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숙경
조선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양영길
광주교도소 보안과 교위
2021년 우리나라 성범죄 발생은 6,321건, 범죄율 13.5%로 교정시설에서는 성범죄 예방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범죄의 재범률은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변증법적 행동치료이론을 기반으로 성범죄자의 재범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한다. 프로그램의 개발은 선행연구와 요구조사를 바탕으로 하였다. 프로그램은 변증법적 행동치료(DBT)의 4가지 핵심기술인 마음 챙김, 정서조절훈련, 고통 감내, 대인 관계 증진 기술로 구성하였다. 연구설계는 비동등성 대조군 사전-사후 설계(Nonequivalent control group pretest-posttest design)로 혼합연구 방법(Mixed Methods Design)으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였다. 연구대상자는 G*Power 3.1 program의 표본 크기에 맞게 G시 교정시설에 수감 된 남성 성범죄자 중에서 총 28명 선정하고, 무작위 할당 표집으로 실험집단 14명과 대조집단 14명으로 배정하였다. 하지만 이감과 중도 연구 참여 거부로 인한 탈락자를 뺀 실험집단 13명과 대조 집단 12명의 자료를 최종 분석하였다. 양적 분석은 SPSS 27.0 프로그램 독립표본 검증(Independent t-test)으로 동질성을 확보를 확인하고, 집단 간 변화를 이원 혼합설계 반복측정 변량분석(Repeated measures ANOVA)으로 살펴보았다. 질적 자료는 Braun과 Clark(2006)가 제시한 주제 분석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실험집단이 대조집단보다 대인 간의 공감 반응과 성인 애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며, 변화의 효과는 추후 검사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유지되었다. 둘째, 프로그램 참여 경험을 분석한 결과 36개의 하위 주제, 몇10개의 상위 주제가 나타났다. 이를 분석영역인 충동성, 공격성, 자기통제력에 재배열하였다. 충동성에서는 이성에의 의지 폭력 행동의 자발적 제어, 예측 능력의 강화, 분노의 원인 탐색 주제가 돌출되었다. 공격성에서는 파괴 본능을 건강한 에너지로 전환, 타인에 대한 적대적 감정 없애기, 낮은 자리에 서기라는 주제가 출연했다. 자기통제력에서는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의 배양, 현재의 만족보다는 미래의 성공, 규범적인 행동 목표설정이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논의하였고, 교정기관 내에서 성범죄자들의 사회 재적응을 지지할 수 있는 실천적 접근을 제안함으로써 재범을 예방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기존의 교정시설에서 시도하지 않은 변증법적 행동치료이론을 접목한 프로그램의 개발하였기에 성범죄자 프로그램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선행연구들과 차이가 있다.
주제어 : 성폭력 사범, 재범 예방과 사회 재적응, 변증법적 행동치료, 주제 분석, 성인 애착, 대인 간 공감 반응
정부는 악성 성범죄자들이 학교 주변 등 거주하지 못하게 하는 거주지를 제한하는 미국의 제시카법(Jessica’s Law)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형사법의 보수화에 따른 엄벌주의, 강경주의적인 사법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강력한 정책은 성범죄 피해자의 극심한 심리적 외상과 영적 외상은 치유되기 힘든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나지 않는 괴로움으로 끝은 죽음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범죄는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야심 찬 정부의 정책과 달리 날로 지능화 조직화 되는 디지털 성범죄를 포함한 계층의 벽을 넘는 다양한 성범죄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성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성폭력 예방 교육을 사회교육 프로그램으로 전환하여 성범죄를 억제하고 교정시설에서는 성범죄자의 재범 예방을 교육과 치료의 효과를 검증하고 프로그램 개발과 수정으로 성범죄 재범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
2021년 교정시설 총 34,087명의 수형자 중 5,572(16.3%)명이 성범죄자이다. 2021년 기준 성범죄 이종 재범자의 비중이 71.4%, 동종 재범자 비율 28.6%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법무부 교정본부, 2022: 66). 이러한 성범죄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2011년부터 성폭력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2021년 심리치료 프로그램은 2020년 1,804명보다 많은 2,213명에게 시행하였다. 기본 과정 1,798명, 집중 과정 162명, 심화 과정 190명, 유지과정 57명, 특별과정 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교정시설 분류심사과와 지방교정청에 분류 센터에서는 성범죄자들의 재범위험과 범죄유형에 따라 기본 과정 100시간, 집중 과정 200시간, 심화 과정 300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기본 과정은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 모델과 해결중심치료(Solution Focused Therapy) 모델, 좋은 삶 모델(Good Lives Model)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집중 과정은 인지행동치료 모델과 재범 방지(Relapse Prevention: RP) 모델, 좋은 삶 모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심화 과정은 기본 과정과 집중 과정과 달리 심화기관1)에서 운영하며 좋은 삶 모델과 재범 방지모델, 위험성·욕구·반응성 모델(Risk, Needs, Responsivity Model: RNR)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법무부 교정본부, 2018: 19-23). 이처럼 교정시설에서 다양한 재범 예방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범죄 재범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교정정책의 실패라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즉 성범죄자의 재범 증가는 교정시설 이수 명령 프로그램이 재범 예방에 한계가 있음을 뒷받침하는 결과임을 의미하였다(김정내/이종연, 2017: 75). 그래서 교정시설의 이수 명령 프로그램에 대한 치료 효과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성범죄자의 심리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프로그램과 성범죄자의 경계선 성격적 특성을 고려하고, 출소 후 사회 재적응을 높이고, 가족관계를 증진을 위한 정서 조절과 대인관계 능력을 함양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경계선 성격장애의 치료에 효과적이고 구조화가 가능한 변증법적 행동치료이론의 4가지 핵심기술을 익힘으로써 성인 애착 증진과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향상으로 사회 재적응을 높여 재범을 예방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효과를 혼합연구 방법으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Linehan에 의해 개발된 경계선 성격장애 치료기법으로 인지행동치료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선행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정서와 부정적인 정서로 구분하고 이러한 정서는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는 해석에 영향을 미치는 비합리적 신념을 합리적 신념으로 바꿈으로써 인지 왜곡을 수정하여 부정적 정서를 변화시키는 신념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인지행동치료와 달리 변증 철학의 정(正), 반(反), 합(合)을 기반으로 수인하면서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본 프로그램은 성범죄자가 자신의 정서를 알아차리고 이를 수용하고 인정하는 수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성범죄자의 인지 왜곡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건을 유발하는 ‘정서’에 초점을 두었다. 정서는 성범죄자의 심리적·신체적인 안녕, 사회적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출소 후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탐색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회 재적응에 기술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LeDeux, 2012: 653-676). 성범죄자의 정서적 안정은 정(正), 반(反), 합(合)의 수인에서부터 가능하기에 모든 문제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면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변증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였다(Linehan, 1993; Linehan, 2020). 또한, 연구자는 연구참여자를 공감과 수용함으로써 정서적 이완을 돕고, 연구참여자의 내면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개입을 한다. 성범죄들은 성적 충동이나 분노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자기통제력이 떨어지고 자동적 사고의 비합리적 신념으로 자기조절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그릇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보고하고 있다(윤가현, 2006; Fernandez et al., 2003). 그리고 성범죄자는 사회적 환경에서 다른 범죄자보다 출소 후 편견과 낙인으로 인해 심리·사회적 고립과 소외를 경험할 수 있기에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핵심 기술훈련은 부정적 감정을 순치하여 사회 재적응을 높일 것이며, 이는 재범 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출소 후 치료적 동맹관계인 가족의 지지적 역할은 정서적 고통을 낮추고 안전기지가 되어 정서적 회피와 정서적 각성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전략을 제공할 수 있다(Marra, 2005).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상황에서 느껴지는 양극단의 정서를 있는 그대로 수인하고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내적 자원에 집중하도록 한다. 그리고 성범죄자 재범 예방을 위한 비합리적 사고의 저항을 우회적으로 돌파하고 문제의 근원에 접근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성범죄자의 범죄에 대한 행동 분석보다 사건과 유사한 상황에서 정서를 조절하는 능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스를 있는 그대로 수인하고 갈등에서 긍정적 대안을 찾는 순기능에 주목하였다. 본 연구는 변증법적 행동치료를 활용한 성범죄자 재범 예방 교정시설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성범죄자에게 실시한 후 성인 애착,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변화과정을 성범죄자의 충동성, 공격성, 자기통제력의 경험을 통해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이 성범죄자의 성인 애착과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변화에 미친 영향은 어떠한가?
둘째,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이 성범죄자의 프로그램 참여가 충동성, 공격성, 자기통제력에서의 경험은 어떠한가?
성범죄의 재범은 연구자마다 재범에 대한 정의와 재범을 바라보는 정도가 다르지만, 보통 재범은 범죄를 경험한 사람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의미하며, 경찰의 체포 이상을 재범으로 본다(남상철/박상석, 2011: 115). 이는 그 범위가 너무 넓다는 단점도 있지만, 유죄 판결 후 재범에 대한 견해는 재범의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기에는 너무 편협하다. 법무부는 보호관찰 대상자에 대한 재범의 기준으로 검사의 최종처분에 따른 재범률 산정을 적용하였다(강호성, 2012: 1536). 성범죄는 모두 동종범죄로 체포되지 않은 범죄를 포함하여 동종범죄 유형의 성폭력 범죄를 이종 재범으로 간주한다(Weinrott/Saylor, 1991). 검찰이 2022년 범죄를 분석한 결과 살인, 강도, 절도 등 강력범죄는 줄고 있지만, 강간 건수는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성범죄의 재범률이 증가하였다.
성범죄 재범요인은 크게 정적 위험요인(static risk factors)과 역동적 위험요인(dynamic risk factor)으로 구분된다. 정적 위험요인 중 범죄 당시 연령, 발달 요인, 범죄경력 등은 불변의 고정요인도 있지만, 발달 요인은 애착의 문제, 가족 문제, 성 학대 경험 등의 가변요인도 있다(Beech, Friendship, Erikson & Hanson, 2002: 155-167). 가변요인의 애착의 문제는 성적 조절능력의 실패라기보다는 정서 조절의 실패라고 볼 수 있다. 초기 애착 형성에 실패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의 발달장애로 공감 능력이 떨어지고, 자기통제 능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다. 애착 외상의 경계선 성격장애의 특성을 가진 성범죄자는 폭력의 수단으로 성을 이용함으로써 피해자의 영혼까지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다(조윤호/이민정, 2009: 331; 윤지인/이홍숙, 2021:130). 그래서 성범죄자들의 경우 자기통제력이 일반 인구 집단보다 현저히 낮다고 보고된다(임하늘, 2021: 1). 이러한 낮은 자기통제력과 높은 충동성은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위해 공격하는 경향이 높다(경기대, 2007: 117; 윤가현, 2006). 캐나다에서 성범죄자 501명을 대상으로 재범군과 초범군을 나누어 연구한 결과 재범 군에서 충동성과 공격성이 더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청소년 성범죄자 15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자기통제력과 충동성과 같은 경계선 성격특성이 성범죄의 재범을 예측한다고 보고하였다(Parks/Bard, 2006: 319; Studer/ Aylwin/Reddon, 2005: 171). 이처럼 경계선 성격적 특성이 있는 성범죄자들은 성 문제의 원인을 명료하게 인식하고 충동성과 공격의 저하를 위해 인내심과 같은 자기 통제력를 강화해야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깅춘희/권재환, 2021: 707). 성범죄자의 성격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재범을 예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성범죄자들의 가정 환경은 다른 범죄자의 가정환경보다 더 열악하고 불안정하다. 부모의 부부관계의 불화로 친밀감 형성에 어려움이 있고, 가족응집력이 낮으며, 그로 인해 어린 시절 양육자와의 불안정 애착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신기숙/조성호, 2009: 60). 어린 시절 가족관계의 문제는 성장 후 음란물 중독에 빠지게 되고, 성폭력 가해, 성매매와 같은 성과 관련된 문제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전영실, 2002: 110; 남영옥/송연주, 2016). 대부분 어린 시절 미충족된 애착 결핍은 성인기에 보상받기 위해 커플 관계뿐만 아니라 부모-자녀 관계에서 폭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이영분/신준섭, 2003: 88). 애착 외상 경험이 있는 성범죄자는 가족이 또 다른 감옥이라고 표현도 하지만, 가족이 최후의 안전핀으로 여기고 있어 양가감정을 갖고 있었다. 성범죄자 출소 후 가족과 함께 살기를 원하는 비율이 78.4%로 직업 재활 및 훈련보다 높게 나타났지만, 성범죄 발생 후 가족들이 겪는 피해는 정신적인 충격(35.6%), 경제적 어려움(24.3%), 생계 상의 지장(12.2%)을 초래하면서 연락 두절(21,7%)과 가족해체(15.8%), 이혼(12.2%) 등 가족 형태의 변화가 나타났다(하태선, 2017: 171).
성범죄자 변증법적 행동치료 집단프로그램의 장점은 첫째, 연구참여자의 대인관계 성향을 파악할 수 있으며, 둘째, 동질집단에서 교류함으로써 이를 통해 타당한 경험과 지지집단을 형성함으로써 치료적 효과를 높인다. 셋째, 집단 구성원들과 학습의 기회를 함께함으로써 치료적 교류를 증대시키고, 넷째, 집단 안에서 어떻게 관계 유지하는지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백승아/구본용, 2021: 20). 선행연구에서는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핵심기술이 성범죄자의 재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하였다(Stinson/ Gonsalves, 2015/2016). 지적장애와 학습장애가 있는 성범죄자에게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 참여 후 재범 예방에 효과가 있었으며(McNair, Woodrow/Hare, 2017: 787-804; Shingler, 2004: 149-497), 또한 성범죄자의 정서와 인지 그리고 성적 조절 장애에 변증법적 행동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하였다(Sakdalan/ Gupta, 2014: 110). 본 연구를 통해 성범죄자의 애착을 증진하고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확대 기술을 배양하여 수형생활에 적응력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러한 수형생활의 높은 적응력은 출소 후 가족의 치료적 동맹 관계 유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가족관계의 높은 응집력은 사회 재적응을 높이고 재범예방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는 교정시설 성범죄자의 재범을 예방하고자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성인 애착과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연구 설계는 비동등성 대조군 사전-사후 설계(Nonequivalent control group pretest- posttest design)이다. 연구 방법은 유사실험 연구로 프로그램의 효과와 변화과정을 탐색하기 위해 초점집단면담(focus group interview)을 병용한 혼합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Creswell, Creswell, 2017).
연구 대상자 선정은 Miles와 Huberman(1994: 27)이 제시한 기준표집(criteria sampling)으로 선정하였다. 연구자들은 G교정시설에 성범죄로 처벌을 받은 남성 수형자 중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변화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는 개인을 우선 선정하였다. 연구참여자 선정 과정에서 교정시설 관계자 등의 프로그램 참여를 권유 등은 강요는 일치하지 않았고 자발적 참여를 존중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의 인구 사회적 특성 및 성범죄 관련 사항은 <표 1>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변증법적 행동치료에 참여한 실험군과 대조군을 비교하기 위해서 양적 측정 도구를 활용하여 설문 조사하였고, 프로그램 참여 이후 초점집단을 대상으로 핵심 질문과 세부 질문으로 면담을 수행한다.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은 Davis(1980)가 제작한 대인관계 반응지수(Interpersonal Reactivity Index:IRI)를 박성희(1996:143-166)가 번안한 것으로 Cronbach’s α는 .62~.81이다. Davis(1980)는 공감을 다차원적인 것으로 파악하기 위해 크게 4가지로 나누어 관점 취하기, 상상하기, 개인적 고통, 공감적 관심으로 ‘관점 취하기’와 ‘상상하기’는 인지적 공감에 해당한다. 또한 ‘공감적 관심’은 타인에 대한 온정적인 관심, 염려를 가지는 경향성이고, ‘개인적 고통’은 타인이 고통받는 상황에 대해 자신의 고통을 함께 느끼는 경향성으로 ‘공감적 관심’과 ‘개인적 고통’은 정서적 공감에 해당한다. 본 연구의 Cronbach’s α .83이다.
② 성인 애착 척도성인 애착은 Brennan 등(1998)이 개발한 친밀관계 경험 검사(Experience in Close Relationships Questionnaire: ECR)를 Fraley, Waller와 Brennan(2000)이 문항 반응이론을 활용하여 친밀관계 경험 검사개정판(ECR-Revised: ECR-R)으로 개정한 것을 김성현(2004)이 한국어로 번안하고 타당화 한 것이다. ECR-R은 애착 불안과 애착 회피의 2개 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애착 회피는 타인과 가까워지거나 의존이 불편한 차원이며, 애착 불안은 타인으로부터 거절과 버림받는 것을 경계하는 차원이다. 김성현의 Cronbach’s α는 애착 불안 .89, 애착 회피는 .85이고, 본 연구는 Cronbach’s α 애착불안 .89, 애착회피 .88이다.
질적 자료는 연구참여자들의 프로그램 참여 과정에서 경험을 충동성, 공격성, 자기통제력의 심리적 특성을 중심으로 심층 면담을 하였다. 심층 면담은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자유롭게 구술하도록 질문지 지침을 최소화한 반 구조화 된 질문지를 활용하고, 면담 전 연구참여자들은 면담을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면담자료는 연구에만 사용된다는 것을 고지하였다. 설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귀하는 프로그램 참여 과정에서 심리적 변화는 어떠했나요?
② 귀하는 심리적 변화 중 충동성과 공격성, 자기통제력에서는 어떤 경험이 있었으며, 이러한 경험이 재범 예방에 미친 영향은 어떠한가요?
양적 자료 분석은 통계 프로그램(SPSS 27.0)을 이용하여 독립변인은 집단(2: 실험집단/대조집단)과 측정시기(3: 사전/사후/추후)이며, 종속 변인은 성범죄자의 성인 애착과 대인 간 공감 반응으로 하였다.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의 사전동질성 검증을 위해 사전검사 차이를 독립표본검증(Independent t-test)으로 살펴보았다. 또한, 연구참여자의 변화는 성인 애착과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변화양상을 비교하기 위해 집단(실험집단/대조집단)×측정시기(사전/사후/추후)을 이원 혼합설계 반복측정 변량 분석(Repeated measures ANOVA)을 하였다.
질적 자료는 1대1 심층 면담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 기간은 2021년 12월에 하였으며, 최종 자료를 분석한 실험집단 연구참여자를 1인당 3회 회당 50분 면담하였다. 본 연구는 교정시설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수행된 연구이기에 녹음이 허락되지 않아 심층 면담 내용을 연구자가 속기로 기록했고 이를 문서 본으로 전사하였다. 전사한 자료는 Braun과 Clark(2006)가 제시한 주제 분석(analysis) 방법으로 6단계 주제 분석 절차에 따라 분석하였다. 첫 번째 단계는 속기록을 반복해서 독해하였으며, 공동 연구자와 교차 독해로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에 대한 밑그림을 그렸다. 두 번째 단계는 핵심 코딩 단계로 연구자들은 전사 자료를 읽고 연구참여자들의 경험 중 핵심적인 구술에서 재범 예방에 대한 구체적 전략과 계획, 의미 등을 발굴하고 이에 대해 개념을 명명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주제를 찾는 단계로 연구자들은 두 번째 단계에서 생성한 개념을 잠정적 코딩으로 정리하고, 참여자들의 속기록과 비교 검토를 한 후 확인을 거쳤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주제 검토 단계로 검토한 주제를 테이블로 표시했다.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주제의 규명과 명명하는 단계이다. 연구자들은 도출된 주제에 대해 이름을 명명했다. 여섯 번째 단계는 글쓰기와 기록 단계로 연구자들은 연구참여자들이 교정시설에서 충동성, 공격성, 자기통제력을 주제로 하여 심리·정서·행동의 변화를 통해 구체적인 변화의 계획을 세웠는지에 대한 구체적 경험을 기술하였다. 질적 연구의 윤리적 문제와 엄격성 제고 전략은 교정시설 내에 수용된 수형자로서 특별한 보호 조치를 하였다. 그래서 첫째, 연구자들은 연구에 대한 구체적 목표와 상세한 정보를 연구참여자들에게 제공한 후 자발적 동의를 받았다.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교정기관 관계자들의 회유나 권유 등을 하지 않았다. 둘째, 연구참여자들의 비밀과 사생활 보호 등에 최선을 다했다. 연구참여자와 관계된 모든 정보는 익명이나 부호로 표시했다. 셋째,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예견되는 이익은 물론 불이익 등을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구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중도 탈퇴의 권리가 있음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자료의 보관과 폐기 등에서도 연구참여자들의 동의를 얻었다. 연구자들은 자신들의 필사본은 연구가 종료한 후 폐기할 것을 요구했다. 엄격성 제고 전략으로서 Sandelowski(1986)가 제시한 엄밀성(rigor)을 확보하기 위해서 신빙성, 적합성, 감사 가능성, 확인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신빙성(credibility)은 수집한 질적 자료가 연구자들의 분석과 기술이 Padgett(2016)의 재확인으로 연구참여자들의 경험을 정확하게 분석 기술되었는지에 대해 검토하였다. 적합성(fittingness)은 연구 결과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 관한 것으로 연구자의 과거 경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감사 가능성(auditability)은 자료 수집과 분석, 결과 도출을 위해 주제 분석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혼합연구 연구자 1인, 성폭력 상담전문가 1인 등의 지지집단의 자문을 구했다. 확인 가능성(confirmability)은 자료 수집과 분석과정에서 중립성을 갖고 해당 연구방법론에 충실 여부를 확인한 것이다. 심층 면담 당시 연구 노트와 메모를 확인하는 절차를 통해 확인하였다. 연구의 엄격성은 연구의 방향 유지와 연구자들의 유아론적 해석과 독단을 예방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변증법적 행동치료를 기반으로 경계선 성격적 특성이 있는 성범죄자의 성인 애착과 대인 간의 공감 능력의 향상을 통해 사회 재적응을 높여 재범을 예방하고자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본 연구는 Linehan(1993)이 제시한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4가지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총 16회기 회기당 300분을 진행하였다.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핵심 구성내용은 마음 챙김, 정서 조절 훈련, 고통 감내, 대인관계 기술로 연구참여자들의 집단에서 핵심기술을 익힘으로써 애착 외상을 극복하고 대인 간 공감 반응을 높여서 재범을 예방할 수 있는 전략을 스스로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고 강화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프로그램의 개발은 천성문과 동료(2017)들이 제안한 6단계 프로그램 개발모형을 토대로 하였다.
본 연구의 예비프로그램에서 전문가의 타당도 검증을 통해 수정 및 보완하여 최종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은 <표 2>와 같다.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들의 가족 친밀도와 어린 시절의 폭력 경험 그리고 지지자원 등과 같은 일반적 특성은 <표 3>과 같다.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의 성인 애착과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사전검사를 분석한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질성 검증 결과는 <표 4>와 같다.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 참여 후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의 성인 애착과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이 집단과 시기에서 모두 상호작용이 있었다. 성인 애착 총점(F=6.591, p<.01)과 하위척도 애착불안(F=2.760, p<.01), 애착 회피(F=8.342, p<.01)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인 간의 공감 반응 총점(F=24.765, p<.01)과 하위척도에서 관점 취하기(F=5.079, p<.05), 상상하기(F=6.121, p<.01), 개인적 고통(F=16.291, p<.01), 공감적 관점(F=7.079, p<.05)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참여자들과의 심층 면담을 분석한 결과 36개의 하위 주제와 10개의 상위 주제가 도출되었다. 이를 본 연구의 핵심 과제인 충동성, 공격성, 자기통제력의 재배열했다. 자료 분석 결과는 다음의 <표 6>과 같다.
① 이성에의 의지
연구참여자들은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변화 중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강간 통념을 들었다. 참여자들은 성폭력이 성적 충동으로 이성을 잃는 것이지만, 자신들이 단순히 이성적인 사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구성하기보다는 이성을 잃게 만드는 분노 감정에 주목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에서 배운 마음 챙김으로 감정의 알아차림을 통해 과거 잘못된 행동을 떠올리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이성적인 사고와 규범적 행동을 하려는 행동 계획을 세웠고 이를 일상생활에서 반복적으로 훈련하였다. 연구참여자1는 어린 시절부터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폭발하는 폭탄이었기에 주변 사람들은 가까이 오기를 꺼린다고 구술하면서 자신을 폭탄으로 의미를 구성하였다. 폭발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폭탄의 뇌관을 없애야만 한다. 참여자들은 뇌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마음 챙김을 통해 현명한 마음 상태가 되는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고 구술했다.
사람들이 많으니까 답답하고 불편하죠. 죄를 안 지은 사람들도 이렇게 밀집하게 수용하면은 똑같을 거예요. 그전에는 폭발하면 바로 행동에 옮겼는데.. 프로그램 참여하고 생각해요. 내가 만일 저 수용자를 때리거나 직원들한테 대들거나 반항하면 어떻게 될까? 징벌을 받는 거예요. 사려 깊고 현명한 상태... 명상을 계속하고 있어요.〔연구참여자 6〕
연구참여자들은 분노 감정과 함께 자신들이 지나치게 이기적인 삶을 살았다고 구술하였다. 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구술하기도 했다. 따라서 성폭력 문제뿐만 아니라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타인을 특별한 상황에서만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배려를 실천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참여자들은 교정시설을 사회로부터 격리된 곳이지만,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또 다른 사회라고 의미를 구성했다. 따라서 교정시설에서 같이 생활하는 동료들뿐만 아니라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늘 배려하는 행동을 한다고 구술했다. 이렇듯 참여자들은 이타심의 회복으로 평정된 마음을 강화한 것으로 믿고 있었다.
② 폭력 행동의 자발적 제어
연구참여자들은 성폭력과 일반적인 폭력이 다르지 않기에 성폭력은 어린 시절부터 몸에 베인 폭력적 기질 때문이라고 구술하기도 했다. 이 세상에서 주먹이 가장 위대하고 폭력이 모든 문제의 가장 효과적인 해결 수단이라고 믿고 있었다. 따라서 출소 후에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정시설 내에서 자신의 폭력 문제에 대한 성찰과 함께 정서를 조절하는 훈련이 필요했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만족만을 추구할 뿐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하고 피해자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기에 성폭력을 한다고 구술하였다. 프로그램 참여 후 참여자들은 성폭력 피해자뿐만 아니라 과거 피해자들의 입장을 떠올렸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했다.
폭력을 해도 그 사람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거예요. 피해자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요. 근데 이렇게 폭력을 계속하다간 내 인생은 보나 마나 종 치는 거죠. 성 충동을 억제하는 게 중요하지만, 내 몸속에는 솔직히 말씀드려서 폭력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아요. 이걸 없애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저한테 당한 사람들을 생각해 봤어요. 과연 그 사람들은 어떨까?〔연구참여자 1〕
연구참여자들은 피해자와 자신의 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을 떠올렸다. 그들 가족은 본인들이 저지른 사건의 피해자와 합의와 법적 대응을 위해 경제적 고통과 성범죄자의 가족이라는 낙인으로 인한 정서적 고통을 경험한다. 연구참여자의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의 증가는 수용 생활에서 갈등이 생기면 먼저 가족을 떠올리고 행동을 조절하고 출소 후에도 갈등이나 성범죄 상황에는 가족의 고통과 슬픔을 생각하면 조절할 것이라고 구술했다. 이와 함께 연구참여자 12와 13은 인내와 같은 비폭력이 폭력을 이기는 비결이라는 구술하기도 했다. 교정시설에 수감 된 후 비로소 비폭력이 폭력을 이길 힘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구술했다. 일반적으로 교정시설은 폭력이 난무할 것이라고 인식할 수 있으나 이곳만큼 폭력을 자제하는 곳도 드물다고 구술하기도 했다.
③ 예측 능력의 강화
연구참여자들은 프로그램에서 문제와 자신을 분리하는 것을 배웠을 뿐만 아니라,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했다고 했다. 연구참여자5는 성폭력으로 인한 불이익 리스트를 만들고 이를 점검한 결과 얻은 것이 10이라면 잃은 것은 1,000이 넘는다고 구술하며 폭력은 자신과 타인이 모두 공멸한다는 인식을 하였다. 그리고 폭력은 사회를 동물로 가득한 정글로 만드는 가장 잔인한 수단으로 주변과 사회 전체로 전염될 수 있다고 구술했다. 성 충동 조절실패로 교정시설의 수형 되어 자유의 통제와 심리적 고통, 사회적 낙인은 평소 일상에서 먼저 생각하고 행동했다면 지금과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구술했다. 따라서 비록 교정시설에 수감 되었지만, 프로그램 참여로 부정적 감정표현 후 미래를 예측하고 대안 행동을 찾고 연습했다. 참여자들은 성으로 인한 말초적 쾌락 때문에 지금의 불편함을 생각하면서 지난날을 철저히 반성했다.
인생은 대차 대조표라서... 머릿속으로만 성폭력을 하지 말아야지 소용이 없을 것 같았어요. 리스트를 만들어 봤어요. 성폭력으로 얻은 것이 무엇인가 한때 사람들이 두려워.. 폭력 때문에 받은 불이익은 셀 수가 없어요. 나중에는 노트가 모자랄 정도였었어요. 이런 것을 보면서 늘 반성하죠.〔연구참여자 8〕
연구참여자 12의 구술에 의하면 프로그램으로 알게 된 성폭력 피해자의 치유되지 않는 상처는 평생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을 알게 되어 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신도 평생 고통받을 것이라고 구술하기도 했다.
④ 분노의 원인 탐색
변증법적 행동치료에서는 현재 떠오르는 생각이나 겉으로 드러나는 감정보다는 내면의 욕구를 탐색하도록 돕는다. 연구참여자들은 날씨가 좋지 않아도 분노하고 길을 가다 쳐다봐도 분노하는 화는 자동적 반사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통제가 어렵다고 여겼지만, 프로그램 참여 후 분노에 과거의 미해결 된 내면의 욕구를 진지하게 탐색하기 위해 회피하고 부정했던 과거와 접촉하고자 했다. 연구참여자들의 구술에 의하면 분노는 공익이나 불의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매우 사적인 내면의 욕구에서 일어났으며 그 원인 역시 자신의 과거 경험에 있었다고 스스로 통찰이 하였다.
화나는 게 큰 데서 화는 안 내요. 진짜 사회 정의가 실종되고... 그때 화나야 되는데 그게 거룩한 분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거예요. 아주 사소한 것... 발을 밟았다. 뭐 격정 살인 이런 말도 있는데...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거예요. 이게 사소한 충분히 건너뛸 수 있고 넘어갈 수 있는..〔연구참여자 5〕
연구참여자 3은 자신이 만든 분노의 감옥 속에 갇혀 살았다. 열등감의 세상에서 분노로 열등감을 상쇄하기 위해서 합리적 이유를 만들었고 분노했다고 구술했다.
(2) 공격성① 파괴 본능을 건강한 에너지로 전환
연구참여자들은 충동성과 공격성은 쌍둥이로 공격성으로 충동이 발현되는 것인지, 충동성이 있어 공격성이 발현된 것은 분명하지 않지만, 공통적인 것은 공격성과 충동성을 한꺼번에 없애야 한다고 구술하였다. 그리고 연구참여자들은 일반 사람들과 비교해 건강한 에너지가 아니라 불량한 에너지가 과도하다고 여겼다. 성적 충동 역시 불량한 에너지의 과잉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참여 후 불량한 과잉에너지를 분출하기 위해서 운동을 선택하기도 했다. 연구참여자들은 변증법적 행동치료에서 강조하는 마음 챙김 명상의 훈련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과 고통 감내를 통해 부정적 상황을 수용하고 인정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 특히 연구참여자 1, 3은 매일 명상을 수행하고 자신에게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을 알아차리고 분노로 인한 공격성이나 과거의 억울했던 일을 떠올리면 이를 수용하고 인정함으로써 마음의 평정심이 회복되었다고 구술했다.
명상이 해보니까 처음에는 답답하고 지루하고.. 사람들이 나보고 도 닦느냐고 놀리고... 호흡을 가다듬고 저는 잘 모르지만, 명상에서 말하는 기술.. 그냥 마음을 편안히 하려고 명상해요. 머릿속에서는 바다나 산 이런 자연환경을 떠올려요. 호흡에 집중하면 편안해지더라고요. 명상하는 사람이 공격하진 않잖아요. 명상을 출소 후에도 계속하려고 해요.〔연구참여자 3〕
연구참여자들은 부자와 행복한 사람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분노와 억울함, 좌절감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실체가 없는 세상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세상을 향한 공격이 여성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 적대감이 성으로 공격하는 방법으로 전이되었다고 구술했다. 연구참여자 5, 7의 열등감이 내재 된 공격성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마치 탱크 같은 습관으로 나타났으나 프로그램 참여 후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가능해져서 멈추는 법을 알게 되었고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였다. 그들이 새로운 길을 찾지 못한 것은 멈추는 방법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구술했다. 연구참여자들이 물러선다는 것은 곧 패배와 굴복을 의미했으나 패배가 아니라 진정한 승리의 길이고 한 발 더 전진하기 위한 발전적 후퇴라는 의미 구성을 하기도 했다.
② 타인에 대한 적대적 감정 없애기
공격성은 세상과 물건으로 향하는 공격도 있지만, 모든 것은 사람으로 향한다. 연구참여자들의 공격성은 사람들의 부정적인 면만 보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구술했다. 공격성은 부정적인 것과 옳지 않은 것만 찾고자 발현되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좋은 면 선한 면을 보려고 노력을 한다고 구술했다. 특히 연구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참여 후 욕 대신 타인에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찾고 표현하면서 관계에서 긍정적 정서를 쌓는 것을 배우고 실천하고 있다고 구술했다. 이는 동료의 공격에 정서 조절능력이 향상된 것을 의미한다.
여기는 욕으로 시작해서 욕으로 끝나요. 일상이 욕이죠, 예의 바른말은 오히려 이상해요. 오죽하면 걸레를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할까요. 욕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싸울 때 먼저 욕부터 하잖아요. 이제 ‘고맙다, 감사하다’라는 말을 하려고 노력해요. 수고했다는 말이 큰돈 안 들어가요, 근데도 사람들 사이를 참 좋게 만들어요..〔연구참여자 6〕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라고 구술하였다. 특히 피해자에게는 평생 원수이고 악마로 각인 되어 있을 것이라고 구술했다. 이런 참여자들은 수용된 후에도 내면의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다른 수감자들에게 우월함을 증명하고자 했다. 이러한 분리 의식은 동료 수감자들을 평가 절하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참여 후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연민이 생겼다. 사람에 대한 높은 공격을 가지는 것은 타인에 대한 연민이 없기 때문으로 다른 수용자에게 인간애를 갖고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의미를 구술하였다.
③ 낮은 자리에 서기
연구참여자들은 우월성의 표현으로 폭력을 주로 사용했다고 구술했다. 그렇지만 프로그램 참여 후 우월을 위한 폭력 이면에 열등감과 낮은 자존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과장된 이상을 철회했다. 참여자 9의 구술에 의하면 교정시설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정글로 약한 자는 밟히고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 권력을 갖기 위해 물리적으로 타인을 제압했기에 연구참여자들은 지는 것이 수치이고 복종으로 인식했으나 프로그램 참여에서 배운 마음 챙김과 고통 감내 기술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수인함으로써 과장된 이상보다 현실을 수용하는 것이 진정으로 승리하는 것이라는 보통의 진리를 체득하게 되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이 다 그래요. 늘 이기려고만 하죠. 나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늘 이기려고 했어요. 주먹이 안 되면... 깡으로 이기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 피곤해요. 며칠 전 시비를 거는데. 일절 댓구를 안 했어요. 그니까 더 해요. 옛날 같았으면 바로 주먹이 나갈 텐데 ‘미안하다.’했어요. 그게 이기는 거죠. 〔연구참여자 7〕
참여자들은 교정시설에서의 과업은 끊임없이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을 낮추는 과정이라고 인식하기도 했다. 관계에서는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높이는 겸손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이 더 높아지는 경험을 했으며, 겸손은 내재 된 공격성을 통제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구술하였다. 연구참여자 1과 13은 종교적 차원에서 위대한 신은 인간보다 높은 자리가 아니라 낮은 자리에 섰기에 위대하다. 그래서 겸손과 낮춤으로써 신의 모습을 닮겠다고 구술했다.
(3) 자기통제력①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의 배양
연구참여자들은 성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그 끝은 독이 들어있었던 자신들의 체험을 떠올리며, 충동을 통제하지 못한 과거를 떠올렸다. 참여자들은 언제 어디서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독과 같은 유혹에서 자신을 지키는 능력을 배양하려고 노력했다. 연구참여자 2, 6은 프로그램 참여 후 출소 후 재범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평정 상태를 유지하기는 마음 챙김을 훈련하고 있다고 구술하였다.
유혹은 진짜 달콤해요. 특히 돈하고 쾌락의 유혹이 더 그렇죠. 그 끝은 뭐예요. 유혹은 꿀 같죠. 꿀을 핥다 보면 그 안에는 독이 들어있어요. 아주 치명적인 독... 〔연구참여자 10〕
연구참여자들이 사회적으로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있었는데 이는 규칙적이지 않은 방종 된 생활과 일상에서 규칙과 규범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구술했다. 교정시설은 집단생활을 해야만 하기에 규칙과 규범적인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사동에서 청소와 배식 등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데 교정시설은 매우 유익한 학습의 조건을 가진 윤리학교이다. 특히 연구참여자 3은 이곳은 원하지는 않아도 규칙적인 생활과 사동에서 지켜야 할 행동원칙을 지키는 규범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인생의 사관학교라고 구술하였다.
② 현재의 만족보다는 미래의 성공
연구참여자들은 늘 미래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즉각적인 만족을 추구했다고 구술했다. 특히 성 사건은 즉각적인 말초적 만족을 추구하기에 발생한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연구참여자들은 프로그램 참여 후 만족 지연 능력의 함양으로 말초적 충족이 후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이 생겼다. 이는 미래의 성공을 위해 불편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대인관계 기술과 정서 조절 훈련으로 상처받지 않았다. 그래서 출소 후 현실의 부정적 상황에도 밝은 미래를 기대하였다고 구술했다.
성격이 급해서 식당에서 조금만 늦게 나와도 막 화를 내고 그랬어요. 여기는 더 기다리질 못했어요. 가족한테도 원하는 것을 빨리해주지 않으면 화를 내고... (가족은) 돈 문제가 있잖아요. 나만 생각하고... 한번은 기다려봤어요. 그랬더니 챙겨주더라고요.〔연구참여자 9〕
연구참여자들은 재범 예방을 위해서는 습관의 변화에 대한 중요성을 구술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현재의 상대적 차별은 사회가 나에게 주는 차별로 억울한 생각에 분노를 사회로 표현하는 반사회적인 행동적 습관을 지니고 있다고 구술하였다. 프로그램 참여 초기에는 답답하고 어려웠지만, 반복적인 연습을 통한 습관이 인격이 되면서 성숙한 행동 대안이 되면서 대인관계에서 평안함을 알게 되었다는 의미 구성을 했다. 특히 연구참여자 1과 13는 성폭력은 동물적 본능이 욕망을 통제하지 못했기에 저지른 범죄라는 의미로 구술하기도 했다. 따라서 사람이 동물과 다른 것은 자신의 욕망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구술했다.
③ 규범적인 행동 목표설정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변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격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구술했다. 프로그램의 대인관계 기술훈련은 욕과 비난의 말은 때로 마음에 상처를 주는 칼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사건과 오해가 발생했는지를 인식하면서 특히 언어 습관을 교정하기도 했다. 연구참여자 2와 9는 프로그램에서 배운 감사함을 찾기와 하루에 한 번씩 선행하기를 실천한다고 구술했다. 사동에서 몸이 불편한 수용자를 돌보고, 영치금이 없는 동료와 간식을 나누는 일을 하였다. 참여자들은 선행을 쌓아감으로써 성범죄자에서 갱생한 평범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제 인생을 가만히 보면 마음으로 착한 일 한 거는 별로 없어요. 다 나쁜 일.. 착한 일 한 기억도 있긴 있는데 마음은 내 이익을... 그것도 가물가물해요. 바뀌려면은 착한 사람이 되어야.. 착한 사람은 착한 마음으로 착한 행동을 하는 거잖아요. 먼저 열심히 쓸고 걸레질도 하고 돕고...〔연구참여자 2〕
연구참여자들의 가족에 대한 사과와 피해자에 대한 용서로 구체화하였다. 가족은 자신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자라고 의미를 구술했다. 가족은 단지 성범죄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사회적으로 차별과 편견 그리고 비난, 고립을 경험한다. 특히 성범죄자 가족이라는 낙인은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그리고 수형자를 대신해서 사건 뒤처리에 필요한 피해자 합의와 사건처리 비용을 부담해야만 한다. 연구참여자 8은 가족에게 사과하고 싶었으나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프로그램에서 편지를 씀으로써 사과를 실천했고, 연구참여자 3은 프로그램에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 편지를 쓰고 출소 후 원한다면 용서를 구하겠다고 구술하기도 했다. 연구참여자들은 출소 후 생업을 영위하면서 상황에 맞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자원봉사를 실천함으로써 규범적인 행동을 실천하는 것으로 믿었다.
본 연구는 교정시설에 수감 된 성범죄자의 사회 재적응을 높이는 기술을 익혀 재범을 예방하고자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G교정시설 성범죄자 중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으로 나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변화의 정도와 변화과정에서의 경험을 혼합 연구 방법으로 검증하였다. 양적 연구 결과는 프로그램 참여 후 변화와 수용 기술 훈련이 성인 애착과 대인 간 공감 반응에서 실험집단과 대조집단의 변화 차이를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개발한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이 성범죄자의 성인 애착과 대인 간 공감 반응이 대조집단보다 실험집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승하였다. 이러한 중재 효과는 조미라(2018)에서 성폭력 가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인지력 향상 프로그램 중재 후 대인 간의 공감 반응과 성인 애착이 유의하게 증가한 것과 유사한 결과이다. 성범죄자는 다양한 심리적 특성이 있지만, 특히, 어린 시절의 애착 외상으로 인한 경계선 성격특성을 갖는다. 그래서 대인 간 공감 반응과 성인 애착의 손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면 성범죄자의 재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Hunter et al., 2007:44; Wheeler et al., 2002: 773). 성범죄자에게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중재는 실험집단이 대조집단보다 대인 간 공감 반응(F=24.764, p<.01)과 성인 애착(F=6.591, p<.01)에서 유의하게 향상되어 선행연구와 유사하게 대인관계에서 친밀감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서적 교류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박영숙, 임경희, 2010: 15-29; Baer, 2015). 이러한 연구 결과는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4가지 핵심기술을 반복 훈련한 결과로 보이며, 이는 단순 학습 형태보다 사전 과제를 제시와 과제 실천, 관계 증진을 위한 계획 세우기 등의 다양한 전략으로 진행한 영향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집단원의 지지와 긍정적 피드백은 변화의 동기 부여하고 동기를 강화하고 실천하는 기회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대인관계 효율성 기술은 자존감 향상과 정서 조절은 문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 통제하는 능력의 향상으로 나타났으며, 타인의 정서에 대한 공감적 반응이 증가하고 생산적인 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마음 챙김과 고통 감내 기술은 애착 외상의 회복에 영향을 미쳐 타인과 신뢰감이 형성과 대인관계 유지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는 연구참여자의 사회적 기술과 자기주장 기술의 습득이 기회와 관계 갈등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게 하는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또한, 치료자와 관계 집단원과의 관계에서 지지적 관계는 온전한 양육과 돌봄의 경험으로 이와 같은 긍정적 상호작용은 재범에 영향을 미치는 애착 외상의 악순환을 회피하지 않고 수용할 수 있었다. 이는 결핍된 애착을 프로그램에서 자기 돌봄으로 보상받는 기회가 되었다고 해석된다. 성범죄자의 애착 회복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 향상, 성적 공격성의 감소와 같은 친 사회적 행동이 증가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재범을 예방할 수 있다(Hunter et al., 2007: 43; Wheeler et al., 2002: 759).
교정시설에서는 경계선 성격장애 특성이 많은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 효과를 본 연구는 미흡하여 중재 효과를 비교 분석하기에는 제한이 있다. 하지만 변증법적 행동치료는 반항성 성격장애 청소년의 대인관계 문제개선과 우울감이 있는 성격적 특성이 있는 청소년의 대인관계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권혜미, 2013; Nelson-Gray et al., 2006: 1811-1820). 그래서 교정시설에서는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변증법적 행동치료의 핵심기술 훈련을 통해 애착 외상 회복과 재범 예방에 대한 효과 재검증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연구참여자들은 본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험이 충동성과 공격성을 낮추고 자기통제력을 강화함으로써 사회 재적응 높이고 재범의 유혹을 낮추고자 하는 새로운 의지의 변화가 나타났다. 성범죄자들은 성범죄자라는 외부의 평가와 자기 낙인과 인지적 왜곡으로 인해 대인관계 형성과 유지에 어려움이 있으며, 관계 소통과정에서도 타인의 반응, 상황에서 감정과 욕구를 적절하게 인식하지 못한다(Carich et al., 2001: 3-17). 이와 같은 사회기술의 취약성은 자존감이 낮추고 관계에서 열등감이 형성되어 심리적 위축으로 나타난다. 평소 위축된 성범죄자는 약한 대상에게 우월의 가면을 쓰고 성폭력이라는 공격 행동으로 열등감을 표출한다(강춘희/권재환. 2021: 707; 김근국/유철민, 2016: 185). 그래서 성폭력 재범을 예방을 위해서는 열등감의 표출인 충동성과 공격성 저하와 자기통제 능력의 증진이 이뤄져야 한다.
연구참여자의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대인관계 개선을 위해 감정 알아차림과 수용을 통해 현명한 상태를 유지에 대한 논의이다. 정신건강 시설의 경계선 성격장애 소년 범죄자와 경계선 성격장애를 대상으로 한 변증법적 행동치료 기술훈련이 공격성의 감소와 자기통제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Trupin et al., 2002: 121-127; Bohus et al., 2000: 875-887). 본 프로그램은 경계선 성격장애의 유병률 높은 성범죄자의 성격적 특성을 고려하였기에 재범 예방에 적합한 기술훈련으로 판단된다. 연구참여자들은 성폭력 재범 예방을 위해서 단순한 정서 조절이 아니라 전 인격을 걸고 사회적 관계를 재구성해야만 한다고 의미를 구술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출소 후 재범 상황을 스스로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발현했을 뿐만 아니라 수형생활에서 긍정적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하고 이는 출소 후 사회적 관계에 지속하고자 하였다. 그리고 연구참여자들은 합리적 의사소통 방법으로 교정하였으며, 도움이 동료에게 배려와 같은 이타적 행동을 실천했다. 프로그램 참여 후 변화는 애착의 회복과 대인 간의 공감 반응이 향상으로 이어졌다.
연구참여자의 프로그램 참여 후 파괴 본능인 공격성과 충동성의 순치에 대한 논의이다. 성범죄자는 정서 조절능력과 공감이 현저히 떨어져 피해자의 고통을 인식하지 못해 가학적 행동을 하기도 한다(경기대, 2007; 윤지인/이홍숙, 2021: 129). 그래서 성범죄자 치료 프로그램의 공통적인 목표는 재범 방지이며, 성평등 의식 향상, 책임 의식 고취, 성 충동 조절능력 습득, 바람직한 사회적 기술 습득, 지적 수준 및 대상자 특성에 따른 취약성 경감, 지역사회 복귀를 위한 지원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성범죄자가 알아차림을 통해 자기 초월을 통해 자기 내면의 선함을 발견하고 스스로 내면을 통제하는 지혜를 갖게 되는 것이다. 연구참여자들은 자신의 공격성을 파괴의 공격성이 아닌 삶의 원동력으로 순치시켰다. 이는 Freud의 죽음과 파괴 본능을 긍정적 자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변증법적 행동치료 프로그램에서 정서적 이완의 경험은 보살핌, 온전함 등을 의식적으로 떠올려 내면의 충동성, 공격성과 같은 부정적 정서를 긍정적 내적 변화에너지로 전환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사려 깊은 생각으로 심리적 이완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내면의 변화는 충동성과 공격성 그리고 자기통제와 관련된 인내심을 배양하여 출소 후 사회 재적응을 위한 구체적인 적응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강화하였다. 프로그램은 성범죄로 잃어버렸던 희망의 부활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거나 출력수당을 저축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으로 발현되었다. 이는 변증법적 행동치료가 성범죄자의 정신건강과 심리적 well-being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Rajalin외 동료(2009: 260)들의 연구와 일치한다고 해석되어 진다. 이와 같은 모든 논의와 제언은 교정시설이 단순히 처벌과 응보의 장이 아니라 수형자들의 삶을 재구성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과 전략을 구성하는 자기 재구성의 장(유숙경/김용섭/이경원, 2020: 150)이라는 당위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사법 체계에서 판결한 형벌의 집행을 담당하는 교정시설은 성범죄자들을 관리하는 동시에 교정과 교화하고 갱생하는 곳으로 변화의 동기를 고조시키고 강화하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김영식/서호영, 2009: 190). 교정시설의(校)는 ‘바르게 한다.’또는 ‘고친다’라는 의미도 있지만, 다리의 의미도 있어 수용자와 사회를 연결하는 희망의 무지개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 본 연구는 성범죄자의 재범 예방을 위해 변증법적 행동치료라는 새로운 이론의 틀을 마련하였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함으로써 심리학과 교정정책 차원에서 의의가 있다고 판단된다. 본 연구의 한계를 통해 후속 연구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본 프로그램을 한 집단을 대상으로 시행하였기에 일반화에 한계가 있어 반복 시행 후 효과를 재검증할 필요가 있다. 또한, 늘어나는 디지털 성범죄자의 심리·사회적 특성과 재범 예방의 보호 요인을 탐색하는 연구와 디지털 성범죄의 재범 예방 치료프로그램 개발연구를 후속 연구로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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