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준섭 문화칼럼니스트
심혈관 질환은 심장과 주요 동맥 및 혈관에 발생하는 병으로, 교정공무원처럼 업무 특성상 생체리듬이 불규칙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부터 살펴볼 관련 지식을 잘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심혈관 질환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은 2019년 890만 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세계 사망 원인 1위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암에 이어 사망 원인 2위로 손꼽힌다. 이렇듯 무서운 심혈관 질환의 출발점에는 고혈압·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죽상동맥경화증(동맥경화증) 등 전조 질환이 존재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으므로 혈압을 측정해 보기 전까지는 확인되지 않으며, 진단받더라도 직접적인 신체 증상이 없어 치료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장기적으로 계속되면 심부전·심근경색·부정맥·뇌출혈 등의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이유로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고혈압 관리 및 예방을 위해서는 정상 체중 유지·규칙적인 운동·금연·금주·소금 섭취 제한·저지방 식사 등이 권장되며, 일단 발병하면 평생 추적 관리해야 하므로 꾸준히 치료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해 환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이상지질혈증도 심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이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 중 하나라도 정상 수치보다 많은 상태를 의미한다.
한편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에 죽과 같은 혈전이 붙음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관 안쪽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염증을 일으키고,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기도 한다. 이상지질혈증·고혈압·당뇨·흡연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발생하기 쉬운 질환이며, 심혈관 질환의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상지질혈증과 죽상동맥경화증에 의해 혈관 지름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다양한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의 내부 지름이 좁아져 심장 근육에 필요한 만큼의 혈액이 공급되지 않는 질환으로, 대개 운동할 때처럼 심장이 많은 영양분과 산소를 필요로 할 때 좁아진 혈관으로 이들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심장 기능 이상이 발생한다. 가슴이 조여 오는 듯한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근경색증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관상동맥 벽에 눌어붙어 있던 기름 찌꺼기가 혈액과 만나면서 형성되는 혈전이 심장과 연결된 혈관을 틀어막는 것이다. 주로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성인병 환자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급성 심근경색증을 겪는 젊은 층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심장을 움직이는 전기 신호에 이상이 생기거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하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이 이어지는데,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심근경색·고혈압 등의 심혈관 질환, 담배·술·카페인·비만·수면무호흡증 등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심장 능력 저하에 의한 호흡 곤란·현기증·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심장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려면 자신의 몸 상태에 세심하게 귀 기울여야 한다. 먼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의 과잉을 불러오는 비만을 없애야 하는데, 배가 나왔거나 턱살이 이중으로 접힌다면 체중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운동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를 높여주며, 스트레스에 의한 혈압 상승도 막는 매우 좋은 활동이다. 하루 30분, 주 3~4회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
과도한 나트륨 섭취도 지양해야 한다. 소금을 적게 먹는 것만으로도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위험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된 등 푸른 생선을 즐기고 술을 줄이는 것도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담배는 혈압을 높이고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끊을 것을 권한다.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다면 미세먼지가 심혈관 질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외출할 때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혈압을 높일 수 있는 사우나는 가능한 자제하자. 이러한 노력과 함께 전문의에 의한 진료와 꾸준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심혈관 질환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