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강진우 사진 홍승진
청주교도소에 들어서자 냉기 가득했던 한겨울이 마법을 부린 듯 한결 훈훈해졌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안팎을 둘러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곳이 바깥보다 따뜻하게 느껴진 이유를 실감할 수 있었다. 기분 좋은 사람 냄새가 교정공무원과 수용자, 그리고 청주교도소를 오가는 이들을 포근하게 감싸 안고 있었던 것이다.
청주교도소는 그야말로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다. 1908년 11월 20일 공주감옥 청주분감으로 처음 문을 연 뒤 1946년 청주형무소 승격, 1961년 청주교도소 개칭, 1979년 현 위치 신축 이전 등 크고 작은 일을 두루 거치며 지금껏 수용자 법 집행과 교정교화라는 교정시설 본연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 그래서인지 청주교도소 곳곳에는 오래 묵힌 씨간장 같은 깊고 진한 사람 냄새가 가득 배어 있다.
그 안에 속해 있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청주교도소 특유의 온정 넘치는 교정교화는 출소 후 삶에 대한 수용자들의 열정과 노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청주교도소는 법무부 제12공공직업훈련소를 운영하는데, 매년 270여 명의 수용자가 자동차 정비·타일·도배·컴퓨터 응용기계 등 14개 훈련공과에서 직업훈련을 받는다. 훈련 기간 동안 직업훈련교사들은 한 명 한 명이 수제자라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해 수용자들을 가르치고, 청주교도소는 수용자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 작업 현장을 고려해 마련된 교육 프로그램과 실습장, 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열띤 직업훈련은 매년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수용자 2명이 대기업 직원조차 줄줄이 떨어진 기계가공기능장에 이름을 올렸고, 총 174명이 각종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지방·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9명이 입상에 성공했다. 수용자의 건전한 사회 복귀를 위한 청주교도소 직원들의 간절한 바람과 굵은 땀방울이 만들어 낸 값진 결실이다.
아무리 교정시설이 훌륭하게 갖춰져 있더라도 그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교정교화를 이루기 힘들다. 이를 잘 알고 있기에 청주교도소는 업무 및 복지 환경에도 편안한 사람 냄새가 밸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청주교도소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힘을 합쳐 민원실 옆에 마련한 ‘동행카페’는 수용자 가족 상담을 위한 공간인 동시에 직원들을 위한 아늑한 휴식 공간이다. 전문가용 커피머신으로 내린 향긋한 커피에 소소한 담소를 곁들이는 직원들의 화기애애한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동행카페 오른편에 자리 잡은 풋살장 겸 족구장과 테니스장에서도 직원들을 생각하는 청주교도소의 마음이 물씬 느껴진다. 풋살장에는 사시사철 푸르른 인조잔디가, 테니스장에는 푹신한 카펫 코트가 빈틈없이 깔려 있어 언제든 쾌적한 환경에서 마음껏 땀을 흘릴 수 있다.
지난해 말 대체복무요원을 위해 리모델링한 청심관의 지하 1층에는 유도장이 설치됐는데, 이달부터는 청주교도소 유도동호회의 주관으로 청주교도소와 청주여자교도소 직원 및 가족을 위한 ‘교도관 가족과 함께하는 유도교실’도 열린다. 대체복무요원들과 함께 사용할 체력단련장에도 최신 운동기구가 가득 마련돼 있었다.
한편, 청주교도소 직원들은 유연근무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유연근무제를 활용한 직원은 전체의 40%에 이르며 그 수치도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시종일관 피어 있는 청주교도소 직원들의 행복한 웃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청주교도소는 이곳 특유의 뜨끈한 온정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는 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매년 시행하는 ‘위드클린캠페인’이 대표적이다. 청주교도소는 매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청렴표어공모전을 개최하고 수상작은 어깨띠로 제작해 메고 다니며 공직자의 청렴 의무를 널리 알리는 동시에 쓰레기 줍기·위험 시설물 점검 등 지역사회 대상 봉사활동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