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심혜선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
법무부 성범죄백서(법무부, 2020) 통계에 따르면, 재등록 성범죄자 10명 중 6명(62.4%, 1,811명)은 1차 범죄 뒤 3년 안에 성범죄를 다시 저질렀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2021년 1월 발간한 ‘주요 범죄의 실태 및 동향 자료 구축(Ⅰ): 성폭력범죄’(강은영, 김지영, 조성현, 박지선, 이현숙, 김유진, 김정현, 강선혜, 석희진, 정희진, 황정미, 조은경, 김주연, 이인영, 2021)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6년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해자의 재범 여부를 살펴본 결과 10명 중 3명이 재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 가해자의 26.8%는 재범이었으며 13~18세 청소년 성범죄의 34.1%는 재범이었다.
성범죄에 대해서 그동안 국가는 형법의 강화와 관련 법률의 신설 및 전자발찌 제도까지 도입하며 강경하게 대응하였다. 조두순의 경우 전담경찰관의 배치부터 법원의 특별준수사항까지 내려졌고 이러한 관리로 인해 조두순을 감시하는 예산은 연간 3~4억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다. 성범죄자에 대한 이러한 강력한 법률이 시행됨에도 오히려 출소자의 재범률은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강력한 법적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나라는 출소한 성범죄자의 ‘재사회화’와 ‘재범방지’를 위해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있다. 이는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범죄자에게 일정 시간 보호관찰소 또는 전문기관에서 치료와 교육을 받도록 하는 제도로 범죄의 경중에 따라 최소 40시간에서 최대 300시간까지 이수 명령을 내린다. 세분된 시간 단위로 심리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부여하고 있을 정도로 정형화되어 있지만, 이에 대한 전문적인 효과성 분석시스템 부재로 프로그램 질적 개선을 위한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성범죄자 심리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재범방지”라는 점에서 현행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비교분석을 통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범죄자의 치료프로그램이 선진화된 미국, 영국, 독일 등의 나라에서는 교정실무자와 연구자가 협조하여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하게 하고 이후 연구자는 치료프로그램을 이수한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재범추적 연구를 관련 학술지 등에 발표하는 등 프로그램의 질적개선, 정책발전을 위한 환류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다. 현행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이 범죄자들의 재복역률 감소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나(정유희, 박은영, 손외철, 2014) 일부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성범죄자의 성공적인 재사회화를 위해 국내외 문헌 검토를 통해 해외의 더욱 차별화되고 강화된 프로그램을 탐색하고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 검토를 통해 국내의 성범죄자 대상 심리치료 프로그램과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의 치료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해당 프로그램의 재범 억제력연구를 살펴보려고 한다. 국내와 해외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차이가 있다면 그 차이가 어떤 부분에서 기인하는지 알아보고 그 보완점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단순히 강력한 처벌만으로는 아동성범죄의 발생과 재범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고, 치료를 통해 예방해야 한다는 관점이 대세인 만큼(윤정숙, 김민영, 이태헌, 2020), 국내외 성범죄자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를 통해 최신 동향과 효과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의 순서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현행 프로그램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에 대해 검토하고자 한다.
1. 미국, 영국, 캐나다의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
1) Sex Offender Treatment Programmes(SOTP)
2) Risk-Need-Responsivity(RNR)
2. 국내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
3. 미국, 영국의 출소 후 사회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
Sex Offender Treatment Programmes(SOTP)는 영국 교정시설 내 치료기관에서 개발된 이후 독일로 유입된 대표적인 선진화된 심리치료 프로그램이다. 본 절에서는 영국의 SOTP적용에 대하여 살펴보려고 한다. SOTP는 지역사회와 교정시설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영국 법무부 산하 범죄자 관리청(National Offender Management Service: 이하 NOMS)에서 제공하며 그 효과성이 입증된 공인 프로그램이다. 시설 내 처분을 받은 성범죄자들은 교정시설에서 제공하는 SOTP 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고, 이후 지역사회에서 연계하는 추가 프로그램을 동반하여 개개인의 치료프로그램 계획을 수립하고 해당 과정은 보호관찰 프로그램을 통해서 조정된다. SOTP는 저위험군 보다 고위험군 성범죄자에게 일반적으로 제공되며 현재 인가된 프로그램은 총 9가지로 성범죄자의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부과되고 있다(윤정숙, 김민영, 이태헌, 2020). 이 프로그램들은 “일반 성범죄자”를 위한 프로그램과 “지적장애를 가진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 프로그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반 성범죄자 중 저위험군을 위한 “SOTP Rolling Programme”, 중위험군을 위한 “SOTP Core Programme”, 고위험군을 위한 “SOTP Extended Programme”, “SOTP Healthy Sexual Functioning Programme”그리고 중, 고위험군 모두를 위한 “SOTP Better Lives Booster”가 있다. 지적장애를 가진 성범죄자를 위한 치료프로그램은 4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저위험군 지적장애를 가진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하는 “SOTP Adapted New Me Coping”, 중, 고, 최고위험군을 위한 “SOTP Adapted Programme(Becoming New Me)”그리고 중, 고, 최고위험군을 위한 추가 치료프로그램으로 “SOTP Adapted Better Lives Booster”와 “SOTP Adapted Living as New Me”가 있다(Ministry of Justice, 2020).
SOTP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2017년 영국 법무부에서 진행한 교도소 중심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의 영향 평가를 제시하려고 한다.
Mews, Di Bella, Purver(2017)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교도소 전역에서 남성에게 전달되는 “핵심”성범죄 치료 프로그램(CORE SOTP)에 대하여 진행한 대규모 단일 연구 평가(N=15,718)를 보면, 87개의 변수를 일치시켜 치료받은 그룹(N=2562)과 치료받지 않은 그룹(N=13,219)으로 나누어 평균 8.2년을 추적관찰 한 결과 치료를 받은 성범죄자 그룹의 재범률이 치료받지 않은 성범죄자 그룹의 재범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치료받은 그룹 10% vs 치료받지 않은 그룹 8%), 이러한 결과는 국제사회에서 과연 성범죄자는 SOTP 심리치료를 통해서 치료가 가능한지 의심을 초래하였다(Forde, 2017).
따라서 최근 Tyler, Gannon, Olver는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의 메타분석을 진행하였는데, 그 분석에 41,476명의 성범죄자와 정치적 영향력이 존재하는 영국사법부의 “핵심”성범죄 치료 프로그램(CORE SOTP)의 데이터도 포함되어 있다. 메타연구에서는 80개 이상의 범주를 사용하여 27개의 예측 변수와 결과 변수를 코딩했다. 변수는 이전의 메타분석 연구 문헌에서의 격차를 통해서 설정했다. 또한, 특정 변수를 추가하여 분석을 진행한 결과, 성범죄 프로그램(k = 44)은 무작위(OR = 0.64, 95CI = 0.53, 0.76) 또는 고정효과(OR = 0.65, 95% CI = 0.59, 0.72)의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안정적이고 유의한 치료 효과를 발견했다. 평균 76.2개월(SD = 34.2) 동안 성적 재범률은 치료를 받은 경우 9.5%, 치료받지 않은 개인(unweighted means)은 14.1%였다. 이는 재범률이 4.6%p의 절대적 감소와 32.6%의 상대적 감소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는 “핵심”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CORE SOTP)의 재범률 감소에 효과적임을 시사한다(Tyler, Gannon, & Olver, 2021).
RNR는 위험도(Risk), 필요성(Need), 대처능력(Responsivity)의 약어로, 위험성, 욕구, 반응성이 본 프로그램의 3가지 원칙이다. RNR모델은 1990년대 미국과 캐나다를 중심으로 시작하여 현재까지 전 세계의 다른 나라에서 범죄자를 대상으로 하였을 때 가장 치료적 효과가 좋은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RNR원칙을 사용하는 치료접근법이 재범률을 큰 정도로 감소시키기 때문이다(윤정숙, 최이문, 류부곤, 윤달님, 최관, 최걸, 강태경, 2014). 한 연구에 따르면, RNR 프로그램은 성범죄자의 재범률에서 더 큰 감소를 일으켰고, RNR 프로그램에서 준수하는 원칙의 수가 많을수록 재범률 감소가 더 커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위험성 원칙은 누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식별하고, 필요성 원칙은 무엇을 처리해야 하는지 명시하며, 반응성 원칙은 치료가 전달되는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은 다양한 수준 또는 강도로 제공된다. RNR 접근법은 위험성, 욕구 및 반응성에 따라 프로그램을 개인화하며, 치료를 받는 사람의 인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RNR 기반의 “강점 중심 접근법”은 성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 자신감 및 대인관계 강화, 정서적 자기조절능력을 향상시키며 성범죄자가 가지고 있는 인지적, 정서적 결함을 식별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그램 세션 내용으로 성범죄에 대한 인식 개선, 위험 요인의 인식과 대처, 자기 통제 기술 향상, 정서 조절, 적절한 대인관계 구축 등이 포함되며, 생존분석을 통한 추적조사 결과, 치료를 받은 그룹의 재범률이 20% 미만으로, 수강하지 않은 성범죄자 그룹의 재범률에 비해 훨씬 낮았다. 결론적으로, RNR 기반의 강점 중심 접근법이 장기적으로도 재범률 감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Hanson, Bourgon, Helmus, & Hodgson, 2009).
RNR의 효과성을 확인하기 위해 RNR프로그램을 받은 출소자를 추적 조사한 캐나다의 연구를 인용하였다. Correctional Service of Canada(CSC)는 캐나다 연방 정부의 교정시설 및 성범죄 치료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유죄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들에게 RNR을 기반으로 한 심리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한다(Olver, Nicholaichuk, & Wong, 2013). 성적 및 폭력 재범을 예측하는 간단한 계산 위험 척도인 BARS(Brief Actuarial Risk Scale)를 사용하여 치료받은 성범죄자와 그렇지 않은 성범죄자 간 위험 차이를 조사했다. 인지-행동치료 및 재범 예방 접근법은 성범죄자들에게 인간 관계적 심리치료, 인지-행동치료, 그리고 생활기술 향상을 중심으로 한 심리치료를 제공하며 인간 관계적 심리치료는 성범죄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인간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대처 방법을 학습하도록 도와준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성범죄자들이 자신의 성적 행동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개선하는 것과 불필요한 성적 자극에 대한 대처 방법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도하며, 생활기술에서 성범죄자들이 일상생활과 직장에서 필요한 기술들을 습득하도록 도와준다. 즉, CSC에서 사용하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성적 변태, 인간관계 결여, 태도 및 폭력 지지자와 같은 범죄 위험과 관련된 치료 영역을 대상으로 수감자들을 관리하고, 교육 및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재범률 감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294명의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평균 11.7년(SD = 1.4)의 추적기간 동안 성적 및 폭력 재범을 조사했고, 상대적으로 중간에서 낮은 위험의 성범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인구 통계학적 분석을 사용하여 범죄 사항과 범행을 저지른 후 심리치료를 받은 정보가 있는 732명의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치료받은 그룹(n = 625)과 치료받지 않은 그룹(n = 107)으로 나누었다. 성범죄자는 90%가 대부분 남성이었으며, 평균 나이는 36세였다. 첫 연구에서는 위험 척도인 BARS(Brief Acturarial Risk Scale)d을 이용하여 낮음(점수 0-1), 중간(점수 2-3), 높음(점수 4+)로 참가자 위험도를 기준으로 집단을 나누었다. 평균 11.7년을 추적조사하여 재범 위험을 예측한 결과, 유의한 결과는 높은 수준의 위험 그룹(high risk treated offenders vs high risk untreated offenders) 간에서 나타났다. 성적 재범률에 관한 결과는 <그림 1>에 제시되어 있다.
연구 결과 치료를 받지 않은 high risk 성범죄자 집단은 치료를 받은 high risk 성범죄자 집단에 비해 매우 빠르고 높은 성적 재범률을 보였다(45.0% vs 19.6%). 추가로, 위험성에 따른 구분이 아닌 치료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2년 동안의 성적 및 폭력적 범죄 재범률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위험성에 따라 구분하지 않은 경우, 치료를 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 간의 성적 및 폭력적 재범률에 대한 뚜렷한 그룹 간 차이를 발견하였다(3.2% vs 12.4%).
이러한 결과는 인지-행동적 치료와 사회학습 이론, 그룹 치료를 기반으로 한 RNR원칙을 준수하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유의하게 재범을 예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여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하게 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지지망의 강화를 돕고 이것은 결국 성범죄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Olver, Nicholaichuk, & Wong, 2013).
국내에서는 보호관찰소, 치료감호소, 교정시설에서 성범죄자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교정시설에서 운영하는 성범죄자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소개하고자 한다. 교정시설 내 성범죄자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교육 내용은 기본, 집중, 심화 3단계로 구분하고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평가한 결과를 저, 중, 고로 분류하여 각자의 위험 수준에 맞는 교육 내용을 이수할 수 있도록 한다. 기본교육의 경우,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저’평가를 받은 사람들이 이수해야 하며 교육 시간은 총 100시간으로 교육 인원은 최소 5명부터 최대 20명까지로 제한한다. 기본교육에서는 시설 내 교도관과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교육을 진행하며, 교육 장소로 전 교정시설이 사용된다. 집중교육은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중’평가를 받은 사람들이 이수해야 하며 교육 시간은 200시간이고 교육 인원은 최소 5명부터 최대 20명까지이다. 심화교육은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고’평가를 받은 사람들이 교육을 이수 받도록 한다. 이들의 이수명령 시간은 200시간 이상이고, 교육 시간은 300시간이다. 교육 인원은 최소 10명부터 최대 12명까지이며, 교정시설 내 임상·상담심리 전문가 자격을 가진 교도관이 교육을 맡아 진행한다. 교육은 심리치료센터에서 진행된다(윤정숙, 김민영, 이태헌, 2020).
성범죄자의 재범 위험성 평가는 1차 정적 평가와 2차 동적 평가 크게 두 가지 단계에 나눠서 실시된다. 1차는 정적 평가로 불리는 Static-99R, HAGSOR-S 두 평가척도를 활용하고, 이후 2차 동적 평가에서는 HAGSOR-전체가 실시된다(윤정숙 외, 2020). 이 두 척도의 평가에 따라 1차 정적 평가에서 나온 점수와 이후 2차 동적 평가인 HAGSOR-전체를 실시 후 나온 두 점수를 계산해 교육 대상자들의 기본, 집중, 심화 교육을 구분한다(윤정숙, 김민영, 이태헌, 2020).
교정시설 내 성범죄자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내용은 총 10가지 모듈로 나누어져 있다. 그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대상자들은 심리치료프로그램에서 자아존중감의 이해를 통한 개인의 자존감 향상, 자신의 인생 전반을 그래프로 그려서 직접 보기, 자신의 감정이해를 통한 생각 바꾸기와 같은 활동을 통해 본인에 대해 전반적인 이해를 하는 시간을 가진다. 다음으로 관계에서 친밀함을 유지하는 방법과 관계가 틀어졌을 때 해결하는 법을 이해하고, 성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을 수정하여 건강한 성이 무엇인지를 배운다. 또한, 사건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 원인과 사건이 발생했을 때 대처법을 배우며, 공감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피해자에게 공감하는 시간을 가진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리 방법과 중독 관리 방법에 대해 배우며 출소 이후 긍정적인 미래계획을 세우며 심리치료프로그램을 마무리한다. 이 외에도 존스쿨 제도나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성범죄자들의 재범 억제를 목적으로 한 다양한 성범죄자 심리치료프로그램이 국내에 존재한다(윤정숙, 김민영, 이태헌, 2020).
윤정숙, 김민영, 이태헌(2020)은 참여자들의 출소 이후 재범 여부와 시기를 고려하여 교정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생존분석을 실시하였다. 재범 여부는 출소 이후에 재입소 또는 보호관찰을 받은 정보가 존재하면 ‘재범 있음’으로, 언급한 정보가 모두 없다면 ‘재범 없음’으로 설정하였다. 우선 치료 집단과 통제집단 간 재범률을 비교하였다. ‘전자장치’착용 여부, ‘자아존중감’사전점수, ‘아동성추행’사전점수와 ‘Static-99R 총점’변수들을 통제 변수로 설정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두 집단의 생존함수를 비교하면 다음 생존함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통제집단의 생존함수(점선)가 치료 집단의 생존함수(실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교정 치료 프로그램이 재범을 억제하는데 유의미한 효과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모든 범죄 재범률에 대한 생존함수 생명 결과는 출소 이후 1년, 2년, 3년이 지날 때, 치료 집단 생존율은 각각 88.9%, 80.1%, 74.1%였고, 통제집단의 생존율은 순서대로 81.6%, 71.9%, 66.5%였다. 이어서 앞에서 언급한 두 집단의 성범죄를 분석하였다. 그러나 두 집단의 생존함수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성범죄 재범률에 대한 생존함수 생명 결과는 출소 이후 1년, 2년, 3년이 지날 때, 치료 집단의 생존율은 순서대로 95.0%, 91.0%, 88.2%였고, 통제집단의 생존율은 93.9%, 89.8%, 85.7%였다. 출소 후 1년 뒤 치료 집단 생존율(95.0%)과 통제집단 생존율(93.9%)에서 1.1%p 차이가 났고, 그다음 해에는 약 1.2%p, 그다음 연도에는 2.5%p의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지만, 성범죄 재범률의 통계적 차이는 미약하다고 볼 수 있었다.
국내의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 또한 인지행동치료 이론을 활용한 영국의 SOTP 치료프로그램이 지난 13년 동안 꾸준히 활용되고 있음은 최근의 문헌검토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강요한, 송원영, 2022). 인지행동치료와 함께 RNR 모델 등 다른 이론과의 통합적 접근도 국내의 심리치료 분야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그리고 이는 해외의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 연구와 적용과도 매우 유사한 결과이다.
앞서 이야기하였듯 국내 교정시설에서는 2014년 하반기부터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재범위험성 및 이수명령 시간을 함께 고려하여 기본·집중·심화로 구분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형이 확정된 교정시설 내 모든 성폭력 사범은 재범 위험성 평가 결과 등에 따라 기본(100시간)·집중(200시간)·심화(300시간)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법무부, n,d). 교정 당국은 법원이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병과하지 않은 성범죄자의 경우에도 내부 업무지침 등을 통해 심리치료를 받게끔 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출소한 성폭력 사범 중 18%(1,839명)는 치료를 마치지 못한 채 출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전자감독 대상자는 집행되지 않은 법원 이수명령 시간만큼 출소 이후 보호관찰소를 통해 치료를 이어가야 하지만, 교정 당국이 자체적으로 선정한 심리치료 프로그램 대상 수형자는 사회복귀 후 치료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 이 연구에 따르면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하는 경향을 보였고 이에 대해 성범죄자의 사회복귀 후 적절한 치료 연계·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효과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이다. 교정당국은 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고 사회 내 성공적인 교화에 있어 심리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국내의 프로그램을 국외의 프로그램과 비교하였을 때 가장 두드러진 차이점은 출소 후 커뮤니티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 유무였다. 본 장에서는 영국과 미국의 출소 후 커뮤니티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다룬 연구를 통해 출소 후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관해 설명하려고 한다(윤정숙, 최이문, 류부곤, 윤달님, 최관, 최걸, 강태경, 2014).
영국과 웨일즈의 각 42개 보호관찰 지역은 3개의 공인된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 중 하나를 운영한다. 지역사회환경에서 8명에서 10명의 그룹 치료 방법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은 각각 지역사회 성범죄자 그룹워크 프로그램(C-SOGP), 템즈밸리 성범죄자 그룹워크 프로그램(TV-SOGP), 노섬브리아 성범죄자 그룹워크 프로그램(N-SOGP)이다. 각 프로그램은 피해자 공감, 삶의 기술, 인지적 왜곡 및 재발 예방에 초점을 맞추며 작동 방식과 소요 시간이 유사하지만, 버전 구조는 다르다. 각 프로그램은 높은 위험/높은 치료 필요성을 가진 참여자를 위한 완전한 버전(약 200시간의 치료)과 낮은 위험/낮은 치료 필요성을 가진 참여자를 위한 약 100시간의 짧은 버전을 운영한다(UK Government, n.d.). 본 치료프로그램은 교정시설 기반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인지-행동치료법을 따른다(Lucy Faithfull Foundation, n.d.)
한 연구에서 청소년 및 14세 이하 아동 대상 신체 접촉을 포함한 성범죄(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다운로드하는 비접촉 범죄와는 대조)로 유죄 판결을 받은 413명의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출소 후 커뮤니티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검증하였다(Beech, Mandeville-Norden, & Goodwill, 2010). 출소 후 치료 기간을 정하기 위해 몇 가지 방법을 통해 개인의 재범 위험성과 치료의 필요성을 평가하였고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높은 재범위험성으로 인해 치료의 필요성이 높다고 분류된 집단에서의 재범률이 가장 낮은 재범위험성으로 분류된 참가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치료 필요성이 가장 높은 참가자들이 가장 낮은 치료 필요성의 참가자들보다 거의 5배, 중간 필요성으로 분류된 참가자들보다 거의 2배 더 긴 프로그램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사회 기반 심리치료 후 각 집단의 참가자 중 재범을 한 비율에서 각 집단 간에 유의미한 차이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출소 후 사회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참가자들로 하여금 교정시설 내에서 받은 치료적 이득을 유지시킬 수 있게 하고 이를 통해 더욱 지속적이고 강력한 재범 억제 의지를 가질 수 있게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성범죄자들이 출소 후 다시 성범죄나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방지하고, 출소 이후 사회로 되돌아갔을 때 적응을 위해 교도소, 보호관찰소 등에서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한다(정유희, 박은영, 손외철, 2014). 실제로 외국에서는 치료 프로그램을 완수한 성범죄자들이 그렇지 못한 성범죄자들보다 재범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꾸준히 보여주었고 이러한 결과와 함께 출소 이후 성범죄자들의 출소 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McGrath, Cumming, Livingston, & Hoke, 2003). 중요성에 따른 제도의 일환으로 미국에서는 성범죄자가 출소한 후 바로 사회로 돌아가지 않고 민간위탁 센터의 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강제하는 경우도 있다(오삼광, 2014).
McGrath, Cumming, Livingston, Hoke(2003)는 195명의 성인 남성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사회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성범죄자들의 재범 방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 출소 이후 사회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 중 성범죄로 재범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밝혀졌다. 재범을 한 45명의 참여자 중 지역사회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 중인 참여자는 4명(9%)이었다. 마찬가지로 45명 중 출소 후 지역사회 교정 감독을 받는 참여자 중에선 7명(16%)이 재범을 저질렀다. 지역사회의 교정 감독 및 치료를 받은 기간이 긴 참여자들의 성범죄 재범률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McGrath, Cumming, Livingston, & Hoke, 2003).
이러한 결과를 봤을 때 성범죄자가 출소한 후 사회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 제공은 그들의 사회로의 재진입과 재범 억제에 상당히 중요해 보인다(McGrath, Cumming, Livingston, & Hoke, 2003; Cumming, & McGrath, 2000).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받는 동안 새로운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거의 없었다는 점과 출소 후 사회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받지 않은 범죄자에 비해 출소 후 사회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받은 범죄자의 재범횟수가 현저히 낮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McGrath, Cumming, Livingston, & Hoke, 2003).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성범죄자들의 출소 이후 지역사회에서 치료 및 교정 감독 같은 사후 관리 체계의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필요하다면 외국의 사후 관리 프로그램 중 한국의 정서와 적합한 것을 바탕으로 관련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오삼광, 2014).
본 연구에서는 문헌 검토를 통해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국내외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살펴보았다.
문헌검토 결과, 해외와 국내 모두 “SOTP(Sex Offender Treatment Programmes)”와 “위험성, 욕구, 반응성(RNR)”을 기반으로 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의 교정시설 내 성범죄자의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해외의 심리치료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성범죄자의 재범위험성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시간에 따라 기본·집중·심화과정으로 구분되어 실시되고, SOTP와 RNR 기법의 활용 등 선진화된 치료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재범 감소율은 약 30% 정도로 이는 앞서 해외에서 진행된 메타분석 보고와도 유사한 수치였지만, 동종범죄(성범죄) 재범감소 효과는 발견되지 못했다(윤정숙, 김민영, 이태헌, 2020). 이는 해외의 SOTP와 RNR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동종범죄 재범 억제력 효과성 연구 결과와는 다른 결과이다.
국내와 해외 치료 프로그램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출소 후 사회 기반 치료 프로그램 운영”여부이다. 본 연구에 제시된 미국, 영국의 제도는 범죄자의 위험 정도와 성공적 치료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에 따라 출소 후 사회 기반 치료 프로그램이 다양하여 성범죄자의 개별 치료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출소한 성범죄자에 대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치료적 조치의 효과성은 이미 여러 연구에 언급된 바 있다(Barros, Oliveira, Araújo, Moreira, Almeida, & Santos, 2022). 그리고 심리치료는 수용 및 감금 환경에서도 효과적이지만 심리치료가 지역사회 환경에서 제공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은 2007년의 연구에서 이미 밝혀진 바가 있다(Bonta, & Andrews, 2007).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사회 내 심리치료가 중요한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출소 후 사회 내 심리치료의 제공은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의 치료적 이득이 유지될 수 있게 한다(윤정숙, 김민영, 이태헌, 2020). 둘째, 출소한 성범죄자에 대한 지역사회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지원은 성범죄자들이 직면하는 사회 내 성공적인 재진입의 많은 장애물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Collins, Peters, & Lennings, 2009; Buttell, 2008; Gilligan, & Talbot, 2000). 출소자들은 사회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삶에 적응적인 방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받을 수 있고 교육을 통한 장애물의 완화는 자연스레 재범 억제력으로 연결된다.
이러한 연구는 2018년 윤정숙·김민영·이태헌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출소 후 재범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만나 면담을 해 본 결과 재범을 저지르지 않은 사람은 자발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가족의 지지도 온전한 편이었다. 그러나 출소 후 재범을 저지른 사람의 경우 사회적 지지를 제공해주는 인적 관계가 부재 혹은 결핍한 경우가 상당하였으며, 그중 일부는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할 때 다시금 약물이나 술, 음란물과 같은 부적응적인 행동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죄자의 재범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출소 전 심리치료를 성공적으로 이수하고 출소 후에도 계속적인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제공을 통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재범 억제에 중요함을 시사한다. 출소 후 사회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 지원은 사회 안전을 위한 비용 측면에서도 효과를 나타낸다. 한 연구에 따르면 효과적인 성범죄자 치료가 가져올 수 있는 금전적 이익을 추정하였는데 성범죄자 재범률의 감소는 성범죄자에 의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뿐 아니라 국민 세금 1,400만 캐나다 달러(한화 약 135억) 이상의 큰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Marshall, & Marshall, 2021).
법무부의 신상정보 등록 명령에 따라 경찰 등의 관리, 감독을 받는 성범죄자의 재범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부터 매년 1,000건 안팎의 성범죄 재범 사건이 발생했다(신정은, 2022). 성폭력범죄 가해자의 대부분은 결국 우리 사회로 돌아오게 된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와 재사회화는 미래의 또 다른 성폭력범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성범죄자 심리치료의 목적은 강력범죄에 대한 적절한 대처로 수용자들의 안정적인 사회복귀를 돕고,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에 있다(법무부, n.d.). 엄격한 제재와 물리적 형벌이 아닌 재범방지 프로그램의 활용이 또 다른 성범죄를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중요한 교정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출소 후 사회 내 심리치료 프로그램 도입에 대한 신중한 재고가 필요하다.
[국내 문헌]
•강요한, 송원영. (2022). 성범죄자 심리치료프로그램 연구동향 분석: 국내 문헌들을 중심으로. 교정연구, 32(1), 155-184.[국외 문헌]
•Andrews, D. A., & Bonta, J. (2006). The 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4th ed). Newark, NJ: LexisNexis / Matthew Be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