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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노하우
상대의 마음을 얻는 특별한 기술, 설득력

답도 없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다가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오는 경험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사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정답은 없다. 그러나 비결은 존재하는 법. 설득의 고수들은 도대체 뭐가 다를까.
‘설득’은 전문가들이나 하는 것일까. 설득커뮤니케이션이라는 학문도 있다고 하니 우리 같은 범인들에게 ‘설득’은 그저 ‘전문용어’ 처럼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만 다시 생각해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자체가 설득의 연속임을 알 수 있다. 당장 우리가 일하는 현장만 살펴봐도 영업은 ‘사도록 설득하는 것’이고, 프레젠테이션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동의하도록 설득하는 것’이고, 클레임 대응은 ‘상대방을 납득시키기 위해 설득하는 것’이고, 부하 직원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도 ‘일을 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생은 설득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설득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역사 속에서 설득의 노하우를 설파한 인물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우리는 키케로라는 인물을 만난다.

로마의 황금 혀, 키케로의 설득 3단계

키케로는 로마시대의 ‘황금 혀’라고 불리던 인물이다. 로마시대를 통틀어 가장 말을 잘 한 사람을 꼽으라면 키케로를 빼놓을 수 없다. 영어에 Ciceronian(시서로니언)이라는 말이 있다. ‘키케로(Cicero)처럼 장중하고 단아한’, ‘키케로 풍의 문장가’라는 뜻이다. 키케로는 스스로 이런 단어의 어원이 될 만큼 명연설로 후세에 이름을 남겼다. 키케로의 설득법은 3단계로 요약된다. 1단계는 호감을 확보하는 단계이다. 당신이 설득해야 할 상대방이 당신을 싫어한다 해도 이 단계를 건너뛸 수는 없다. 상대가 처한 상황과 감정을 읽어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면 분명 상대는 당신에게 호의를 느끼게 될 것이다. 만약 아직도 상대방의 호의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아직 2단계로 넘어가면 안 된다.
2단계는 상대의 생각을 바꾸는 단계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상대의 언어 스타일을 통해 내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같은 말도 말하는 방식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느낌은 하늘과 땅 차이다. 평상시 관찰한 상대의 표현과 말투, 생각 등을 적절히 활용해 내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는 상대방이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어떻게 행동에 나서도록 유도할 것인가? 키케로는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대부분 이 마지막 순간에 실수를 한다. 그 자리에서 승부를 보려하거나 상대방의 의견을 꺾는 것이 설득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의 ‘yes’는 오래가지 못한다. 돌아서서 변심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당신의 말이 진심임을 생각할 수 있게 여유를 주어야 한다. 결국 설득은 상대방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설득의 황금률, 설득하지 마세요

수많은 설득의 노하우가 회자되고 있지만 로마시대의 인물 키케로가 제시한 3단계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것은 약한 육체에 건강을 주고 두려운 마음에 평온을 주며 상처 난 신경에 힘을 준다.” 이 엄청난 만병통치약의 이름은 ‘칭찬’이다. 버클리대의 언어학 교수를 역임한 찰스 필모어의 말이다. 상대방을 설득하려면 칭찬과 감사의 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는 키게로가 말한 ‘호감’을 확보하는 방법과 통한다. 그런데 이 칭찬에도 공식이 있다. 첫째, 나를 기쁘게 한 상대방의 행동을 언급하고 둘째, 그 행동으로 채워진 나의 욕구를 말하고 셋째, 욕구가 충족되어서 느끼는 즐거움을 말하는 순서를 지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네가 칭찬의 기술을 친절하게 설명해준 덕분에(상대의 행동) 사이가 안 좋던 친구에게 내 감정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채워진 욕구). 이제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자신감이 생겼다(자신이 느끼는 즐거움).” 당신이 누군가의 이해와 참여를 이끌어내고 싶다면 그 사람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키케로의 2단계가 여기에 해당한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말을 잘 하는 것이 상대방을 설득하는 데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아닌 듯하다. 실제로 상대방의 마음을 쏙 빼놓는 유능한 비즈니즈맨들의 성공 뒤에는 ‘달변’ 대신 ‘공감’의 능력이 숨어 있었다. 키케로의 3단계와 다르지 않다. 언제나 설득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논리 대신 감성이 힘을 발휘한다. 설득력이 마음을 얻는 기술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그래도 여전히 설득은 어려운 일인가. 그렇다면 혜민 스님은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누구를 설득하려고 하지 마세요. 왜 좋은지 설명은 할 수 있어도 말 안에 강요가 들어가면 설득 당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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