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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백과

통계와 사례로 이해하는
미국의 교정현안 및 문제점

글 · 홍원태 샘휴스턴주립대학교(Sam Houston State University) 형사정책 대학원(College of Criminal Justice) 교감

1. 들어가며

한국의 교정행정 시스템은 다른 나라와 다른 독특한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36년 동안 도입된 일본의 잔재가 일부 남아있는 동시에, 해방 이후 서양의 교정시스템이 순차적으로 도입되어 현재의 교정행정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현대교정에는 일본 시스템의 영향이 매우 미미하며, 대부분 미국, 캐나다 및 유럽에서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교정행정 시스템에 관한 연구와 적용이 주를 이룹니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미국의 교정행정 시스템의 장점, 단점 및 당면한 과제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가 향후 맞이할 수 있는 수용 관리적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유용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를 포함한 많은 교도관은 미국의 교정행정 시스템을 깊이 있게 이해하기보다는, 단편 기사나 일부 사례가 나오는 동영상을 통해 미국의 교정행정 시스템을 단정 짓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학기 대학원 수업을 통해 (Crim & Corrections, Courts as Organizations, Critical Analysis Of Justice Administration) 미국의 교정행정 시스템이 직면한 과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우리 교도관들이 막연히 알고 있던 미국 교정행정 시스템의 현안 및 문제점을 함께 공유하여,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주제어 : 교정행정, 미국 교정, 형사 정책, 교정 정책

2. 통계와 사례로 이해하는 미국 교정의 당면 과제

2-1) 도대체 미국에는 얼마나 많은 수용자가 있을까?

만약 누군가가 2022년 우리나라의 일일 평균 수용인원이 몇 명인지 물어본다면, 우리는 교정통계연보(2023년)를 확인하여 2022년 기준으로 수용정원이 48,990명이며 일일 평균 수용인원은 51,117명이라고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교도관이나 교정행정 전문가에게 미국의 일일 평균 수용인원을 비롯한 수용통계를 물었을 때 확신을 가지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수천 개의 교정 시설과 수시로 변하는 수용인원 때문에 통계의 신뢰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미국에서 정확한(또는 근사한) 수용인원을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교정행정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와 구별되는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미국은 연방 교도소(Federal prison), 주교도소(State prison), 그리고 카운티 감옥(County Jail)으로 구분하여 교정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있습니다. 연방 교도소는 주로 연방 법률을 위반한 범죄자들이 수용되며, 이 시설은 연방 교도국(BOB, Bureau of Prisons)에 의해 관리됩니다. 반면 주교도소는 각 주(State)의 주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로, 주의 법률을 위반한 범죄자들이 수용됩니다.
한국의 교도소와 달리, 미국은 50개 주가 각기 다른 교정행정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저는 텍사스주에 거주하고 있는데, 텍사스 교정국(Texas Department of Criminal Justice)은 텍사스주 내 주교도소의 운영과 수용관리를 책임지며, 사형집행도 정기적으로 시행합니다. 반대로 콜로라도(Colorado)주는 콜로라도 주에 위치한 주 교도소를 운영하고 관리의 책임을 지고 있지만 최근 사형집행을 폐지하였습니다.

<그림 1> 텍사스 교정국(Texas Department of Criminal Justice) 홈페이지 모습

마지막으로 생소할 수 있는 카운티 감옥(County Jail)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카운티 감옥은 특정 카운티에 있는 교정시설로, 주로 미결 피의자, 단기 형 집행 수용자, 보석금 미납자, 가석방 조건을 위반한 범죄자 등을 수용합니다. 이러한 감옥은 그 카운티 내의 보안관(Sheriff)이 운영의 주체가 됩니다. 보안관의 장은 해당 카운티에서 4년마다 선거를 통해 선출됩니다. 또한, 각 카운티의 예산에 따라 인력 운용 및 교정프로그램 진행에 큰 차이를 보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선진국이며 강대국이기 때문에 모든 교정시설에서 우리보다 더 좋은 수용 환경과 선진화된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큰 오류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카운티 감옥의 운영상의 문제는 예산확보 입니다. 원칙적으로 카운티 감옥은 해당 카운티의 자체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카운티 감옥은 과밀수용, 직원 부족, 비리 및 수용자 인권 침해와 같은 문제로 사회적인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미국의 전체 수용인원을 추정하기 위해 연방 교도소, 주교도소 및 카운티 감옥의 수용인원을 합산해야 할 것입니다. 비영리 기구인 베라연구소(Vera Institute of Justice)가 발표한 2022년 People in Jail and Prison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총 수용 인원은 2022년 가을 기준 1,827,100여명입니다. 이 숫자는 연방 및 주교도소 그리고 카운티 감옥의 수용 인원을 모두 합산한 결과입니다.

<표 1> 미국 수용 인구 개요 및 지역별 변화(Vera Institute of Justice)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 19로 인해 전체 수용인원이 다소 감소했지만, 최근에 다시 증가 추세를 보입니다. 이 수용인원은 실로 엄청난 숫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전라남도의 총인구는 1,798,435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미국의 인구(3.3억)가 한국(5.1백만)보다 많다는 점을 고려해도 전체 수용인원이 전라남도의 인구보다 많다는 것은 미국의 교정시스템과 환경이 미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기본적인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의 수용인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항상 이렇게 많은 숫자를 유지해왔을까요? 미국의 수용인원이 이렇게 증가한 배경에는 어떤 이유가 숨어있을까요?

2-2) 수용인원의 증가 원인

미국은 원래부터 이렇게 많은 수용인원을 유지해왔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닙니다. 1970년대 초반에는 지속적인 수용인원 감소로 인해 교도소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범죄학자도 있을 정도로 상대적으로 안정된 수용인원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의 형사정책 학자인 마크 마우어(Marc Mauer)에 따르면, 1972년 미국 교도소(State and Federal Prison)의 수용인원은 33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22년 기준으로 120만 명 이상의 수용 인원을 기록하며 거의 4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그나마 현재의 수치는 교정 예산을 감당하기 어려워 가석방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용인원이 감소한 것으로 2000년대 초반에는 무려 140만 명을 육박하였습니다.

<표 2> 20세기 미국 연방· 주교도소 (State and Federal Prison) 수용인원 증가 추이(by Marc Mauer)

<표 2>의 그래프 추이만 확인해도 1970년대 중반까지 매우 완만한 수준의 수용인원이 유지되었음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1970년 중반부터 세계 경제 강국인 미국도 버거워할 만큼의 수용인원 급증 추세가 있었던 것일까요?

첫째 이유는 단순합니다.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범죄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살인 및 마약 범죄 등 강력 범죄가 증가하면서 전체수용인원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단적인 예로, 1960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5.0명의 살인율이었지만, 1974년에는 인구 10만 명당 9.8명으로 거의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1970년대는 마약이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1980년에는 약 40,000명의 마약 관련 범죄자들이 교도소와 감옥에 수용되었으나, 이 수치는 2000년대 들어 약 450,000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하여 전체 수용 인원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형사정책의 변화에 있습니다. 미국은 1970년대 닉슨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과 1980년대 레이건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으로 인해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주를 이루는 정책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 이후에는 의무형 및 정해진 형량 선고로의 전환(shifting toward mandatory and determinate sentencing), 사법적 재량권의 제한(restrictions on judicial discretion), 그리고 교도소 수용을 선호하는 제재의 강조(a greater emphasis on imprisonment as a preferred sanction)는 정부, 언론, 학계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정책적 성역(聖域)이 되었습니다. 범죄에 대한 강력한 정책은 수십 년 동안 전가의 보도(傳家의 寶刀)가 되어 쉽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점을 지적할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다만 2000년대에 들어서 각 주는 범죄자 관리를 위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교육 및 공공서비스를 제한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으며, 이로 인해 범죄자에 대한 격리와 강력한 대응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국도 과밀수용이 위헌으로 판결된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교도소 신설이 주민 반대로 인해 지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미국과 비교하면 비교적 안정된 수용 환경과 수용인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미국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급격한 수용인원 증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수용환경 개선과 효율적인 수용 관리 능력을 개발할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2-3) 미국에는 ‘교도관 구하기’ 가 하늘의 별따기?

미국에서 뉴스나 라디오를 듣다 보면 심심치 않게 교정 관련 뉴스가 나옵니다. 수백만 명이 수용되다 보니 각종 사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가장 많이 문제가 되는 이슈는 수용자 관련 내용이 아닌 교도관채용에 관한 내용입니다. 교도관이 사건 사고를 일으킨 내용이 아니라 바로 교도관을 채용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는 말이 나옵니다. 한국에서 근무할 때 미국은 한국보다 교도관에 대한 처우나 사회적 인식이 조금 더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사실은 오히려 더 열악한 상황에 직면하고 대규모 사직으로 인해 국가적인 문제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저와 같은 대학원 석사과정에 있는 동기도 3년간의 교도관 생활을 청산하고 대학원생이 되었는데 졸업 이후에도 다시는 교도관이 되고 싶지 않다고 할 정도로 근무 환경이 열악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왜 젊은 청년들은 교도관이 되기를 꺼려하고 있을까요?

우선 미국의 심각한 교도관채용 부족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표 3>을 살펴보면, 수용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교도관을 포함한 직원 수가 2019년 이후 약 10% 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해 수용자 수는 일시적으로 감소한 이후 2022년 현재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미국의 교도관 전체 인원은 최근 20년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도관 수의 감소는 수용 인원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오히려 수용 관리를 위해 교도관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표 3> 교도관 채용인원 및 주 교도소 수용인원 비교 그래프

미국의 50개 주에서 운영되는 상당수의 교도소에서 교도관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도관 부족 문제는 교도관의 복지와 수용자의 재사회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조지아(Georgia)주의 스미스 교도소(Smith State Prison)에서는 직원 부족으로 인해 인원 파악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71세의 수용자 안소니 조셉 지노(Anthony Joseph Zino)가 사망한지 5일만에 발견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는 교도관 부족으로 인한 수용관리 부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일부 주(웨스트버지니아(West Virginia), 플로리다(Florida), 뉴 엠프셔(New Hampshire))는 교도관 부족으로 국가 경비대의 지원을 요청하여 수용관리를 보강한 사례가 있으며, 위스콘신(Wisconsin) 주에서는 교도관 부족으로 인해 수용자 이동이 전면 중지되어 접견과 교화 프로그램이 장기간 정지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많은 주가 교도관 부족 문제를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특히 재정적으로 어려운 주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지아(Georgia)주와 아칸소(Arkansas)주는 각각 29%와 20% 교도관 감소를 보이는 등 다른 주에 비해서도 교도관 확보에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림 2> 미국 각 주별 교도관 부족 현황

그렇다면 우리의 생각과 달리 미국에서 교도관이란 직업이 인기가 없고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현재 미국에서는 교도관 뿐만 아니라 경찰관과 소방관 등 제복공무원 채용이 이전과 달리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물론 그중에서도 교도관의 체용은 가장 어렵습니다. 따라서 제가 다니는 대학원에서도 사진1처럼 전단지를 돌리며 경찰관, 교도관, 심지어 FBI에서도 직원 채용을 위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진 1 직원채용을 위한 홍보 전단지>

특히 교도관 부족 상태가 심각한 조지아(Georgia)주는 취업연령대의 젊은 층에게 대규모 홍보 메일을 발송하거나 취업 가능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등의 조치를 취하며, 페이스북을 포함한 소셜 미디어에서 꾸준한 채용 광고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주리(Missouri) 주는 2017년 대비 급여를 40%나 인상하여 직원 부족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청년층에서 교도관이 인기가 없는 근본적인 이유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다양한 사건·사고의 증가 때문입니다. 일부 교도소에서는 전기가 끊기는 경우가 허다하고, 직원 부족으로 인해 신입 교도관이 최대 600명의 수용자를 혼자서 관리해야 하는 상황까지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정신질환자의 증가로 인해 수용관리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005년 기준으로 미국에는 정신분열증, 양극성 장애 등 심각한 정신 질환을 가진 수용자의 숫자가 320,000명 이상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교도관 채용의 어려움은 기존 교도관들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을 가져오며, 일부 주의 교도소는 수시로 2교대 운영하여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도관 부족은 직원복지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용자 교정과 교화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교도관의 이직을 줄이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 활동과 노력이 있었지만, 과밀수용현상과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단기적인 해결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비관적인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교도관 부족 문제는 직원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고, 직원 사기문제는 수용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결국은 교도소의 근본적인 목표인 범죄자 재범 방지와 재사회를 저해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발생하는 교도관채용 문제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나라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입니다.

2-4) 독거구금(Solitary Confinement)은 교도소에서 필요악일까 ?

세계 최고의 강대국이자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현재의 수용인원은 실제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더욱이, 과거 범죄와의 전쟁(The war on crime)과 마약과의 전쟁(The War on drug)으로 수용된 젊은 수용자들이 이제는 고령의 수용자로 변하면서 정신질환과 신체질환을 호소하고 있어 이들을 수용관리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용자 간의 폭행 및 직원에 대한 폭행사고 증가하여 일부 교도소는 형사문제로 인해 고소·고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교도소의 입장에서 정신질환 및 신체질환을 호소하며 문제를 일으키는 수용자를 관리하는 데 가장 손쉬운 방법은 수용자를 독거수용하면서 처우를 제한하는 것입니다(이하 ‘처우제한 독거수용, Use of Restrictive Housing). 2015년 미 법무통계국(Bureau of Justice Statistics , BJS)은 전국의 교도소 및 감옥의 처우제한 독거수용 실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바 있습니다. 전체 미국의 수용인원 중 교도소(Federal & State Prison) 수용자의 약 20%와 카운티감옥(County Jail) 수용자의 18%가 지난 12개월 동안 처우제한 독거수용을 경험한 바 있다고 조사되었습니다. 한국에도 이와 유사한 조사가 실시된 바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1년 동안 전체수용자의 20% 가까운 인원이 다른 수용자와 함께 생활할 수 없을 정도의 신체적·정신적 혼란 상태에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을 얻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처우제한 독거수용의 비율이 높은 교도소 일수록 규율이 무너지고 수용자가 가지는 교도관 대한 신뢰가 낮았습니다. 또한, 폭력성향의 수용자와 다수의 범죄 경력을 가진 수용자의 비율도 높았습니다. 특히 정신질환 수용자의 비율이 더 높은 동시에 성소수자의 비율도 상당하였습니다.

<표 4> 처우제한 독거수용 이력이 있는 수용자의 특성* 그래프

* 젊고, 성소수자이며. 학력이 낮은 동시에 폭력 전과가 있는 재범 이상의 수용자가
일반적인 수용자에 비해 처우제한 독거수용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됨

사실 우리와 유사한 시설 구조로 되어 있는 미국의 교정시설에서 다른 수용자를 폭행하고 직원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수용자를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교도소에는 최소한의 수용관리를 위해 처우제한 독거수용에 의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의 수용자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처우제한 독거수용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날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교도관들이 무력함을 호소하고 현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형사정책 전문가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수용자가 처우제한 독거수용을 하는 경우 정신적·신체적 질환이 더욱 악화되며 결국 출소를 한 이후에도 직업을 구하거나 원활한 대인관계를 형성하는데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처우제한 독거수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합니다. 또한 처우제한 독거 수용이 교도관들의 편의주의적인 관점에서 시행되어 인권침해의 요소가 크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도관들의 입장에서는 전문인력의 부족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제대로 된 처우가 이뤄지지 않고 처우환경이 악화되는 실정에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처우제한 독거수용을 없애거나 최소화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대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고위험 수용자에 처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처우제한 독거수용의 문제점만 부각되는 상황이 교도관과 수용자 모두를 피해자로 만드는 상황으로 몰고 있습니다.

2-5) 교도소내 마약 반입 문제가 이 정도였어?

얼마전 텍사스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어느 텍사스 교도소에 마약을 밀반입한 혐의를 받고 있던 수용자와 이를 도운 교도관 13명이 기소되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이들은 외부의 공범과 모의하여 마약 성분인 펜타닐이 묻어있는 종이를 편지처럼 위장하여 교도소 내부로 밀반입 하였습니다. 그리고 범인들은 한 장당 $1,000에 다른 수용자에게 판매하여 총 $333,000의 부당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밀반입이 매우 흔해져서 택사스주에 위치한 교도소에 만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연한 기회로 학교에서 주최하는 마약 반입방지 워크숍을 참석하여 실제 교도소 내 마약반입 문제의 실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2> 미국 교도소장 대상 마약 반입방지 관련 워크숍

우선 텍사스 소재 교도소의 마약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과거와 달리 일부 조직폭력 수용자나 마약 수용자 뿐만 아니라 일반 수용자들까지도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에 중독이 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러한 반입을 방지하고자 각 교도소 별로 마약반입방지전담팀을 구성하여 외부에서 반입되는 모든 종이에 대해서 마약검사를 실시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참석한 워크숍의 목적이 각 교도소 별로 실시하는 마약반입금지전담팀의 운영에 통일을 도모하는 것이었습니다. 교도소장들은 현재에도 직원부족 및 정신질환자 수용관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마약반입 방지를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하고 훈련을 실시하여 교도소 운영에 애로사항이 증가하고 있다고 호소하였습니다.
미국의 심각한 마약반입 관련 문제가 근시일 안에 우리의 교정현장에 나타날 확률은 미미합니다. 다만 우리나라도 교도소의 마약류 사범의 비율이 지속해서 증가(2018년 1,329명에서 2022년 2,169명)하고 기존의 마약과 더불어 추적이 쉽지 않은 신종마약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는 사실은 걱정입니다. 미국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마약사범의 증가는 정신질환자의 증가 및 교정사고의 증가로 이어지는 경향이 높은 점을 고려하여 선제적인 연구 및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3. 나가며

미국의 교정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과밀수용현황, 과밀수용의 원인, 교도관 채용 문제, 처우제한 독거수용 논란 및 마약밀반입 문제는 우리가 과거에 경험한 적이 있거나 혹은 앞으로 맞닥뜨릴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사례를 알아보고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여 활발한 논의를 펼치는 것은 의미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형사정책 전문가의 지적대로 교정관련 정책적인 변화가 있을 때 교정조직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지금 미국 교정현장의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지적이 마음을 무겁게 하였습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며 가장 변화된 생각은 우리의 교정시스템과 수용관리 역량이 개선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여느 나라 못지않게 뛰어나며 안정된 수용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 보다는 자긍심으로 가지고 변화를 도모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도 활발한 토론과 연구를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이 되는 동시에 더 많은 선후배 교도관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 봅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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