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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백과

필리핀 교정기관 방문

글 · 정원윤 교정본부 마약사범재활팀 교감

Ⅰ. 들어가는 말

최근 마약류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교정시설 마약류 수용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마약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마약 단속, 치료·재활, 예방 인프라 확충 등을 국정과제로 지정하고 범정부 역량을 총집결하여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교정시설에서는 마약류 수용자에 대한 치료·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시킴으로써 마약 관련 재범을 근절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법무부 마약사범재활팀에서는 보다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재활 정책을 수립 및 마약류 반입 차단을 위하여 해외 여러 국가의 정책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으며, 비교적 최근부터 마약에 대한 강력한 정책을 시행 중인 필리핀을 방문하였다.
필리핀은 2016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매우 강력한 단속을 지속하고 있어 국내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으며 소탕작전 중 인권침해 논란으로 국제사회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대대적인 소탕작전에 따라 체포된 다수의 마약류 수용자에 대한 관리 및 마약 반입 차단 정책 등을 알아보기 위하여 교정시설 및 마약 탐지견 훈련센터 등을 방문하게 되었다.

Ⅱ. 필리핀 교정행정

■ 필리핀 교정행정 개요

필리핀 교정행정은 장기 자유형 집행과 미결구금 및 단기 자유형 집행으로 구분하여 운영하고 있다. 미결구금 및 3년 미만의 자유형 집행은 국가경찰 소속인 교정관리국(Bureau Of Jail Management & Penology)에서 담당하며, 3년 이상의 자유형을 선고받은 사람에 대한 형의 집행과 교화는 법무부 소속인 필리핀 교정국(Bureau Of Corrections)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번 필리핀 교정기관 방문은 재활 정책에 중점을 두었으므로 장기간 형을 집행할 수형자에 대한 재활 정책을 추진 중인 법무부 소속 필리핀 교정국 및 그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하였다.
필리핀 교정국의 교도관 계급은 군 조직과 유사하게 지휘관과 일반계급으로 구분되며, 간부 8계급(차관, 차관보, 수석 이사, 선임 이사, 이사, 수석 감독관, 선임 감독관, 감독관)과 비간부 7계급(선임 교도관4·3·2·1, 교도관3·2·1)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정국은 본부와 7개의 교정시설로 구성되어 있다. 본부는 차관급인 교정국장과 차관보급의 부국장 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행정, 운영, 교화를 담당하고 있다. 국장 직속 기구로 내부 행정업무, 정보공개, 교도관 훈련, 법률서비스, 교정사업 담당이 있다. 부서는 총 8개로 각 행정, 보안·운영, 보건복지, 진단(분류), 재무·물품, 교화, 기획·관리, 대외협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정시설은 총 뉴빌리비드 교도소, 여성교정 시설, 리이테 지역 교도소, 이와힉 교도소 및 형벌농장, 다바오 교도소 및 형벌농장, 사브라얀 교도소 및 형벌농장, 산 라몬 교도소 및 형벌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교정시설의 장은 이사 및 수석 감독관 계급이며 시설의 규모에 따라 계급이 다르다.

<필리핀 교정국 조직도>

교정국의 상징 문양은 다음과 같다.
테두리 아래쪽의 숫자는 1905년에 교정국이 창설되었음을 나타낸다. 1905년 숫자 좌우의 월계수 잎 하나는 10년을 상징하며, 교정국 설립 이후의 성과와 발전을 나타냄과 동시에 현대화된 교정국 관련 법률 제정 112주년을 나타낸다.(2017년 로고 제정 당시 기준)
원 안의 왼쪽 쇠창살은 교정시설을 나타내고 오른쪽은 햇살이 비치는 출소 후의 사회를 표현하는데, 7개의 햇살은 7개의 교정시설을 의미한다. 왼쪽 편의 검은색 사람은 수용자[필리핀 교정행정 용어로는 PDL(Person Deprived If liberty)]를 나타내며, 중앙에 있는 저울 모양으로 된 정의의 상징(엄격한 경비와 효과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의미)을 거치면서 태양이 떠오르는 자유로운 사회로 나가는 희망을 나타낸다.

근무복 왼쪽 가슴에는 우리나라 근무복과 유사하게 금속재질 배지를 부착한다.
상단의 독수리는 교도관의 권한을 나타내며, 독수리 아래 3개의 별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3개의 섬(루손, 비사야 제도, 민다나오)을 상징한다. 또, 교정국을 영문으로 표기하고 아래에는 교정국 상징 문양을 삽입하고 있다. 교정국 상징 문양 아래에는 ‘OFFICER’ 글자로 직원임을 나타내고 있으며, 가장 하단 부분은 임용 연도 및 개인 식별 번호를 기재한다. 사진의 배지는 변경 전의 것으로 하단에 식별 번호 대신 이름이 기록되어 있다.
필리핀 교정국 산하 7개 교정시설 전체 수용자의 수는 약 52,000명이고 국가경찰 산하 구치소 및 단기 구금시설의 수용자 약 130,000명을 합하면 약 182,000명으로 우리나라 수용인원의 3배에 해당한다. 한편, 7개 교정시설의 수용 정원은 약 12,000명으로 수용률 430%의 초과밀 상태이다. 원래 과밀수용 상태였으나 마약과의 전쟁 선포 이후 급증한 수용자로 인하여 더욱 심각한 과밀수용 상태에 놓여있다고 한다.
교정국 소속의 교도관은 약 7,500명으로 교도관 대비 수용자 비율은 1:7, 보안 근무 교도관 기준 1:25이라고 한다.
심각한 과밀수용과 교도관 인력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다른 업무보다는 엄정한 수용관리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어 다양한 교정·교화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다만, NGO 단체 등의 봉사활동에 의하여 기본적인 교정교화를 위한 기초 학력 과정 및 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현황 설명 및 환영오찬>

<교정국 방문 기념 촬영>

수용자에게 지급되는 물품은 음식물, 의류, 생활용품, 침구류로 구분되며, 수용자복은 티셔츠와 반바지, 슬리퍼와 운동화를 지급하고 생활용품은 세면비누와 빨래비누, 치약·칫솔과 수건을 지급하고 있다.

■ 뉴빌리비드 교도소

교정시설로 들어가는 길 외부 정문에는 군사시설 위병소와 같이 소총을 든 교도관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민간인도 총기 소지가 가능하고 이 외에도 불법 총기류가 많이 유통되고 있어 총기를 휴대하고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정 이상 규모의 쇼핑몰이나 식당, 특히 번화가에는 대부분의 상가에 총기로 무장한 경비원이 근무를 하고 있으므로 교정시설 근무자가 총기로 무장하고 있는 것이 당연한 조치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삼엄한 경계와는 반대로 무장 근무중인 교도관의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 저학년 또는 유치원 취학 연령대에 해당하는 어린이들이 장난을 치며 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외부 정문을 지나 정문까지 꽤 거리가 있었는데, 일반 주택과 학교, 상가 등 마을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후 교정시설에서 설명을 들은 바, 필리핀의 교정시설은 원하는 모든 직원에게 관사를 제공하는데 그 관사는 교정시설 정문과 외부정문 사이에 있다고 한다. 오는 길에 보았던 사람들과 마을은 모두 교도관 및 그 가족으로 이루어진 마을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총을 든 교도관 옆에서도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장난을 치면서 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교도관과 그 가족이 교정시설 바로 옆에 살기 때문에 비상상황 시 신속하게 전 직원이 출근하여 대응이 가능하며, 수용자 도주·화재 등 대형 교정사고 상황에서도 마을 주민 전체가 대응을 할 수 있으며 수용자 교육을 위한 교육 기관과의 연계도 마찰없이 쉽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였다. 물론 수용자 가족은 교정기관 주변에 절대 거주할 수 없게 통제하고 있다고 하였다.

뉴빌리비드 교도소는 7개의 교정시설 중 가장 규모가 큰, 대표 교정시설로 수용정원 약 6,500명에 약 3만 명을 수용하고 있어 수용률 460%의 초과밀 상태라고 한다.
수용자는 최고·중간·최소 경비등급의 3단계로 구분하여 각 구획에 나누어 수용하고 있었다. 경비등급 별 수용자 수는 최고 경비 등급이 약 18,000명, 중간 경비가 약 7,400명, 최소경비가 약 1,800명으로 대부분의 수용자가 최고 경비 등급에 해당한다. 또, 우리나라의 분류센터에 해당하는 분류 수용동에도 약 1,900명의 수용자가 수용되어 대기하고 있다고 하였다.
교화 프로그램은 종교 단체 또는 비영리단체의 봉사활동에 의한 교화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된다고 한다. 종류로는 종교단체 의한 가치 형성 및 종교활동 교육, 자원봉사 교육자 및 지도자에 의한 교육 및 기술 습득, 교도소 내 수용자 자급제 및 수익창출을 위한 공동체 운영, 스포츠를 통한 신체·정신 건강도모 등이 있다. 기본교육을 받지 못한 수용자를 위하여 교정시설 인근 초등학교와 연계하여 교육내용을 수용자에게 영상 중계하여 학습하게 하기도 한다.
교정시설 내 마약 반입 차단 등 관리를 위해 해안경비대(군사조직)가 운영하는 마약 탐지견을 이용한 탐지를 실시하고 있으며 또는 정기적으로 시설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해안경비대의 협조가 없으면 탐지견을 이용할 수 없으므로 독자적인 마약 탐지견을 운영하기 위하여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한다. 마약 소지가 적발되는 경우 징벌실에 수용하는 등 강력한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다고 한다.
교도소 내에서는 자신의 경비등급에 맞는 구역 내에서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각 출입문에는 일반 수용자와 다른 색상의 옷을 입고 있는 반장 역할을 부여받은 수용자들이 한명씩 서서 출입문을 통제하고 있었다. 직원들이 보안청사에서 수용동으로 지나가면 봉사원 역할로 보이는 수용자가 양산을 들고 옆에서 보조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남성 수용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는 공간에 여성 교도관 혼자 출입하는 것이 자주 보였는데 이동 시 항상 봉사원 역할로 보이는 수용자가 그 옆을 지키고 있었으며 교도관에게 손을 대는 경우 매우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 때문에 여성 교도관이 혼자 남성 수용자 사이에 있어도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총기 소지가 가능한 국가이며, 수용자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인해 폭동 등의 가능성이 다소 높은 편이므로 SWAT 팀을 운영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전력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교정 SWAT이라는 이름에 맞게 대테러 초동 조치가 가능한 수준의 무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모든 팀원은 방탄조끼, 무선통신 기기 등 추가 장비를 부착할 수 있는 방탄헬멧, 레일이 장착된 M4 돌격소총과 여분의 탄알집 수개를 가지고 있었다. 보조화기로 9mm 구경의 반자동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교도관 학교 및 군부대 등에서 근접 전투훈련과 차단훈련 등 별도의 훈련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다고 한다. 다만, 도트사이트나 야투경 등의 장비를 총기에 부착하여 운영하고 있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임무에 따라 일부 대원은 방풍경, 수직 손잡이 등을 장착하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 마약류 수용자에 대한 처우로 입소 후 3~4일간 관찰하면서 비타민 등 영양제를 주어 금단증상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뉴빌리비드 교도소 청사 앞 기념 촬영>

<현황 등 설명>

<시설 참관>

<교정 SWAT>

■ 여성 교정시설

뉴빌리비드 교도소는 3만 명이 수용되어 있는 대형 교정시설이며 중경비 수용자의 숫자가 많아 시설 내부를 참관하기 어려웠으나, 여성 교정시설에서는 시설 곳곳을 둘러보고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7개 교정시설 중 유일한 여성전담 교정시설로 약 3,000명을 수용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 곳 외에도 이와힉 교도소 및 형벌농장과 다바오 교도소 및 형벌농장에도 여성수용동을 운영중이나 규모가 매우 작다고 하며, 형벌농장이 아닌 교정시설로서는 유일한 여성처우를 하고 있는 시설이라고 한다.
다른 교정시설과 다르게 ‘prison’이 아닌 ‘correctional institution’을 사용하는 이유는 교정처우에 중점을 두고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여성교정시설 역시 과밀수용 상태였는데 수용정원 약 1,000명에 현재 수용인원 약 3,200명으로 수용률은 320%에 이르는 심각한 과밀상태이나 필리핀 교정시설 중에서는 두 번째로 낮은 수용률이라고 한다.
뉴빌리비드 교도소와 같이 3개의 경비등급으로 구분하여 구획별로 수용 중이었으며, 수용자의 약 50%가 마약류 사범이라고 한다. 최고경비 등급 수용자는 약 2,900명으로 오렌지색 셔츠를 입고 있으며, 주로 살인 등 중범죄자로 구치소를 거치지 않고 여성교정시설에서 계속하여 수용하고 있다고 한다. 중간경비 등급 수용자는 약 250명으로 파란색 셔츠를 입고 있으며 5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대상으로 이들은 가석방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소경비 등급 수용자는 약 50명으로 갈색 셔츠를 입고 있었다.
여기서는 좀 특별한 교화 프로그램 볼 수 있었다. 약 10년 전 필리핀 교도소에서 수용자 약 1,000명이 강남스타일에 맞춰 춤을 추는 것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알려져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관광으로 많이 가는 세부섬에 있는 세부교도소에 시행했던 교화 프로그램의 일종이었다. 필리핀 교정행정에 대한 자료 수집 시 세부교도소에도 방문할 것을 고민하였으나 거리와 경비 등의 문제로 제외하여 아쉬운 점이 있었으나, 여성교도소에서 보다 더 다양한 댄스를 통한 교화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필리피 교정시설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하며, 400명 이상의 수용자가 공연을 위해 33도의 더위 속에 댄스 주제에 맞는 다양한 의상을 입고 대기하고 있었다. 현황 보고 및 소개를 하는 중간에 공연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총 7개 팀의 댄스 공연이 이어졌다. 교도관들도 춤을 좋아하는지 브리핑을 담당하는 직원도 중간중간 짧게 춤을 추면서 K-POP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특히 마지막 수용자 댄스팀 공연 후에는 수용자들이 열심히 연습한 우리말로 “같이 춰요”라고 하면서 같이 춤을 출 것을 요청하기도 하여 특별한 경험을 하였다. 춤과 노래 및 연극은 주요 교육 프로그램 중의 하나로 수용자들의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이며 평소 교도관도 함께 참여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교화프로그램은 모든 수용자에게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생활태도 및 참여도에 따라 가족 만남의 날과 같은 행사 또는 가족면회, 접견·편지·전화 횟수 추가, PC를 이용한 메신저 및 SNS 사용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고 한다.
시설 내부를 둘러보면서 수용자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수용자의 직업훈련 공간에서 미용실과 제빵실이 있었으며, 비즈공예로 가방 및 열쇠고리 등 작은 장식품 등을 많이 만들고 있었는데 주변 시장에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 우리나라와 같이 수용자가 출산하는 경우 교정시설에서 양육할 수 있도록 양육수용동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18개월 이후에는 가족 또는 양육시설로 보내도록 하고 있었다.
마약류 수용자는 입소 초기 6개월 간 마약수용동에서 생활하면서 약물에 의하여 망가진 심신을 회복한다고 하며 이후 행동치료(댄스, 춤, 연극)를 통한 교정교화를 강력히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마약류 수용자가 많아서 마약수용동은 과밀 상태가 극심하였음에도 깨끗하게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부 시설을 둘러보고 소장실이 있는 사무시설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후문으로 나오자마자 식사중인 교도관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 소장실 및 사무 청사 바로 옆에도 직원 관사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리고 긴급상황 시 신속한 출동을 위하여 오토바이를 준비해 두었으며, 자체 소방차를 보유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교정시설에는 소화기와 소화전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어느 정도 화재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추고는 있으나 대형화재에 대비하기 위하여 우리도 소방차를 갖추고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Ⅲ. 필리핀의 탐지견 운영

■ 해안경비대 탐지견 센터

필리핀 정부에서 운영하는 탐지견은 모두 해안경비대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각 부처별로 필요에 따라 운영하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군에서만 운영하며 필요시 탐지견 훈련센터 및 15개 지부에서 인력과 탐지견을 파견하는 형식으로 운영한다고 한다.
최고의 탐지 능력을 갖추기 위해 탐지견에게 하나의 임무만을 부여하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필리핀 해안경비대의 탐지견은 1마리가 마약·폭발물·수색·경비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탐지 견종으로는 탐지 능력과 체력이 좋고 노후 근골격계 질환이 비교적 적은 말리노이즈를 주로 사용하고 있었다. 전국에 60여 마리가 활동 중이며, 탐지견 훈련센터에는 약 30마리의 탐지견이 임무 수행중이라고 한다.
견사 등 시설물이 노후화 되었으나 청결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4계절의 최고·최저 기온 차가 50도에 이르는 우리나라와 다르게 필리핀은 겨울 최저 기온이 25도로 탐지견이 기온에 적응하는 문제가 없어 냉·난방시설은 갖추지 않고 있었다.
탐지요원(핸들러)은 해안경비대 장병 중 신청을 받아서 동물에 대한 애정 등 자질에 대한 인터뷰, 체력검사, 신체검사를 통과한 사람이 후보로 편성되며, 이후 훈련과정을 통과하여야 정식으로 탐지요원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탐지요원은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이므로 강도 높은 체력훈련과 유격훈련, 근접 전투훈련, 전투수영 등의 과정을 통과해야 탐지요원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탐지요원은 해안경비대 내 특수병과이므로 요원선발로 전과가 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계속 탐지요원으로 근무를 하게 된다고 한다.

■ 해안경비대 탐지견 아카데미

탐지견 훈련센터는 시설이 열악하고 노후되어 현대화된 탐지견 아카데미를 건설 중이었는데, 부지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현대화된 견사 및 숙소, 사무공간을 갖추었으며, 실내외 훈련장도 건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완공되면 우리나라 관세청에서 운영하는 탐지견센터와 규모가 비슷할 것으로 보이며 현대화된 견사와 실내외 훈련장을 모두 갖출 경우 탐지견의 탐지 능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도심에서 멀다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마닐라 도심에서 연결되는 기차레일과 도로공사가 할 것이라고 한다.

Ⅳ. 맺음말

필리핀은 마약과의 전쟁 선포 이후 대대적인 단속을 하였다. 하지만 강력한 단속이 있었을 뿐 그 이후 재활에는 크게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필리핀 교정시설은 심각한 과밀수용과 전체 수용자 대비 마약류 수용자의 비율이 약 50%로 기본적 수용관리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마약 재활을 비롯한 교정·교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리나라도 마약청정국 지위 회복을 위해 범정부적 역량을 총결집하여 대응을 하고 있다. 마약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라 강력한 수사·단속을 실시한 결과 마약류 수용자는 최근 3년간 55%나 급증하였으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교정시설 마약류 사범은 전체 수용자 대비 약 10% 수준으로 마약류 범죄가 더욱 확산되어 과밀수용 및 높은 비율의 마약류 수용자의 수로 인해 재활 대책을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 전에 강력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마약류 수용자가 출소·입소를 반복하지 않도록 전문적인 재활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것의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또, 마약류 수용자가 성공적으로 재활을 하여 사회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정시설 내에서 엄격하게 단약 환경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뉴빌리비드 교도소는 재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 못하였지만, 심각한 과밀 환경에서도 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엄격히 유지하고 있었다. 우리도 마약 탐지견 또는 첨단 탐지장비 등을 도입하여 교정시설 내 마약을 비롯한 부정물품을 차단하는 등 엄정한 질서유지를 통해 교정·교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교정시설 전체의 안전을 위한 교정 SWAT 운영도 인상 깊었다. 대테러 초동조치, 수용자 폭동, 무장단체에 의한 교정시설 공격 등의 상황에 인접 부대의 지원 전까지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우리나라는 휴전 중인 분단국가로 교정시설은 전시 후방 교란을 위한 특작부대의 주요 타깃이므로 국가중요시설로 지정되어 있고, 대부분 교정시설은 인근 부대에서 테러 상황 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 부대의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거나, 지원 전 신속한 초기 대응이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 교정시설 자체 대테러 조직·장비가 갖추어져 있지 않고 직원 대상 테러 대응 교육이 부재하여 테러 대응 역량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건물을 중심으로 하는 전투이므로 개인의 근접전투훈련(CQB) 등 역량 보유는 물론, 돌격형 소총 및 주벽 밖의 적을 공격하기 위한 곡사화기 및 강력한 방어를 위한 공용화기 등이 필요하며, 테러 및 국지도발 등의 경우에는 초기 제압과 확산 차단이 매우 중요하므로 우리도 자체적인 대테러 초동조치가 가능한 수준의 역량과 장비를 갖춘 조직을 양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교정시설은 다수의 인원이 잠금장치로 이동이 제한된 곳에 거주하고 있어 화재에 대한 대비가 필수인데, 필리핀 교정시설은 우리나라와 같이 곳곳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소화전을 갖추고 있지는 않았으나 자체 소방차를 운영하여 화재에 대비하고 있었다. 작은 화재 및 초기 화재에 대해서는 소화기와 소화전으로 대응이 가능하나, 대형 화재 및 인근 산불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었던 경우 등에 대비하여 자체 소방차 운영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든 직원이 원하는 경우 관사를 제공함으로써 근무여건을 보장하여 업무에 전념하도록 하고 있는 것도 인상 깊었다. 관사 부족으로 인해 인근 원룸에 월세를 지불하는 등의 지출과 교통비 지출이 줄어들어 직원 복지 측면에서도 상당히 긍정적일 것이다. 또한, 교정시설 주변에 교도관과 그 가족들로 이루어진 마을이 조성됨으로써 지역주민과의 갈등해결 및 협조체계 구축이 용이하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 직원이 교정시설에 바로 인접한 곳에 거주하고 있어 비상상황에서 신속한 비상소집 및 다수 직원에 의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번 필리핀 교정시설 방문을 위한 일정 중 사고방지와 편리한 이동을 위하여 해안경비대에서 차량을 지원해주고 이동 중 경호를 제공해 주었으며, 방문하는 시설마다 직접 식사를 준비하여 제공해주고 성대한 환영행사를 준비해 주어서 다시 한번 필리핀 교정국 및 해안경비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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