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민, 혹등고래를 탄 아이들
이 그림 앞에 서면 누구라도 바다 같은 미소가 출렁이지요. 마음 한편을 혹등고래에 태우고는 그림 속 아이들 웃음을 아주 조금 닮아갑니다. 바로 그때입니다. 내 마음에 따뜻한 감성이 쌓이는 순간은. 내 삶에 노오랗게 온기가 퍼지는 순간은. 단지 그림 앞에서 가만히 웃었을 뿐인 그 시간에 말이지요.
"저 여기에 10년도 더 살았는데, 이 식당이 이렇게 밝고 아름다워진 것은 처음이에요!" 덩치 큰 남학생이 그림 앞에서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화천의 한 보육원에 그림 설치를 하러 갔을 때 일입니다. 4년 전부터 전국의 보육원에 그림을 걸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자본과 예술에 대해 깊은 회의에 빠졌었는데 봉사를 하면서 마음은 다시 튼튼해졌습니다. 예술의 가치는 선한 영향력에 있지요. 그 본질을 깨닫게 해준 것이 예술 봉사였습니다. 보육원들에는 제대로 된 그림 한 점이 없더라고요. 복지가 아직까지 문화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뜻이 있는 분들과 함께 그림들을 모으고 기증을 하기 시작했어요. 화가들도 좋은 일이라며 선뜻 함께해 주었고,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 여기에 10년도 더 살았는데, 이 식당이 이렇게 밝고 아름다워진 것은 처음이에요!" 덩치 큰 남학생이 그림 앞에서 활짝 웃으며 말했습니다. 화천의 한 보육원에 그림 설치를 하러 갔을 때 일입니다. 4년 전부터 전국의 보육원에 그림을 걸어주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자본과 예술에 대해 깊은 회의에 빠졌었는데 봉사를 하면서 마음은 다시 튼튼해졌습니다. 예술의 가치는 선한 영향력에 있지요. 그 본질을 깨닫게 해준 것이 예술 봉사였습니다. 보육원들에는 제대로 된 그림 한 점이 없더라고요. 복지가 아직까지 문화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뜻이 있는 분들과 함께 그림들을 모으고 기증을 하기 시작했어요. 화가들도 좋은 일이라며 선뜻 함께해 주었고, 여러 사람이 마음을 모아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남학생이니까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시설에 들어왔겠네요. 덩치는 컸지만 웃는 얼굴은 소년 같은 아이가 남루한 식당 중앙에 건 커다란 고래 그림 앞에 서서 입을 못 다물고 있었어요.
"이제부터는 밥 먹을 때마다 행복할 것 같아요!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아이는 큰 소리로 몇 번이나 인사를 했습니다. 고래 위에서도 맨 앞에서 제일 신난 아이를 닮았지요. 우리도 그 순간 마음에 온기가 가득히 퍼져 나갔습니다. 찡한 감동이 밀물 썰물 했지요. 지금까지 전국 보육원 50군데쯤 그림들이 기증, 설치되었습니다. 보육원을 선정하고, 미리 답사를 가고, 잘 어울리는 그림들을 골라 설치를 가기까지 과정이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 길을 나설 때도 마음은 기꺼이 즐겁고 한껏 따뜻합니다. 그림을 보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행복한 탄성이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먹이고 재우고 가르치는 것만으로 아이들이 크는 것은 아닙니다. 따뜻한 감성과 공감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감성도 공감도 몹시 일상적인 것으로 생활 저변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 예술이 다 무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누구라도 잠시 멈춤이 필요합니다. 멈춰선 곳이 그림 앞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요. 그림을 들여다보며 혹등고래가 이렇게 멋있게 생겼구나, 고래를 탄 아이들의 표정 좀 봐봐, 그림 속에 머무르는 순간에 마음엔 순하고 따뜻한 것이 쌓입니다. 그 선하고 뭉클한 경험이 계속해서 쌓여 가면 우리의 체질은 달라집니다. 행복해지기 쉬운 사람으로 바뀝니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 그 본질을 느끼는 마음이 크고 깊어지니까요.
그 남학생은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행복’하다고도 했지요. 우리는 이렇게 조금 더 표현해야 합니다. 조금 더 자유롭게 마음을 드러내고 공감해주고 안아주어야 하죠. 예술이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신정민 작가는 원래는 고래 동화를 쓰는 작가입니다. 처음엔 글로만 쓰다가 상상을 고스란히 고래 민화로 표현한 것이지요. 작품 속에서 고래를 함께 타고, 한껏 웃고,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긍정보다 부정이 가깝고, 행복은 추상화처럼 잘 와 닿지 않고요. 우리는 행복해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요. 고래 그림 한 점으로 모두가 행복해졌듯이 예술의 선순환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림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서는 일, 가만히 미소를 짓는 일, 바로 그것이 시작이랍니다.
아이는 큰 소리로 몇 번이나 인사를 했습니다. 고래 위에서도 맨 앞에서 제일 신난 아이를 닮았지요. 우리도 그 순간 마음에 온기가 가득히 퍼져 나갔습니다. 찡한 감동이 밀물 썰물 했지요. 지금까지 전국 보육원 50군데쯤 그림들이 기증, 설치되었습니다. 보육원을 선정하고, 미리 답사를 가고, 잘 어울리는 그림들을 골라 설치를 가기까지 과정이 녹록지 않습니다. 하지만 먼 길을 나설 때도 마음은 기꺼이 즐겁고 한껏 따뜻합니다. 그림을 보는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빛과 행복한 탄성이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먹이고 재우고 가르치는 것만으로 아이들이 크는 것은 아닙니다. 따뜻한 감성과 공감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감성도 공감도 몹시 일상적인 것으로 생활 저변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 예술이 다 무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겐 누구라도 잠시 멈춤이 필요합니다. 멈춰선 곳이 그림 앞이라면 더할 나위 없지요. 그림을 들여다보며 혹등고래가 이렇게 멋있게 생겼구나, 고래를 탄 아이들의 표정 좀 봐봐, 그림 속에 머무르는 순간에 마음엔 순하고 따뜻한 것이 쌓입니다. 그 선하고 뭉클한 경험이 계속해서 쌓여 가면 우리의 체질은 달라집니다. 행복해지기 쉬운 사람으로 바뀝니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 그 본질을 느끼는 마음이 크고 깊어지니까요.
그 남학생은 ‘아름답다’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행복’하다고도 했지요. 우리는 이렇게 조금 더 표현해야 합니다. 조금 더 자유롭게 마음을 드러내고 공감해주고 안아주어야 하죠. 예술이 그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신정민 작가는 원래는 고래 동화를 쓰는 작가입니다. 처음엔 글로만 쓰다가 상상을 고스란히 고래 민화로 표현한 것이지요. 작품 속에서 고래를 함께 타고, 한껏 웃고,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너무도 많습니다. 긍정보다 부정이 가깝고, 행복은 추상화처럼 잘 와 닿지 않고요. 우리는 행복해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요. 고래 그림 한 점으로 모두가 행복해졌듯이 예술의 선순환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림 앞에서 잠시 멈추어 서는 일, 가만히 미소를 짓는 일, 바로 그것이 시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