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길찬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총무과 교감
본 연구의 목적은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에 대한 형벌로 교정시설에 수용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신의 범행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떠한 경험하는지를 질적 사례연구 방법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를 분석하여 향후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의 처벌 및 판단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수형자 개별처우나 교정치료 프로그램 구성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하였다.
참여자 선정 기준에 따라 선정된 6명의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를 대상으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심층 면담을 진행하였다. 자료 분석은 Creswell의 질적 사례연구 방법의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을 하였으며, 사례 간 공통 주제가 24개, 사례 내 주제가 132개가 도출되었다.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사례 내 분석을 통하여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을 분석한 결과 공통점은 첫째, 아동 성폭력이 사건화된 계기가 아동기의 피해자에 의한 것이 아닌 주변 성인들의 도움으로 발각되었거나, 피해자가 청소년이 되어 주변의 조력으로 사건화되었다.
둘째, 연구참여자 모두 교정시설에 구속 전력이 없었으며 구속으로 인한 사회격리로 불안과 초조한 시간을 보냈으며, 평균 341일 동안 미결 생활을 하였으며 그동안 재판 관련 생각을 대부분 하며, 특별한 활동 없이 수용 거실 내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의 교정시설 구금기간 동안 지지자원이 그들의 범죄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가까운 가족으로 한정되었다. 차이점은 피해 대상이 친족이냐 타인이냐에 따라 자신의 범죄에 대한 죄책감이나 구금 생활 중 고립의 정도가 달랐으며, 연구참여자들의 힘든 수용 생활에서의 가족의 역할과 의미도 달랐다. 더 나아가 피해자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도 달랐다.
사례 간 분석은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생각과 경험을 ‘사건 당시의 경험’, ‘구속 당시의 경험’,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의 5가지 차원에서 분석하였다.
차원 1 사건 당시의 경험은 ‘희망 없는 삶’, ‘혼자 삭힌 상처’, ‘힘든 삶의 돌파구’, ‘당연시되었던 성매매’, ‘술기운을 빙자한 성폭력’, ‘드러난 비밀’의 범주화된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연구참여자들은 성(sex)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지 못한 채 연구참여자들 개개의 힘든 상황을 벗어나는 수단으로 성폭력을 택했고 피해자 주변의 신고 등으로 숨겨졌던 사건이 발각되었다.
차원 2 구속 당시의 경험은 ‘믿기지 않은 현실’, ‘힘들어하는 가족’의 범주화된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연구참여자들 중 일부는 소년보호처분과 벌금 등의 가벼운 처벌이 있었으나, 형사사건으로 체포되어 교정시설에 구속되는 경험의 부재로 인해 구속된 자신의 처지를 믿기 힘들었고, 구속으로 외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을 믿기 어려웠다. 그리고 아동 성폭력 범죄로 구속된 것에 충격을 받은 부모, 처, 형제 등에 대해 미안함을 나타냈으며, 특히 친족 성폭력 가해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범죄로 인해 가정이 파탄된 것에 대해 심한 죄책감을 가졌다.
차원 3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은 ‘곱씹는 후회’, ‘제 말을 다하지 못함’, ‘일방적으로 몰아감’, ‘진실보다는 형량 줄이기’로 범주화된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참여자들은 자신의 범죄에 대한 후회를 곱씹으며 재판에 대한 생각을 하며 불안과 초조의 시간을 보냈으며, 참여자들이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라서인지 조사 과정에서 참여자들의 유리한 주장이나 증거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참여자들은 감형을 위해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고 범행을 부인하였으며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차원 4 교정시설에서의 경험은 ‘감옥살이 준비’, ‘지난 삶을 돌아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죄의 무게’, ‘탕자의 회개’, ‘쓰레기 취급당함’, ‘유일한 버팀목’, ‘색다른 경험’, ‘출소 후 삶의 준비’로 범주화된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연구참여자들은 형사재판의 절차를 모두 거친 후 형 확정 후 자신의 형기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여 수용 생활 계획을 세우고, 지난날 왜 그런 삶을 살았는지 되돌아보기도 하며, 자신에게 내려진 형벌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인다. 한편 구속되기 전 연구참여자의 망나니 같은 삶으로 멀어진 아버지와 아들 관계,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대화 없이 지냈던 아버지와 아들 관계가 구속이란 사건을 통해 관계가 회복되기도 하였으며,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이란 죄명으로 인해 수용 생활 중에 따돌림과 멸시의 대상이 되는 경험을 하였다. 연구참여자들은 힘든 수용 생활을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족으로부터 얻었으며, 교정교육을 통해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과 피해자 공감, 몰랐던 성(sex)에 대한 지식을 얻는 색다른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출소 후 삶을 준비하기 위해 직업훈련을 통해 기술을 익히고 있다.
차원 5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은 ‘두렵기만 한 미래’, ‘평범한 삶의 꿈’으로 범주화된 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연구참여자들은 출소 후 맞이하게 될 아동 성폭력 전과자라는 낙인과 전자발찌, 정보공개 등의 부가 처벌이라는 낙인에 대해 큰 두려움을 가지고 많이 걱정하고 있는 반면에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꿈꾸거나 피해자인 딸을 도와주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했다.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회복과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이론적, 실천적, 정책적 함의를 논의하였으며,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였다.
오늘날 성폭력 범죄는 범죄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화두 중 가장 중요한 쟁점 중의 하나이며, 최근 성폭력 범죄 중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의 급격한 증가로 우리 사회를 깊은 비탄과 혼돈에 빠뜨리고 있으며, 우리들의 미래인 어린 아동들이 성폭력 범죄로 인해 희망을 제대로 피워보기도 전에 꺾여 버리고 있다.
그렇지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성폭력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하였고, 2020년 대검찰청 범죄분석에 의하면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2019년 한 해에만 1,376건이 발생했으며, 과거 10년간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범죄는 1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동 대상 성폭력의 특성인 범행의 은밀성으로 목격자가 없고 신체적 상처가 남지 않는 등 객관적 증거 확보가 곤란하고(김효습, 2008), 아동기의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지 않는 범행의 비폭로성(Pereda, N., Guilera, G., Forns, M., & Gómez–Benito, J., 2009) 등의 특성으로 인해 신고율이 다른 대상 성폭력보다 더 저조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공식적인 통계수치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한편,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심리적 측면과 물리적 측면에서 모두 심대한 침해를 야기하는 범죄 유형이다.
이러한 사유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를 대다수 국민들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에 대응하여,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성폭력 범죄 억제와 재발 방지를 위하여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신상 공개를 확대하고, 위치 추적 전자장치부착제도, 성충동 억제 약물 주사제도 등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특별법을 제정하고, 수차례 개정하여 처벌을 강화하였다. 그 결과 2006년 이후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형벌 상한으로 사형, 무기징역이 도입되었고, 2020년 11월에는 13세 미만 아동 성추행 범죄 공소시효가 폐지되었다(장다혜, 2015).
이러한 결과로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강력한 형사적 처벌과 정책을 시행했지만,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 방지에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가 계속하여 증가하고 국민들의 불안감도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가해자 개인에 대한 강력한 처벌 위주의 기존의 정책적 한계를 극복한 정책 및 제도의 구현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정책 대상자인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입장과 특성을 면밀하게 고려한 정책이 제정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아동 대상 성폭력 근절을 위한 처벌 강화가 정책 대상자인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에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이 정책 입안자의 기대대로 강화된 법과 제도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러한 법과 제도가 재범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달리 성폭력 가해자나 피해자에 대한 인식에 관한 연구는 대부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범죄에 집중되어 있어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 관련 연구는 여전히 부족하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첫째,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범죄 심리학적 특성을 분석한 연구이다(강은영, 2003; 신성원·김종수, 2008; 이소현, 2008; 정승민, 2010; 임정선, 2011; 박지선·이연호, 2011; 오삼광, 2017; 홍숙선·이동혁, 2020). 둘째는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성충동약물치료, 신상공개제도, 취업제한 등 형사제재에 관한 연구(허영희, 2008; 조철욱, 2010; 설민수, 2010; 차유경, 2011; 이재학, 2012; 남재성, 2011; 양현호, 2013; 안경옥·김희정, 2013; 윤덕경, 2017; 양현호, 2018; 염윤호, 2018)를 들 수 있다. 셋째는 교정시설 내에서의 교정처우와 치료 프로그램의 효과성을 분석한 연구(신강숙, 2009; 김미경, 2010; 권민석, 2013; 김은숙, 2014; 신기숙, 2017)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직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가 당사자의 입장에서 형사제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형사제재를 받는 동안 어떤 변화 과정을 거치고 있는가에 대한 경험에 대한 연구는 미진하다.
한편, 내부자 관점에서 성폭력 가해자들의 경험을 다룬 연구는 국외 연구로 성폭력 가해자의 지역사회 통합과정에 관한 연구(Zevitz, Crim & Farkas, 2000), 사회 구성적 관점에서 성폭력 가해자의 문제를 조명한 연구(Hudson, 2005)가 있고, 국내 연구로는 출소 후 사회복귀 경험(엄정순, 2009)이나 보호관찰 중인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신기숙·조성호, 2009; 정여주·임재현, 2009), 교도소·치료감호소에 수감되어 있는 성폭력 가해자를 대상으로 하여 이들의 경험(한인영 등, 2011; 김진숙·정세종, 2014)을 다룬 연구가 있다. 그러나 성폭력 피해 대상(성인, 청소년, 아동)을 구분하여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만의 경험을 내부자 관점에서 다룬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가해 대상을 구분하여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가 형사제재로서 구금형을 받는 동안 어떤 경험을 하는지, 자신의 범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질적 연구를 통해 탐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 사건을 저지르고 교정시설에 수용된 성폭력 가해자가 자신들의 성폭력 가해행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살펴보고, 교정시설 구금에 관한 주관적 경험 과정을 분석하고자 하며, 연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성폭력의 개념이 강간을 성에 관한 폭력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고자 여성계의 주도로 도입된 이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성적 행위를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포괄적인 개념 정의를 하고 있다(강은영, 2003). 이에 따르면 성폭력이란 개인의 자유로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범죄로 강간뿐만 아니라 성희롱, 성기 노출, 음란 전화, 인터넷 성폭력 등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언어와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굴욕적인 감정, 신체적 손상 및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게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한국성폭력상담소, 1997).
다른 한편으로 성폭력을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리고 피해자의 저항 형태나 정도에 관계없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강제적인 성관계 행위’라고 표현한다(이수정, 2019). 또한, 성폭력이 물리적인 폭력을 넘어서 ‘상대에게 강제되는 성적 친밀감’으로 정의되기도 한다(Medea & Thompson, 1974). 이처럼 성폭력 범죄의 보호법익을 사람의 성적 자유 즉, ‘성적 자기 결정권’으로 보아야 피해자들이 강간이라고 느끼지만, 법의 보호에서 제외되는 수많은 비(非)동의적 성범죄를 성폭력으로 규정할 수 있게 된다(이미경, 2012). 이러한 성폭력을 성폭력 가해 대상을 기준으로 분류하면, 성인 대상, 청소년 대상, 아동 대상 성폭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본 연구에서 아동 대상 성폭력에서의 아동의 의미를 당사자의 동의나 강제력 행사 여부와는 상관없이 간음·추행한 경우 처벌하도록 한 형법 제305조(미성년자 등에 대한 간음) 및 이러한 행위를 가중 처벌하도록 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7조(13세 미만의 미성년자에 대한 강간, 강제추행 등)의 적용 대상인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아동의 개념을 기초로 아동 대상 성폭력의 개념을 기존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하여 본 연구에서는 인지적·정신적·신체적 발달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적으로 성폭력으로 받아들여지는 다양한 유형의 범죄행위를 포함하며, 성적 자기 결정권을 능동적으로 행사할 능력이 없는 피해 아동의 특성을 고려하고, 통상의 성폭력에 포함되지 않는 유형까지도 포함하여 물리적 위력이나 심리적 위계를 사용하여 성적인 행위나 그와 유사한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
대검찰청 범죄 분석(2019)에 의하면 2018년 수사기관이 범죄 발생 사실을 확인한 후 형사입건한 전체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32,104건으로 전년의 32,824건에 비해 2.2% 감소하였다. 반면,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1,278건으로 전년의 1,270건에 비해 8건이 증가한 소폭(약 0.6%) 변동이 있었다.
2009년부터 2018년까지의 전체 범죄 발생 건수의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2,168,185건에서 2018년 1,738,190건으로 24.7% 낮아졌으며,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2009년 4,356.1건에서 점차 감소하여 2018년 3,353.9건으로 약 23%가 감소하였다. 반면, 성폭력 범죄는 2009년 17,377건에서 2018년 32,104건으로 84.7% 많이 발생하여,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도 34.9건에서 62건으로 7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범죄 중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의 발생 건수는 2009년 1,007건에서 2018년 1,278건으로 발생 건수 자체는 큰 폭으로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13세 미만 인구수를 고려한 13세 미만 아동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을 보면 14.7건에서 22.0건으로 약 50%가량 크게 증가하였다(형사정책연구원, 2019).
반면,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는 그 피해 대상이 아직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성적 수치심 이외에 가해자의 협박에 다른 연령의 피해자보다 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피해 아동이 피해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공식 통계의 집계가 어려우며, 암수를 고려할 때 공식 통계보다 훨씬 더 많은 아동 대상 성폭력이 발생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동 대상 성폭력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아동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것과 관련하여 성범죄의 폐습을 근절하고 재범을 미리 방지하기 위한 시도로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기존 연구를 분석해 보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아동 성폭력 가해자들에 대한 범죄 심리학적 특성 등을 다룬 연구가 많다. 이 연구에는 범죄 심리학적 특성 고찰(정승민, 2010), 성폭력 가해자 대상에 따른 가해자의 특성 분석(강은영, 2003; 홍숙선·이동혁, 2020), 소아성애적 특성 고찰(이소현, 2008; 오삼광, 2017), 가해자의 심리특성 분석(신성원·김종수, 2008), 치료적 개입을 위한 고찰(임정선, 2011), 아동 대상 성범죄자에 대한 고정관념(박지선·이연호, 2011)에 관한 연구들이 있다.
둘째,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형사제재를 다룬 연구가 있다. 이 연구들은 성충동약물치료(조철욱, 2010; 설민수, 2010; 차유경, 2011; 양현호, 2018), 신상공개제도(허영희, 2008; 이재학, 2012; 남재성, 2011), 취업제한 등(윤덕경, 2017)으로 징역형 등의 형사벌 외에 재범방지 대책으로 부가하는 형사제재에 관한 연구이다. 주로 이러한 형사제재 도입과 실행에 있어서의 효과성, 문제점, 개선방안에 관한 논의이다.
셋째,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교정처우와 치료에 관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교정시설에서 아동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교정처우의 개선방안(김미경, 2010), 재범방지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성 분석(신강숙, 2009; 권민석, 2013; 김은숙, 2014; 신기숙, 2017) 등에 관한 연구이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첫째, 주로 전문가적 견지에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특성에 대한 연구들이다. 둘째, 아동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형사적 정책에 대한 분석이다. 셋째,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자기보고식 설문지를 활용한 연구가 대부분이다. 특히 자기 보고식 설문을 사용한 선행연구는 응답자들이 자신의 범죄나 비행에 대해 실제보다 축소하여 보고하고 있기 때문에,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의 성격 특성이나 성적 각성에서의 비정상성이 잘 드러나지 않으며, 사회적 바람직성 때문에 자신을 더 감추려는 경향 있어 성폭력 가해자의 특성 등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Hall, DeGarmo, Eap, Teten, & Sue, 2006; Webster et al., 2007; 홍숙선 등, 2020).
넷째, 내부자 관점에서 성폭력 가해자들의 경험을 다룬 연구는 국외 연구로는 성폭력 가해자의 지역사회 통합과정에 관한 연구(Zevitz, Crim & Farkas, 2000), 사회 구성적 관점에서 성폭력 가해자의 문제를 조명한 연구(Hudson, 2005)가 있으며, 국내 연구로는 성폭력 행위자의 출소 후 사회복귀 경험(엄정순, 2009)이나 수강명령 등 보호관찰 중인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신기숙·조성호, 2009; 정여주·임재현, 2009), 교도소·치료감호소에 수감되어 있는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한인영 등, 2011; 김진숙·정세종, 2014)을 다룬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성폭력 가해자의 가해 대상 선택의 경향을 고려하지 않은 연구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한정하여 이들의 주관적 경험을 다룬 실증적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성폭력 가해자에게는 성폭력 가해 대상을 선택하는 특유한 경향성이 존재하며, 성폭력의 대상으로 성인이나 청소년, 아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Wormith, 1986; Mann & Hollin, 2001; Mann & Hollin, 2001; 강은영, 2003; Marshall et al., 2006; 신성원·김종수, 2008; 신기숙 등, 2017; 홍숙선 등, 2020)는 연구가 있다.
기존 연구를 종합해 보면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심리적 특성,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교정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성 등을 논의한 연구가 많지만, 기존 연구로는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신의 성폭력 범죄로 인해 받게 된 형사적 처벌로서의 교정시설에 구금되어 있는 동안 어떤 경험을 하는지, 자신의 범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지에 대해 파악하기가 힘들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성폭력 가해자의 가해 대상 선택의 특유한 경향성을 고려하여 연구참여자를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에 한정하여,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연구참여자의 교정시설 경험을 내부자적 관점에서 기술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성폭력 범죄 사건을 저지르고 형사처벌로 교정시설에 수감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들이 자신의 범죄에 대한 생각과 경험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그들의 주관적인 경험의 포착과 다양한 맥락에서의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질적 연구 방법 중 다중 사례 방법을 선택하였다.
교정시설이라는 특정한 현장에서의 구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여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 사례의 독특한 현상을 사례연구 방법을 통하여 이해를 하고자 한다. 사례연구는 자료수집원을 다양하게 선택하여 연구 대상의 경험들에 대한 관심과 충분한 분석을 다양한 관점에서 심층적으로 탐색하는데(Simons, 2009), 본 연구에서 주된 자료수집 방법은 심층 면담이었으나 형사재판에서의 판결문, 수용 생활 중의 각종 상담 기록 등의 다양한 자료원을 활용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는 모두 13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성폭력 범죄를 하여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아 현재 교정시설에 수용되어 있는 대상자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수집 방법은 심층 면담으로, 교정시설에 구금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수용 경험과 자신의 범죄에 대한 생각을 탐색하기 위해 풍부하고 실질적인 경험과 생각을 확보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연구 목적에 부합하는 면담을 하기 위해 반구조화된 면담으로 진행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수집은 2020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이루어졌으며, 면담 시간은 1회당 평균 1시간 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었으며, 불명확한 면담 내용이나 보완되어야 할 사항은 1차 면담 이후 2차 면담을 실시하여 참여자의 경험과 인식을 반복 확인하였다.
면접 질문의 내용은 먼저, 연구참여자들이 자신의 범행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질문하였다. 다음으로 형사사법절차에서의 경험과 교정시설 내에서 경험에 대해 질문하였다. 그리고 질문 내용을 기반으로 하여 각 연구참여자 진술의 상황과 맥락에 따라 구체적인 질문을 추가적으로 하였다. 면접 내용은 참여자에게 사전 동의를 받아 현장에서 녹음하면서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였으며 녹음한 내용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축어록으로 전환하였다. 면담 이후 부족한 내용에 대해서는 추가 면담을 요청하여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자 노력하였다.
한편 성범죄자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감형에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면담 과정에서 범행을 축소하거나 은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연구참여자와 관련된 수사 및 범죄기록, 재판기록, 수용 생활 및 상담기록을 검토했고, 면담 과정에서 의문이 드는 점은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또한, 범행 관련 자료 등을 열람하는 과정에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객관적인 관점에서 면담을 진행하고자 노력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자료 분석 방법으로 Creswell(2012)의 사례 내, 사례 간 분석을 선택하였다. 분석 절차는 먼저 연구자는 연구참여자와의 면담이 끝나면 녹음 내용을 녹취록으로 작성하였다. 녹취록을 여러 차례씩 정독하면서 교정시설에 구금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을 이해하고 자신의 범죄 사실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각 사례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며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과 자신의 범죄에 대한 생각과 관련된 이슈들을 찾아내었다. 전체 사례들을 분석한 후에는 이들 사례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심을 두었으며, 각 사례를 분석한 후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자 하였다.
질적 연구를 수행하여 얻은 결과와 그에 대한 해석을 신뢰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하는 질적 연구의 엄격성 확보를 위해, 본 연구는 질적 연구의 엄격성을 위한 연구 설계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Guba와 Lincoln(1985)이 제시한 신뢰성, 적용성, 일관성, 중립성의 기준을 준용하고자 노력하였다. 다른 한편으로 연구자는 연구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구체적인 ‘연구윤리 자체지침’을 준비하여 연구에 대한 윤리적 책임감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연구참여자 1은 회사원으로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아동과 성매매 및 성폭행을 하고, 아동·청소년 여성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소지하고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형을 받고 교정시설에 수용된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이다.
참여자는 대학을 졸업하고 전공 관련 업무를 하는 회사에 취직하였으며,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여 2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성매매는 군 시절 처음 접하고 그 후 친구나 직장 동료들과 음주 후 성매매를 간헐적으로 했으며, 30대 초반에 아동 청소년 성매수 혐의로 한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다니는 직장의 업무 특성상 불규칙한 퇴근과 잦은 출장, 장시간 운전 등으로 업무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자신이 성기능 장애(조루)가 있다고 생각도 하였다. 이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반복되는 일상을 잠시나마 벗어나기 위해 심심풀이로 한편으로 호기심으로 채팅앱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었다. 이번 사건은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아동과 여러 번 채팅도 하고 성매매도 하였는데, 가출했던 피해 아동이 다시 집에 들어가면서 밝혀졌다고 한다. 참여자는 아동 대상 성매매 부분은 인정하지만, 자발적인 성매매였지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제적인 성폭력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구속 당시에는 자신이 구속되었다는 것이 현실 같지 않았으며, 처와 가족에게 어떤 변명도 할 수 없었으며, 처와 자녀들이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었다. 구속 후 처음에는 사건에 대해 모두 부인을 했고, 변호사 선임 후 선별해서 부인하였는데, 수사관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유리한 증거도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험을 하였다. 1심 후 피해자 1명과 합의를 했으나 감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재판을 받는 동안에는 재판과 관련하여 신경을 쓰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항소 및 상소 기각 후 마음을 추스르고 동료 수형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체험하면서 수용 생활 계획을 세웠다.
구속된 후 못난 참여자를 위해 부모님과 동생, 처가 지속적으로 접견도 오고 영치금을 넣어 주어 고마움과 미안함에 수용 생활을 헛되이 보내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미안함으로 처와 자녀들이 한부모 가정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게 협의이혼을 하였다.
수용 생활 동안 아동 성범죄자라는 죄명으로 인해 다른 죄명의 수형자들에게 고립되는 경험도 하였으나, 부모님과 접견과 편지 왕래를 하면서 어린 시절 여동생과 비교를 당하여 열등한 존재라고 여겨졌던 상처가 해소되었고 부모와의 관계가 회복되는 경험을 하였다. 출소 후에도 할 수 있는 것을 배워서 나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직업훈련을 지원하여 받고 있으며, 직업훈련 과정을 통해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고 산업기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출소 후엔 직업훈련을 통해서 얻은 기술로 관련 사업을 하며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꿈이지만, 출소 후에 받을 부가 처벌은 큰 부담이어서 지금은 생각하기도 싫다고 한다.
연구참여자 1의 수용 경험에서 나타난 주제는 21개로 나타났고 사건 당시의 경험, 구속 당시의 경험,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의 다섯 가지 차원에 따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참여자 2는 건축일과 고철 사업일 등을 하며 지냈으며, 의붓딸을 성추행 및 간음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형과 5년간 신상정보 공개 및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받았다. 그리고 피부착 명령자의 준수사항으로 피해자와 피해자의 모에 대한 접근금지, 부착기간 중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가 부과되었다.
연구참여자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사회생활을 하던 중 이른 시기에 결혼하여 두 명의 자녀를 두었고 가족의 도움 없이 홀로 부양했으나, 가정 형편 등으로 이혼하고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사업을 하며 다른 여성을 만나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살았다. 술기운에 의붓딸의 몸을 더듬는 행동을 하였는데, 그 후에도 술기운을 빙자해서 아이의 몸을 만지는 자신을 믿을 수 없어 도망치듯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사업을 하며 지냈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 후 사업이 잘되지 않아 생활비와 양육비를 보내주지 못하여 관계가 더 악화되었고, 의붓딸이 다니던 미술학원 교사의 신고로 사건화되어 구속되었다고 한다.
구속되고 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어 불안하고 초조한 시간을 보냈으며, 자신이 행동이 너무 후회스러워서 자살을 하려고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한다. 형사절차에서 의붓딸을 성추행 부분은 인정하였지만,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처녀막 검사, 사타구니 피부병 등을 주장하며 부인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아동 성폭력 범죄자로 몰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1심 후 부인하던 성폭행 부분을 형량을 줄이기 위해 성폭행을 인정하였지만, 중형을 선고받아 마치 ‘마녀사냥의 제물’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였다.
형 확정 후 선고된 형기를 ‘자신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로 여기고 받아들이고, 그릇되게 살아온 탕자의 삶을 회개하는 시간으로 여기고 매일 아침 성경 큐티와 기도하고 솔선해서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가족들의 접견을 통해 참여자의 예전과 달라지는 모습을 전해 들으신 아버지가 구속되고 7년 만에 인정하여 주셔서 감사했으며, 연구참여자는 그동안 참여자의 아버지가 자신의 비행과 범죄로 인해 주변으로부터 지탄받으시고, 여러 가지로 고생하신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연구참여자는 아동 성폭력 범죄라는 죄명으로 인해 동료 수형자로부터 쓰레기 취급을 받는 수모를 겪었으며, 친자녀에게 아버지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이 있어 출소 후에 못다 한 아버지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받기 전에는 프로그램이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막상 프로그램을 받으면서 드는 생각은 참여자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받았더라면 이곳에 있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할 만큼 건강한 성에 대해 너무 무지했다는 것을 알았다.
긴 형기 동안 기술을 배우면 출소 후 생계는 걱정할 것이 없을 것 같아서 직업훈련을 신청하여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취득하기 힘든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성범죄자에게 허용되지 않고 있는 가석방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중졸,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산업기사를 취득했다.
연구참여자는 자신의 범죄와 같은 아동 성폭력 범죄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남 일 같지 않아 가슴을 졸이고 있으며, 출소 후 맞이하게 될 신상 공개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에 대한 두려움이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매우 크고, 앞으로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여성은 만나지 않을 것 같다고 하였다.
연구참여자 2의 수용 경험에서 나타난 주제는 24개로 나타났고 사건 당시의 경험, 구속 당시의 경험,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 다섯 가지 차원에 따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참여자 3은 일용직 노동자로 처의 외도 등으로 이혼하고 딸을 키우며 살았으며, 친딸을 지속적으로 추행하고 간음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형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을 받았다.
참여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였으나 처의 헤픈 씀씀이와 외도로 이혼 후 퇴직하고 일정한 직업 없이 건설 현장에서 단순노동을 하며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체벌한다는 명목으로 친딸을 추행하고 성폭행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러나 참여자는 성관계는 있었으나 위력 없이 피해자와 동의하에 성관계를 하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구속 후 막막함으로 아무 생각이 없이 지낸 것 같으며, 재판 과정에서는 사건이 친족 성폭력 사건이라 친척이나 지인들이 알지 못하게 하느라 주변에 재판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재판을 받으면서 내가 딸한테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를 하며 보냈으며 딸에게 용서를 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딸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형 확정 후 처음에는 자신에게 선고된 처벌에 대해 억울했지만, 점차 자신의 죄에 맞게 형을 준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수형 생활을 하면서 친한 동료 수형자에게 자신의 사건에 대해 무심코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로 인해 3개월 동안 왕따를 당하는 경험 후에는 자신의 사건에 대해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피해자인 딸과는 연락이 되지 않지만, 용서를 꼭 받고 싶고 딸이 안 본다고 하여도 도와주며 살고 싶어서 힘든 수형생활을 버티고 있다고 하였다.
출소 후에 기회가 되면 피해자인 딸에게 사과하고 싶고, 아버지로서 뭔가 도움을 싶어서 직업훈련을 통해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였고, 현재 다른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또 다른 분야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최근 조두순에 관련된 여러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 참여자도 출소하면 저렇게 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했으며, 출소 후엔 성범죄 전과자로서 도시에 살 자신이 없어 인적이 드문 시골에 살면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이곳에서 배운 기술로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이성(異姓)은 은연중에 많이 생각은 하지만 만나기가 두렵다고 하였다.
연구참여자 3의 수용 경험에서 나타난 주제는 16개로 나타났고 사건 당시의 경험, 구속 당시의 경험,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 다섯 가지 차원에 따라 표로 제시하면 [표 4]와 같다.
연구참여자 4는 10여 년간 다녔던 직장을 퇴사 후 건축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며 지병으로 오랫동안 투병 중인 처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충당하며 힘든 생활을 하였으며, 처가 지병으로 입원 치료하는 동안 친딸을 성추행 및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어, 12년의 징역형 외에 10년간 신상 공개 및 고지,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전자장치 부착 기간 중 피해자 접근금지,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의 준수사항이 있다.
연구참여자는 자신의 사건이 순간순간 마귀가 역사를 한 것 같다며 도무지 자신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으며, 자신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참여자가 이 사건으로 체포되고 구속되자 참여자의 아버지는 자식이 저지른 죄가 너무나 부끄러워 아들이 행방불명되었다고 거짓말을 하여 다른 가족이나 지인들은 연구참여자의 구속 사실을 모른다고 하였다.
연구참여자는 기소될 때부터 자신의 범행 전부를 인정하고 후회하였으며, 그 당시 강박증과 정신분열증 척도가 높아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으며, 재판 기간 내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였다.
형 확정 후에도 갑자기 환청이 들리고 소리를 지르고 싶고 잠을 잘 수 없는 경험을 하였으며, 참여자의 죄명이 다른 수형자에 의해 알려진 후 멸시와 괴롭힘을 당했다. 그러한 경험 이후 누군가 거실 입구에 비치된 표찰을 볼까 항상 두려워하고, 다른 수형자와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의기소침한 생활을 하였다. 그러한 생활 중 받게 된 인성교육에서는 교육 시간에 편하게 얘기도 할 수 있었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은 교육이라 생각했으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피해자의 괴로움을 알게 되었다.
구속된 후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가끔씩 전화하는 것 이외 다른 가족이나 지인들과는 연락이 없었고, 처와 자녀는 보호시설에 입소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최근에 연락이 닿은 여동생이 접견을 와서 기뻤으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고 앞으로의 생활하는 데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하였다. 출소 후 살아갈 준비하기 위해 직업훈련을 신청하여 부지런히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직업훈련으로 기능사를 취득하였고 지금은 산업기사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출소 후에는 연구참여자의 수입으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아동 성폭력 전과자로서 받게 될 많은 제약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으로 제대로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 근심과 염려를 많이 하고 있다.
연구참여자 4의 수용 경험에서 나타난 주제는 23개로 나타났고 사건 당시의 경험, 구속 당시의 경험,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 다섯 가지 차원에 따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연구참여자 5는 일용직 노동자로 채팅앱을 통해 알게 된 아동을 강간하고 강간하는 동영상을 촬영·소지하였고, 그 영상을 강요·협박의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어 8년의 징역형과 12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10년간 정보통신망 이용 공개 및 고지 명령을 받았다.
연구참여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를 따라 일용직 노동을 하였고, 군 입대를 하였으나 경도 정신지체장애 등의 사유로 의가사 제대를 했다. 참여자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싶지만, 기록이 남을까 친구의 약을 먹으면서 버티는 생활을 했다.
연구참여자는 피해 아동과 채팅을 했는데, 채팅했던 아동이 보내준 아동과 청소년이 등장하는 영상과 사진을 빌미로 협박하여 만났으며, 만나서 그 영상과 사진을 지우고 다시는 안 만났다고 하였다. 반면, 연구참여자는 피해 아동이 통화 중에 심한 욕을 하여 복수하고 싶은 마음에 사건을 저질렀다고 하기도 하였다는 진술에 일관성이 부족하였다.
수사 과정에서 참여자가 피해자와는 카톡을 통해 영상과 사진을 받은 적은 있으나 성폭력은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면서 수사관에게 피해 아동의 카톡 기록을 뽑아보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하였지만, 수사관이 아동 성폭력 가해자는 그런 게 필요가 없다고 하며 아동 성폭행범으로 몰아쳤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참여자가 변호사에게 그런 억울했던 사실을 말했는데 변호사가 잘 알아서 해준다고 걱정하지 말고 믿으라고 해서 믿었는데, 참여자의 주장은 전혀 재판에 반영되지 않았고 재판에서 중형을 받았다. 그래서 하지도 않은 성폭력을 신고한 피해자에게 복수도 하고 싶었고 변호사를 원망도 많이 했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접견 올 때마다 눈물이 나서 울었다고 하였다.
형 확정 후 조카를 생각하며 피해자와 변호사에 대한 원망을 억지로 삭히고, 참여자에게 내려진 처벌을 감내하면서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형 확정 후에는 울고 싶어도 부모님이 걱정할까 염려되어 다리를 꼬집어 가면서 울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였다.
수용 생활을 하는 동안 같은 거실의 다른 수형자가 함부로 참여자의 판결문을 뒤져서 읽어보게 되어, 참여자가 죄명이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인 것이 밝혀져서 거실의 다른 수형자에게 사람 취급을 받지 못하는 대우를 받았었고 심지어 혼자서 밥을 먹게 하거나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괴롭힘을 당하였다. 그리고 다른 수용자에게 만만하게 보여서인지 폭행이나 모욕의 피해자가 여러 번 되는 경험을 하였다. 그렇지만 참여자는 힘들어도 부모님에게는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부모님에게는 항상 걱정거리인 것 같다고 하였다.
출소 후 삶을 위해 직업훈련을 신청하여 기능사를 취득했으며, 출소 후엔 직업훈련을 통해 배운 것을 토대로 가게를 하는 게 꿈이라고 하였다.
연구참여자 5의 수용 경험에서 나타난 주제는 20개로 나타났고 사건 당시의 경험, 구속 당시의 경험,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 다섯 가지 차원에 따라 표로 제시하면 [표 6]과 같다.
연구참여자 6은 회사원으로 청소년기에 주거침입 강간미수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며, 성년이 된 후 아동 대상으로 2회에 걸쳐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여 성폭행하였다는 혐의로 구속되어 13년의 징역형과 10년간 정보통신망 이용 정보공개 및 고지,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기간 동안 가해자 주거지 관할 행정구역 내 아동 놀이시설 출입 금지, 피해자 접근금지, 보호관찰소에서 실시하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20시간 이수의 준수사항을 부과받았다.
연구참여자는 미혼으로 대학 전공 관련 회사에 취직하여 사회생활을 하였으나 회사 사정으로 실직을 하게 된 상황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재판이 끝나고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하고 나서 사건 발생의 원인을 연구참여자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홀로 삭힌 초등학교 시절에 당했던 따돌림의 상처 때문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것은 그 당시 연구참여자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던 여자 동급생들의 눈빛이다. 연구참여자는 심리적으로 막다른 길에 몰리면 분노를 표출하는 돌파구로서 아동 대상 성폭력을 했던 것 같다고 생각하였다. 구속되고 나서는 연구참여자는 왜 남에게 피해를 주고 죽으려고 했던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책하였으며, 그 당시에는 정신이 없었고 코너에 몰려있었던 같다고 하였다.
재판 과정에서는 구속되고 나서 경황이 없어 자신의 주장을 뚜렷이 얘기하지 못했으며, 감형을 위하여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했는데 피해자 측에서 완강하게 거부를 하여 합의를 하지 못했다.
형 확정 후에 연구참여자는 징역형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처벌로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고, 수용 생활을 하면서 왜 자신이 이런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한 노력으로 자신이 어렸을 때 해소하지 못한 상처가 있고, 부모님과 대화를 하지 못하는 간극이 있음을 알아차렸다. 그래서 수용 생활을 하면서 부모님과의 대화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여 예전보다는 대화도 많아졌으며,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힘든 수용 생활을 버틸 수 있는 것은 부모님과 여동생 등 가족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연구참여자는 자신의 죄명이 다른 수형자가 수군거리는 부끄러운 죄명이고, 조두순과 같이 자신도 나쁜 놈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런 자신을 지지해 주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잘 살아가려고 노력을 하고 있으며, 출소 후의 삶을 위해 직업훈련을 신청하여 각종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였으며, 지금은 산업기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연구참여자는 출소 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조두순의 모습에서 자신의 암담한 미래를 보았으며, 지금 참여자가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취득해도 ‘아동 성폭력 전과자’가 취업이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신상 공개로 인해 부모님과 같이 살 수 없을 것 같고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오랜 기간 부착하고 지내야 하는 미래가 두렵기만 하다.
연구참여자 6의 수용 경험에서 나타난 주제는 25개로 나타났고 사건 당시의 경험, 구속 당시의 경험, 재판 과정에서의 경험, 교정시설에서의 경험, 출소 후 삶에 대한 생각 다섯 가지 차원에 따라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사례 내 분석 결과를 사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내 분석을 통하여 교정시설 아동 대상 성폭력 가해자의 경험을 분석한 결과 공통점은 첫째, 아동 성폭력이 사건화된 계기가 아동기의 피해자에 의한 것이 아닌 주변 성인들의 도움으로 드러났거나, 피해자가 청년기가 되어 주변의 조력으로 발각되었다.
둘째, 연구참여자 모두 교정시설에 구속 전력이 없었으며 구속으로 인한 사회격리로 불안과 초조한 시간을 보냈으며, 평균 341일 동안 미결 생활을 하였으며 그동안 재판 관련 생각을 대부분 하며, 특별한 활동 없이 수용 거실 내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셋째, 연구참여자들의 교정시설 구금 기간 동안 지지 자원이 그들의 범죄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가까운 가족으로 한정되었다.
한편 차이점은 피해 대상이 친족이냐 타인이냐에 따라 자신의 범죄에 대한 죄책감이나 구금 생활 중 고립의 정도가 달랐으며, 연구참여자들의 힘든 수용 생활에서의 가족의 역할과 의미도 달랐다. 더 나아가 피해자에 대한 생각이나 감정도 달랐다.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