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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낭만 실은
한여름 밤의 야행

기나긴 여름날의 하루는 2막으로 이뤄진다. 무더위와 싸우는 전투적인 낮시간이 1막이라면,
잠시 땀을 식히며 쉬어가는 밤시간이 2막이다. 밤시간의 꿀맛 같은 휴식은 여름이 주는 선물이기도 하다.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여름밤, 한줄기 달콤한 바람과 호젓한 낭만이 있는 그곳으로 나가보자.
글·사진. 김수진
월영교의 새로운 매력 포인트, 문보트

호숫가 달빛 야행, 안동 월영교

얼마 전 TV 프로그램 <비긴어게인 코리아>는 안동 월영교를 배경으로 달빛 버스킹을 열었다. 매혹적인 음악 선율과 고혹적인 월영교 야경이 만나는 순간, 여름밤 낭만은 절정에 이르렀다. 안동호를 가로지르는 월영교(月映橋)는 길이 387m, 너비 3.6m 목책 인도교로 미투리를 형상화한 독특한 형태를 띤다. 미투리 모양을 채택한 데는 사연이 있다.
1998년 택지 개발 공사 당시 한 묘에서 건장한 남자의 유골과 함께 여러 통의 편지와 미투리가 발굴됐다. 조사 결과 남자의 아내인 ‘원이 엄마’라는 인물이 젊은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그리워하며 애절한 편지를 쓰고 본인의 머리카락으로 미투리를 만들어 관에 함께 묻었던 것. 사연은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라 불리며 세상에 알려졌고 부부의 사랑을 기리는 뜻에서 미투리를 모티프 삼아 월영교를 축조했다.
다리 인근에는 원이엄마테마길도 조성했다. 강변을 따라 걸으며 원이 엄마의 사연과 편지 내용, 발굴 과정 등에 대한 전시를 살펴볼 수 있다.
애틋한 사연을 담은 월영교의 특별한 형상을 전체적으로 눈에 담으려면 다리 입구 안동물문화관 전망대에 올라보자. 산과 호수를 배경 삼아 매끈하게 뻗은 월영교가 시원하다. 월영교는 반드시 밝을 때 한 번, 어두울 때 한 번 봐야 한다. 같은 위치에서 똑같은 대상을 바라보는데 느낌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낮에는 산과 호수, 다리가 삼박자를 이루며 한 폭의 단아한 동양화를 완성한다면 밤에는 붉은빛과 보랏빛으로 물든 다리가 오롯이 주인공이 되어 몽환적인 수채화를 그린다. 밤에는 어둠이 집어삼킨 산과 호수 대신 조명을 받는 호반 산책로와 언덕 위 선성현객사(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9호)가 은은한 배경으로 살아난다.
월영교는 달이 비치는 다리라는 뜻을 품었다. 그만큼 밤에 진가를 더욱 발휘한다. 다리 밖에서 바라볼 때도 근사하지만 안에서 걸을 때도 신비롭다. 다리 내부를 비추는 포근한 조명과 시원한 강바람이 여름밤 산책의 즐거움을 더한다. 다리 가운데 자리한 정자 월영정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다. 오후 8시 30분 시작하는 분수 쇼는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 다리에서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순간 야경의 아름다움과 시원함이 극에 달한다. 월영교 분수는 10월 말까지 주말마다 하루 3회(오후 12시 30분, 6시 30분, 8시 30분) 20분씩 가동한다. 조명과 어우러지는 야간 분수 쇼가 특히 볼만하다.
월영교 야행에 재미를 더하는 요소는 더 있다. 황포돛배나 유람선을 타고 물 위를 유영하며 월영교를 감상하는 것. 오전부터 야간까지 운행하므로 시간에 따라 색다른 묘미를 맛볼 수 있다. 올여름부터 이색적인 초승달 모양 문보트(Moon Boat)도 운항한다. 문보트는 월영교에 달이 떠다닌다는 상상력에서 탄생했다. 어둠이 내리고 선체 LED 조명이 불을 밝히면, 실제로 물 위에 초승달이 떠다니는 듯한 황홀한 장면이 연출된다.
대왕암에서 내다보는 풍광(큰 사진) / 대왕암공원 해송 숲길(작은 사진)

바닷가 별빛 야행, 울산 대왕암공원

여름날의 무더위와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을 해소하는 데 대왕암공원이 제격이다. 우리나라 동남단 해안에 자리한 대왕암공원은 짙푸른 소나무숲과 쪽빛 바다로 시원함을, 바다 위 웅장한 기암괴석으로 감동을 선사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대왕암이 있는 바닷가 쪽으로 향하는 길, 약 1만 5,000여 그루의 소나무가 우거진 숲을 지난다. 키 큰 소나무가 어찌나 빼곡한지 뙤약볕마저 모두 막아낸다. 짙은 소나무숲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계절 따라 피고 지는 꽃이 아름다움을 더한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수국이 소담스레 피고 가을에는 붉은 꽃무릇이 지천이다.
수령 100년이 넘은 해송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울산 울기등대 구 등탑(등록문화재 제106호)이 나온다. 등대는 볼트 형식의 출입구가 돌출한 형태로 8각형 평면 위에 입면이 3단으로 구성돼 독특한 모양새다. 현재는 등대로서 기능은 하지 않고 문화재로 보호받고 있다. 주변의 소나무들이 성장하면서 바다에서 등대 불빛이 보이지 않게 되자 1987년 바로 인근에 약 25m 높이의 새 등대를 세웠다. 촛대 모양의 신 등탑이 지금은 바닷길을 안내한다. 세월의 간극을 넘어 한 공간에 마주한 두 등대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등대를 지나면 탁 트인 바다가 펼쳐진다.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그중 으뜸은 역시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대왕암이다. 이 공원의 주인공이기도 한 대왕암에는 신라 문무왕 비의 전설이 서려 있다. 왕비가 문무왕의 뒤를 이어 호국룡이 되어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위 아래 묻혔다고 전한다.
문무왕이 묻혔다는 수중릉, 경주 문무대왕릉(사적 제158호)과 쌍을 이루는 셈이다. 울산 대왕암은 경주 문무대왕릉과는 달리 접근성이 좋다. 육지 끝의 바위에서 철교(대왕교)를 건너 직접 대왕암에 가볼 수 있다. 서린 전설 때문일까. 대왕암에 서면 왠지 신성한 기운이 느껴진다. 바위는 용맹스럽고 이를 에워싼 물줄기도 세차다. 대왕암에서 내다보는 풍치 또한 기가 막힌다.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바다 풍경은 기본, 저마다의 사연과 이름을 가진 바위들, 짙푸른 소나무숲과 그 틈으로 삐죽 고개를 내민 울기등대 신 등탑이 보는 맛을 더한다. 대왕암에서 놓칠 수 없는 포인트는 또 있다. 바로 야경. 어둠이 내리면 대왕교가 불을 밝힌다. 색색의 조명이 빛나는 밤의 대왕암 풍경은 낮과는 결이 다르다. 대차고 강렬하던 기운은 사라지고 잔잔하고 평온한 느낌이 충만하다. 거기에 시원한 바닷바람이 여름밤 낭만을 실어온다.
  • 울기등대 구 등탑(앞)과 신 등탑
  • 남도에서 바라보는 전망
  • 자라섬 남도에 설치된 사슴 조형물

강가 꽃빛 야행, 가평 자라섬

국내 대표 관광 명소인 경기도 가평의 남이섬과 마주한 자라섬은 1943년 청평댐 건설로 생겼으며 동도, 서도, 중도, 남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진다. 그간 자라섬을 대표하는 즐길 거리는 캠핑장과 재즈 페스티벌 정도였는데 최근 남도 꽃동산이 합류했다. 남도는 자라섬 입구에서 멀고 이렇다 할 볼거리도 없어 사람들이 굳이 찾아가지 않던 곳인데 꽃 테마공원을 조성하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유채꽃, 꽃양귀비, 백일홍, 구절초, 해바라기, 핑크뮬리 등 계절별로 다양한 꽃이 만개해 장관을 이루면서 자라섬 명소로 자리 잡았다. 낮에는 화사한 꽃길 따라, 밤에는 화려한 불빛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볕이 뜨거운 한여름에는 대낮보다 해 질 녘 방문하면 좋다. 밝은 기운이 아직 남아 있을 때 꽃구경을 하고 어둠이 깔리면 본격적으로 야경을 감상한다. 반짝반짝 수많은 조명으로 꾸민 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고보조명(메시지나 이미지를 바닥에 빛으로 표현하는 조명장치)이 시시각각 다양한 그림을 수놓기도 한다. 조명으로 만든 꽃밭이 나타나는가 하면 음악에 맞춰 레이저 불빛이 춤을 추기도 한다. 어느 길목에서 어떤 야경을 마주할지, 남도를 걷는 내내 설렘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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