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주희 사진 이정도
최근 첫 방송된 SBS 공익 예능 프로그램 ‘관계자 외 출입금지’를 통해 베일에 가려져 있던 교정교화 현장이 공개됐다. 교정시설과 교정공무원을 둘러싼 진솔하고도 생생한 이야기가 오고 간 촬영 현장을 찾아가 보자.
철저한 보안을 지키며 외부와 차단된 채 국가의 의무를 수행하는 곳. 국민이 행복한 안전한 사회 조성을 목표로 뒤에서 묵묵히 고군분투하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SBS ‘관계자 외 출입금지’는 공익 수행 기관을 소개함으로써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만들어진 예능 프로그램이다. 가수 김종국과 개그맨 양세형, 배우 이이경이 진행자로 나서는 가운데 교양 요소와 예능 요소를 적절히 엮으며 공익 수행의 가치와 의미를 되새긴다.
1월 5일 첫 방송된 1회에서는 교정시설과 교도관을 주제로 생생한 현장과 다채로운 사연을 조명해 주목받았다. 이날 방영분은 지난해 연말 서울남부구치소와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촬영한 영상으로 수용 질서 확립에 힘을 쏟는 교정공무원을 만나고 교정시설 내 다양한 부서를 소개했다. 교도관들의 숨은 노력과 열정을 소개한 장면들은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촬영은 서울남부구치소에서 먼저 진행됐다. 방송이나 영화 등 미디어에서만 봤던 교정시설을 처음 접한 출연자들은 수용자가 돼 입소 체험을 했다. 이들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법한 질문을 이어가며 교정시설에 대해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편견과 선입견을 하나하나 거둘 수 있었다.
이어서 서울남부교도소로 자리를 옮겨 녹화를 계속했다. 심리치료센터, 의료과, 수용동, 중앙통제실 등 다양한 부서와 시설을 방문해 교정공무원의 개인적 사연과 업무 고충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출연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교정교화라는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업에 임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다. 때로는 현장의 목소리에 깊이 공감하고, 때로는 재치와 유머를 더하며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특히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는 대화에서는 사뭇 진지한 태도로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촬영을 진행하는 동안 수십 명에 달하는 스태프들은 교정공무원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심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촬영이 끝날 즈음에는 수용자의 교정교화와 성공적 재사회화라는 막중한 역할을 부여받고 헌신하는 이들을 위한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묵묵히 나아가는 교정공무원들의 이야기는 2회 분량으로 계획돼 한차례 더 방송될 예정이다.
“정년퇴임 전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서울남부구치소 출정과 교감 임춘만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데, 인상 깊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TV 출연이라고 생각하니 긴장도 했고, 모든 게 생소하게만 다가왔죠. 많은 국민에게 교정 업무를 잘 알리고 싶은 마음으로 녹화에 참여했습니다. 머릿속에 생각했던 말을 전부 하지 못해 아쉬움도 있지만 뜻깊은 시간으로 남았습니다.
우여곡절 없이 무난하게 여기까지 온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동안 힘이 돼준 선후배의 소중함도 새삼 실감했죠. 또한 교정공무원의 역할과 사명감에 대해서도 되짚는 시간이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속 모습과는 달리 교정시설은 매우 철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용자 인권이 신장된 데 비해 아직 교정공무원들의 인권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송으로 교정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교정공무원은 법무부의 마무리 투수입니다!”
서울남부구치소 분류심사과 교위 김환준
제 인생에 있어서도, 교정공무원으로서도 즐겁고 의미 깊은 경험이었습니다. 스태프와 출연자들이 호응을 잘해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녹화에 참여했습니다. 프로그램 성격상 예능적 요소를 더해 이야기를 했는데, 이를 감안하고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촬영 전 작가와의 인터뷰로 직업과 그에 따르는 사명감에 대해 곱씹을 수 있었습니다. 교정공무원은 법무부의 마무리 투수라고 생각합니다. 수용자들이 출소할 때까지 교정교화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을 다시 확인하게 됐습니다.
교정시설은 하나의 작은 사회이며 교정공무원은 경찰관과 같은 존재입니다. 법과 원리원칙에 의해 수용자들을 24시간 관리·감독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방송을 통해 교정시설과 교정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길 바랍니다.
“진정성 있게 전달하고자 했어요.”
서울남부교도소 보안과 교감 천성덕
주변 동료들의 추천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교정공무원으로 근무해온 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해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최대한 진솔하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 촬영을 앞두고 30여 년의 세월을 돌아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가족-조직-국가의 안전과 행복으로 이어지는 근간을 지탱하는 역할이 교정공무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 아내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옷도 많지만 그중 제일은 교정공무원복’이라고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방송에서도 우리의 역할이 잘 조명되길 바랍니다.
방송을 통해 많은 분들 앞에 선 것은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교정시설이 매우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된다는 점이 부각돼 많은 분들이 알게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교정공무원 생활을 잘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교정공무원의 참 역할을 되새깁니다.”
서울남부교도소 기동순찰팀 교위 오주남
사전 인터뷰를 통해 지난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20여 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양한 직무를 수행하며 교정공무원으로서 잘하고 있나, 스스로 되묻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시청자에게 교정공무원의 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했습니다.
교정공무원은 최일선에서 수용자의 손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정교화에 충실해 수용자의 재범 우려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역할이죠. 하루하루 사회와 단절된 이에게 손을 내밀어줌으로써 재범 발생 확률을 99%, 98%, 97%로 낮추겠다는 다짐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긴장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준비한 이야기를 다하지 못해서 아쉽기도 하지만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어요. 무엇보다 예상치 못한 이벤트로 깜짝 놀랐고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방송에 나가는 건 교도관 이야기의 1/10 정도 되겠지만 교정공무원이 묵묵히 노력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