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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Febuary + Vol.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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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여성수형자에 대한
국내 교정정책 개선방향

심혜인

영산대학교 경찰행정학부 교수

교도소의 과밀수용 및 개별처우 개선에 관한 문제 제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나 남성수형자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여성수형자의 과밀화 문제와 개별처우, 재사회화를 위한 교육 등 교정정책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여자교도소와 관련해 2008년 KBS2 ‘다큐멘터리 3일’의 청주여자교도소 편을 통해 여성수형자의 개개인의 삶을 조명하기도 하였고 1997년 청주여자교도소에서 창단한 ‘하모니 합창단’을 모티브로 한 영화 ‘하모니’가 2010년에 개봉해 300만 명 이상의 관객 수로 흥행하면서 여자교도소와 여자수형자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생겼지만 안타깝게도 이후 지속되지는 않았다.

여성수형자 지난 10년간 매년 증가

법무부의 ‘2022 교정통계연보’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여성수형자는 2436명으로 전체 수형자의 7.1%였으며 10년 전 2012년 전체 수형자의 5.0%(1571명)가 여성수형자였던 것과 비교하였을 때 55.1% 증가한 수치를 볼 수 있다.지난 35년간 여자범죄자에 대한 교정 개별처우가 어려웠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여자수형자의 재복역율, 연령, 죄명의 변화이다. 지난 10년간 여성수형자의 평균 재복역율은 11.2%였다. 10년 전에 비해 2021년 여자수형자는 20대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며 다음으로 60대 이상의 여자수형자의 비율이 증가하였다. 죄명별 여자수형자의 가장 큰 변화는 마약류 여성수형자의 증가로 2012년 45명에서 2021년 170명으로 약 3배 가까운 증가수준을 보였다.
2015년에 진행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재범방지를 위한 교정보호의 선진화 방안 연구(III)’에서 「UN 여성수용자 처우와 여성범죄자 사회내처우에 관한 규칙」의 내용을 기준으로 국내법규와 교정 실제 현장 이행실태 점검 결과가 최근까지의 여성수형자 교정 운영 실제와 큰 차이가 없어 여성수형자의 교정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해 주고 있다.

여성수형자 교정처우 개선 필요

국내 여성 전용 교도소는 1989년에 설립된 청주여자교도소가 유일하다. 평균적으로 약 750명의 청주여자교도소 수용인원을 고려할 때 미결수를 포함한 여성수용자 4043명의 18.6%만이 청주여자교도소에 수용되어 있으며 나머지 81.4%의 여성수용자는 전국 교도소 및 구치소에 분산 수용되어 온 것이다.
외국인 여성수용자도 청주여자교도소에 수용되는데 외국인 여성수형자는 2012년 35명에서 2021년 111명으로 증가하였고 여성미결수용자는 2012년 28명에서 2021년 139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처럼 청주여자교도소의 수용에 대한 부담은 해마다 가중되고 있다.
전국의 7개 여성전용형무소를 마련하여 구치소를 제외하고는 남녀수형자를 수용하는 시설을 각각 마련한 일본과 비교하였을 때 국내 여자교도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청주여자교도소의 시설점검 및 여자교도소의 추가 신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준공 경과 연수가 30년 이상 된 노후화된 교정시설이 52.8%(28개소)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2003년에 준공된 청주여자교도소는 경과 연수가 20년이 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덜 노후화된 시설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학교건물의 준공연수가 20년이 되면 건물 노후화의 시작점으로 보고 각종 교내 시설의 개보수를 시작하기에 청주여자교도소도 시설의 점검과 개보수가 필요한 시점에 도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수용자와 교정직원 등 1000여 명이 넘는 코로나 19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동부구치로의 사례를 통해 교정시설에도 교정시설 설계 단계에서부터 감염병 예방 대책이 적용된 교정시설을 지어야 할 필요가 있다.
여성수형자는 성별의 차이로 인해 임신, 출산, 양육 등 특수한 욕구와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현재 남성수형자들이 누리는 모든 권리와 서비스를 동일하게 적용받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여성수형자는 교정시설 배치 및 이송 시 주거지와 멀리 떨어져 수용되는 경우가 많아 가족과의 관계나 자녀와의 만남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수용기간 동안 심리적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출소 후 가족관계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리고 직업훈련 등의 여성수형자의 교정의 지원과 훈련 프로그램의 개선도 진행되어야 한다.
여자교도소의 추가 신설은 필수불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화성여자교도소 설립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교정기관 유치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많이 변화하여 교정시설 신축의 어려움이 과거보다는 나아지기는 하였다고는 하더라도 주민설명회 등 지역주민과의 의견 수렴 및 소통, 사전협의 등이 부재했던 화성여자교도소 추진과정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고유한 영역과 관련된 이해를 반영한 여성수형자에 대한 전략과 정책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은 여자교도소의 추가 신설이다. 따라서 늦었지만 지역주민과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여성수형자의 과밀화 및 교정처우 개선을 위한 화성여자교도소의 설립을 시작으로 여자수형자의 교정처우에 대한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