서 일하면서 가까워졌어요. 아무래도 함께 일하다 보니까 협조하고 소통할 부분이 많아 자연스럽게 친해졌죠. 지금은 김수현 교사가 보안과로 갔지만 여전히 친하게 지내고 있어요. 셋 다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다 보니 작년부터 캠핑 한 번 오자고 말은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이렇게 함께 오게 돼서 정말 즐겁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해서 더 즐거운 카라반 여행

전두민 교위는 오늘 하룻밤을 묵을 캠핑카를 배정받고 내부를 둘러봤다. 남자 셋이 잠을 자기에는 다소 아담하지만, 침대부터 냉장고, 가스레인지, TV 등 필요한 건 다 갖추고 있는 실속 있는 캠핑카다. 그런데 이게 웬일? 구경이 끝난 후 가져온 짐을 대충 부려놓고 준비해온 각종 식재료와 캠핑용품을 정리하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비에 당황한 것도 잠시, 전두민 교위와 민정환 교사는 비 예보를 보고 미리 준비한 타프를 야외테이블에 설치하기로 한다. 업무 때문에 조금 늦게 합류할 예정인 김수현 교사가 도착하지 않아 캠핑초보인 두 사람이 서툰 솜씨로 우왕좌왕 고군분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점 거세지는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뭐가 즐거운지 그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내리치는 빗방울과 다소 강한 바람 탓에 타프가 펄럭거리고 번거로운 상황이지만, 인생이 언제나 평탄할 수만은 없듯이 캠핑도 예측 불가능해서 더 재미있는 것 아니겠냐며 웃는 전두민 교위의 얼굴에서 그의 긍정적인 성격을 알 수 있었다.
“제가 여러 가지 체험하는 것을 좋아해요. 직장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매너리즘에 빠져서 몇 년 전부터는 유도, 주짓수 등을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고 하잖아요. 캠핑 같은 아웃도어 활동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직장생활을 더 활력 있게 할 수 있도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종종 캠핑을 즐기고 싶어요.”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하다고 하잖아요. 캠핑 같은 아웃도어 활동도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직장생활을 더 활력 있게 할 수 있도록 사랑하는 사람들과 종종 캠핑을 즐기고 싶어요.”

캠핑의 꽃, 맛있는 음식 만들기

벌써 저녁 6시가 훌쩍 넘은 시각, 야외에서 움직이다보니 평소보다 일찍 배가 출출해졌다. 얼마 뒤 김수현 교사가 합류하자 그들은 본격적으로 저녁 준비에 돌입했다. 오늘 준비한 메뉴는 초밥과 닭볶음탕, 그리고 캠핑의 꽃 바비큐! 그들은 야심찬 요리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문어, 연어,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등 육해공의 다양한 식재료를 준비했다. 요리를 하기 위해 가장 기본인 불부터 피우려 했지만, 안타깝게도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바람에 숯불을 피우는 대신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오늘 화로에 불을 세게 피워서 삼시세끼 콘셉으로 요리를 하고 싶었는데 불을 피울 수 없다니 아쉽네요.”
비록 화력 좋은 불 맛은 낼 수는 없지만, 그들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각자 맡은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전두민 교위는 닭볶음탕, 민정환 교사는 초밥, 김수현 교사는 스테이크를 만들기로 한다. 전두민 교위는 오늘 캠핑을 주도한 주인공인 만큼, 모든 요리의 레시피를 미리 숙지해 와 동료들을 진두지휘했다. 맛있는 닭볶음탕의 비법은 소주로 닭의 잡내를 잡고, 양념할 때 양파를 최대한 많이 넣어 단 맛을 끌어내는 것. 각종 양념을 계량 없이 눈대중으로 척척 넣는 것이 고수의 향기가 느껴진다. 게다가 민정환 교사가 만드는 초밥의 단촛물 비율까지 알려주며 요리 지식을 뽐내는 걸 보니 음식 솜씨가 보통이 아닌 모양이다.
“집에서도 가끔 요리를 해요. 초밥은 와이프에게 한 번 해준 적이 있는데 그때는 완벽히 성공하지 못 해서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오늘은 꼭 성공해서 다시 한 번 해주고 싶어요.” 양념에 재운 닭을 카라반 안에 마련된 가스레인지에 올려 끓이고, 초밥 위에 올라갈 연어와 문어를 얇게 자르는 동안, 김수현 교사는 한우 스테이크를 프라이팬에 굽기 시작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탓에 불이 자꾸 꺼지는 악조건 속에서도 한우가 지글지글 맛있게 익어간다. 매콤하게 익어가는 닭볶음탕의 향기와 소금과 후추를 솔솔 뿌려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의 지글거리는 소리가 캠핑장 가득 퍼졌나갔다. 드디어 각자 맡은 요리가 완성되고 한 상 가득 음식이 차려졌다. “와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맛있다!” 전두민 교위의 감탄사에 동료들도 음식을 맛보며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한 여름 밤의 추억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밤이 깊어간다. 비록 잔뜩 흐린 날씨 탓에 새파란 동해바다를 볼 수는 없었지만 동료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밤이다. “원래 제주도에 가서 자전거 종주를 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계획이 무산됐어요. 아쉬운 마음에 캠핑을 계획한 건데 동료들과 속 깊은 이야기도 나누고 오히려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후배들과 함께 해서 더 의미 있고, 은퇴 후 계획을 미리 실행해 볼 수 있어서 정말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깊어가는 여름 밤, 맛있는 음식과 사랑하는 동료가 함께하고 운치 있는 빗소리까지 분위기를 더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오늘 카라반 여행이 전두민 교위의 기억 속에 한여름 밤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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