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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장을 합니다

“잎사귀 사이로 보드라운 햇살이 비친다. 나는 감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싱그러운 바람을 느끼고 있다.
그리고 나의 옆엔 사랑하는 엄마가 있다….” 누구나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고 행복한 기억이 있다.
나의 기억은 이것이다. 여섯 살 계집아이에겐 모든 것이 완벽했던 순간이다.
그러나 어른이 된 후로도 오랫동안 그 시절을 떠올리면 가슴 한구석이 저릿함을 느껴야 했다.
그 통증을 감당하기 힘들어 오랫동안 꺼내놓지 못한 이야기가 있었다.
글. 광주지방교정청 교감 조진아
그 평상엔 제3의 인물이 있었다. 난 그 사람의 얼굴은 기억하지 못한다.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아 지웠을지도 모른다. 회상 속의 그는 언제나 나에게 등을 돌린 채로 앉아 있다. 그는 엄마에게 화장품을 보여주고 립스틱을 칠해주고 웃는다.
“이렇게 화장품 샘플로 화장을 해보고 사람들에게 이 화장품의 좋은 점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화장품 샘플로 화장을 해보고 사람들에게 이 화장품의 좋은 점여섯 살 계집아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말들이 오고갔다. 그리고 며칠 후부터 나의 행복한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엄마의 부재가 시작된 것이다. 엄마는 화장품 방문 판매를 시작했다. 엄마가 직장을 가지면서 지긋지긋한 가난에서도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고 처음으로 동화책 전집도 생겼지만 행복하지가 않았다.
“이렇게 화장품 샘플로 화장을 해보고 사람들에게 이 화장품의 좋은 점엄마의 부재를 감당하기엔 너무 어렸다. 엄마는 출근을 할 때마다 예쁘게 화장을 했다.
난 화장이 싫다. 화장은 곧 엄마의 부재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외로웠다. 엄마에게 화장이란, 화장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었지만 그것을 여섯 살 계집아이가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집에 돌아온 엄마는 항상 지쳐 있었고 그것이 싫었다. ‘마음나래’ 선생님을 세 번째 만나는 날,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저의 엄마는 위대하고 강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런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합니다.’ 분명 나는 이런 멋진 말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말이 튀어 나오고 말았다. 평생 누구에게도 해보지 않은 말이었다. 아니 내가 평소에 그런 생각을 마음에 담아놓고 산다는 것조차 모르고 살았다. 나는 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 두어 번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선생님은 나의 이야기에 공감해주셨다. 그 때문이었을까. 난 이미 선생님에게 마음의 빗장을 모두 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엄마 이야기를 하면서, 난 선생님 앞에서 하염없이 ‘엉엉’ 울고 말았다. 그리고 이 찬란한 유년 시절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저릿했던 이유도 알게 되었다. 외로움 때문이었다. 상담을 통해 외로움의 골이 깊어진 내 진짜 모습을 마주하게 되었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내가 생각하는 ‘나’가 아닌 것 같았다. 엄마에게 난 강하고 공부 잘하는 야무진 딸인데, 실상 저 멀찌감치에서 바라본 나는 여리고 외롭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여섯 살 어린아이의 모습이었다.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나 자신을 더욱 깊이 알아갔다. 초라하게 한쪽에 방치되어 있던 외로운 내면의 자아. 지금 그때의 엄마 나이가 되어 있는 내가 그 어린 여섯 살의 나를 감싸주었다.
엄마에게 화장이란, 화장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었지만
그것을 여섯 살 계집아이가
이해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성인인 나와 유년의 나는 화해를 시도했다. 외로움은 만져주고 보듬어주며 보살펴야 하는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는 여전히 화장품 방문판매업을 한다. 엄마집에 가는 날이면 엄마는 항상 화장품을 챙겨준다. “요것은 피부에 좋고, 젊어지고…” 하다가도 늘 마지막 말은 “파마도 하고 립스틱도 바르고 이쁘게 하고 다녀”라는 잔소리다. 그럼 난 “화장 안 해. 이런 거 필요 없어”라고 퉁명스럽게 말하곤 한다. 나에게 화장품은 없어도 되는 것이고, 없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화장품이 나의 외로움을 증폭시킨 매개체라는 걸 모른다. ‘마음나래’ 상담을 하면서, ‘엄마가 나에게 준 것은 화장품이 아니라 사랑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난 그 사랑을 싫다며 뿌리치고 있었다. 엄마는 얼마나 서운하고 무안했을까. 엄마의 입장이 되어 생각했다. 나에게는 먹여 살려야 할 어린 딸이 있으니 돈을 벌러 나가야 한다. 어린 딸을 두고 돈을 벌러 가야 하는 자신이 밉다. 딸이 한없이 가엽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이 상황을 벗어나려면 빨리 화장을 하고 일을 하러 나가자. 엄마는 어린 딸이 외로움과 싸우는 동안 얼마나 깊은 죄책감에 시달렸을까, 어린 딸의 외로움을 알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그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일련의 상담을 다 마친 후 난 외로움을 감싸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단단해졌고, 엄마의 입장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엄마에게 ‘엄마, 나 립스틱이 필요해’ 라며 먼저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의 화장품으로 화장을 한다. 어색하고 모든 게 조화롭지 않은 색조의 향연이지만 엄마의 사랑이다. 이제 화장은 나와 엄마 사이에 사랑을 확인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아이쿠! 부작용이 있다. ‘오메, 우리 딸 이뻐라. 이것도 해 봐’라며 좋아하는 엄마 덕분에 화장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아마 엄마도 이 행복감을 마음껏 느끼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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