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공무원의 지각된 통제감과 직무소진의 관계: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의 순차 이중매개 효과
본 연구는 교정공무원의 지각된 통제감과 직무소진 관계에서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의 순차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수도권(서울, 경기)에 소재한 3개 교정기관과 충청권, 경상권에 소재한 2개 교정기관에 근무하는 만 21세에서 만 59세 미만의 교정공무원 223명(남:189명, 여:3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자기 보고식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지각된 통제감, 직무소진, 고통감내력, 정서조절곤란을 측정하고 순차 이중매개효과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첫째, 지각된 통제감과 고통감내력 간의 관계 및 정서조절곤란과 직무소진 간 관계에서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났다. 아울러,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 간의 관계에서는 유의한 부적 상관이 나타났다. 둘째,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매개 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의 감소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과는 지각된 통제감을 가진 내담자가 직무소진을 호소할 때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 주제어 : 지각된 통제감, 고통감내력, 정서조절곤란, 직무소진, 순차이중매개
인간은 직업을 통해 자신의 일에 몰입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의 삶을 더 행복하게 느낄 수 있다(서에스더 & 김효진, 2022). 직업은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이 아니라 삶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개인에게 자아실현과 자기 개발, 성취감을 가져다준다(전혜영, 2020). 그러나 일을 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업무 스트레스는 개인에게 직무소진을 경험하게 하여 삶의 만족도를 낮추게 되고(김현진, 2021) 정서적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신체 및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윤규미, 2023).
수용자들을 다루는 교정시설에 근무하는 교정공무원들은 부정적인 업무환경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특히 심한 직업군으로 평가되고 있다(김광훈, 박종익, 이수정 & 장광호, 2017). 교정공무원은 수용자를 관리·통제하면서 교정·교화시켜야 하는 이중적인 업무 특성상 직무소진 발생 가능성이 높은 편으로(김미선 & 박성수, 2019) 최근 수용자들에 대한 인권이 강조되면서 수용자의 과도한 권리구제 요청으로 직무스트레스가 가중되고(허경미, 2033) 수용자들이 교정시설 안에서 일으키는 각종 사고와 교정공무원에 대한 폭력으로 인해 높은 직무스트레스와 낮은 직무만족을 경험하고 있다(윤옥경, 2023). 교정공무원이 경험하는 직무스트레스와 직무소진은 정신 건강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데(양점미 & 문승연, 2016) 2023년 법무부에서 조사한 「교정공무원 정신 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 건강 위험률 비율이 무능감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2년 전보다 높아졌고 자살을 계획한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전체의 4.8%, 자살시도자는 1.9%로 조사되어 일반 성인의 3.7배와 4.8배에 이르는 심각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연합뉴스, 2023.10.07.). 교정공무원이 직무 스트레스와 직무소진으로 인해 위태로운 정신 건강 상태에 놓였을 경우 본인은 물론 서비스의 대상자인 수용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수용자의 교정·교화와 재사회화라는 교정의 목적 달성에도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어 교정공무원의 직무소진에 관한 연구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양점미 등, 2016).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고갈되고, 직무 수행 능력과 결과에 대한 성취감이 감소하며, 자신이 담당하는 직무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하여 부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상태를 직무소진(job burnout)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직무소진은 서비스 직종에 종사하며 사람들과 일하는 이들이 직장에서 오랫동안 겪는 감정적 대인관계의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Maslach & Jackson, 1981). 이러한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신체적·언어적 폭력, 불충분한 인력, 과도한 업무량, 장시간 근로, 교대근무, 직무 자율성 결여, 보상 혹은 승진 기회 부족, 상사와의 관계갈등, 역할 갈등, 조직으로부터의 지원 부족, 관료적 조직문화 등이 분류된다(Finney et al., 2013). 이러한 만성적인 직무스트레스는 각종 신체적·정신적 질병과 정서적 문제인 직무소진을 유발할 수 있다.
직무소진의 개념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코리와 코리(Corey & Corey, 2021)는 직무소진을 사람들과 장기간 관계를 집중해서 맺는 것과 관련하여 지속적이며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신체적, 정서적, 정신적 피로 상태로 정의하였다. 직무소진은 3개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정서적 고갈로 이를 경험하는 종사자들은 모든 일에 관심과 열정을 잃게 되며 피로와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두 번째는 비인간화로 냉담해지며 대상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세 번째는 개인적 성취감으로 자존감의 저하로 인하여 개인적 성취에 부적절함을 느끼는 것과 대상과 작업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말한다(Maslach, C., Schaufeli, W. B. & Leiter, M, P., 2001).
소진은 초기에는 의사 및 간호사와 같은 보건 계통 직업에서 정서적 고갈(exhaustion)과 관련하여 연구되기 시작하였으며, 주로 대민업무에 종사하는 직업(사회복지사, 교사, 경찰관, 교도관 등)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설명되었으나(Maslach C., 1982), 최근 들어서는 정서적 고갈 외에도, 피로감 등의 신체적 문제, 집중도 저하와 같은 인지 문제, 이러한 문제들로 인한 대인관계의 문제 발생 및 업무 능률 저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이승엽, 2020).
소진은 당뇨병, 심혈관 장애와 같은 다양한 신체적 질환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불면증, 우울, 정신장애로 인한 입원)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Salvagioni DAJ et al., 2017) 일반직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직무소진이 우울감 증가에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보고하였다(최혜영, 2015). 그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고갈되어 소진을 경험할 때 우울증과 상관없이 자살위험이 크게 높아지는데 직무소진이 있는 직장인들의 경우 우울증이 없어도 자살사고 위험률이 77% 증가하며, 특히 자기 직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거나 직장 내 분위기가 우호적이지 않으면 자살 사고의 위험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나타나 직무소진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오대종 등, 2023).
직무소진의 결과는 개인에 그치지 않고 조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허범식, 우승정 & 노동연, 2023). 공공기관 종사자의 직무소진은 개인에게 정신적, 신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쳐 개인의 삶의 질이 낮아지는 요인이 되고, 그 결과 조직적인 차원에서도 결근이나 이직을 증가시키고 근무 성과가 낮아짐으로써 조직목표달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김세은 & 김남용, 2022), 소진은 사회복지사의 전문성 향상을 저해하고 서비스의 질을 낮추어 사회복지사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전문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나 직무소진이 조직적, 사회적 차원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최정숙,김희수 & 양혜원, 2023). 직무소진이 공무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들도 제시되고 있는데 경찰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직무소진은 직무 불만족과 이직 의도를 유발하여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고(김성환, 2015) 지역경찰관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직무소진은 자살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이만석, 2023; 송지아 & 허보균, 2021)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직무소진은 우울감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배은경,김성완 & 김정화, 2017).
직무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인으로 지각된 통제감을 들 수 있는데 지각된 통제감(perceived control)은 한 개인이 환경 내에 벌어지는 사건과 그 결과에 대하여 개인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지각하는 정도로 정의할 수 있다(Chorpita & Barliw, 1998). 지각된 통제감 수준이 낮은 개인은 무력감이나 우울을 경험할 수 있지만, 반대로 통제감 수준이 높은 개인은 자신의 환경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스트레스 요인에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있다(Johnson & Sarason, 1978). 또한 지각된 통제감은 스트레스 대처전략과 수준에 영향을 미치며,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영향을 준다(강성록, 김용주 & 고재원, 2012). 지각된 통제감은 자신의 행위를 잘 통제할 수 있으며, 동시에 동기부여가 잘 되어 직무환경에 잘 적응하고 스트레스를 덜 지각하는 한편 직무만족도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게 한다(양춘희 & 권용만, 2005). 즉 개인의 지각된 통제감은 조직 내 업무 및 환경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개인적 신념이며 직무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볼 수 있다(장은아 & 한유진, 2022). 높은 지각된 통제감을 가진 사람들은 조직 내에서 높은 유효성을 가지고(Hersch & Scheibe, 1967) 직무만족도와 조직 몰입도가 더 높으며 이직 의도가 낮다(Organ & Green, 1974). 이는 지각된 통제감 수준이 높은 사람들은 적극적이며, 자신에 대한 신뢰와 책임감이 강하고, 직무만족도와 참가적 경영 스타일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교정직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 또한 자신의 업무 영역에 대한 통제감을 높게 지각할수록 직무에서 경험하는 소진이 감소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지각된 통제감은 고통감내력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Hancock & Bryant, 2018a, 2018b). 고통감내력(distress tolerance)이란 부정적인 감정과 같은 혐오스러운 경험에 대해 견딜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Simon & Gaher, 2005). 고통감내력은 최근까지도 합의되지 않은 개념으로 여겨지며 다양한 모델을 기반으로 많은 연구에서 세부 개념들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고통감내력이라는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낮은 고통감내력은 불안장애, 물질사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자살과 자해 등 다양한 정신병리의 발달과 유지에 관련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Carpenter & Trull, 2013; Gratz et al., 2011; Michel et al., 2016). 반면에 높은 고통감내력은 정적 정서를 증가시키고 부적 정서 수준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정지현, 2020), 치료 상황에서의 치료 순응도, 재발, 중도 탈락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인으로 확인되고 있다(Daughters, 2005). 소수의 연구에서는 노출, 수용, 마음 챙김, 주의 분산 등의 정서 조절 전략을 도입하여 고통감내력을 증진 시키려는 시도가 있었다(Brown et al., 2008). 고통감내력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증가함에 따라 포괄적인 의미를 벗어나 신체적 고통감내력과 정서적 고통감내력으로 구분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Seo, 2018), 본 연구에서는 고통감내력의 정서적 측면에 주목하였다. 또한 정서적 고통감내력은 부정적 심리적 상태를 경험하고 이를 견디는 능력으로 정의하며(Simons et al., 2005), 부정적 정서를 견디는 능력, 정서적 경험에 대한 수용적 태도 및 평가, 정서 조절 능력, 부정적 정서에 압도되는 정도의 네 가지 요인을 포함한다. 핸콕과 브라이언트(Hancock & Bryant, 2018)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증상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PTSD 증상군과 건강한 집단에 각각 통제감을 다르게 처치하여 정서적 고통감내력의 변화를 연구 한 결과,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들을 고려하면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고통감내력은 정서조절곤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이다(박라임 & 송미경, 2024). 정서조절곤란(emotion dysregulation)이란 자신의 정서에 대한 자각과 수용, 목표의 성취를 위한 정서의 전략적 사용 능력, 부정적인 환경에서의 감정 절제와 통제, 설정된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태도에서의 어려움을 의미한다(Gratz et al., 2004). 고통감내력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명확히 인식하고자 하는 신체 및 인지 과정의 결과로써 정서 조절에도 영향을 미친다(Simonset al., 2005). 따라서 고통감내력은 낮은 수준의 정서 조절이나 회피적 대처 방식과 연관되어 있으며(Vujanovic et al., 2013), 낮은 수준의 고통감내력을 지닌 사람들은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릇된 방법으로 정서를 나타내고 회피 행동을 하는 행동양식을 보인다(Leyro, Zvolensky, & Bernstein, 2010). 이에 따라 오히려 정서적 자극에 집중하게 되면서 정서적 취약성과 정서조절곤란을 증폭시키는 것이다(Linehan, 1993). 반면 고통감내력이 높은 사람은 고통이 발생하는 상황에 대하여 적응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인다(Simons et al., 2005). 박경희(2020)는 정서적 외상이 있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통감내력이 높아지면 정서조절곤란 수준을 낮춰 분노를 감소시킨다고 하였고, 시몬스와 가헤르(Simons & Gaher, 2005)는 낮은 수준의 고통감내력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고통을 줄이기 위해 충동적 행동 사용의 증가와 같은 정서조절곤란으로 드러난다고 하였다.
정서조절곤란은 직무소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서조절곤란이 발생하면 강렬한 정서를 경험하면서 이를 인식하거나 명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파국적인 결과를 예상하여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유발된 정서를 회피, 억압하거나 무감각해지려고 한다(양경은 & 박기환, 2014). 이와 같은 정서조절곤란은 직무소진의 핵심 증상인 정서적 고갈(emotional exhaustion)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Buunk & Schaufeli, 1993). 정서조절곤란이 직무소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교사의 정서조절능력과 직무소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 교사의 정서조절곤란 수준이 높아질수록 직무소진 수준이 높아진다고 보고된 바 있고(박선미, 2013) 근로자의 직무 탈진에 대한 연구에서 근로자가 정서를 쉽게 조절하면 직무소진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으며(여경환 & 관예주, 2021) 공무원의 소진에 관한 연구에서 정서조절곤란이 개인의 정신건강과 직무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공공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려 사회 전체의 기능적 효율성을 저하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황보찬귀, 2021).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려져 있지만, 지각된 통제감이 어떠한 심리적 과정을 거쳐 개인이 직무소진 되는 결과에 이르게 되는지, 그러한 경로에 관해 밝힌 연구는 국내외에서 찾기 어렵다. 따라서 지각된 통제감과 직무소진 간의 연결고리를 밝힐 수 있는 매개변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각된 통제감의 특성에 대해 고찰해보면 지각된 통제감은 본질적으로 자신의 환경에 대해 통제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소진을 감소시킬 수 있는 능력 자체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러한 능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소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내재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신념을 토대로 일차적으로는 부정적 감정에 대한 통제력이 강화될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속성을 반영하는 변인이 바로 고통감내력이라고 할 수 있다. 부정적 감정에 대해 잘 견디는 고통감내력은 자신의 감정을 효과적으로 다루지 못하는 정서조절곤란의 측면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정서조절곤란과 같은 변인은 부정적 정서에 대한 통제에 초점을 둔 일차적 통제를 넘어서 포괄적 조절과 활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따라서 직무소진과 같은 요인들에 대해서 보다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선행 연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지각된 통제감은 고통감내력에 유의하게 영향을 미치며(Hancock et al., 2018), 고통감내력은 정서조절곤란에 영향을 주고(박라임 등, 2024: Simons et al., 2005) 정서조절곤란은 직무소진 증가에 유의하게 기여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황보귀찬, 2021; Buunk et al.,1993). 변인 간의 이론적 개념 및 개념 간의 연관성, 그리고 실제 연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개인이 지각하고 있는 통제감은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일단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이 어느 정도 발달하면 그를 통해 전반적인 정서 조절 능력 향상을 이루어 직무소진의 수준이 감소하는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다. 요약하면, 지각된 통제감과 직무소진 간의 관계는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에 의해 순차적으로 매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그림 1>과 같이 순차적 이중매개모형을 가정하여 이러한 형태의 개념화에 대한 타당성을 검증해 보고자 한다.
구체적인 연구가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지각된 통제감은 고통감내력을 매개하여 직무소진에 부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지각된 통제감은 정서조절곤란을 매개하여 직무소진에 부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 지각된 통제감은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매개하여 직무소진에 부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림 1> 연구모형
본 연구는 수도권(서울, 경기)에 소재한 3개 교정기관과 충청권, 경상권 소재 2개 교정기관을 중심 2023년 9월 17일부터 9월 26일까지 10일간 구글 온라인 설문을 통해 자기 보고식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해당 설문조사는 연구에 대한 안내를 문자로 발송하고 연구 참여에 동의하는 참가자들이 구글 설문지 링크를 통해 접속하여 온라인으로 설문이 작성되었으며, 심리적 불편감을 경험하면 언제든 중단할 수 있고, 설문 작성으로 인하여 심리적인 고통을 느끼게 된 경우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받을 수 있음을 안내하였다. 이러한 안내 이후 참가자들은 직접 동의에 체크 한 뒤 설문 작성을 시작하였다. 설문 분량은 대략 10~20분 정도 소요되는 분량으로, 설문 종료 이후 소정의 쿠폰을 제공하여 참여에 대한 사례를 지급하였다. 회수된 설문 총 225부 중에 불성실한 응답을 한 2부를 제외하고 223부를 최종적으로 분석 자료로 사용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기본적인 특징은 <표1>과 같다. 남자가 189명(84.8%) 여자 34명(15.2%)으로 상대적으로 남성 교도관의 비율이 높게 구성되어 있다. 연구 대상자의 성별 불균형은 전체 교정공무원 중 여성 교도관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으로 남녀구성비 또한 제한된 범위 내에서 조사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다. 연령분포에서는 만 21세 이상부터 59세 미만의 연령 범위로 나타났으며, 참여자 평균 연령은 41.95세(표준편차 8.06세)였다. 이 중 근무년수 5년 이내 49명(22.0%), 10년 이내 62명(27.8%), 20년 이내 73명(32.7%), 20년 이상 39명(17.5%)으로 나타났다.
<표1>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1) 지각된 통제감 척도
지각된 통제감은 Rapee, Craske, Brown & Barlow(1996)가 개발한 문항을 오윤희와 오강섭(2009)이 정신과 외래환자 및 대학생, 일반인으로 구성된 비임상 표본을 대상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여 총 19문항으로 개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아주 많이 그렇다(6점)’의 6점 Likert 척도로 평정하며 총점이 높을수록 지각된 통제감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윤희와 오강섭(2009)의 연구에서 전체 척도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80이었다. 하위요인별로 감정통제는 .85, 위협통제는 .59, 통제무력감 은 .58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90이고 하위요인별로는 감정통제 .92, 위협통제 .89, 통제무력감 .92이다.
2) 직무소진 척도
직무소진은 Maslach & Jackson(1981a)이 개발한 직무소진척도(Maslach Burnout Inventory, MBI)를 최혜윤(2002)이 번안하고 황선유(2017)가 교정공무원을 대상으로 하여 적합하게 보완 및 수정한 것을 사용하였다.
하위요인에 따라 성취감 저하 8문항, 비인간화 5문항, 정서적 고갈 9문항 총 22문항으로 이루어졌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에 의해 평정되며, ‘매우 그렇다.’에서 ‘전혀 그렇지 않다.’로 응답한다. 점수가 높을수록 비인간화 및 정서적 고갈이 높고, 점수가 낮을수록 성취감 저하가 높음을 의미한다.
Maslach 등(1981)의 연구에서 제시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개인적 성취감 저하가 .71, 비인간화가 .79, 정서적 고갈이 .90,이고 황선유(2017)의 연구에서 제시된 신뢰도 계수(Cronbach’s ɑ)는 성취감 저하 .76, 비인간화 .71, 정서적 고갈 .87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90이고 하위요인별로 성취감 저하 .83, 비인간화 .66, 정서적 고갈 .90이다.
3) 고통감내력 척도
고통감내력은 Simons & Gaher(2005)가 개발한 것에 대하여 박성아(2010)가 번안 및 타당화한 고통감내력 척도(Distress Tolerance Scale, DTS)를 사용하였다. 고통감내력 척도는 총 15문항으로, 3개의 하위요인인 평가 7문항, 감내력 및 몰두 5문항, 조절 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 척도는 5점 Likert 척도로 평정되며 5점(매우 그렇다)에서 1점(전혀 그렇지 않다)까지 구성되어 점수가 높을수록 고통감내력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Simons와 Gaher(2005)의 연구에서 전체 신뢰도(Cronbach’s α)는 .82, 박성아(2010)의 연구에서는 전체 신뢰도(Cronbach’s α)는 .91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81이고 하위요인별로는 조절 .60, 감내력 및 몰두 .81, 평가 .82이다.
4) 정서조절곤란 척도
정서조절곤란척도는 Gratz & Roemer(2004)가 개발한 것을 조용래(2007)가 번안하여 정리한 한국판 정서조절곤란척도(Korean Difficulties in Emotion Regulation Scale, K-DERS)를 사용하였다. 총 35문항으로 정서조절 11문항, 정서모니터링 10문항, 정서평가 14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항은 5점 Likert 척도에 의해 평정되며 5점 ‘항상 그렇다’부터 1점 ‘전혀 그렇지 않다’로 구성되어 있다. 하위요인별 점수가 클수록 정서조절곤란 수준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 Gratz와 Roemer(2004)의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93이고 조용래(2007)의 연구에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92이다. 본 연구에서의 신뢰도 계수(Cronbach’s α)는 .97이고 하위요인별로는 정서조절 .94, 정서모니터링 .91, 정서평가 .94이다.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SPSS 22.0 프로그램 및 SPSS PROCESS macro(Hayes, 2013)를 사용하였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조사대상자에 대한 일반적 특성 파악을 위하여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변인들에 대한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함으로써 본 연구에서 활용된 측정 도구들의 신뢰도를 확인하였다. 셋째, 변인 간 관계 파악을 위해 Pearson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넷째,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고자 잠정적 매개변인으로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가정한 후 PROCESS 6번 모형 적용을 통해 개별 간접효과 및 전체 간접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각각의 매개효과에 대한 유의성 확인을 목적으로 부트스트랩 방법을 사용하였으며, 부트스트랩 표본 수는 10,000개로, 신뢰구간은 95%로 설정하였다.
우선 측정 변인 간의 Pearson 상관계수를 구하여 <표 2>에 제시하였으며 각 변인의 표준편차와 평균 또한 함께 제시하였다. <표 2>에서 알 수 있듯이, 각 변인 사이의 관계에서는 모두 상관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각된 통제감은 고통감내력, 정서조절곤란 및 직무소진과 유의한 상관을 나타냈다(각각 순서대로 r = .753, p < .01; r=-.736, p < .01; r=-.679, p < .01). 또한 고통감내력은 정서조절곤란 및 직무소진과 유의한 부적상관을 보였다(r=-.659, p < .01; r=-.655, p < .01). 마지막으로 정서조절곤란과 직무소진 간의 관계에서는 정적 상관이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r=.601, p < .01). 한편 첨도와 왜도를 산출함으로써 측정변인에 관한 정규성 가정의 충족 여부를 검토하였다<표 2>. 핀치와 웨스트(Finch & West, 1997)는 측정 변인에 대한 첨도와 왜도의 절대값이 각각 7과 2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 정상분포 가정에 대하여 충족한다고 제언하였는데, 본 연구에서 사용된 모든 측정 변인의 첨도와 왜도 값을 확인해본 결과 변인들이 정규성 가정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변인 간의 상관 (N = 223)
1)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에 미치는 효과
이 연구의 연구모형에 포함된 직접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3>. 지각된 통제감은 고통감내력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예측하였으며(B = .336, p < .001), 아울러 지각된 통제감과 고통감내력은 정서조절곤란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예측하였다(B=-.944, p < .001; B=-.922, p < .001). 지각된 통제감과 고통감내력, 그리고 정서조절곤란을 동시에 투입하여 직무소진을 예측한 결과 지각된 통제감과 고통감내력, 정서조절곤란 모두 직무소진을 유의하게 예측하였다(각각 순서대로 B=-.319, p < .001; B=-.618, p < .001; B=.084, p < .05). 이러한 결과를 종합한 연구모형을 <그림 2>에 제시하였으며, 각각의 표준화 계수 또한 <그림 2>에 포함되었다.
<표 3>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에 미치는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회귀분 (N = 223)
2)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 검증
본 연구에서 제시한 연구모형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간접효과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표 4>. 첫째,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에 미치는 전체 간접효과에 대한 비표준화 추정치는 -0.313 으로 나타났으며, 간접효과 비표준화 추정치 95% 신뢰구간에 대한 상한값과 하한값이 각각 -0.185 와 -0.445 로 부트스트랩 신뢰구간은 0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에 미치는 전체 간접효과에 대한 유의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둘째,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을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1번 경로)에 대한 비표준화 추정치는 -0.207 로 나타났고, 간접효과 비표준화 추정치 95% 신뢰구간에 대한 상한값과 하한값이 각각 -0.088 과 -0.327 로 부트스트랩 신뢰구간은 0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을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에 대한 유의성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셋째, 지각된 통제감이 정서조절곤란을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2번 경로)에 대한 비표준화 추정치는 -0.079 로 나타났고, 간접효과 비표준화 추정치 95% 신뢰구간에 대한 상한값과 하한값이 각각 -0.001 과 -0.167 로 나타난 바, 부트스트랩 신뢰구간은 0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지각된 통제감이 정서조절곤란을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에 대한 유의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넷째,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3번 경로)에 대한 비표준화 추정치는 -0.026 으로 나타났고, 간접효과 비표준화 추정치 95% 신뢰구간에 대한 상한값과 하한값이 각각 -0.001 과 -0.063 으로 나타난 바, 부트스트랩 신뢰구간은 0을 포함하지 않았다. 이는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에 대한 유의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표 4> 부트스트래핑을 통한 간접효과의 유의성 검증 (N = 223)
<그림 2> 지각된 통제감과 직무소진 간 순차 이중매개모형
본 연구는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탐색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주요 변인 간의 관계 파악을 위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지각된 통제감, 고통감내력, 정서조절곤란, 직무소진의 각 변인 간에는 상관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지각된 통제감과 고통감내력 간의 관계 및 정서조절곤란과 직무소진 간의 관계에서 정적 상관이 유의하게 나타난 반면, 다른 관계에서는 부적 상관이 유의하였다. 이 결과는 시간 통제감이 높아질수록 직무소진이 감소한다는 한광현(2012)의 연구나 안전 통제감이 높아질수록 직무소진이 줄어든다는 정해원 & 이우진(2023)의 연구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고통감내력이 정서조절곤란과 부적 상관을 보인 결과 역시 고통감내력이 정서조절곤란을 감소시키는데 기여 한다는 사전 연구 결과(박라임 등., 2024) 및 정서조절곤란과 직무소진의 정적 결과는 정서조절곤란의 증가가 직무소진에 기여 한다는 사전 연구와 일치하였다(김유경, 2015; 최형성, 2015).
둘째,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지각된 통제감 수준이 높을수록 고통감내력의 수준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정서조절곤란 수준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결국 직무소진 증상이 감소하게 된다는 연구의 가설을 지지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과 같은 정서장애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제안한 선행연구(장은아 등, 2022: Hersch et al., 1967)와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을 높인다는 선행연구(Hancock et al., 2018 a,b), 고통감내력 증가가 정서조절곤란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난 선행연구(박경희, 2020; Simons et al., 2005)와 맥락을 같이 한다. 본 연구는 지각된통제감이 직무소진으로 이어지게 되는 일련의 심리적 과정에 대해 정교하게 검증하였다는 것에 주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는 바, 상담 현장에서 직무소진의 수준을 감소시키기 위한 심리적 개입의 주요 방향성을 제공했다고 보여진다. 즉, 지각된 통제감이 낮은 수준인 내담자가 직무소진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경우, 상담자가 고통감내력 수준의 증진과 정서조절곤란 수준의 감소를 목표로 하는 심리적 개입을 수행함으로써 내담자의 직무소진 수준을 경감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개인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지각된 통제감의 감소를 경험하게 되면 불안을 유발하는 스트레스에 대해 스스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직무수행에 대한 효능감이 낮아지고 고통을 회피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기 어렵게 되며 정서 조절의 어려움이 가중됨에 따라 상황에 부적응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고통을 견디는 능력을 비롯하여 자신의 정서에 대한 자각과 수용, 목표의 성취를 위한 정서의 전략적 사용 능력이 저하되고 부정적인 환경에서의 감정 절제와 통제가 어려워진다. 결국 설정된 목표를 향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는 것도 곤란해지는 상태에 이르러 정서적 고갈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개인이 경험하는 지각된 통제감은 개인이 맡은 직무에서의 소진에 대한 선행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요약하면, 자신의 직무 영역에서 낮은 수준의 통제감을 지각할수록 그러한 개인은 고통에 대한 감내력이 감소하며, 그에 따라 부정적인 정서들에 대한 조절능력이 감소하게 되면서 높은 수준의 직무소진을 경험하게 될 가능성을 본 연구모형은 시사하고 있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선행연구들을 통해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에 미치는 효과는 잘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각된 통제감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서 직무소진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반면, 본 연구는 지각된 통제감이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을 순차적으로 경유하여 직무소진에 미치는 간접효과에 대한 검증을 통하여 기존 연구와 비교하였을 때 지각된 통제감이 직무소진으로 이어지는 발달과정을 보다 정교하게 살펴보았다. 즉, 네 변인 사이의 관계에 관하여 더욱더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어떠한 변인이 다른 변인의 변화를 초래하거나 예측하는 등 단편적인 형태의 결과들을 제시하였으나, 본 연구는 통제감을 경험한 개인이 시간적 순서 혹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심리적 과정을 거쳐서 직무에서의 소진 양상을 보이게 되는지에 대하여 정교하게 확인하였다는 차이가 있다. 본 연구의 순차적 이중매개모형에서 지각된 통제감은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의 연결고리를 통해서 직무소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지각된 통제감의 감소 혹은 상실이 직무소진에 곧바로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그로 인한 고통감내력이나 정서조절곤란에서의 변화가 직무소진에 더욱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본 연구 결과는 지적하고 있다.
본 연구는 교정직 공무원들의 직무소진 감소와 관련된 향후 연구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였다는 의의가 있다. 본 연구 결과에서 지각된 통제감을 토대로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곤란이 연쇄적으로 발달하면서 직무소진에 영향을 준 결과를 살펴보면 교정공무원들의 직무소진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직무환경에서 지각하는 통제감을 중요성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 영역에서 권한 위임, 자율성 증진, 책임과 권한의 일치 등과 같은 요소들을 장려하는 것이 통제감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교정직 공무원들에 대한 상담 현장에서 지각된 통제감이 낮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개입을 할 때 정서조절곤란과 고통감내력 수준 여부를 확인하여 개인 스스로가 정서 조절에 대하여 적극적인 태도를 지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정서에 관한 인식 및 수용, 표현 등과 같은 정서 조절 능력 향상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직무소진을 경험하고 있는 교정직 공무원 내담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상담현장에서 교정직 공무원 내담자가 직무소진을 호소할 때, 상담자는 고통감내력과 정서 조절 수준을 함께 고려하여 파악할 필요가 있다. 고통감내력이 낮은 개인은 습관적으로 고통을 피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인식하고 조절하기 어려워지게 되어 직무소진에까지 이르게 되므로 상담자는 내담자가 자신의 고통을 회피하려는 충동이나 생각에 대한 의식적인 인식을 높여 고통을 견뎌야 할 순간을 판단하는 상태를 달성하도록 돕고 지지와 공감을 통해 감정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 시킬 필요가 있으며 감정인식과 표현을 훈련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정서 조절 전략을 습득할 수 있는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감정을 적절하게 인식하고 표현하며, 감정을 조절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따라서 교정공무원이 직무소진을 호소할 때, 고통감내력과 정서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직무소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제한점을 지니고 있다.
첫째, 본 연구는 온라인을 통해 자기보고 방식의 설문으로 진행되었기에 연구의 타당도 측면에서 개인의 심리적 혹은 상황적 요인으로 인해 축소 및 과장된 응답을 하였거나 편파적인 응답을 하였을 가능성이 배제될 수 없다. 따라서 연구 대상자가 지닌 실제적 성향 반영에 대한 한계가 존재할 수 있기에 이를 객관적으로 조사 가능한 방안을 다양성 있게 탐색하여 시도할 것을 제안해본다.
둘째, 본 연구는 단일한 시점에서 모든 변인을 동시에 측정하는 횡단 설계로, 모든 변인 간의 관계를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향후 종단적 연구를 설계함으로써 변인들의 인과적 관계를 보다 확실하게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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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자료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310069900004(검색일 ; 2024. 04.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