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 장르 : 미스터리, 스릴러
- 시간 : 156분
- 감독 : 나홍진
- 출연 : 곽도원, 황정민, 천우희, 쿠니무라 준
- 낯선 외지인이 시골 마을에 나타난 후 의문의 연쇄 사건이 벌어진다. 마을이 발칵 뒤집히자 모든 사건의 원인이 외지인 때문이라는 소문이 퍼진다. 돌로 내리쳐도 죽지 않는 저주받은 좀비와 이를 조종하는 듯한 무당. 시골경찰 종구는 이들과의 사투를 시작한다.
<부산행>보다 두 달 일찍 개봉한 <곡성>은 한국형 좀비 영화의 선구자다. 보통 미국 영화 속 좀비는 아무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게으른 상상력에 의존하지만, <곡성>의 좀비는 무려 무당의 저주(살)에 걸렸다는 설정이다. 동서양 잡귀의 컬래버레이션이다. 쫓고 쫓기는 체력전에 의존하는 좀비 영화 특성상 금세 지루해지는 단점을 이 영화는 ‘저주의 원인’을 파헤치는 구성으로 보완했다. 여름방학 때 시골집 사랑방에서 종종 듣던 “건넛마을 누구네 딸이 귀신 들렸댜”식의 한국적 발상도 현실적 소재라 공포를 더하고 몰입감을 높인다. 또한 3명의 인물 중 누가 악신인지 함부로 예측하지 못하도록 계속 미끼를 던지며 현혹해 긴장감을 오래 유지한다. 시골 마을 주민들이 기괴한 증상을 보이며 서로 죽이고 또 죽어 나가자 지구대 경찰인 종구(곽도원)는 형식적으로 수사한다. 그러던 중 그의 딸 효진(김환희)이 귀신 씐 증상을 보이자 귀신 장난질 치는 용의자를 찾아가 집안을 작살내고 온다. 과체중이 의심되는 시골 경찰치고 뛰어난 근지구력 및 폐활량을 지닌 의외의 체력왕 종구는 과연 지치지 않는 좀비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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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CG 및 오픈세트를 쓰지만, 리얼리티를 위해 121회차 중 97회차 분량을 로케이션 촬영했다. 6개월 간 함양, 철원, 곡성, 구례, 순천, 장성, 해남 등을 돌았다. 그야말로 체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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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은 병원에 입원한 후에도 현장을 오갔고 곽도원은 촬영하는 6개월간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종구 역은 대부분 뛰고 구르는 장면 위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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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가 맡았던 ‘무명’ 역은 원래 전 포미닛의 멤버 현아에게 주려고 제안했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참고로 현아는 연기 경험이 거의 없다.
살아있다
- 장르 : 드라마
- 시간 : 98분
- 감독 : 조일형
- 출연 : 유아인, 박신혜
- 어느 날 눈떠보니 현관문 밖에 좀비가 득실거리는 아파트에 각각 갇히게 된 오준우(유아인)와 김유빈(박신혜). 고립된 상황에서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 두 사람은 우연히 서로의 생존을 확인하고 골프채, 프라이팬 등 각종 생활용품으로 좀비 떼를 소탕하며 생존 경쟁에 뛰어든다.
여타 좀비 영화와 <#살아있다>의 가장 큰 차별점은 차별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무개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좀비가 되고 주인공은 그들과 화끈한 액션 장면을 연출한다는 식상한 내용이다. 하도 케케묵어 재가 된 설정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의 흥미로운 점을 찾자면 박지성을 능가하는 좀비들의 무한 체력에 의존한 추격전을 절삭하고 고립이라는 공포를 강조한 점이다. 상위 1%의 행운과 함께 태릉선수촌급 체력왕 주인공들이 범람했던 기존 좀비 영화와 달리 <#살아있다>에선 좀비만이 유일한 체력왕이다. 오준우와 김유빈의 체력이 약해도 상관없다. 오준우는 평소 FPS게임(배틀그라운드)을 즐겨하는 겜돌이답게 약한 체력을 커버해줄 파밍*에 집중한다. 인바디가 거부하는 저질 체력을 각종 주방용품 및 골프채 등을 활용해 대처해 나간다. 영화 <부산행>의 마동석이 팔에 테이프를 돌돌 말아 물어뜯기는 참상을 극복한 것처럼 영화의 진행이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는 온라인 게임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FPS 겜돌이로 유명한 각본가 맷 네일러의 시나리오 <Alone>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이다.
* 전투에 필요한 장비를 찾으러 다니는 행위를 일컫는 온라인 게임상 용어
* 전투에 필요한 장비를 찾으러 다니는 행위를 일컫는 온라인 게임상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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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킹덤>, <반도> 등에 출연한 좀비 전문 배우가 대거 참여했다. 계속 뛰어다녀야 하는 배역이므로 현대무용, 발레 등의 경험이 있는 체력 좋은 배우들로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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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전문 배우 전아희는 풋살을 하던 중 본인도 모르게 손에 힘을 꽉 주고 이상하게 뛰는 모습에 스스로 놀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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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등반에 조예가 깊은 캐릭터로 나오는 박신혜는 침착하고 잘 싸우는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액션스쿨에서 쉴 틈 없이 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