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재미, 교양을 한 번에”
러빙 빈센트(107분) |
- 장르 : 애니메이션(드라마)
- 감독: 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맨
- 출연 : 더글러스 부스, 시얼샤 로넌, 제롬 플린
누구나 마음 속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그 기억은 각자의 심연 속 이리 저리를 부유한다. 따사로운 햇살,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도 웅크려 누워 어둠에 안겨 있는 날. 영화 <러빙 빈센트> 속 빈센트 반 고흐(이하 빈센트)는 우리에게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유년 시절의 아픔, 동생과의 애틋한 우정, 가난한 무명 예술인의 비애 등. 빈센트가 삶을 대했던 태도를 보며 우리는 자세를 다잡고 조금 더 용기 낼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러빙 빈센트>는 그가 생을 마친 프랑스 오베르쉬르 우아즈에서의 애환을 주로 다룬다. 불굴의 예술혼으로 생을 이어간 그에게서 당신의 가족 모두가 각자의 위로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 62,450장의 유화로 그려진 영화 <러빙 빈센트>는 10여 년에 걸쳐 그를 추억하는 화가들에 의해 완성됐다.
“주연 박정민, 장르 마동석” 시동(102분) |
- 장르 : 드라마(코미디)
- 감독 : 최정열
- 출연 : 마동석, 박정민, 정해인, 염정아
코미디 장르는 서먹한 관계를 녹여주는 토치(torch)요, 이야깃거리를 달구는 숱과 같다. 아무리 어색한 관계도 “마동석 잘 때 너무 웃기지 않았어?”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아 네…”라는 심심한 대답이 돌아와도 괜찮다. 풀린 어색함은 처음의 정적보다는 훨씬 편안하다.
<시동>은 기존 마동석이 보유한 주요 성질인 귀여움과 유머를 수박바처럼 알맞게 섞어 놓았다. 여기에 아이셔 같은 알맹이가 곳곳에서 숨어있어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관계를 익히며 서로를 아끼고 성장해가는 고택일(박정민)의 모습은 호밀밭의 파수꾼 속 홀든 콜필드보다 현실적이라 더 애정이 간다. 서로 이해하기 어려워 서먹한 가족이라면 함께 보기에 좋을 것 같다.
<시동>은 기존 마동석이 보유한 주요 성질인 귀여움과 유머를 수박바처럼 알맞게 섞어 놓았다. 여기에 아이셔 같은 알맹이가 곳곳에서 숨어있어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다. 물론 사회적 관계를 익히며 서로를 아끼고 성장해가는 고택일(박정민)의 모습은 호밀밭의 파수꾼 속 홀든 콜필드보다 현실적이라 더 애정이 간다. 서로 이해하기 어려워 서먹한 가족이라면 함께 보기에 좋을 것 같다.
영화 “본격 효도 압박 영화” 깡철이(108분) |
- 장르 : 드라마(액션)
- 감독 : 안권태
- 주연 : 유아인, 김해숙, 정유미
무릇 부모라면 ‘요즘 애들’의 근본 없는 인품에 차가운 비수를 날리기 좋고, 자식이라면 효도 클리셰에 온몸이 베베 꼬일 스크류바 영화 <깡철이>를 골랐다. 자녀가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볼 때 가장 민망한 순간은 정사 장면이 아니라 ‘내 새끼가 이렇게 기특하게 컸구나’ 클리셰다. 신발장에 숨겨놓은 라이터를 들켰을 때만큼 짜증 난다. 따라서 이 영화는 오직 부모를 위한 영화다. 치매 걸린 홀어머니 향한 지극한 효심에, 그 수술비 마련 위한 처절한 사투, 또 요즘 애들 같지 않은 마초 감성의 순정까지. 깡철이 만한 효자가 아니라면 크레딧이 올라갈 때 자녀들의 혈압도 함께 상승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영화가 끝나고 철없는 아들내미 등짝에 떨어지는 스매싱은 보너스다.
“세대 불문. 건전한 첫사랑 이야기” 러브레터(117분) |
- 장르 : 드라마(멜로/로맨스)
- 감독 : 이와이 슌지
- 주연 : 나카야마 미호, 토요카와 에츠시
키스 장면은 부모도 민망하다. 사춘기 여중생의 뒤통수는 그 민망함의 한 서른마흔아홉배 더 불편하다. 이 영화는 다행히 에로틱한 장면이나 억장이 무너지는 이별 장면이 없다. 고인이 된 연인 옛 애인을 잊지 못하는 와타나베 히로코는 중학교 졸업 앨범에 적힌 그의 과거 집 주소를 발견하곤 손편지를 보낸다.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천국으로 쓰는 편지였지만 죽은 이로부터 답장이 오며 영화는 더욱 더 흥미롭게 흐른다. 굳이 여주인공이 이과수 폭포 같은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주먹을 입에 넣고 오열하지 않아도 그 감정이 전달되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영화. <러브레터>는 온 가족이 서로 민망하지 않은 선에서 크레딧 화면을 끝까지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다.
천국으로 쓰는 편지였지만 죽은 이로부터 답장이 오며 영화는 더욱 더 흥미롭게 흐른다. 굳이 여주인공이 이과수 폭포 같은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주먹을 입에 넣고 오열하지 않아도 그 감정이 전달되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영화. <러브레터>는 온 가족이 서로 민망하지 않은 선에서 크레딧 화면을 끝까지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로맨스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