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수용자의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에 미치는 효과
: 사회적지지로 조절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연구 목적: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에 미치는 효과는 잘 알려져 있지만 교도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경계선 성격특성 및 공격성과의 상관 그리고 어떠한 심리적 과정을 거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교도소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의 관계를 정서조절곤란이 매개하는지 살펴보고, 사회적지지가 이러한 매개효과를 조절하는지를 검증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2024년 수도권에 위치한 A교도소의 성인남자 수용자 294명을 대상으로 자기보고 형식의 설문지를 실시하여 검증을 실시하였다.
연구 내용: 첫째,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가 유의하였다. 둘째,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의 관계를 사회적지지가 조절하였다. 셋째,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의 관계에 대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가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 및 제언: 이러한 결과는 교정시설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상담 현장에서 경계선 성격특성으로 인해 공격성을 호소하는 내담자에게 정서조절곤란 혹은 사회적지지를 포함한 개입을 실시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 핵심어 : 수용자, 경계선 성격특성, 정서조절곤란, 사회적지지, 공격성, 조절된 매개효과
교정시설 내 수용자들은 대부분 반사회적 성격장애, 간헐적 폭발성 장애, 품행장애 등의 문제를 지니고 있다(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 2013). 교정시설 내 수용자들이 보이는 이와 같은 문제들의 핵심적인 기저의 공통병리는 바로 공격성으로 알려져 있다(Eckhardt & Deffenbacher, 1995). 공격성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자극적인 행동이나 타인이나 소재를 해치려는 의도적인 행동으로 정의된다(김무길, 1980; 김효정, 1999).
경계선 성격특성은 공격성 증가를 예측하는 주요 변인 중 하나이다(정다연, 임종민, 곽호완, 장문선, 이종환, 2019). 경계선 성격특성은 경계선 성격장애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적 소인 혹은 성격적 취약성으로 이해된다(Clark, Livesley, & Morey, 1997). 따라서 경계선 성격특성을 지닌 사람들은 경계선 성격장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며, 경계선 성격장애를 진단받을 만큼 증상이 심각하지 않은 경우일지라도, 정동과 대인관계 측면에서 유사한 기능적 결과를 보인다(Trull, 1995). 경계선 성격특성을 지닌 사람들은 정서 조절에서의 어려움을 주요 특징으로 가지며, 충동적으로 공격성을 나타낸다(Gardner et al., 2012). 선행연구에서 70% 이상의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가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고된 결과(Newhill et al., 2009) 및 경계선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신체적, 심리적, 성적 공격 행동과 높은 상관을 나타낸 결과(Sansone et al., 2012) 등을 고려하면 경계선 성격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공격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Linehan(1993)은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하였다. 정서조절곤란이란 정확한 정서를 인식하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말하며, 이는 자극에 대한 민감성이 높고, 강도가 높은 정서적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정서 회복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Arntz et al., 2005). 경계선 성격특성이 높은 이들은 정서적으로 더 쉽게 흥분하며, 그 흥분은 정상적인 수준 이상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정서조절곤란을 경험하게 한다(Wagner & Linehan, 1999). 정서조절곤란과 경계선 성격특성 사이의 연구에서, 경계선 성격특성을 보이는 개인은 정서적 고통을 조절하는 기술이 부족하다고 알려져 있으며(Strosahl et al., 1992), 경계선 성격특성을 가진 이들의 정서를 적절히 수용하지 못하게 하는 기저 요인 중 하나로 정서조절기술의 결여가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다(Chapman et al., 2006). 또한, Glenn과 Klonsky(2009)는 충동 통제의 어려움과 정서조절 전략에 대한 제한적 접근이 정서조절곤란의 하위 유형으로, 경계선 성격특성에 가장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했다. 위와 같이 다수의 선행연구에서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서조절곤란은 두 가지 경로로 공격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Roberton et al., 2012). 첫째, 부정적인 정서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이에 따른 충동적인 행동으로 공격성을 나타내는 경우이며, 둘째, 부정적인 정서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회피하거나 억제하다가 정신적인 긴장이 증가하여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이다. 또 다른 선행연구에서는 정서를 조절하지 못할 때 내재화된 정서 문제 외에도 공격성과 같은 문제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보고되었다(Eisenberg et al., 2000). Schwartz & Proctor(2000)는 또래 간 괴롭힘이나 정서조절 능력, 그리고 공격성 간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 정서조절 능력과 공격성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초등학생의 관계적 공격성을 조사한 연구에서 정서조절 능력이 공격성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희경 외, 2013).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하여 볼 때 정서조절곤란의 요인들이 공격성으로 이어지는 데 있어 중요한 영향력을 가진 변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상과 같이 경계선 성격특성, 정서조절곤란, 공격성 간의 관계를 확인한 결과, 이들 사이에 밀접한 관련성은 서로 일정한 발달 경로에 상호연쇄적으로 내포될 가능성을 나타내며, 결국 정서조절곤란을 포함하는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만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이러한 효과에 따른 개인차를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매개효과가 작용하는 ‘과정’과 더불어, 조절효과가 작용하는 ‘개인차’를 함께 고려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래서 본 연구는 사회적지지와 특정 변인과의 상호작용을 살피고, 이런 상호작용이 공격성을 감소하는데 유의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주목하였다.
사회적지지는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남연주 외(2022)의 연구에 따르면, 사회적지지는 공격적 행동을 억제하는 데 유용하며, 보호요인으로 기능한다. 이와 관련하여 Cohen & Hoberman(1983)은 사회적지지를 인간이 대인관계를 통해 얻는 긍정적 자원으로 정의하였으며, 심리적 안정과 적응, 기본적인 욕구 충족에 이르는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영자(1995)는 사회적지지가 스트레스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했다.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Dubow & Ullman(1989)은 청소년기에 부모의 지지가 공격성의 수준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부모의 지지는 청소년의 공격성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며(황재은·김장회, 2015; Larsen & Dehle, 2007), 가정폭력으로부터 학대를 경험한 경우에도 사회적지지가 공격적 행동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임이 제시되었다(김나예, 2019).
이런 결과를 따르면, 특정 변인이 공격성에 미치는 효과에서 사회적지지가 완충작용을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가 조절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제시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를 감소시켜주는 역할을 사회적지지가 수행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사회적지지를 조절변인으로 설정하였다.
종합하면, 경계선 성격특성은 일반성인 및 아동의 이상행동 원인과 같은 부분에 한정적으로 중점을 두던 선행 연구들의 방향에서 최근 더 나아가 공격성과의 관계, 즉 공격성을 초래하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선행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간의 관련성에 관한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경계선 성격특성이 어떤 경로를 통해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고, 개인에게 있어 이러한 경로에서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 지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 하지만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영향(Fossati et al., 2013; Glenn & Klonsky, 2009; Wagner & Linehan, 1999),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 증가에 유의하게 기여한다는 결과(Eisenberg et al., 2000; Sullivan et al., 2010). 그리고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을 유의하게 예측한다는 결과(Gardner et al,, 2012; Newhill et al., 2009) 등의 선행연구들을 종합하면 정서조절곤란이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을 매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울러 잠정적 매개변인으로 상정된 정서조절곤란은 사회적지지과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Folkman & Lazarus, 1987; Holohan et al., 1997; Kobak & Screey, 1988; Lazarus & Folkman, 1984) 및 사회적지지가 공격성에 대해서 여러 선행연구에서 완충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 등을 통해서 사회적지지가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 사이의 관련성을 조절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매개효과와 조절효과를 함께 고려하는 조절된 매개모형을 설계함으로써 이런 관계들을 개념화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검증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독립변인으로 경계선 성격특성을, 종속변인으로 공격성을 설정하고,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되는 정서조절곤란이 이 사이의 관계를 매개할 것이라는 조절된 매개모형을 설계하였으며(그림 1), 이런 모형이 타당한 개념화인지 검증하고자 한다. 다음은 이에 대한 연구 가설이다.
연구 가설 1.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의 관계를 정서조절곤란이 매개할 것이다.
연구 가설 2. 사회적지지가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절할 것이다.
연구 가설 3.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거쳐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적지지의 수준에 의존할 것이다
<그림 1> 연구 모형
본 연구에서는 수도권에 위치한 A 교도소의 성인 남자 수용자를 대상으로 2024년 4월 15일부터 4월 19일까지 자기보고식 형식의 설문지를 실시하였으며 연구자가 직접 수용동을 방문하여 유의사항을 설명한 후 시행 및 회수하였다. 설문지는 연구 참여에 동의를 한 참가자들에 한해서 작성되었고, 심리적 불편감을 경험할 때 중지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으며, 설문지에 대한 응답은 수용자의 이후 처우와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고지하였다.
이에 참여자들은 동의에 체크를 하고 설문작성을 시작하였고 설문 분량은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되는 분량이었다. 회수된 설문 총 305부 중에 불성실한 응답을 한 11부를 제외하고 294부를 최종적으로 분석 자료로 사용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남자가 294명(100.0%)으로 만 18세 이상부터 85세 이하의 연령 범위로 나타났으며, 참여자 평균 연령은 45.43세(표준편차 14.90세)였다. 학력은 중졸 13.6%, 고졸 59.5%, 전문대졸 6.8%, 대학교졸 18.7%, 대학원이상 졸 1.4%로 고졸이 가장 많았고, 대학교졸, 중졸 순으로 나타났다.
1) 경계선 성격특성 척도(PAI)
본 연구에서는 경계선 성격특성의 측정을 위해 Morey가 개발한 PAI(personality assesment inventory)(Morey,1991)를 홍상황과 김영환(1998)이 번안한 질문지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2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4점 Likert 척도로 평정한다. 구체적으로 정서적 불안정성(BOR-A), 정체감 문제(BOR-I), 부정적 대인관계(BOR-N), 자해(BOR-S)의 4개 하위요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합이 클수록 경계선 성격특성 수준이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는 .88로 나타났다.
2) 정서조절곤란 척도(DERS)
본 연구에서는 정서조절곤란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Gratz & Roemer(2004)에 의해 개발된 정서조절곤란 척도(DERS: difficulties in emotion regulation scale)를 조용래(2007)가 번안한 것을 사용하였다. 총 35개의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점 Likert 척도로 평정한다. 또한, 6가지의 하위요인으로 구성되는데, 충동통제곤란과 정서에 대한 주의와 지각의 부족, 정서에 대한 비수용성, 정서적 명료성의 부족, 정서조절전략에 대한 접근제한, 목표지향행동 수행의 어려움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정서조절곤란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는 .94로 나타났다.
3) 사회적지지 척도
본 연구에서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각된 사회적지지를 측정하기 위해 박지원(1985)에 의해 개발된 사회적지지 척도의 각 문항을 김연수(1995)가 수정 및 보완하여 제작한 자기보고식 질문지를 사용하였다. 총 25문항으로 5점 Likert 척도로 평정된다. 구체적으로 정서적지지, 정보적지지, 물질적지지, 평가적지지의 4개 하위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지지의 지각 수준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는 .98로 나타났다.
4) 공격성 척도 (신체적 및 언어적 공격성)
본 연구에서는 공격성을 측정하기 위해 Buss & Perry(1992)가 개발한 Aggression Questionnaire을 서수균과 권석만(2002)이 번안 및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이 척도는 총 27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5점 Likert 척도로 평정된다. 구체적으로 신체적 공격성, 언어적 공격성, 분노감, 적대감의 4가지 하위요인으로 구성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공격성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내적 합치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는 .92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SPSS 23.0 프로그램 및 SPSS Macro PROCESS를 활용하여 수집 자료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인 자료분석 과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구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빈도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본 연구에서 사용한 측정 도구의 내적일치도를 나타내는 Cronbach’s α계수를 산출하여 신뢰도를 확인하였다. 셋째, 변인 사이의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넷째, PROCESS 4번 모형 분석을 실시하여,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거쳐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였다. 다섯째,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여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되는지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PROCESS 14번 모형을 통해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 사이에서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를 사회적지지가 조절하는지에 대해 확인하였다.
우선 변인 간의 상관을 확인하기 위해 Pearson 상관계수와 변인들의 평균 및 표준편차를 구하여 표 1에 제시하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경계선 성격특성은 정서조절곤란 및 공격성과 유의한 정적상관을 나타냈으나(각각 순서대로 r = .801, p < .01; r=.751, p < .01), 사회적지지와는 유의한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r=-.472, p < .01). 아울러, 정서조절곤란은 공격성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으며(r=.690, p < .01), 사회적지지와 유의한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r=.-.479, p < .01). 마지막으로 사회적지지와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는 유의한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r=-.394, p < .01).
이에 더해, 변인들이 정규성 가정을 충족하는지를 확인하고자 왜도 및 첨도 또한 제시하였다(표 1). 변수들의 왜도 및 첨도의 절대값이 각각 2와 7을 넘지 않을 때 정상분포를 충족한다고 가정하기에, 표에 나타난 결과와 같이 본 연구의 변인들은 정규성 가정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각 변수들은 리커트 단위로 환산하여 변수별 수준을 비교할 수 있었으며, 경계선 성격특성은 1.06으로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으며, 사회적 지지에 대한 수준이 3.53으로 가장 높았다.
<표 1> 변인들 간의 상관 (N = 294)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경유하여 공격성에 미치는 간접효과를 검증하였다(표 2). 첫째,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경계선 성격특성을 예측변인으로, 정서조절곤란을 종속변인으로 설정한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회귀계수는 β = 0.801 (p < .001)로 나타났으며, 이는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의미한다. 둘째,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하여 예측변인으로 경계선 성격특성을, 종속변인에 공격성을 설정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회귀계수는 β = 0.751 (p < .001)로 나타났으며, 이는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임을 의미한다. 셋째,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통제했을 때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였다(β = 0.554, p < .001). 넷째, 경계선 성격특성의 효과를 통제했을 때도,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하였다(β = 0.247, p < .001). 다음으로, 부트스트랩 방법을 사용하여,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 사이에서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를 분석하였다(표 3). 분석 결과, 간접효과의 비표준화 추정치는 .326으로 나타난 바, 이는 경계선 성격특성의 원점수가 1점 상승될 때 정서조절곤란을 거쳐서 공격성의 원점수가 .326점 상승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더불어, 간접효과 비표준화 추정치 95% 신뢰구간에서의 하한값 및 상한값이 .137과 .520으로 0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는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유의함을 시사한다.
<표 2>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N = 294)
<표 3> 부트스트래핑을 통한 간접효과 유의성 검증 (N = 294)
다음으로,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으며(Aiken et al., 1991) 표 4에 제시하였다. 분석 결과, 2단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원점수가 0점인 경우,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조건부효과가 유의하였다(B = 0.626, p < .001). 한편, 정서조절곤란의 원점수가 0점일 때, 사회적지지가 공격성에 미치는 조건부효과도 유의하였다(B=-0.066, p < .01). 정서조절곤란과 사회적지지의 상호작용 효과를 살펴본 결과, 유의한 상호작용 효과를 나타냈다(B=-0.006, p < .001). 이는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사회적지지의 상이한 수준에 의해서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조절효과를 자세하게 확인하기 위해서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통해 얻은 예측변인별 비표준화된 회귀계수 및 상수를 활용하여 원점수 회귀방정식을 구성하였다. 먼저, 사회적지지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사용하여 각각 사회적지지의 저수준, 중수준, 고수준을 나타내었다(그림 1). 그 결과, 저수준에서 고수준으로 사회적지지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정적 기울기가 상대적으로 점점 완만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사회적지지의 수준이 높아질수록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효과가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더불어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적지지의 수준에 따라서 다른 양상을 나타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이는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가 유의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표 4>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공격성에 대한 회귀분석 (N = 294)
다음으로, 어떤 조건에서의 사회적지지에서 유의한 조절효과가 나타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사회적지지의 어느 영역에서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유의 및 유의하지 않은지에 대해 조사하는 것을 ‘상호작용 탐색’이라고 하며, 그 중 단순기울기 분석으로 알려진 특정값 선택방법을 활용하여 연구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Aikent et al.(1991)의 제안에 따라 조절변인의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SD)를 사용하여 평균에서 1 SD 아래와 평균, 그리고 평균에서 1 SD 위에 있는 점수를 보여주는 세 조건에서 유의성을 분석하였다.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을 사회적지지가 조절하는 효과는 평균에서 1 SD 아래 점수인 조건과 평균 및 평균에서 1 SD 위에 있는 점수의 조건에서 유의하게 나타났다(표 5).
<그림 1>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
<표 5> 조절효과 유의성 검증 (N = 294)
PROCESS Model 14번 모형 분석을 통해서 조절된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조절된 매개효과에 대한 분석 결과, 신뢰구간에서의 하한값이 -.013, 상한값이 -.004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에 대한 사회적지지의 조절효과가 유의함을 알 수 있다(표 6). 추가로, 사회적지지의 상이한 수준에 의해서 각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살펴보았다(표 7).
본 연구에서는 사회적지지의 원점수를 사용하여 세 조건, 즉 평균에서 1 SD 아래, 평균, 평균에서 1 SD 위에 있는 점수를 산출함으로써 이러한 조건에 따른 정소조절곤란에 의한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경유하여 공격성에 미치는 간접효과는 사회적지지가 평균에서 1 SD 아래 점수인 조건에서 유의했으며(Effect = 0.537, 95% 신뢰구간: 0.326 - 0.766), 사회적지지가 평균 점수인 조건에서도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가 유의했다(Effect = 0.340, 95% 신뢰구간: 0.153 - 0.535). 반면, 사회적지지가 평균에서 1 SD 위에 있는 점수인 조건에서는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가 유의하지 않았다(Effect = 0.144, 95% 신뢰구간: -0.078 - 0.359).
<표 6> 조절된 매개 지수(INDEX OF MODERATED MEDIATION)의 유의성 검증 (N = 294)
<표 7> 사회적지지의 수준에 따른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 (N = 294)
본 연구에 따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경계선 성격특성은 정서조절곤란 및 공격성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냈으며 사회적지지와는 유의한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그리고 정서조절곤란은 사회적지지와는 유의한 부적 상관을, 공격성과는 유의한 정적 상관을 나타내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지지와 공격성도 유의한 부적 상관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의 70% 이상이 타인에 대해 공격성을 갖는다는 결과(Newhill et al., 2009)와 사회적지지가 공격적 행동을 억제하는 데 유용할 뿐만 아니라 보호요인으로도 가능하다는 결과(남연주 외, 2022)와도 맥을 같이 하며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 연구결과들(Sullivan et al., 2010)도 이와 유사하다.
둘째, 정서조절곤란에 따른 매개효과를 확인하였더니, 정서조절곤란이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 간의 관계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에 영향을 미치며(Fossati et al., 2013; Glenn & Klonsky, 2009; Wagner & Linehan, 1999),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 증가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Eisenberg et al., 2000; Sullivan et al., 2010)와 같은 맥락이다. 즉, 경계선 성격특성이 증가할수록 정서조절곤란을 경험할 가능성이 증가하게 되며 정서조절곤란 관련 어려움이 성인의 공격성 수준을 상승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셋째, 정서조절곤란과 공격성 사이를 사회적지지가 유의하게 조절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특정변인과 공격성과의 관계에서 사회적지지가 부정적인 영향을 감소시키는 연구결과(황재은·김장회, 2015; Larsen & Dehle, 2007)와 맥락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통해서 구체적인 조절효과를 확인해보면, 사회적지지의 수준이 높아질수록(저수준에서 고수준으로 갈수록)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즉, 사회적지지 수준이 높을수록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효과는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정서조절곤란이 공격성에 미치는 영향은 사회적지지 수준에 따라 상이함을 의미한다.
넷째,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경유하여 공격성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사회적지지에 의해 의존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 결과는 경계선 성격특성이 증가할수록 정서조절곤란이 함께 증가하고, 결국 공격성이 증가하는 것이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 사이의 일반적인 경로이나, 이러한 경로가 모든 사람에게 일관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 사회적지지의 수준에 의해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욱 자세하게 살펴보자면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거쳐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간접효과가 평균보다 1 표준편차 낮으며, 평균이고, 평균보다 1 표준편차 높은 사회적지지의 모든 수준에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지지가 증가할수록 간접효과의 절대값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사회적지지의 거의 모든 구간에서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에 미치는 간접효과가 유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회적지지의 수준에 따라서 간접효과의 강도가 점점 감소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연구대상이 사회적지지의 효과를 더욱 많이 경험하게 될수록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거쳐 공격성으로 향하게 되는 영향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높은 경계선 성격특성 경향성을 가진 성인의 공격성 증가 기제, 즉 경계선 성격특성 성향으로 인해 정서조절곤란이 상승하면서 결국 공격성수준이 높아지게 되는 결과를 맞이하는 것이 공격성에 대한 일반적 과정임을 나타낸다. 그와 동시에 사회저지지의 강화가 공격성이 증가하는 과정이 지연 또는 완화할 수 있도록 작용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이러한 결과는 공격성이 증가하게 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이런 과정에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개인차 변인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공격성으로 인해 불편감을 호소하고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가진 경계선 성격특성의 정도를 확인하고 여기서 기인하는 정서조절곤란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에서 정서조절곤란의 수준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사회적지지의 수준을 파악하여 이를 보다 향상할 수 있는 개입 방법을 연구하고 시도하는 것으로 공격성으로 인한 불편감을 해소하는 것에 효과적일 수 있을 것임을 제시한다.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교정교화를 주 목적으로 하는 교정시설안에서의 수용자에 대한 연구라는 점에서 주요한 의의를 갖는다. 이는 교도소라는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제한된 환경아래 수감되어 있는 수용자에 대한 연구로서, 그 대상에 특수성이 존재하고 더 나아가 이후 수용자에 대한 연구에도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수용자들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로서 이러한 범죄자들이 보이는 주요한 문제들에 공통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심리적 특성인 공격성이 발현되는 주요한 경로 중 일부를 규명했다는 측면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성격적 특성을 규명한 바, 경계선 성격 특성을 지닌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킬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공격성의 예방과 감소를 위한 개입 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성격특성이 공격성으로 발달되는 과정을 매개하는 변인을 규명한 바, 심리교육이나 심리치료 장면에서 정서조절의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 공격성 감소에 유용한 대책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경계선 성격특성이 정서조절곤란을 경유하여 공격성에 미치는 간접효과를 확인하고, 이런 간접효과가 사회적지지에 의해 조절한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즉, 공격성으로 발달하게 되는 과정과 더불어, 이런 과정 사이에서 영향을 미치는 개인차도 함께 설명하는 모형을 설계 및 제시하면서 경계선 성격특성, 정서조절곤란, 공격성, 사회적지지과 같은 변인들의 관계에 대한 통합적 관점을 제시하였다. 이는 매개효과 연구를 통해서 변인 사이의 관련성에 대해 주로 중점을 두고 연구했던 선행 연구들의 범위를 넘어서, 이런 변인의 관련성이 개개인의 차이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는 영향을 경험적으로 연구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검증하였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변인들에 대한 통합적인 통찰은 공격성을 감소하기 위해 치료에 있어, 보다 상승된 유연성 및 확장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경계선 성격특성을 경험한 교정시설에 집금되어 있는 수용자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지 않으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공격성 또한 증가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과정에서, 사회적지지를 활용하여 이러한 효과를 완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셋째, 본 연구에서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의 사이의 정서조절곤란의 매개효과를 확인함으로써 경계선 성격특성에서 공격성으로 향하게 되는 과정을 알아볼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경계선 성격특성 관련 경향을 지닌 수용자들의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정서조절곤란이 매개가 되어 발단된다는 것을 알아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경계선 성격특성과 공격성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경계선 성격특성이 어떠한 경로를 거쳐서 공격성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는 경계선 성격특성이 공격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정서조절곤란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변화되며, 이러한 변화가 끝내 공격성의 증가를 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이러한 학문적인 의의와 치료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실증적 의의를 가지고 있음에도 여러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의 제한점을 확인하고 연구 질의 개선을 위해 후속연구를 위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에서 사용된 측정 방법은 자기 보고식 설문지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측정 도구 특성상 설문에 참여한 수용자들이 방어적으로 응답했거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편향되어 보고했을 수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관찰이나 평가 방법을 추가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겻으로 기대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교도소 1곳의 수용자들을 연구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전체 수용자집단에 대한 대표성이 부족하다. 따라서 전체 교정시설에서의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연구한다면 연구의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에, 본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본 연구는 단일 시점에서 모든 변인을 동시에 측정하는 횡단 설계로 진행되었다. 이는 변인 사이의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으로, 후속연구에서는 종단적 연구를 설계함으로써 보다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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