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교도관이라는 제 일에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교도소에서 근무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끼고 성실히 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의지가 강한 저지만 성격이 내성적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한계가 느껴져서 고민입니다. 교도소의 특성상 수시로 수용자가 새로 들어오는데 새로운 수용자와의 관계 형성이 매번 너무나 어렵고 익숙해지지 않는게 저의 문제입니다. 어느 정도 관계가 형성돼야 수용자의 교정교화에도 탄력을 받거든요. 새 수용자를 파악하는데 동료들에 비해 시간이 좀 더 걸리고 그게 일의 효율을 떨어트린다고 생각됩니다. 몇 년 째 이런 생각이 계속 되니 이 일을 계속 해도 되는지 고민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가 외향적인 성격이라면 이런 고민이 없을 것 같은데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From. 잘 할 수 있다
잘 할 수 있다 님께
안녕하세요, ‘잘 할 수 있다’님. 반갑습니다. 보내주신 글을 읽으며, 그 안에 담긴 고민을 3단계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❶ 직업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더 잘하고 싶다.
❷ 그런데 내성적이라 힘들다.
❸ 때려치워야 할까?
❷ 그런데 내성적이라 힘들다.
❸ 때려치워야 할까?
이 1, 2, 3은 선생님이 종사하는 직업군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생각입니다.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조직에 속하며, 어떤 거래처를 만나든 이런 생각은 수시로 듭니다. 나는 교사인데 내성적이라 아이들과 친해지는 게 어려워, 나는 영업직인데 내성적이라 넉살 좋게 들이대질 못하겠어, 나는 디자이너인데 내성적이라 클라이언트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게 힘들어… 뭐 이런 식으로요. 끝도 없죠. 왠지 자신이 조직 내의 민폐가 된 것 같아 괴롭고, 맞는 자리가 아닌 것 같아 외롭습니다.
저는 프리랜서입니다. 먹고 살기 위해 다양한 일을 합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사람 상대하는 게 힘드니 자기네들도 프리랜서가 되고 싶다고요. 그때마다 저는,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란 A부터 Z까지, ㄱ부터 ㅎ까지 몽땅 사람과 얽혀있지 않은 게 없거든요. 프리랜서는 1인 기업이라, 영업과 마케팅, 홍보, 기획, 실무, 그리고 제일 중요한 수금까지 혼자 다 해야 합니다. 돌겠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22년째 하고 있는 저는… 과연 인간관계가 아주 좋고 엄청나게 적극적이며 외향적인 사람일까요? 아마도 저와 일로 만난 사람들은 그렇다고 할 거고, 저를 사석에서 오래 본 친구들은 고개를 저을 겁니다.
저는 내향적이고, 혼자 있는걸 좋아하며, 사람을 상대하는 걸 몹시 힘들어합니다. 일 미팅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방바닥에 스르륵 주저앉아 으어어, 하고 앓는 소리를 냅니다. 그렇지만, 그냥 합니다. 왜? 이건 일이니까요. 그리고 일과 저는 하나가 아니니까요. 프로페셔널 모드의 저는 치아를 드러내고 환히 웃으며 악수하고, 회의하고, 논쟁하고, 일을 해치웁니다. 그리고 저만의 공간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엔 마치 핸드폰을 충전하듯 제 안의 에너지를 다시 채웁니다. 일은 일일 뿐입니다. 의욕이 마구 넘칠 땐, 나도 모르게 내 일에 나를 너무 담게 됩니다. 잘 풀릴 때는 괜찮아요. 이야, 일이 잘되니까 내 인생이 성공한 것 같아! 하지만 반대로, 일이 안 풀리면 인생이 꼬인 것 같고, 실패한 것 같습니다. 단지 일을 좀 못한 것뿐인데 내가 그렇게 별로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상처받습니다.
일이 끝나면 퇴근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무실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게 퇴근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스위치를 눌러, 일 모드에서 퇴근 모드로 바꿔야 합니다. 오늘 제대로 말아먹었더라도, 일단 근무는 끝났습니다. 산책을, 운동을, 좋아하는 미디어 시청을… 뭐가 되었든 퇴근 후의 시간을 즐길 때입니다. 그나저나, ‘인싸’니 ‘아싸’니 하는 용어 말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자기 입으로 자기가 인싸라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습니다. 제 눈엔 세상에 둘도 없는 인싸 같은데도 물어보면 하나같이 아싸라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면 군중 속의 고독을 즐기는 상처투성이 외톨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밝아 보이기 위해 꽤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얘기겠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선생님도 그러시겠죠. 함께 힘내요.
저는 내향적이고, 혼자 있는걸 좋아하며, 사람을 상대하는 걸 몹시 힘들어합니다. 일 미팅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방바닥에 스르륵 주저앉아 으어어, 하고 앓는 소리를 냅니다. 그렇지만, 그냥 합니다. 왜? 이건 일이니까요. 그리고 일과 저는 하나가 아니니까요. 프로페셔널 모드의 저는 치아를 드러내고 환히 웃으며 악수하고, 회의하고, 논쟁하고, 일을 해치웁니다. 그리고 저만의 공간에서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엔 마치 핸드폰을 충전하듯 제 안의 에너지를 다시 채웁니다. 일은 일일 뿐입니다. 의욕이 마구 넘칠 땐, 나도 모르게 내 일에 나를 너무 담게 됩니다. 잘 풀릴 때는 괜찮아요. 이야, 일이 잘되니까 내 인생이 성공한 것 같아! 하지만 반대로, 일이 안 풀리면 인생이 꼬인 것 같고, 실패한 것 같습니다. 단지 일을 좀 못한 것뿐인데 내가 그렇게 별로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상처받습니다.
일이 끝나면 퇴근을 해야 합니다. 단순히 사무실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게 퇴근은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스위치를 눌러, 일 모드에서 퇴근 모드로 바꿔야 합니다. 오늘 제대로 말아먹었더라도, 일단 근무는 끝났습니다. 산책을, 운동을, 좋아하는 미디어 시청을… 뭐가 되었든 퇴근 후의 시간을 즐길 때입니다. 그나저나, ‘인싸’니 ‘아싸’니 하는 용어 말이에요. 저는 지금까지 자기 입으로 자기가 인싸라는 사람을 한 명도 못 봤습니다. 제 눈엔 세상에 둘도 없는 인싸 같은데도 물어보면 하나같이 아싸라고 하더라고요. 알고 보면 군중 속의 고독을 즐기는 상처투성이 외톨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밝아 보이기 위해 꽤 많은 에너지를 쓴다는 얘기겠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선생님도 그러시겠죠. 함께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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