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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치즈같이, 달콤한 초콜릿처럼
가족 사랑이 피어나다

청주교도소 보안과 양철화 교사의 가족 나들이

봄을 앞둔 어느 날, 양철화 교사와 가족이 전주로 체험 여행에 나섰다. 네 식구가 오순도순 모여 앉아 치즈와
초코파이를 만든 하루. 행복이 겹겹이 쌓이고, 순도 100%의 가족 사랑이 피어났다.
글. 김주희 / 사진. 김도형

네 식구의 ‘선물’ 같은 하루

온 가족이 함께 외출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설레는 걸까. 이제 막 전북 전주에 당도한 양철화 교사 가족의 얼굴에 기대감이 서려있다. 오늘 하루는 양철화 교사가 가족을 위해 마련한 선물이다. 두 아이 육아에 바쁜 아내를 위한 힐링 여행이자 아이들을 위한 체험 나들이인 셈이다.
“얼마 전까지 업무로 많이 바쁜 탓에 가족들과 여행을 하지 못했어요. 또 지난해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 외출이 쉽지 않았죠. 첫째가 워낙 외부활동을 좋아하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육아하느라 바쁜 아내에게도 여행 기회를 선사해주고 싶었어요. 둘째가 태어난 이후로 이렇게 멀리 여행 온 건 처음이에요. 우리 네 식구에게 온전한 휴식이 되길 바랍니다.”
아내 김영미 씨와 첫째 예지, 그리고 막내 예준의 손을 꼭 잡고 나타난 양철화 교사가 이번 여정의 설렘을 드러낸다. 가족은 1박 2일 전주 여행을 즐길 참이다. 가장 먼저 임실 치즈와 전주 초코파이 만들기 체험에 나설 계획. 뜻밖의 도전에 아내 김영미씨도 설렘을 드러낸다.
“전주 여행은 처음이에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여행을 해보자는 생각에 체험을 떠올렸어요. 아침부터 예지도 신났는지 ‘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라고 묻더라고요. 예준이도 잘 웃으니까 좋습니다.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듭니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던 일상에 선물처럼 다가온 여행, 가장 먼저 네 식구는 치즈 만들기 체험에 나선다.
“말하지 않아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새삼 소중합니다.”

오순도순, 손끝으로 만끽하는 체험

“치즈는 8000년 전에 사막에서 만들어졌어요. 세상에는 무려 2,000종이 넘는 치즈가 있답니다. 오늘은 우유를 사용해 손으로 직접 모짜렐라 치즈를 만들 거예요.” 전문 강사가 아이 눈높이에 맞춘 설명을 곁들이자 예지가 흥미로워하며 집중한다. 위생 장갑을 끼고 ‘커드’라는 우유 응고물을 깍두기 사이즈로 자른다. “요구르트 냄새가 나요.” “냄새부터 고소해요.” 자른 커드를 뜨거운 물에 넣고 주물렀다 늘이기를 반복한다.
마치 슬라임을 가지고 놀 듯 즐겁게 임하는 가족. 치즈를 함께 잡고 각자 자신 쪽으로 잡아당긴다. 주욱~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치즈의 모습에 모두 신기한 표정이다. “우와! 막 늘어나요.” “한 번 더 해봐요!” 줄였다 늘이기를 여러 차례. 커드가 공기와 만나 수만 가닥의 결이 생기면서 점차 쫄깃해진다. 마지막으로 차가운 물에 담갔다가 굳히니 치즈가 완성되었다. 갓 만든 치즈는 즉석에서 맛보는 것이 제맛. “정말 고소하고 쫄깃해요.” “맛있는데요? 집에서도 만들어 먹고 싶네요.” 유모차에서 식구들을 지켜본 예준이도 즐거운지 반짝반짝 눈망울을 빛낸다. 그런 막내의 모습을 보고 세 식구가 환하게 웃는다.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행복이 더없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아이들이 태어난 후부터는 제게 귀중한 존재가 함께한다는 사실이 매 순간 신기하고 감사해요. 일상 속에서 다 같이 함께 웃을 때 정말 행복합니다. 얼마 전, 집 거실에서 와이프를 등에 업은 후 그 위로 예지를 업은 적이 있어요. 마냥 좋아서 모두가 한바탕 웃기만 했거든요. 거창한 일을 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새삼 소중합니다.” 양철화 교사는 대학 동아리 후배의 소개로 아내를 만났다. 홍성에서 물리치료사로 활동했던 아내와 장거리 연애를 하고 지난 2015년에 결혼에 골인했다. 바람직한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리라 다짐했건만, 많이 부족한 것 같아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 움튼다. “아내가 엄마 역할을 훌륭히 해주니까 참 든든합니다. 제가 훈육을 담당하는데, 아내는 다정다감하게 아이들을 보듬어주고 지혜롭게 대합니다. 저만 잘하면 된답니다”라며 멋쩍은 웃음으로 진심을 전한다.
“특별한 체험을 가족과 함께해서
더욱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행복을 겹겹이 쌓은 하루, 미래를 꿈꾸다

다음은 초코파이 만들기 차례. 전주 명물로 알려진 초코파이를 직접 만들기로 한다. 파이 한쪽에 딸기잼과 크림을 짜서 넣고 다른 한쪽 파이로 덮자 ‘맛있는 미술 시간’이 시작된다. 뚜껑 위에 초콜릿 시럽으로 그림 그리기에 나선다. 엄마는 과감하게 휙휙, 아빠와 예지의 얼굴과 표정을 그린다. “아무 생각 없이 그려야 잘 되는 것 같아요(웃음). 남편의 안경도 그려야겠어요.”
아빠는 온순한 양을 그리고, 예지는 별, 도형 등 작은 손으로 정성스레 그림 그리기에 열중이다. 이 모습을 놓칠세라 카메라로 열심히 담는 엄마 또한 마냥 행복하다. “최근 들어 예지가 미술 활동을 흥미로워하더라고요. 예준이는 평소 낯을 가리는데 기분이 좋은지 얌전하네요. 평소 접하지 못했던 특별한 체험을 가족과 함께해서 더욱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잔잔한 시간으로 힐링합니다. 앞으로도 다 같이 여행을 자주 다니는 가족이 되고 싶어요.” 어느새 짧지만 풍성한 체험 시간이 마무리되었다. 양철화 교사는 치즈와 초코파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가족의 미래를 꿈꿔본다.
“훗날, 아이들이 정의로운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자신만의 삶의 가치관과 신념을 정립하고 이를 잘 지켜나가는, 변함없는 사람으로 자란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또 아이들이 커가면서도 서로 모든 걸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가족이 되었으면 해요.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사소한 일에도 웃을 수 있는 가족이요. 앞으로 저도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좋은 남편이자 아빠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로에게 전하지 못한 진심을 내보이는 일. 여행의 마법이란 이런 게 아닐까. 특별한 체험을 함께한 시간. 치즈처럼 고소하고, 초콜릿처럼 달콤한 가족 사랑이 영글었다. 오늘의 추억이 가족의 앞날을 더욱 찬란하게 빛내줄 테다. 지금껏 그랬듯이, 그리고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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