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포커스

제4편 최근세사(구한국정부시대)

제1절 감옥관제

조선이 청일전쟁으로 중국으로부터 벗어나 한국이라고 칭하기에 이르러 독립국가에 해당하는 체면을 정비할 필요상 모든 행정의 혁신을 실시하게 되었으며, 형정(刑政) 상에도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그 결과 1894년 7월¹⁾ 내부아문(內部衙門) 관할 하에 경무청을 창설하는 동시에 좌우포도청을 폐지하고, 전옥서는 감옥서로 개칭하고 경무청 직할하에 두었으며, 포도청의 좌우 양옥은 당연히 폐청이 되었다. 종래 직수(直囚)의 여러 관청이 가지고 있었던 옥사의 전부도 역시 폐지하고, 한성부 내의 죄수는 감옥서에 집금하였다. 또 의금부도 개명하여 법무아문 권설재판소로 하여 순수한 재판기관으로 하는 동시에 종래 소속이었던 금부옥도 이를 폐지하고 그곳의 죄수는 모두 감옥서에 인계하였다.
각 지방에서의 감옥에 대해서는 다음 해인 1895년에 칙령으로 ‘각 지방에도 감옥서를 설치하고, 종래 존재한 옥사를 이에 충당한다.’ 라고 정하였으나 조직 및 관리 방법 등에 관해서는 아무른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
수도 경성의 감옥서의 조직 및 관리에 대해서는 1896년 4월 개정된 경무청 관제 중에 아래와 같이 규정하였다. 1) 이 해부터 개국기원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정하였다. 기원이란 태조 즉위의 년, 즉 1392년이 원년으로 하여 년을 셈한 것이다.

본 관제는 대체로 당시 일본의 예를 모방한 것이다. 그리고 관제상 간수의 직을 인정해 두었지만 실제로는 설치하지 아니하고 재래의 압뢰(押牢)에 해당하는 용인(傭人)계급의 직명을 가진 자를 두고 간수에 대용하고 있었다.
지방의 감옥서에 대해서는 1896년 2월 7일²⁾에 이르러 내부령으로 내부대신이 정하는 「지방경무장정」 중에서 아래와 같은 규정을 마련하였을 뿐이었다. 지방의 감옥사무는 경찰사무와 겸해서 경찰서로 하여 취급하는 취지였기 때문에 달리 관제상에 규정을 두지 않았다.

2) 개국 505년으로 건양원년이라고 정하였으나 다음 해 이를 폐지하고 다시 광무원년으로 개정하였다.
3) 징벌의 의미가 아님

이와 같이 아직 불완전한 점도 있지만 어느 사이에 중앙 및 지방의 옥무에 대해 통일을 가지기에 이른 것은 감옥제도 상 실로 획기적인 개혁이었다고 해야 한다. 그후 1906년에 이르러 다시 관제 개정을 실시하여 내부관제에는 감옥에 관해 아래와 같은 규정을 두고, 감옥감독권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였다.

개정된 경무청 관제 중 한성부 내 감옥사무에 관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위 개정 관제에서 감옥서에 의사를 두기로 한 것은 행형의 일대 진보라고 해야하지만 실제로는 실행에 이르지 아니하였다. 또 관제 중에 남감옥, 여감옥의 두 가지를 둔 것 및 남녀의 혼금을 금하는 등과 같이 행형법규에 들어가야 할 사항을 여기에 규정한 것은 입법기술이 미숙한 것에 의한 것일 것이다. 그리고 당시 감옥서장이었던 사람은 나중에 중추원 참의의 직에 있었던 김상설(金相卨, 1880~1938)이었으나, 경무고문 시대에 이르러 나중에 해주감옥 전옥 이노에 신노스케(井上信之助)가 경부로서 서장의 직무를 담당하였다.
1907년에 이르러 제2차 한일협약 체결의 결과로 다시 정치상의 대개혁이 실시되면서 그때 감옥에 대해서는 처음으로 아래와 같은 독립의 관제가 선포되기에 이르렀다.

감옥은 종래 내부 계통에 속하여 사실상 경찰이 겸장하고 있었으나 새로운 관제에 따라 독립관청이 되었고 법무대신의 관할로 옮기는 동시에 공소원 검사장 감독 하에 두었다. 일본에서는 감옥은 사법대신이 직접 감독임이데 불구하고 공소원 검사장으로 하여 감독하도록 하는 중간감독제도를 채용한 것은 구금행형에 관해서는 감옥과 검사국과는 특히 관계가 밀접한 것을 고려하여 양자의 원활한 교섭을 도모함으로써 행형 상에 유감이 없도록 하는 깊은 생각에서 나온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감옥설비의 위치는 중앙 및 지방을 통해 가장 중요한 장소인 8개소를 지정하고, 즉 지방재판소 소재지와 같은 경성, 공주, 함흥, 평양, 해주, 대구, 진주 및 광주로 정하였으며 공소원 검사장의 감독구역은 경성공소원 검사장에게는 경성, 공주, 함흥, 평양공소원 검사장에게는 평양, 해주, 대구공소원 검사장에게는 대구, 진주, 광주로 하였다. 또 감옥을 조직하는 직원은 관제 중에 열거되어 있는 대로이지만 그중에 전옥은 9인으로 감옥 수에 비해 1인이 많은 것은 나중에 경성에 감옥을 증설하여 2개로 하는 것을 예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관제에서 보이는 큰 결점은 직원 중에 행형상 가장 중요한 임무를 부담하는 교회사를 결여하고 있는 점이다. 이것은 즉 조선 특유의 사정에 연유하는 것으로 큰 이유는 없었다. 그리고 신관제에 의한 직원을 모두 새롭게 채용하였고 특히 전옥 이하 판임 이상의 직원은 대부분 지식, 경험이 풍부한 일본인 감옥관을 빙용하였다. 이리하여 크게 진용을 정비하고 한편으로 감옥은 재래의 옥사 또는 경찰서 부속 유치장에 대해 응급의 공사를 더하여 이에 충당하고 1907년 6월, 7월 무렵까지 점차 개청 준비를 완료하였기 때문에 경찰 측으로부터 사무인계를 받고 먼저 본감만 집무를 개시하였다.
감옥 최고감독관청에 해당하는 법무 관제는 아래와 같다.

또한 법부에서 추진한 감옥 창설 업무은 주로 형사국에 재근하는 법부서기관 카미노 타다다케시(神野忠武)가 담당하였다. 처음 그는 빙용에 응해 법부서기관에 취임하여 먼저 감옥관제에 부수하는 각종 법령 입안의 일을 담당하였고, 한편 빙용 감옥관의 인선 및 감옥설비 등 창업의 준비에 종사하여 점차 일단락을 올리기에 이를 무렵에 각지 감옥에 전옥의 착임을 보기에 이르렀으며, 신제도에 의한 감옥 창설의 기초는 실로 카미노(神野)의 손에 의해 쌓아올려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감옥개설 시 감옥관계의 중요한 직원으로 창업의 일에 관여한 자는 아래와 같다.

1909년에는 인천, 춘천(경성감옥 관할), 청주(공주감옥 관할), 원산, 경성(鏡城)(함흥감옥 관할), 의주(평양감옥 관할), 전주, 목포(광주감옥 관할), 부산(진주감옥 관할)의 9개소의 분감을 설치하고, 여기에 신감옥관제 실시에 따른 감옥 본감 및 분감 예정의 설치를 완료하고 점차 감옥사무의 쇄신과 개선의 실마리를 보기에 이르렀다.
1909년 7월 12일에는 일본과의 사이에 한국의 사법 및 감옥사무를 일본 정부에 위탁하는 약정이 성립된 결과 1909년 11월 1일부로 통감부 감옥관제가 공포되었기 때문에 한국의 감옥사무는 통감부 감옥사무에 인계되었다. 그리고 통감부 감옥관제는 아래와 같으며, 그 실시에 따라 한국감옥과 통감부 이사청감옥이 합쳐져서 통감부 감옥이 되었으며 이에 감옥은 한국인과 일본이 모두 함께 구금되었다.

위 관제와 동시에 감옥 본감 및 분감의 명칭 및 위치는 아래와 같이 정하였다.

통감부 감옥관제 제정과 동시에 통감부 사법청 관제의 공포에 따라 사법행정 및 감옥사무의 감독기관에 해당하는 통감부 사법청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그중에는 서무, 직원, 민사 및 형사의 4분과를 두고, 한국 구법무차관 쿠라토미 유자부로(倉富勇三郞)가 사법청장관에 임명되어 구 법부 사무를 승계하였다. 그리고 감옥사무는 형사과의 주관이 되었고 과장에는 구 법무서기관 야스스미 도키타로(安住時太郞)이 취임하였으며, 새롭게 감옥사무관을 두고 전적으로 감옥사무의 지도를 담당하게 하면서 구 법부서기관 카미노 타다다케시(神野忠武)에게 명하여 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종전 통감부 이사청에서 취급하고 있었던 감옥사무는 완전하게 일본에 속하는 감옥사무로 한국 감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지만 통감부 감옥관제의 실시에 따라 양자가 합쳐져서, 모두 통감의 관리 하에 두어지게 된 것에 대해서는 이사청감옥의 연혁도 함께 여기에서 명확하게 해 둘 필요가 있어 그 개요를 보면 즉 아래와 같다.

종전 한국에 재류일본인에 대한 재판 및 행형은 일본영사관이 이를 취급하고 있었으나 1905년 1월에 이르러 그 무렵 체결된 소위 제1차 한일조약 제3조에 ‘일본국 정부는 대표로 하여 한국에 1명의 통감을 두고 또한 일본국 정부는 한국의 각 개항장 및 그밖에 일본국 정부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지역에 이사관을 둘 권리를 가진다. 이사관은 통감의 지휘 아래 종래 재한 일본 영사에 속하는 일체의 직권을 집행한다. 등등’에 기초하여 통감부를 두고 동시에 영사관을 철수하고 한국내 주요 지역에 이사청을 설치하고 이사관을 두게 되었던 것으로 종래 영사가 취급하고 있었던 재판 및 감옥사무는 완전히 이사관의 손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1906년 1월 통감은 이사청을 철치할 장소를 부산, 마산, 군산, 목포, 경성, 인천, 평양, 진남포, 원산, 성진, 대구, 신의주, 청진의 13개소로 정하고 각 청에는 모두 옥사를 부설하고 일본인에 대한 구금 및 행형은 모두 그곳에서 집행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그후 나날이 일본인 거류자가 증가함에 따라 재감자도 역시 증가하여 도저히 각 이사청 부속 옥사로서 수용을 다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에 통감부는 집치제(集治制)를 채택하고 1907년 3월는 지역을 영등포를 선정하고 수용인원을 168명으로 정원으로 한 상당한 대규모 독립감옥을 건축하고 영등포감옥이라고 명명하였다. 간수장 4인, 간수 18인, 기타 의사, 교회사 등도 설치하고 같은 해 4월 1일부터 개청하여 상석간수장 나마즈에 신지로(鯰江震治郞)로 하여 전옥의 직무를 보도록 하였다. 그리고 종래 경성이사청의 부속 옥사를 경성부내 전동에 설치하였다. 옥사에는 미결수만을 구금하는 것으로 개정하고, 수형자는 모두 영등포이사청감옥으로 이송하였으며 동시에 부산, 대구, 마산의 각 이사청 판결에 관련한 형기 5년 이상의 자, 원산, 성진, 청진, 진남포 평양 및 신의주의 각 이사청 판결에 관련한 형기 2년 이상의 자, 인천이사청 판결에 관련한 자 전부, 각 이사청 여자 수감자 전부, 군법회의의 판결을 받은 군인 군속에 해당하는 신분을 상실한 기결수 전부를 집금하는 것으로 정하고 모두를 이전 수용한 결과 영등포감옥의 1907년 4월 수형자 인원은 110명을 헤아리게 되었다. 그리고 당해 감옥의 사무는 당시 통감부 총무장관으로부터 일본의 감옥칙(監獄則)을 준용해야 하는 것으로 하고, 이에 의하기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는 적절히 조치한다는 통첩을 하였으나 그후 감옥법을 제정하고 나서는 다시 동 장관으로부터 장래에는 감옥법 빛 시행규칙에 준거하여 취급하고 만약 규정에 의거하기 어려운 경우는 적의 조치하도록 하라는 통첩을 발하였다. 그 후 영등포감옥의 제반 사무는 모두 일본의 감옥과 조금도 다른 바가 없었다. 그리고 이사청 부속 감옥 중 그 설비가 완전한 것은 위 영등포감옥 외에 부산, 청진 및 평양의 각 감옥이었다. 모두 작은 규모이지만 구조 및 배치는 새로운 양식에 의한 것이고 또 간수장 이하 직원도 상당히 배치되었다. 그 밖의 각 이상청의 옥사는 대부분 경찰유치장 정도의 것으로 직원도 2, 3인의 간수가 배치되어 있었을 뿐이었지만 그 관리는 모두 경찰에 위임하고 통감부 감옥실시 때까지 이러한 상태에 있었다.
통감부 감옥관제 실시 후에는 진남포, 마산 및 군산의 세 분감이 증설되었으나 특별한 변천은 없었다. 1910년에 이르러 한일합병이 된 결과 조선총독부를 설치하게 되어 그에 따라 통감부 감옥관제도 역시 개정되었으며 불과 11개월째인 같은 해 10월 1일부로 조선총독부 감옥관제의 실시를 맞이하였다.

제2절 감옥설비

1894년 서정혁신에 따라 감옥제도에 대해서도 완전히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나 아울러 그것은 거의 제도상만에 그치고 실제 상으로는 종전과 큰 차이는 없었다. 즉 전옥, 금부옥, 포도청옥 및 직수의 여러 관아가 가지고 있었던 옥사는 모두 이를 합병하고 감옥서로 하였지만 그 옥사는 종전의 전옥서 옥사를 승계하여 이를 사용하는데 지나지 아니하였고, 또한 지방의 감옥서도 재래의 옥사로 이에 충당하는데 지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이를 모양에서 보면 간판이 변했을 뿐이었다. 그 후 경성의 감옥서는 수도 다운 체면상에서도 이를 개량할 필요가 인정되어 옛 위치에서 공사에 착수하였으며 그 결과 구옥사는 완전히 흔적을 볼 수 없을 정도로 근본적으로 개축되엇다. 옛날부터 전해져 온 둥근 담장도 그때에 철폐하였다. 이 개축옥사는 바깥 둘레와 감방은 흑색의 중국벽돌로 쌓아올리고, 종전에 비하면 매우 체제가 좋게 되었다. 그리고 옥사와 그밖의 건물의 종류 및 배치상황은 아래 그림과 같다.

종로감옥서(구전옥서)

감방은 전부 판자바닥으로 하고, 각 방의 앞뒤에 높은 창을 설치하고, 다른 부분은 모두 벽돌벽으로 하였으며, 전면에는 몸을 오그리고 출입할 수 있을 정도의 입구를 두었고, 여기에 열쇠가 딸린 튼튼한 감옥인 목조의 문을 설치하였다. 그리고 감방은 기결수를 수용하는 곳과 미결수를 수용하는 곳을 구획하고, 전자는 대혼거식으로 하여 17, 8실을 두고, 한 실에는 평균 14, 5인을 수용할 수 있으며, 후자는 독거 및 소혼거식으로 하여 8실을 두고 그 1실에는 2, 3인을 수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내에 1, 2실은 부녀실로 사용하였다. 또 각방 모두 높이는 7, 8척이 안되는 낮은 천정으로 하고 사방 벽의 벽돌 두께는 반장 쌓기에 불과하며 더구나 벽돌은 거칠게 제작되어 구조가 위태롭고 약하기 때문에 가볍게 차더라도 파괴가 용이하였고, 계호상 조금도 믿기에는 부족하였다. 그렇지만 감방 배치는 중정을 두고 그 주위에 사각형으로 배열되었고, 또한 감방 외측은 순행계호에 편리하고 특히 기결감 구역에는 감방에 이어져 설치된 감옥 문에 인접하여 계호소를 두었기 때문에 직접 계호를 하는 데는 매우 편리하였다. 그래서 1908년 한 번 중대한 반옥사건이 발발한 적이 있었지만 그 전후에는 지방의 감옥에서 빈발하였던 것과 같은 파옥사건이 발생하지 아니한 것은 재방자 다수에게 가유(枷杻)를 시용하고 있었던 것에 연유하였지만 주는 계호상에 편리한 위치에 계호소를 두고 있었던 덕분이었던 것같다.
이 개축감옥의 양식은 조선식도, 중국식도 아니고, 또 당시 일본식도 아니며 비추어 서양식에 가까운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어디서 본보기를 가져왔는가 판명되지 아니하지만 영국인 파트 비숍 여사가 저술하고 쿠도우 시게오(工藤重雄)이 번역한 『외국인이 본 30년 전의 조선』이라고 제목의 책 속에 1898년의 경성의 한 구절에 ‘1897년에 실시된 큰 변화의 하나는 감옥의 개선일 것이다. 이 개선사업은 경찰 고문 스토리 프링에게 힘입은 바가 많다. 그는 이전에 상해 경찰에 있던 사람으로 조선에 초빙되어 지난 번에 일본인에 의해 제창(提唱)되었던 바에 따라 인도적 계몽적주의에 따라서 개혁을 실행하고 있는 첫 번째로 고문(拷問)을 폐지하였다. 다만 최근까지 정치범인이 가혹한 고문과 마주하고 있다는 소문도 났기 때문에 과연 전부 철폐되었는가는 의문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되며, (중략) 나는 경성의 구 감옥도 보았다. 그 인상은 생생하게 나에게 남아있다. 그런데 신 감옥은 크게 옛날 모습을 혁파하고 있었다. 사각의 큰 중정(中庭) 중앙에는 감수실(監守室)이 세워져 있고, 감방은 이미 오래전 옛날의 혈장(穴藏)⁴⁾과 같은 것은 아니다. 방의 배치는 넓고 광선을 충분히 받아드리고, 통풍에 신경쓰고, 마루는 높고 다다미 판으로 되어있다.등등’이라고 하는 연유로 보면 감방신축 설계에는 위 영국인의 헌책(獻策)이 크게 보태졌다고 생각된다. 4) 혈장(穴藏) 토굴.

위 개축감옥의 구금인원은 당초에는 아마 300인이 최대 정도인 것같다. 그리고 그 무렵의 사정에 의하면 매우 많은 편이었지만 그 후 점차 사회의 진보에 따라 범죄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었고 1907년에는 감옥수용능력이 한계에 달하는 것이 예상되는 시기에, 군대해산의 사건이 있어 해산병이 불평으로 폭도화되는 등으로 인해 급격하게 재감자의 증가를 가져왔다. 이에 감옥확장의 급무를 통감하기에 이르러 현재 위치에서는 지역이 협소하여 절대 증축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따로 대규모 감옥을 신출할 필요가 인정되어, 부지를 서대문 인왕산 기슭 금계동(金鷄洞)으로 하고 경비 약 5만 원을 투자하여 일본 전옥이었던 시텐노 카즈마(四王天數馬)의 고안에 기초하여 설계를 하고 신축에 착수하여 1907년에 준공을 하였다. 그리고 그 다음해 1908년 신관제가 발표되어 감옥 8개소를 설치하게 되었지만 그때 비교적 감옥다운 형태를 구비한 설비가 있었던 것은 경성 종로에 있는 재래 감옥과 위 신축감옥 뿐으로 그 밖의 각 지방 감옥에는 경찰 부속물에 해당하는 구 옥사 즉 매우 불완전한 온돌식 감방 2, 3실이 있었을 뿐이었고, 직원이 집무하는 장소조차도 없었다. 그래서 관제실시에 따른 감옥 개청을 하기에 앞서 사무실, 감방 및 취사장과 목욕탕과 같이 없어서는 안될 설비를 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법부는 최우선으로 시행에 착수하였다. 이리하여 각지 감옥에도 점차 응급한 설비가 준공을 올리게 되어 이에 개청의 진척에까지 이르렀다. 그리나 1908년 6월 8개 감옥의 감방 수용면적⁵⁾을 집계하면 겨우 293.3평에 불과했다. 다만, 경성 서대문 밖 신감옥이 감방면적을 합산하면 상당한 수용력을 가졌지만 당시 경성에는 폭도화한 군대 해산병이 돌아다니고, 특히 성밖에는 매우 소란스러웠고 새로운 황제 즉위 후 정무가 혼잡하였기 때문에 애석하게도 신감옥도 개청이 불가능하고, 폐쇄된 채 잡초 속에 내버려져 있었다. 사법기관 창설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종로의 재래 감옥은 점점 더 수용난을 호소하기에 이르렀고 한편 성 내외도 평온을 되찾아 치안이 유지되게 되었기 때문에 이에 신감옥을 사용하는 것으로 하여 미결수만은 구감옥에 남겨두고 판결확정수는 모두 신감옥으로 이송하여 수용조절을 도모하였다.
이 신축감옥은 바깥담의 전면 정문 근처의 일부를 모양이 좋은 벽돌쌓기로 하고 다른 곳은 모두 아연판을 붙인 거친 것이다. 건물은 전부 목조로 하고 청사 및 부속 건물은 80평 정도, 옥사와 부속건물은 480평으로 하고 모두 신식의 구조법에 따른 것으로 감방은 순찰, 시찰, 환기 및 방한의 편의를 도모하고 정(丁)자형으로 하여 전부 환거식에 의해 중앙복도와 외초(外哨)를 설계하여 이를 순회로로 하였다. 계호상으로는 매우 편리할 수 있었지만 외초식으로 하여 양쪽 벽이 사이가 깊었기 때문에 감방 안은 낮에도 어두워 몹시 음울하여 이 점만은 결점이었다. 그렇지만 공장과 욕실이 있었으며 그 밖에 대강은 필요한 설비를 갖추고 있어서, 재래의 옥사로 하여 급한 대로 쓰고 있는 각 감옥에 비하면 실로 큰 차이가 있었다. 그리고 수용력은 500인 정도였다. 이 신감옥의 사용을 시작하고 나서는 일시 크게 수용난을 완화할 수 있었지만 한편 재감인은 거의 저지할 수 없는 기세로 증가하였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수용난을 호호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에 응급책으로 1909년에 서대문밖에 있는 원 조선포병대의 영사(營舍)⁶⁾를 빌려서 감방으로 대용하였고 이것을 경성감옥 태평동(太平洞)출장소라 이름하였다. 5) 서대문 밖 신감옥의 면적을 제외한다.
6) 당시 위수(衛戍)감옥으로 쓰였다.

재감인 증가는 경성에서만이 아니라 지방 감옥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당시 8개 본감 외에 위 9개의 분감이 신설되어, 전체 감방면적은 이미 560.5평을 헤아리기에 이르렀지만 그래도 협소하였고 수용 상 곤란을 호소하고 있는 실상이었기 때문에 경성에 한 개 소의 근대식 양식에 의한 대감옥을 건설하고 여기에 각 지의 장기수를 집금하여 전 조선의 구금완화를 도모하는 한편, 장기수 집치제(集治制)를 실시하고 그 처우의 적실(適實)을 도모하며, 동시에 지방에서의 계호를 확보하는 제안이 있어 신축 위치의 선택에 착수하였다. 여기저기 답사한 끝에 용산(龍山) 청파(靑坡)⁷⁾에 땅을 찾아 기공하고, 약 2만 원을 들여 토목공사만을 거의 다 종료할 무렵, 그 지역에서 감옥설치반대론이 일어났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다시 다른 곳에 땅을 찾아 기공하는 것으로 하고 일시 건축을 중지하였다.⁸⁾ 그 무렵 평양 및 대구 양 감옥의 신축도 도모하여 기공하였지만, 가까스로 통감부 감옥시대 말경에 이르서 낙성(落成)을 알렸다. 다만, 그때까지 동안 약간의 굴곡이 있었지만 각 감옥에서도 응급 증축을 실시하였고 또한 이사청 소속의 감옥을 계승하는 등을 하여 전 감옥의 수용면적은 733.6평을 헤아리기에 이르렀으며, 새로이 조선총독부 감옥관제 실시 무렵에는 현저하게 증가하여 수용면적 계 1,479.4평에 달하였다. 그리고 독거방 뿐만이 아니고 그밖의 제반 설비에 대해서도 이에 비례하여 점차 충실하게 정비를 보기에 이르렀다.
덧붙여 말하면, 경성부 밖 공덕리에 신축한 감옥은 1912년 9월 경성감옥(京城監獄)이라 명명하는 동시에, 종전의 경성감옥은 서대문감옥(西大門監獄)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서대문감옥의 건물은 그 후 여러 차례 개축을 하여 이제는 이미 최초의 면영(面影)의 일부분만 남겨지게 변하였다. 또한 종로에 있었던 감옥서 건물도 이미 헐어져서 흔적도 없어졌다. 7) 지금의 선린상업학교 부지이다.
8) 이 계획은 조선총독부 시대에 들어와 경성부 밖 공덕리에 땅을 구해 공사를 기공하여 1912년에 낙성하였으며, 경성감옥이라 명명하였다.

제3절 구금

1894년(고종 31년) 군국기무소(軍國機務所)⁹⁾는 의안으로 ‘대소(大小) 관원(官員)에 대하여 뇌물죄를 범한 자가 반드시 가동(家僮)¹⁰⁾을 대수(代囚)¹¹⁾하고 장전(贓錢)¹²⁾을 책납(責納)하도록 함으로써, 도형(徒刑)에 연시(延施)를 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아무런 실효가 없다. 지금부터 이후로는 본인을 잡아가둔 후 죄를 논할 것’라고 정하고 이를 실시하였다. 대수의 예는 아주 옛날부터 행해져 온 것이지만 오직 정처수금(正妻囚禁)과 부형대수(父兄代囚)만은 인륜에 반한다는 이유로 역대의 국왕은 여러 차례 이를 금하는 영을 내렸다. 그 이외 다른 사람으로하여 대수하는 것은 어느 시대에도 거의 공인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무렵에 이르기까지 행해지고 있었던 것 같다.
1894년 서정혁신에 따라 경성의 감옥을 개축하여 10월에는 감옥규칙을 새로 정하기에 이르렀다. 감옥규칙 중에 구금에 관한 규정으로는 (1) 감옥은 기결감과 미결감의 두 종류로 구별한다. (2) 공범자는 그 감방을 각각 달리 한다. (3) 새롭게 수감하는 경우에는 재판소 또는 경찰서가 발행한 문서의 사열(査閱)을 요한다. (4) 대동유아는 3년까지 이를 허락할 수 있다. (5) 옷과 식사의 급여 및 그 정액의 제도를 정한다. 등과 같은 것이 주요한 점이었다. 그리고 미결감과 기결감을 구별한 것은 종전에는 실제상 형벌집행을 하기 위한 구금 즉 기결수용은 거의 없었고 단지 미결구금만이 존재한 것에 그쳤으며, 전옥서, 금부옥, 포도청옥 등의 감옥도 그실상은 오로지 미결감 즉 구치감이었다. 이와 같이 당시 감옥은 구치감으로서의 작용을 하는 데 그치고 있었던 이유는 생각건대 종전에는 형벌로는 오늘날의 자유형과 같은 시간제 형벌이 존재하지 아니하고 도형은 있어도 이름에 그치고 거의 그 실질이 없으며 많은 것은 사형이나 체형 또는 유형의 종류만 있어 어느 것도 결심이 선고되면 즉시 그 집행을 종료하고 말 수 있기 때문에 재판 후는 행행을 위하여 또는 일정 기간 신체를 구속해 둘 필요가 없고 따라서 기결감이 필요하지 아니하였다. 아사미 린타로(淺見倫太郞)도 그의 저서 『조선법제사(朝鮮法制史)』 중에 ‘전옥서에 있는 미결의 수인을 구금하는 것처럼 사형이면 기시(棄市)하고, 태장이면 결배(決配)하며, 속금(贖金) 몰수면 수령이 이를 결행하고 그리고 여러번 대사면이 있어 체옥의 자가 없다. 등등’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1894년 이후는 여러 차례 형률의 변천이 시행되었고 실제상으로 징역형, 금고형 등 자유형을 선고하기에 이르러 기결수가 있게 되었기 때문에 이에 기결감과 미결감을 두는 것으로 하였던 것이다. 또한 새로 입감하는 경우에는 권한이 있는 자가 발령한 수감증명 문서의 사열을 필요로 하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행해져 온 체수, 대수 등의 폐는 근절하기 용이하게 되었고, 또 재감중의 식량은 종전부터 관급의 길이 열렸지만 실제로는 가족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예였기 때문에 수금된 자가 있는 때는 가족은 옷과 식사의 차입의 편의와 자금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익숙한 고향의 집도 밭도 모두 이를 팔아 감옥 소재지로 이사해 오는 일이 거의 관습이 되어 있었고 그 때문에 여러 가지 폐단도 있었지만 규칙상 관급이 되고나서는 오랫 동안의 폐단도 개선되었다. 이와 같이 당해 감옥규칙은 구제도에 비해 개선된 점이 아주 많았지만 그래도 또한 여러 가지 불비한 점을 고려하여 1899년에 이르러 개정을 도모하고 다시 「감옥규칙」과 그 시행법에 해당하는 「감옥세칙」을 제정 발포하였다. 9) 갑오혁신의 중심이 된 신정부의 기관으로 1894년 7월 26일에 만들어져 같은 해 12월 17일 폐지되었다.
10) (역자주) 가동(家僮) 집안심부름을 하는 어린 사내아이.
11) (역자주) 대수(代囚) 죄인을 가두지 못하는 사정에 처했거나 진범인을 잡지 못했을 경우 관계자나 근친자를 대신 가두는 일.
12) (역자주) 장전(贓錢) 옳지 못한 짓으로 얻은 돈.

<옥바라지>
개정 감옥규칙 중에는 구금에 관해 구 규칙에서 정한 것 외에 (1) 부녀의 감방은 엄중하게 분리하고 직원 또는 죄수는 공무 외에 부녀감방에 들어가거나 또는 사사로이 부탁하는 말을 해서는 아니된다. (2) 서장은 항상 요원(僚員)을 계칙(戒勅)하여 죄수를 학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수인을 호송하는 때는 남녀를 구별해야 한다. (4) 계구는 수갑과 족쇄에 한한다. 그밖에 (5) 작업, (6) 보건, (7) 교통, (8) 상여, (9) 징벌 등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는 등 현저하게 그 내용의 충실을 보기에 이르렀다. 구 규칙이 제정된 후 불과 3년밖에 경과하지 아니한 사이에 이것을 근본적으로 개정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불비부당을 느꼈다고 하는 것은 세사의 발전으로 그렇게 된 바로, 역시 감옥사무의 급속한 진보발전이 촉진된 이유이다.
당시 경성감옥의 구금실상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야기한 『외국인이 눈으로 본 30년 전이 조선』 중에 아래와 같은 기술이 있다. 즉 내가 시찰한 당일은 춥고 화씨 18도의 기온이었으며, 수인은 떨었고 특히 나의 모습을 보자 동정을 구하는 것처럼 고의로 심하게 떨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수인에게는 일본식 큰목욕탕이 있고, 식사는 하루 두 번 쌀밥을 큰 그릇에 담고 좋은 질의 국물이 지급되었다. 노동을 나갈 때는 세 번의 식사를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었다. 식비는 하루 분이고 한끼는 4분의 1이다. 하나의 감방에는 대체로 12명 내지 18명을 수용하였고, 미결수 50명은 하나의 방에 감금하고 있었다. 사형수 2명은 길고 큰 수가(首枷)를 차고 있었지만 족가(足枷)는 볼 수가 없었다. 수인들은 각각 방석을 휴대하고 입감하는 것이 허용되었지만 침구에 몸을 옆으로 하고 베개로 하는 것이 하루의 즐거움이다. 대체로 그들은 청결하고 시중(市中)의 힘든 일 보다도 훨씬 청결하다. 마루 위에 몇 개인가 뚤린 구멍이 있었다. 횡목(橫木)¹³⁾이 있는 것은 수인의 발을 묶어 두는 나무이다. 병실은 약간 어두운 온돌이었지만 어떻게든 밝은 창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체 수인 225명 모두 남자였다. 범죄별로 분방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살인범, 날치기가 같은 방에 있는 경우가 있고, 모반죄로 추궁받은 연대장이 중죄범인과 함께 생활하고, 하잘 것 없는 한 시민의 고소에 의해 수뢰죄로 추궁되어 종신형의 선고를 받은 고관(高官)이 수가(首枷)를 차고 혈장(穴藏)과 같은 곳에 감금되어 있었다. 형기는 반드시 죄의 대소에 비례하지 않게 보이고, 비실비실한 아비가 남의 산의 소나무를 베어 땔나무로 가지고 돌아온 죄과로 3년의 징역에 처해진 일이 있고, 몸은 원래 천하지 않은 사리에 어두운 노인이 남의 선동에 의해 묘지를 파헤쳤기 때문에 10년 형이 선고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살펴보면 감옥개선은 이미 많은 것이 실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해야 할 많은 것이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수인의 분류가 가장 먼저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경성의 감옥은 중국의 감옥에 비하면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그 외 동양제국의 구식감옥에 비하면 훨씬 뛰어났다. 고문은 명목상으로는 폐지되었고 목을 효시(梟示)하고 죽은 시체를 매질하던 야만적 풍습은 끝을 고했다. 13) (역자주) 횡목(橫木) 가로질러 놓은 나무

나는 정오가 지나서 감옥시찰을 끝냈을 때에 불과 2년 전에 세 개의 대나무에 매달려 있는 생수(生首)를 보기도 하였고 머리없는 몸통이 피범벅으로 길가에 나뒹굴고 하였던 일이 마치 꿈과 같았고 자기자신이지만 진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에서 보면 잠시 동안에 개선된 점이 적지 아니한 것 같았다. 그렇지만 여기에 개선하였다고 하는 것은 옛날의 암흑시대와 비교하여 말한 매우 낮은 정도의 개선을 의미한 것같다. 예를 들면 미결감과 기결감을 구별한다고 하여도 실제로는 여전히 혼동하고 있거나 계구도 수갑과 족쇄에 한한다고 하지만 가유질곡(枷杻桎梏)의 구식 계구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남녀는 구별하더라도 바로 옆방에 수용하고 아무런 분계(分界) 설비도 없으며, 특히 여수실(女囚室) 만은 방문을 개방하여 남자의 접근이 용이하였기 때문에 취사부와 같은 경우는 멋대로 여감에 출입하고, 때로는 유아를 데리고 와서 달래고 노는 것같은 일이 있어도 관리는 감히 이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아니하거나, 또 재감자의 휴대품은 실제로 보관하지 않고 소유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만약 본인이 사망한 때는 같은 방에 있는 사람은 다투어 사망자의 의복은 물론이고 소지품 전부를 탈취하여 자신의 물건으로 하는 관습도 여전히 남아 있었다. 또 감방에는 항상 두는 기구 중 변기를 두는 규정이 있어도 실제로는 방 밖에 나와서 배수구에 방뇨하도록 하는 것을 예사로 하는 것처럼, 작업에 종사하도록 하는 규정은 있어도 매일 하는 일 없이 먹고 놀게하고 있는 것처럼, 그 밖에 옥수의 무기율 무절제는 실로 말로는 다할 수 없는 것이 있을 정도였고, 그것이 영국인 비아드 비숍 여사가 시찰한 때보다도 약 10년 여 후인 1908년 개혁무렵까지 이와 같았다. 수도인 경성에서 이와 같았기 때문에 지방 감옥에서는 미루어 알 수 있는 이유이다. 아사미 린타로(淺見倫太郞)는 『조선법제사(朝鮮法制史)』에서 ‘오랜만에 허갈(虛喝)¹⁴⁾의 말에 업신여기는 조선에서는 감옥의 이름이 있어도 실질이 없었으나 1908년 「형법대전」 개정 후에 점차 개조되었다. 그 이전에는 짐승을 묶러두는 것과 같은 일은 일반적이었고, 수인은 비좁은 옥사에 앉아서 가학(加虐)한 대우를 받는 것을 보았다. 당시 종로 또는 수원의 옥사에서 가(枷)가 채워진 수인을 보았다.’ 라고 하고, 짐승을 매어두는 것과 같다고 평가할 정도였다.
1908년 개혁 시에는 종로의 경성감옥에 구금되어 있던 재감자는 총수 309명으로, 그 중에 미결수가 123명, 기결수가 186명¹⁵⁾이었다. 서울의 감옥상태에 대해 이미 전술한 것과 같은 때에 청결정돈의 이행상태 그리고 행형의 발전에 놀라운 것은 경기도 수원읍에 설치된 감옥이다. 당해 감옥은 경기감옥이라고 하는 간판을 걸고 원 경기도 관찰사 청사가 수원에 있었을 무렵 그 관할의 감옥이었다. 구내는 그다지 넓지도 않았으나 높은 벽돌벽으로 사각으로 둘러싸이고, 그 속에 있는 감방은 용마루가 이어진 온돌식이지만 남감(男監)과 여감(女監)을 구별하였고, 그 외에 취사장도 있고 교형장까지도 설치되어 있었다. 감방은 전부 8실로 총면적 26.6평이고, 당시¹⁶⁾ 그곳에 수용되어 있었던 재감자는 기결수만으로 징역 종신 8명, 징역 15년 14명, 징역 10년 2명, 징역 5년 2명, 징역 3년 1명, 징역 2년 3명, 징역 1년반 1명, 징역 1년 2명, 금고수 8명, 여자 1명 계 42명이 있었다. 그리고 여자수감자에게는 사복을 착용시키고 밝은 방내에서 재봉을 하도록 하였으나, 남자수감자는 취사부 2명을 남기는 외에는 전부 외역에 나아가 시가지 청소에 종사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취업자에게는 일정한 노동복을 지급하고 또 작업상여금으로 얼마간의 금전을 석방시에 평소 성적과 귀향여비 등을 참작하여 지급하고 있었다. 이것은 일본에서 마침 그해부터 실시된 감옥법에 따른 작업상여금제도와 동일하였다. 경기감옥은 그 지방의 경찰이 관리하고 있었지만 그 후 경성감옥에 인계되었다.
신제도에 의한 감옥설치 후 각지 경찰서가 보관해 오던 구재판에 관련한 기결수 전부는 그 지역을 관할하는 신설 감옥에 인계되었으나 그 때문에 또는 재판 및 경찰기관이 정비됨에 따라 각지 감옥의 재감자는 갑자기 증가하여 감옥개청 후 겨우 3, 4개월이 막 경과한 1908년 10월 말 구금인원은 2,019명에 달하였다. 현재 이것을 감옥별로 조사하면 아래와 같다. 14) (역자주) 허갈(虛喝) 허세를 부려 공갈함
15) 금옥 86명, 징역 100명
16) 1908년 12월 24일

본 표에 열거하는 인원 외에 민사유치인이라 불리는 자가 약간 있었다. 이는 채무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채무자를 속박한 것으로 종래 법령 상에는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지만 관습으로 행해져 온 제도였기 때문에 1908년 「민형사소송규칙」을 제정할 때 그 중에 규정한 것으로, 사법권 위임과 동시에 폐지되었다.
각 지방의 감옥은 설치와 동시에 새로이 빙용(聘用)에 응하여 착임한 일본인 사옥관(司獄官)에 의해 각각 개선에 착수하였으나, 옥사의 신증축은 재정상 관계로 급속한 기공으로 이어지기에 이르지 못하여 어쩔수 없이 구(舊)옥사를 사용하였다. 그 동안에 재감자는 점차 증가하여 1908년 말에는 이미 2천명을 넘었기 때문에 감방 면적 1평에 대한 평균 수용인원은 7명에 달하였고 결국 옥사는 가득차서 넘치게 되었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가득 채워 수용했기 때문에 1평 평균 수용인원은 10수명이라고 하는 많은 수를 넘어섰다. 그 무렵 재방자는 각자 베개를 나란히 하고 편안하게 자는 것 등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재방자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씩 교대로 누워 자도록 하였다. 당시 대구감옥의 감방은 전부 세 개로 15평 밖에 되지 않는 곳에 재감자 150명을 수용했다. 그때는 방내의 벽에서 벽으로 줄을 가로지르고, 그곳에 양다리를 걸치고, 상반신 만을 마루 위에 옆으로 누워자도록 하는 궁책(窮策)을 강구하였다. 또 공주감옥에서는 방내에 변기를 들일 정도의 여지도 없었기 때문에 감방 앞에 4두(말)짜리 술통(樽)을 두고 맥주병의 바닥을 제거하여 홈 형태의 새는 누두(漏斗)를 만들고 이것으로 비계(棧) 사이를 통해 방 내에서 오줌을 누게 하고 있었다. 또 함흥감옥에서는 감방 내에 선반을 설치하고 상하 2단으로 나누어 마치 2층처럼 지어 이에 의해 수용력을 배가시키려고 시도하였다. 다만, 천장이 낮은 온돌방을 2단으로 하였기 때문에 옆으로 자고는 있지만 일어설 수 없었다. 그 외의 각 감옥도 협소한 점에서는 어디나 대동소이하였기 때문에 여러 가지 궁리에 몰두하여 고생하여 수용하였다. 그렇게 하였기에 1평당 평균 수용인원이 십수명이라고 하는 것과 같이 많은 수를 구금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구금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여름에 방내는 무더위 때문에 모기나 파리도 들어올 수 없을 정도였고, 밤과 같은 때는 재방자로 하여 서로 큰 부채로 누워자는 사람을 부쳐주고, 이로써 간신히 고열을 이겨냈다. 이와 같은 상태였기 때문에 위생상태는 매우 불량하였고, 열사병(熱射病)이나 괴혈병(壞血病) 등이 속출하고 따라서 사망률도 매우 높았다. 감방은 이와 같이 협소하였기 때문에 몹시 비위생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그 구조가 위약하고 불완전하였기 때문에 계호 상 위험도 매우 높았고, 파옥 반옥(反獄)과 같은 일은 매우 쉬운 일이었다. 그런 연유로 재방자는 구금의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한편으로는 감방이 얇고 약하자 계호 관리의 허술함에 편승하여 반옥 또는 파옥을 기도하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다.
위와 같이 구금상태는 감옥의 신축 개축을 실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계속되었으나, 통감부 감옥시대 이후 공사에 착수하여 조선총독부 감옥관제 실시 무렵까지는 거의 모습을 일신할 수 있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조선총독부 감옥관제의 실시일 즉 1910년 10월 1일부터 만 3개월을 경과한 같은 해 12월 31일 감방 총 면적은 1,479.4평이었고, 재감인원은 7,021명이었기 때문에 한평당 평균 수용인원은 4.7명보다 많았으나 이전의 구금밀도에 비하면 거의 절반 이하로 완화되었다.

제4절 행형

1. 형제

1894년의 개혁은 형제의 변화를 촉진하여 이전의 야만적인 형을 폐지하는 것을 급선무로 하여, 칙령으로 ‘무릇 대벽(大辟)¹⁷⁾의 처참(處斬) 능지(凌遲) 등의 형률은 지금부터 폐지하고, 법부(法部)에서 형률을 시행할 적에는 교(絞)만 시행하고, 군율(軍律)에 따라 형률을 시행할 적에는 포형(砲刑)만 적용한다.’ 라고 정하여 군법 처단 이외의 사형에는 교(絞) 1종이 되었다. 이어서 1895년에는 법률 제4호로 「유형의 등급 나눔 및 가감례」를 제정공포하여 종래 유배지에의 거리의 멀고 가까움에 따라 그 경중을 헤아리는 유형(流刑)의 이정제(里定制)를 개정하여 유배기간의 장단으로 하는 기간제로 변경하였다. 또 같은 해 법률 제6호로 아래와 같이 「징역처단례(懲役處斷例)」를 제정 공포하여 유형(流刑)은 오직 국사범(國事犯)에게 적용하고 징역형은 보통 사범에게 이를 과하는 것으로 개정하였으며, 즉 도형(徒刑)을 폐지하고 보통사범에게 과하는 형으로 강제복역을 실질로 하는 징역제를 채용하였다. 17) (역자주) 대벽(大辟) 사형.

1896년에 이르러서는 법률 제3호로 「형률명례(刑律名例)」를 제정하여, 아래와 같이 종래의 형명은 모두 폐지하고 새로이 아래와 같이 형명에서 형기를 하나로 정하였다. 18) (역자주) 취역(就役) 노동일에 종사함.

위와 같이 「형률명례(刑律名例)」의 제정에 따라 형벌제도는 완전히 달라져, 옛로부터 오랫동안 행해져 온 장형(杖刑)도 그 모습이 사라졌다. 또한 사형은 한동안 교형(絞刑)의 한 종류에 한정하여 실시되었으나 다시 참형(斬刑)을 부활하고, 황실범(皇室犯) 및 국사범(國事犯)에 한하여 이를 적용하는 것으로 개정하였다. 이는 당시 국정이 다시 참혹한 형벌을 필요로 하는 것과 같은 상태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독립하여 한국이라 칭하기에 이른 후 이와 같이 여러 차례 형률의 개정을 실시한 이유는 이제야말로 외국의 관계에 있는 것에 불과하지 아니한 중국의 법전 즉 「대명률」을 기본법전으로 하고 있는 사실은 한 나라의 체면상 허용될 수 없다는 바였지만 그렇다고 하여 완전한 형법전을 짧은 시일에 제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과도기의 잠정법인 단행법으로 수 회에 걸쳐 형률에 관한 법령을 공포하였던 것이다.
1895년 한국 황제는 대묘(大廟)¹⁹⁾에 고하고 「홍범(洪範) 14조」를 조상의 혼령에 서약하였는데, 그중에 ‘민법, 형법을 제정하여 함부로 감금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여 백성의 생명과 재산을 보전함’이라고 하는 한 조가 있었다. 그때 이미 사법기관의 개혁과 형전(刑典)의 큰 성과를 기하고 있었을 것이다. 생각했던 대로 얼마 안되어 「재판소구성법」을 정하여 새로운 재판소를 설치하였고 한편 정부는 일대 형법전 편찬 사업에 착수하였으며 그 결과 1905년에 이르러 성립된 것이 즉 전문(全文) 680조로 구성된 방대한 「형법대전」이었다. 그리고 공포를 하는 동시에 이전에 잠정법으로 발표한 단행법은 모두 폐지하였다.
「형법대전(刑法大全)」은 실로 하나의 신기원의 선을 그은 새로운 법전으로 범례에서 ‘본 법률은 「대전회통」과 「대명률」과 새롭게 반포한 법률을 참작하여 집성한 것이다.’ 라고 기록하고 있는 것과 같이 역시 「명률(明律)」을 모체로 탄생된 법전이었다. 생각하기에 「형법대전」이 만들어진 것은 1905년에 해당하며 일본의 현행 형법 실시보다 2, 3년 빨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세기 이전의 유물에 해당하는 명률(明律)을 기초하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시대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 내용이 시대에 뒤진 낡은 투인 것은 물음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는 필경 당시의 입법자가 민도(民度)²⁰⁾의 여전한 유치함을 고려하고 또한 그들에게 새롭게 빠른 것을 삼가하며, 법제상의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게다가 국정(國情) 습속(習俗)에 적응하도록 하기 위한 것 이외는 아니었다.
「형법대전」 중 형제에 관한 부분만을 초록하면 아래와 같다. 19) (역자주 )대묘(大廟) 종묘
20) (역자주) 민도(民度) 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의 정도.

21) (역자주) 압부(押付) 죄인을 압송하여 넘김.
22) 태(苔) 장주척 3척5촌, 대구경 2분7리, 소두경 1분7리
23) (역자주) 거의수형(去衣受刑) 옷을 벗기고 태형을 집행하는 것
24) (역자주) 단의수형(單衣受刑) 속옷을 입힌 채로 태형을 집행하는 것

「형법대전」은 그 후 한 두차례 부분 개정을 한 적이 있었으나 법전의 골자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경도 하지 않았다. 1908년 새로운 정치를 실시하면서 대폭 개정을 하여 삭제된 조문만도 260여개 조를 헤아렸다. 이와 같이 대폭 개정을 한 것은 「형법대전」에는 절차법 및 행형법에 속하는 규정까지도 혼재하여 편입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것들을 제외하고 순수한 형법전답게 하고, 오히려 실체법에 속하는 규정 중에서도 당시의 세상에 적합하지 아니한 조문은 가장 먼저 이를 폐지하는 한편 형벌의 범위 등에 대해서도 개정을 하였다. 그리고 개정으로 인해 형제 상으로 변경을 가져온 것은 다음과 같다.

이와 같은 개정을 한 것은 장래 새로운 시대의 법전으로서 완전한 형법의 제정을 보기에 이를 때까지의 과도기 법령으로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취지에서였지만,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1909년에는 사법권 위임의 시대가 출현하였고 또한 그다음 해에는 합병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법전을 보는 데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그리고 「형법대전」은 1909년 칙령 제238호 「한국인에 관련된 사법에 관한 건」 제1조 규정 ‘통감부 재판소는 본 령 그 밖의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위를 제외하고는 한국인에 대해서는 한국법규를 적용한다.’에 따라 병합 이후에도 그 효력이 존속하였다. 따라서 「형법대전」은 병합 이후까지도 조선인에 대해서만 그 효력을 가지도록 하였으나, 1912년 4월 형사령 제정시 조선인에 대해서는 살인, 강도, 강간 등의 범죄에 한해서 「형법대전」 규정이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하고 다른 것은 모두 폐지되었다. 그런데 그 후 공통법(共通法)의 제정 실시를 보기에 이르렀을 때 위 「형법대전」에 남아있던 조항도 폐지되었고 이에 「형법대전」은 모두 그 모습이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