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
눈에 보이는 상처는 치료하기 쉽지만, 마음의 상처는 찾기 어려울뿐더러 치유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기도 하고, 판단력을 흐트러트리기도 한다. 이는 수용자도 마찬가지. 진주교도소 심리치료과는 정신질환을 가진 수용자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함으로써 그들이 기나긴 방황을 끝내고 새로운 희망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인도한다.
진주교도소는 정신질환 수용자 집중치료 교정시설로, 전국의 중증 정신질환 수용자 중 상당수가 이곳으로 이감돼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각 소로 복귀한다. 이런 이유로 교정시설로서는 드물게 심리치료과를 갖추고 있으며, 1991년부터 30년 넘게 뛰어난 전문성을 발휘해 중증 정신질환 수용자가 정상적인 수용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하장호 과장이 심리치료과에 대해 보다 상세한 설명을 보탰다.
“심리치료과는 크게 심리치료팀, 전문상담팀, 운영지원팀으로 나뉩니다. 심리치료팀은 성폭력·마약·알코올·규율위반·가정폭력·스토킹 등을 일으킨 수용자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수용자의 전문적인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전문상담팀은 상담을 통해 증상을 조기에 파악해서 정신질환을 예방하거나 중증으로 발전하는 상황을 막는 역할을 담당합니다. 아울러 교정공무원들의 정신건강 관리도 맡고 있죠. 마지막으로 운영지원팀은 심리치료과의 활동을 뒷받침하는 제반 업무를 수행합니다.”
2010년 전국 최초로 정신질환 수용자 대상 통합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정신재활센터를 개소한 진주교도소는 대표적 심리치료 과정인 마음치료 프로그램, 아버지학교 등을 13년째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용 생활, 환소 및 출소 후 재발 방지에 기여하고 있다. 지금껏 2,500명에 이르는 수용자가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수,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심리치료과는 부서 특성상 심리치료·상담 분야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그러다 보니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거나 전문적인 교과과정을 이수한 교정공무원이 심리치료과에 많이 들어오는데, 심리치료과에 지원하기 위해 바쁜 와중에 관련 공부를 한 직원들도 상당수다. 심리치료과 직원들의 남다른 사명감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11명의 부서원 중 8명이 청소년상담사·임상심리사·정신전문간호사 등의 국가자격과 범죄심리사·중독심리사 등 민간자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범죄심리전공 박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작년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주관한 마약류재활강사에 5명이, 법무부 사회복귀과에서 시행한 제1회 교정교육전문강사에 3명이 합격했죠. 올해 들어서는 직원 2명이 범죄심리사 교육을 이수한 뒤 자격 수련에 돌입했습니다. 중증 정신질환자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치료하기 위해 모든 부서원이 전문 분야에 깊이 파고들고 있는데요. 이러한 노력과 열정이 심리치료과를 이끄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라고 자부합니다.”
직원들이 자기 계발을 통해 얻은 전문성은 외부와 대면 교류가 끊기다시피 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빛났다. 외부 강사가 교도소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자 내부적으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이수 명령을 집행,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더불어 작년에도 1,734건의 상담을 진행함으로써 수용자 정신건강 관리에 크게 기여했다.
아무리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도 중증 정신질환 수용자를 상대하고 치료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심리치료과 직원들은 “신기하게도 힘들 때마다 치료받은 수용자들이 힘을 준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직원과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상담가의 꿈을 갖게 됐다는 수용자, 더 이상 말썽 피우지 않고 수용 생활에 충실하게 임하겠다고 다짐하는 수용자, 출소 후 사회 복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동시에 우울증을 떨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수용자 등 많은 이들이 전한 감사 덕분에 힘든 순간순간을 이겨 낼 수 있었다는 것. 정신질환 수용자를 위한 진심 어린 치료와 상담이 직원들의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힘으로 돌아온 셈이다.
심리치료과는 일선에서 교정질서 확립과 교정교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교정공무원들의 정신건강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개별 상담과 치료, 직무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교정공무원들의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감을 줄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에는 보안청사 2층에 직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심신 안정실을 설치·운영할 예정이다.
“수용자 교정교화가 효과적으로 이뤄지려면 교정공무원의 정신건강도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동료들의 심적 어려움을 챙기는 동시에 용기와 희망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더불어 이번에 월간 <교정>을 통해 받은 선물들을 통해 우리 과 직원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도 잘 챙겨서 활기찬 교도소를 만들어 나가는 데 더욱 힘쓰겠습니다!”
“우리는 수용자들 중에서도 어둠이 짙은 수용자들을 주로 상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칫 우리마저 정신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는데요.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 이를테면 취미생활 등을 발견하고 실천한다면 우리의 정신건강을 지키면서 수용자의 정신건강도 좋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것입니다. 수용자들을 위해, 먼저 우리부터 정신건강을 잘 챙깁시다!”
심리치료과 하장호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