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솔직한 시선, 통찰력
전 직원 정규직, 정년 70세, 오전 8시 30분 출근, 오후 4시 45분 퇴근, 야근 없음, 휴가 140일, 육아휴직 3년, 5년마다 무료 해외여행, 월급 동종업계 대비 10% 높음, 보고·연락·상담 금지!
이런 조건을 제시하는 직장이 있을까.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기업을 경영하다간 거들나기 십상이 아닐까. 딱 이렇게 경영하는데도 창업 이래 적자 없이 연매출 3,000억 원의 기업이 있다. 독보적 기술력을 가졌거나 블루오션의 사업 아이템을 확보한 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레드오션으로 분류되는 전기 설비 제조 분야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상식적이지 않은 기업이 바로 일본의 미라이공업이다. 창업주 야마다 아키오의 인간 내면에 대한 솔직한 시선이 만들어낸 통찰력의 기적이다.
이런 조건을 제시하는 직장이 있을까.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기업을 경영하다간 거들나기 십상이 아닐까. 딱 이렇게 경영하는데도 창업 이래 적자 없이 연매출 3,000억 원의 기업이 있다. 독보적 기술력을 가졌거나 블루오션의 사업 아이템을 확보한 기업이 아니다. 오히려 레드오션으로 분류되는 전기 설비 제조 분야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이렇게 상식적이지 않은 기업이 바로 일본의 미라이공업이다. 창업주 야마다 아키오의 인간 내면에 대한 솔직한 시선이 만들어낸 통찰력의 기적이다.
“일본에는 600만 개의 회사가 있고 이 중 연간 4,000만 엔 이상의 충분한 수익을 올리는 회사는 3%에 불과하다. 이 말은 곧, 일본 기업의 97%는 돈을 제대로 못 버는 기업이라는 뜻이다. 이런 회사들이 하는 방식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 이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방법밖에 없다.”
‘돈을 못 버는 97%와는 반대로 간다’는 원칙에 따라 사원들이 일하는 것을 기록하는 타임리코더를 폐지하고 잔업도 금지시켰다. ‘성실함’을 강요하는 기존 기업의 경영방식을 통찰한 것이다. 여기에 인간에 대한 통찰이 더해졌다.
“사람은 신뢰를 받아야 온 힘을 다해 거기에 부응하려고 한다. 통장과 인감을 맡겨버린다. 그 정도로 상대를 신뢰하고 감추는 것 하나 없이 다 드러내보여야 한다. 그러면 어떤 인간이라도 대개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경영자 대부분은 사원을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사원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원들에 대한 전적인 신뢰는 사내 식당 운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모든 메뉴는 380엔인데 이 중 200엔은 회사가 부담하고 180엔은 직원이 부담한다. 식권도 없애고 먹은 만큼 신고하고 돈을 내도록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속이고 싶으면 속여도 된다고 대놓고 말했지만 월말에 정산을 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계산이 맞아떨어진다. 사람의 심리를 꿰뚫는 통찰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일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서 이 사람이 과연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100% 신뢰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와 조직에서는 보고체계를 중시하게 된다. 이런 메커니즘에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조직에서 일은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하는 것’이 되고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알리는 것’이 되어버린다. 미라이공업에서는 이런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직원 상하 간에 보고·연락·상담까지 금지한 것이다. 판단을 구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러 가는 것처럼 비경제적인 것이 없다는 게 야마다의 생각이다.
‘돈을 못 버는 97%와는 반대로 간다’는 원칙에 따라 사원들이 일하는 것을 기록하는 타임리코더를 폐지하고 잔업도 금지시켰다. ‘성실함’을 강요하는 기존 기업의 경영방식을 통찰한 것이다. 여기에 인간에 대한 통찰이 더해졌다.
“사람은 신뢰를 받아야 온 힘을 다해 거기에 부응하려고 한다. 통장과 인감을 맡겨버린다. 그 정도로 상대를 신뢰하고 감추는 것 하나 없이 다 드러내보여야 한다. 그러면 어떤 인간이라도 대개는 열심히 일하려고 한다.”
경영자 대부분은 사원을 충분히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사원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원들에 대한 전적인 신뢰는 사내 식당 운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모든 메뉴는 380엔인데 이 중 200엔은 회사가 부담하고 180엔은 직원이 부담한다. 식권도 없애고 먹은 만큼 신고하고 돈을 내도록 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일일이 확인할 수 없으니 속이고 싶으면 속여도 된다고 대놓고 말했지만 월말에 정산을 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계산이 맞아떨어진다. 사람의 심리를 꿰뚫는 통찰이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람에게 일을 시키는 일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키면서 이 사람이 과연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 100% 신뢰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회사와 조직에서는 보고체계를 중시하게 된다. 이런 메커니즘에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조직에서 일은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하는 것’이 되고 문제는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알리는 것’이 되어버린다. 미라이공업에서는 이런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직원 상하 간에 보고·연락·상담까지 금지한 것이다. 판단을 구하기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러 가는 것처럼 비경제적인 것이 없다는 게 야마다의 생각이다.
통찰력과 빅데이터의 만남, 데이터를 통찰하라
그렇다면 통찰력은 경험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일까. 바야흐로 빅데이터의 시대다. 경험에 빅데이터를 더하면 한층 더 강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젠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것이 기업 성공의 가늠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제록스사는 콜센터 직원들의 조기 퇴사율을 빅데이터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1인당 교육비가 5,000달러인데 배치되자마자 나가는 이들이 많아 비용 낭비 요소로 지적된 것. 콜센터 직원은 종일 불평불만을 응대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다. 상담업무는 제록스사의 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업무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쌓인 이력서와 심리검사 결과로부터 조기 퇴사자의 특징을 도출했다. 이로써 비슷한 특성을 가진 지원자를 아예 뽑지 않음으로써 조기 퇴사율을 20% 줄였다. 제록스 사례가 인상적인 부분은 도출된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액션으로 실행했다는 데 있다. 아무리 훌륭한 인사이트를 데이터로부터 뽑아내도 액션이 수반되지 않으면 가치가 나오지 않는다.
제록스사는 콜센터 직원들의 조기 퇴사율을 빅데이터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1인당 교육비가 5,000달러인데 배치되자마자 나가는 이들이 많아 비용 낭비 요소로 지적된 것. 콜센터 직원은 종일 불평불만을 응대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다. 상담업무는 제록스사의 고객 서비스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업무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간 쌓인 이력서와 심리검사 결과로부터 조기 퇴사자의 특징을 도출했다. 이로써 비슷한 특성을 가진 지원자를 아예 뽑지 않음으로써 조기 퇴사율을 20% 줄였다. 제록스 사례가 인상적인 부분은 도출된 인사이트를 비즈니스 액션으로 실행했다는 데 있다. 아무리 훌륭한 인사이트를 데이터로부터 뽑아내도 액션이 수반되지 않으면 가치가 나오지 않는다.
주력 사업에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 발굴’이라는 인사이트를 도출하기도 한다. 항공기 엔진을 만드는 GE가 대표적 사례다. 비행기 엔진에서 발생하는 진동과 소음을 센서로 데이터화한 뒤 분석해 주요 부품의 고장 확률을 계산했다. 그동안은 6개월이면 무조건 교체하던 부품을 ‘고장 확률이 높다’는 신호가 나올 때 교체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엔진은 고장이 덜 났고 불필요한 부품을 자주 바꾸는 일도 줄어들었다. GE가 개발해 판매한 ‘예측 보전 서비스’는 몇 년 만에 엔진 매출을 넘어섰다. 데이터를 활용해 신사업을 만들어 매출을 2배 이상 늘린 셈이다. 통찰력 있는 부품 수리공이 소리만 듣고 어디가 잘못됐는지 알아내듯, 진동과 소음 데이터로부터 ‘부품의 고장 확률’이란 통찰력을 얻어 올린 성과다.
명확한 데이터 분석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앞으로는 빅데이터 인재가 대접받는 시대가 될 것이다. 빅데이터 인재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계가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사건의 이면과 원인, 즉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통찰할 수 있는 사람’이다. 현상을 보고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있는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내 연역적 추론을 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이 필요한 사람이다. 이른바 통찰력 인간이다.
통찰력, 평범하지만 강력한 힘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마다 그 돌파구로 ‘통찰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과거에 통찰력으로 기업을 일으켜 세운 사례가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신발제조회사 크록스가 내놓은 크록스 샌들이 대표적이다.
소비자가 가진 신발에 대한 또 다른 니즈를 통찰한 산물이다. 일반적으로 신발은 ‘젖으면 안 되는’ 제품이다. 하지만 수시로 젖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얼마나 더 방수기능을 강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여겼으나 크록스는 방수 신발이 아니라 구멍이 숭숭 뚫린 ‘누수 신발’을 내놓았다. 너무 투박하다는 우려와 달리, 출시하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이젠 누구나 한 켤레쯤 가지고 있는 여름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젖어도 될 신발을 신고 싶다는 소비자의 보이지 않는 욕구를 읽은 것이다.
통찰력이 기업을 살린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부산의 아이손은 모든 신발 제조업체가 가벼운 운동화를 만들려고 애쓸 때 거꾸로 무거운 운동화를 내놓아 세계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나이키를 비롯해 리복, 아디다스, 미즈노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가벼운 고기능성 운동화를 출시하면서 한국의 신발제조 중소기업들은 쇠락하는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소비자가 가진 신발에 대한 또 다른 니즈를 통찰한 산물이다. 일반적으로 신발은 ‘젖으면 안 되는’ 제품이다. 하지만 수시로 젖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얼마나 더 방수기능을 강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여겼으나 크록스는 방수 신발이 아니라 구멍이 숭숭 뚫린 ‘누수 신발’을 내놓았다. 너무 투박하다는 우려와 달리, 출시하자마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이젠 누구나 한 켤레쯤 가지고 있는 여름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젖어도 될 신발을 신고 싶다는 소비자의 보이지 않는 욕구를 읽은 것이다.
통찰력이 기업을 살린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부산의 아이손은 모든 신발 제조업체가 가벼운 운동화를 만들려고 애쓸 때 거꾸로 무거운 운동화를 내놓아 세계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다. 나이키를 비롯해 리복, 아디다스, 미즈노 등 글로벌 브랜드들이 경쟁적으로 가벼운 고기능성 운동화를 출시하면서 한국의 신발제조 중소기업들은 쇠락하는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현상 속에서 아이손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운동화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니즈가 다이어트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300g짜리 초경량 운동화가 대세이던 운동화 시장에 자신만만하게 한 결레에 2~3kg에 달하는 운동화를 내놓았다.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운동선수의 모습에서 이런 역발상이 나왔다. 이 신발을 신고 30분간 걸으면 40분간 등산이나 축구를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경영부진을 단숨에 회복했다.
평범한 직원의 통찰력이 기업을 살린 사례도 있다. 엘리베이터 전문회사 오티스다. 오티스는 1853년, 안전 브레이크를 장착한 세계 최초의 엘리베이터를 출시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너무 느려서 차라리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당시 기술로는 엘리베이터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난관에 부딪힌 오티스를 구원한 것은 한 엘리베이터 여성 관리인의 관찰에서 시작됐다. 이 관리인은 이용자들이 엘리베이터의 속도에 불만을 가진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달리 할 일 없이 기다리는 것을 못 견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결책은 바로 거울이었다.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인식하지 못한 채 목적지에 도착하게 됐다. 더불어 이용자들의 불만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사업 초창기,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문을 닫을 뻔했던 위기는 이처럼 평범한 직원의 통찰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통찰력이 평범한 힘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평범한 직원의 통찰력이 기업을 살린 사례도 있다. 엘리베이터 전문회사 오티스다. 오티스는 1853년, 안전 브레이크를 장착한 세계 최초의 엘리베이터를 출시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너무 느려서 차라리 계단을 걸어 올라가는 것이 더 빠르겠다는 불만이 쏟아진 것이다. 당시 기술로는 엘리베이터 속도를 더 빠르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난관에 부딪힌 오티스를 구원한 것은 한 엘리베이터 여성 관리인의 관찰에서 시작됐다. 이 관리인은 이용자들이 엘리베이터의 속도에 불만을 가진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달리 할 일 없이 기다리는 것을 못 견뎌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결책은 바로 거울이었다. 사람들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엘리베이터의 속도를 인식하지 못한 채 목적지에 도착하게 됐다. 더불어 이용자들의 불만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사업 초창기,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문을 닫을 뻔했던 위기는 이처럼 평범한 직원의 통찰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통찰력이 평범한 힘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