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교정시설의 디자인 특성 및
기준에 관한 연구(하)
롭 소장은 CCTV가 있는 방을 안내해주었다. CCTV가 있는 방이라고 다른 일반 거실과의 차이점은 없었다. 단지 거실 출입문을 열면 우측 천정 모서리에 CCTV가 하나 있고 거실 내 의자 다리와 테이블 다리가 둥근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이외에는 1인 거실의 면적을 정확하게 재볼 수는 없었으나 롭 소장은 수용거실의 면적이 화장실을 포함해 11㎡라고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실제 느낌은 그보다는 더 넓게 느껴졌다. 빈 거실이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는데 우선 거실 밖으로 난 채광창이 커 전체적으로 거실 안이 환한 느낌이었다. 창틀은 알루미늄 재질로 창호는 ‘Tilt & Turn’15)방식으로 열고 닫을 수 있었다. 작동성과 기밀성, 보온성이 탁월해 보였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수용거실의 창호는 한국 교정시설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형태였다. 우선 창의 아래 위의 길이가 길었다. 창의 아랫부분이 성인 남자의 허벅지 부분에 올 정도라 외부 전망도 좋고 채광성도 좋았다. 특이했던 점은 전체 창호 폭의 60% 정도는 고정형 창호였으며 나머지 40% 정도가 ‘Tilt & Turn’ 방식의 창이었다. 이질적 기능의 창이 결합된 만큼 외부 철격자 부분도 특색이 있었다. 창문 전체에 외부 철격자가 설치되어있었으나, 여닫이 창 부분에만 창문과 철격자 사이에 안전 철망이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안전 철망의 경우도 창문에 바로 맞대어 설치하지 않고 네모난 틀 모양으로 돌출 되어 있어 시각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거실 내 수용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듯 했다(나중에 물어 안 사실이지만 독일 교정시설의 안전 철망은 자살 방지가 목적이 아닌 쓰레기 투척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창문은 복층유리(pair glass window)로 기밀성과 보온성이 탁월해 보였다.
독일 교정시설 창문의 안전 철망은 사소한 부분인 듯 보이지만 한국의 교정시설에도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았다. 2010년 안전 철망이 한국 교정시설의 독거실에 도입되고 난 후 일부 수용자가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도 했었다.
15) Tilt & Turn 방식은 독일식(유럽형) 창문 개폐 방식으로 미닫이 창호가 아닌 여닫이 기능에 환기를 위해 윗부분을 열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헌법재판소는 “교정시설 독방 화장실 창문에 안전철망을 설치한 것은 자살을 방지해 생명권을 보호하고 교정시설 내 안전과 질서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독거실의 안전 철망이 수용자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전원 일치 결정을 했었다. 이때 헌재의 판단 중에는 “수형자들이 매일 30분에서 1시간 실외 운동 시간을 통해 햇빛을 볼 수 있으므로 안전철망을 설치한 것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과연 수형자들은 하루에 1시간만 햇빛을 보면 충분하다는 말인지 독일 교정시설의 채광 여건을 보며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거실 안에는 침대, 테이블, 의자, 선반 수납장, 옷장, 소형 냉장고가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었다. 테이블과 맞닿은 벽면에는 220v 콘센트 두 개와 TV용 안테나 단자가 하나 있었다. 롭 소장은 수용자가 19개의 TV 채널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다.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에서도 궁금했던 바라 롭 소장에게 수용자가 전기제품을 이용할 때 전기요금은 개인이 지불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다’라는 말이었다.
화장실에는 소형 수납장, 변기, 세면대가 있었다. 여기도 건식 화장실이었다. 1인 거실을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의 교정시설은 외부 창가에 화장실 공간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에 독일 교정시설은 내부 출입문 옆에 있다는 차이점이 있었다. 한국과 독일 교정시설의 화장실 위치가 정반대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추측컨대, 한국 일반 주거생활에 있어서 화장실이 습식화장실이라는 점, 특히, 한국 교정시설의 경우 기능의 미분화로 세면, 용변, 세탁, 샤워, 설거지 등의 기능이 화장실이라는 공간에서 모두 이뤄진다는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였다.
화장실의 형태가 건식인지 습식인지, 위치가 창가인지, 출입문 옆인지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거실 내 화장실의 위치가 창가가 아닌 출입문 옆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인식하는 순간 교정행정의 문화는 큰 변화를 불러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선 거실의 구조가 일반 사회와 차이가 없어지는 효과를 들 수 있다. 일종의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할 수 있을까? 단적으로 일반 사회에서 창가에 화장실을 배치하고 사는 사람들이 없듯이 말이다.
이런 면도 예상해 볼 수 있겠다. 배수구가 없는 건식 화장실은 수용자들이 더 이상 화장실에서 설거지, 세탁, 샤워 등을 할 수 없는 환경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자연스레 수용자 급식문화는 일반 사회의 집단 급식소처럼 수용동 안 일정 공간에 모이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다. 세탁도 샤워도 변화의 모습을 추측해 볼 수 있다. 이쯤 되면 직원들의 시찰문화도 바뀔 것 같다는 생각도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거실 안 수용자들은 생활공간으로 바뀐 창가에서 밝고 따뜻한 햇볕을 쬐며 창문으로 불어오는 신선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교정행정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쉽게 계량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황당한 주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독일 교정시설은 이런 모습이 문화로 자연스레 녹아든 모습이었다. 그들이 가능하다면 우리도 가능하다는 말이 아닐까?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수용동의 식당은 각 층의 중앙 복도에 있었다. 한번에 24명이 동시에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사각 테이블 6개에 테이블당 의자 4개가 있었다. 미국의 중구금 교정시설의 경우 공동 식사 구역이 있다고 해도 테이블과 의자가 바닥 고정형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중경비시설인 이곳 식당의 테이블과 의자는 프레임이 모두 금속제였지만 바닥에 고정되어 있지는 않았다. 한쪽 벽면에는 배식구가 있었는데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로 옮겨진 식사를 배식구 안쪽 공간에서 수용자에게 나눠준다고 했다. 이때 식사를 배식 받은 수용자들은 배식구 앞 식당에서 먹을 수도 있고 자신의 방으로 가 식사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선택은 수용자의 몫이었다.
교정시설이며 재판중인 상황에서 수용자들이 같은 공간에서 자주 어울리는 게 보안에 위해요소가 아닌가라고 물어보았다. 롭 소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물론 동일 사건의 공범들인 경우 증거인멸이나 입맞춤을 방지하기 위해 각 수용동에 분산해서 수용한다고 했다. 시설 자체가 각 수용동의 수용자들이 절대로 만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또한 거실이 한 방향으로 나있어 통모, 통방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단 수용동이 셋이니 공범은 최대 3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점.
여기서 잠깐! 글 앞머리에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정면 파사드의 높이가 15m 임은 이미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에서도 들은 사실이지만 교정시설 주벽의 높이는 헤센 주 규정으로 최소기준 6.5m만 넘기면 충분하다. 그렇다면 이곳의 주벽은 왜 이리 높은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 점은 롭 소장의 설명으로 대신한다.
“현재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은 기존 교정시설을 헐고 같은 부지에 새로이 재건축한 시설입니다. 원래 이 자리에는 1973년 신축한 11층 높이의 고층형 교정시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시설은 누가 보아도 완전한 ‘실패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고층형 교정시설이 문제가 많았다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프로인게스하임 지역은 1880년대부터 교정시설이 자리한 곳입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고 지역 주민들 역시 교정시설에 대해 거부감이 별로 없던 곳입니다. 그런데 과거 11층 높이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은 수용거실이 중앙복도를 중심으로 좌·우측에 배치되어 있는 ‘중복도형’건물이었습니다. 수용인원이 많을 때에는 1,100여 명을 수용하기도 했습니다. 창가에서 외쳐대는 수용자들의 소리, 식기로 철격자를 두드리는 소리 등이 주변 지역민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주었습니다. 소음 민원을 발생시켰습니다. 교정시설 주변 지역 주민의 불만이 많았습니다. 복도의 축이 동·서로 나있어 북향인 수용거실의 경우 일조 여건이 형편없었습니다. 수용자 운동장은 옥상 층에 있었는데 한 번에 많은 수용자가 운동을 하기 에는 시설 여건이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헤센 주 법무부에서는 2000년 기존의 11층 고층형 교정시설을 허물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헤센 주에서는 기존 교정시설의 기능을 대체할 교정시설로 프랑크푸르트 시내에서 남쪽으로 30km 떨어진 ‘바이터슈타트(Weiterstadt)’에 교정시설을 신축했습니다. 이 시설은 2002년에 완공되었습니다. 하지만 대체시설까지의 거리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헤센 주 법무부에서는 기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부지에 교정시설을 재건축하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점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이 지역의 건축물을 신축할 경우에 4층 높이 이상으로 지을 수 없게 시 건축 규정이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부지에 새로운 교정시설을 건축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분야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최상의 답안을 도출해내었습니다. 그 대안으로 지하 2층, 지상 5층의 설계안이 나왔습니다.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교정정책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그릇의 형태가 나온 것입니다.”
수용동 계단을 내려오며 20년도 채 되지 않은 11층 고층형 교정시설을 허물고 새로 재건축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게다가 스스로 ‘실패작’이라고 인정하는 태도까지. 우리 일행은 롭 소장을 따라 지하 2층으로 내려왔다. 통문을 열고 지하 2층 복도로 들어서며 든 첫 느낌은 쾌적함이었다. 주의를 집중해 지하 2층 복도의 벽면과 천장 그리고 바닥을 살펴보았다. 결로, 누수, 균열, 시멘트 백화현상 등 건물 건축 과정에서 일어나는 하자 현상을 볼 수가 없었다. 교정시설의 엘리베이터는 지하 2층까지 연결되어 있었는데 전동차로 옮겨진 물품 등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각 수용동으로 운반하는 구조였다. 롭 소장은 엘리베이터의 또 다른 기능으로 수용동 등에서 인질사태 등이 발생했을 경우 진압팀이 엘리베이터 통로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엘리베이터 옆 복도를 지나는데 롭 소장은 중간 통문 하나를 가리키며 수용자 취사장으로 들어가는 문이라고 했다. 구조가 서울교정시설 직원 식당 옆의 여사 출입 통문과 유사한 분위기였다. 롭 소장의 설명에 의하면 현재 40명의 여성 수용자들이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수용자들의 급식을 준비한다고 했다. 취사장에서 준비한 급식이 이 통문을 통해 남성 수용자들이 있는 수용동으로 옮겨진다는 내용이었다. 한국 교정시설의 경우 남성 수용자의 수에 비해 여성 수용자의 수가 소수이며, 남성 수용자들이 취사장에서 급식을 준비해 여성 수용동으로 옮기는 방식인데 이곳은 정반대의 형태였다.
지하 복도의 계단을 올라 건물 밖 중정으로 나왔다. 맑게 갠 푸른 하늘과 따뜻한 햇볕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특히 건물 외벽에 칠해진 연두색 페인트는 주변 경관과 잘 어울렸다. 특히 중정에는 적색 우레탄이 깔린 농구장 코트가 있어 휴식을 나온 수용자들이 야외 스포츠 활동을 즐길 수 있었다. 코트 옆에는 고정식 탁구대와 벤치가 있어 야외활동을 나온 수용자들이 자율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수용거실 창이 있는 건물 면 바닥에는 담배꽁초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롭 소장의 설명으로는 야외활동을 나와 흡연하며 버린 것도 있지만 거실에서 흡연한 후에 밖으로 버린 것도 있다고 했다. 직업적 특성상 보안 구역 안팎으로 담배꽁초를 보면 긴장을 하게 된다. 독일 교정시설에서 이런 모습을 보니 흡연자들의 천국이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모난 중정을 천천히 걷다 무의식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사방이 갇혀 있는 공간에서 뚫려있는 하늘을 바라보고 싶은 게 사람의 인지상정이 아닐는지. 하지만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수용자들은 출소하기 전까지 온전한 하늘을 바라볼 수는 없는 처지였다. 왜냐하면 중정 위 전체를 촘촘한 그물망이 덮고 있기 때문이었다. 건물의 옥상 턱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강철 와이어줄에 플라스틱 소재 줄을 연결해 그물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롭 소장의 설명에 의하면 헬리콥터를 이용한 수용자 탈옥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했다. 놀랍게도 철망의 늘어짐 현상이 보이지 않았다. 롭 소장은 탈옥 방지시설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사람이 철망 설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지만 결국 전문가들의 힘을 빌려 제작에 성공했다고 한다. 그물망 설치 비용이 35만 유로(한화 4억 7천여만 원)라고 한다. 강철 와이어줄 위로 비둘기 한 마리가 한가로이 앉아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철격자16)도 특이했다. 크로스바에 강철 바를 넣고 용접한 한국 교정시설의 철격자의 형태와는 판이했다. 우리가 직접 만져보며 관심을 보이자 롭 소장은 철에 망간 함유량(망간 함유량 12~14%, 탄소 함유량 1~2%)17)을 높여 특수하게 제작한 철격자라고 했다. 철격자에 용접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이유를 물어보니 사전에 계획한 규격에 맞춰 제작한 합금판을 레이저 가공으로 바둑판 모양처럼 금속을 잘라냈기 때문이라고 했다. 쉽게 말해 주물 성형이 아닌 하나의 금속 판형을 가공해 철격자를 만들었다는 말이었다. 롭 소장은 강도(표면경도의 경우 브리넬경도 600HB)가 뛰어나 금속 톱으로 절단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한 철격자가 녹이 슬지 않아 페인트 도색의 필요가 없고 따라서 철의 부식으로 인한 건물 외벽의 오염도 방지할 수 있다고 했다.
16) 철격자 제조회사 홈페이지: http://www.mgt-mv.de/unternehmen.html
17) 철격자 합금 관련 자료: http://www.mgt-mv.de/pdf/Mangangitter.pdf
어느덧 C동이었다. 롭 소장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수용자들이 만든 제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소개했다. 수용자들은 교정시설 내 작업실에서 다양한 공예품 제작 활동을 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인형 등을 만드는 목공예, 직물공예, 가죽공예, 도자기 제작 등의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또한 제작한 공예품들은 판매를 하기도 하며 교정시설에서 바자회를 연다고도 했다. 전시실에서는 폐가죽을 이용하여 만든 사무용 손가방이 눈길을 끌었다. 투박한 가죽 위에 프랑크푸르트 시내를 흐르는 마인강 철교(Teutonic Knights Bridge)에서 보이는 유로타워 방향 실루엣을 레이저로 음각해놓은 제품이었다. 롭 소장은 가방을 들어 보이며 자신도 이와 비슷한 가방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덧붙여 수용자들이 만드는 공예품들은 수용자에 따라 품질이 제각각이라며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C동을 벗어나 수용동과 주벽 사이로 이동했다. 주벽 안쪽으로 보조 펜스가 열을 지어 뻗어 있었다. 보조 펜스가 있는 곳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Ⅲ여자교정시설과 경계를 맞댄 곳이었다. 주벽의 높이는 6.5m로 헤센 주 주벽 최소 기준에 부합했다. 주벽의 높이가 낮아서인지 내부의 보조 펜스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 윤형 철조망이 2단 3열로 설치되어 있었다. 햇빛에 반짝이는 스테인리스 스틸 금속 빛이 사람의 마음을 움츠리게 만드는 듯 했다. 롭 소장은 주벽과 보조 펜스 사이에 움직이는 물체를 포착하고 식별하기 위해 전파탐지 장비를 설치했다고 했다. 물론 CCTV는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었다. C동 주벽 아래를 보니 투광등이 지면에 설치되어 있었다. 한국 교정시설에서 보안등이나 탐조등은 공중에서 아래 방향으로 비추는데 지면에서 위로 비추도록 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롭 소장은 CCTV가 사람 키 보다 높은 곳에 설치되어 있는 탓에 투광등이 위에서 아래로 비출 경우 그늘이 져 사람 얼굴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지면에서 조명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듣고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실제 경험이 없어 그 효용성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C동에서 모퉁이를 돌면 정신치료사동과 의료사동이 나온다. 그 옆에는 교회당이 있었다. 교회당 입구 옆에는 ‘사제실(Seelsorge)’이 있었다. 교회당으로 들어서자 시야 가득 따뜻한 햇볕이 들어왔다. 장방형으로 길게 뻗은 교회당 내부는 독특한 구조였다. 교회당 앞·뒤로 출입문이 하나씩 있었다. 앞쪽의 출입문 옆으로 사제의 준비공간이 따로 있었다. 교회당 전체는 노출콘크리트 공법을 사용했는데 벽면의 하부는 거친 마감을 상부는 곱게 샌딩을 해놓고 있었다. 또한 두 개의 이질적인 면은 직선으로 나뉘지 않고 부드러운 곡선으로 마치 호수에 잔잔한 물결이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노출콘크리트 공법의 경우 균열 발생 등의 이유로 웬만한 기술력이 아니면 쉽게 쓰지 않는 공법임에도 교회당 내부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교회당의 천장이었다. 제단이 놓여있는 위쪽으로 뚫려있는 천장의 채광창으로 강렬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무대를 비추는 핀 조명(pin light)처럼 빛의 한복판에 있는 제단이 주는 느낌은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도 마음속에 경건함을 줄 것 같았다. 채광창 아래 나무를 깎아 만든 제단이 놓여있었다. 두 개의 나무를 다듬어 연결한 것이라는데 가격이 무려 1만 7천유로(한화 2천 2백만 원)라고 한다. 또한 교회당 벽면과 천장 곳곳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적, 녹, 황, 청’ 4원색의 동그란 점(dot)이 표시되어 있었다. 특히 군데군데 가는 노란색 띠가 천장과 벽면에 표시되어 있는데 빛의 흐름을 표현한 듯 했다.
롭 소장의 설명에 의하면 이 교회당은 단순한 종교집회 장소의 의미를 떠나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했다. 헤센 주 건축법에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의 경우 총 공사비의 0.01%를 예술작품 조성에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그에 따라 지어진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우리 일행은 예술품 안에 들어와 작품을 감상하고 있는 셈이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적어도 예술작품으로서 이 교회당을 진정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교회당 내부의 빛에 집중하고 그 변화를 감지하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홀로 서 외부의 빛과 자기 내면의 빛이 조응하는 순간을 경험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직원이든 수용자이든 관계없이 선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리라. 물론 누구는 잿빛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있는 천장에 구멍 하나 뚫린 방으로 기억하기도 하겠지만. 종교집회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 일요일에는 신·구 기독교가 미사와 예배를, 금요일에는 이슬람이 주므아(Jumu’ah)18) 예배의식을 행한다는 롭 소장의 첨언.
18) 무슬림들의 금요합동 예배(https://en.wikipedia.org/wiki/Jumu%27ah)
교회당에서 느낀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우리 일행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체육관으로 들어섰다. 체육관 입구 1층에는 직원 체력 단련실이 있었다.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에 있는 곳보다 조금 더 좋아보였다. 아무래도 새로 지은 시설이니 그런 느낌이 들었나 보다. 체력 단련실은 각종 운동기구가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함부로 사용한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예를 들어 정리되지 않은 아령, 땀을 닦고 난 수건, 방치된 헬스복 등은 전혀 없었다.). 롭 소장은 직원들의 체력단련이 갖는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는 직원이 일일 4시간 이상 체력단련을 할 경우 2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준다고 했다. 4시간 이상 운동을 하기는 사실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 기관 차원에서 직원 체력단련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반증으로 이해하면 될 듯.
계단을 통해 2층 본부석으로 올라갔다. 계단 벽면에는 각종 스포츠 장면이 스프레이 벽화(spraycan art)로 그려져 있었다. 수용자들의 작품이라고 했다. 체육관 본부석은 체육관 높이로 인해 거의 3층 높이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난간을 제외하고 안전망이나 유리 부스 시설은 없었다. 추락 등 안전사고의 위험을 지적했으나 체육관 관리 책임자인 파페르트(Pappert) 씨는 수용자들이 출입할 수 없는 곳이며 그런 우려는 없다고 했다. 그는 체육관 관리와 운동 프로그램 운영을 총괄하는 상근직 트레이너로 직원 6명의 도움을 받아 체육관을 관리하고 있었다. 본부석에서 체육관을 내려다보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규모는 진천 법무연수원에 있는 체육관과 거의 같거나 조금 더 크다는 느낌. 중앙 본부석을 기준으로 좌·우측 벽면에 리프트 방식의 실내축구 골대가 있었다. 사용하고 난 후 자동으로 골대가 접히며 벽면 상단에 밀착 상태로 보관하는 방식이었다. 천장에 설치되어 있는 농구 골대도 리프트 접이 방식이었다.
본부석을 기준으로 농구 골대 3쌍이 앞·뒤로 벽면에 설치되어 있었다. 체육관에 농구 코트 3면이 있는 셈이며 동시에 세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파페르트 씨는 교정시설의 모든 수용자가 1주일에 한 번 체육관에서 구기 종목을 선택해 운동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수용자 체력 단련실에서 헬스 장비를 이용해 운동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팀을 구성해 체육관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권리도 한 번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을 종합하자면 이렇다. 중경비 구치시설인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에 수용중인 수용자들은 매일 수용동 사이 중정에 나가 1시간 동안 휴식 및 여가활동을 한다. 게다가 1주일에 세 번 스포츠 관련 프로그램 활동에 참여를 한다는 말. 운동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종목으로는 실내축구, 배드민턴, 배구, 농구, 탁구 등이었다. 이렇게 든든한 체육관 시설이 있으니 눈, 비 등 기상 여건이 좋지 않아도 이곳 수용자들은 크게 구애받지 않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일 듯. 기상 상황에 따라 운동 실시 여부에 마음을 졸여야 하는 한국 교정시설의 수용자들 모습이 그림자처럼 비쳤다.
본부석 맞은 편 중앙에는 전광판이 있었다. 각종 운동 시합을 할 때 제대로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롭 소장은 덧붙여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중요한 행사 중에 12월에 열리는 실내축구대회가 있다고 했다. 한 해 수용자들로 구성된 여러 실내축구팀이 토너먼트 방식으로 승부를 겨룬 후 우승팀을 정한다고 했다. 이런 특별한 날에는 독일 푸스발 분데스리가의 2부 축구팀인 FSV 프랑크푸르트(Fußballsportverein Frankfurt) 팀 소속 선수들이 교정시설을 방문해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인회도 개최한다고 했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체육관 역시 천장 곳곳에 유리 채광창이 설치되어 있었다. 주간의 경우 실내조명을 밝히지 않아도 될 만큼 채광효과가 좋아보였다. 채광창은 환기를 위해서인지 모두 열려있었다. 창문을 열고 닫는 방식이 자동천창개폐시스템(linear actuators for rooflights)으로 제어하도록 되어 있었다. 채광창은 옥상 면에 피라미드 모양이었다. 자료를 찾아보니‘글라스다흐바우 피샤 유한책임회사(Glasdachbau Fischer GmbH)’19) 가 시공을 맡은 것이었다. 유리천장, 유리지붕을 전문으로 시공하는 업체였다.
수용자들의 체육 관련 프로그램이 이럴 정도라면 직원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은 어떨지. 우리의 궁금함을 알고 있다는 듯 롭 소장은 교정시설 직원들은 일주일에 두 번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했다. 프로그램에는 필라테스(pilates), 헬스 기구 운동, 실내축구, 배드민턴, 스피닝(spinning) 등이 있다고 한다. 전문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음은 물론이다.
우리 일행의 발걸음은 교정시설 내 수용자 강당으로 향했다. 크기는 서울교정시설 회의실보다 약간 큰 규모로 바닥 면과 천장 사이가 높아 체감 넓이는 실제보다 더 크게 보였다. 앞에 무대 단상이 있었으며 천장에 빔프로젝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롭 소장은 이곳에서 수용자들을 위한 영화상영, 공연 등이 열린다고 했다. 강당 한쪽 벽면에는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시를 연고로 하는 각종 프로 스포츠 구단의 엠블럼이 그려져 있었다. 엠블럼이 그려진 팀으로는 아이스하키의 뢰벤 프랑크푸르트(Löwen Frankfurt), 축구의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Eintracht Frankfurt), FSV 프랑크푸르트(FSV Frankfurt), 농구의 프라포트 스카이라이너스(Fraport Skyliners) 등이었다. 모두 수용자들의 작품이란다.
19) 제조사 홈페이지
http://www.glasdachbau-fischer.de/index.php
http://www.glasdachbau-fischer.de/gfg_pdf_broschuere-1s.pdf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에서 받은 인상은 자연광을 무척 잘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주간에도 건물 안에서는 자연조명과 거의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신입실도 마찬가지였다. 신입실은 차량 통문(앞에서 교정시설의 차량 통문은 2곳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옆에 있었는데 신입실 입구 쪽에도 커다란 벽창이 나있어 따뜻한 자연조명이 신입실 전체를 밝혀주고 있었다. 한국 교정시설의 신입실과 비교해 신입 수용자 입소 절차 등을 직원이 안내 데스크 안에 서서 진행한다는 점이 특이해 보였다. 신입 수용자들은 안내 데스크 앞 별도의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은 후 가져온 사물을 안내 데스크 옆 x-ray 검색대 위에 올려놓고 검색을 받는다. 이때 데스크 앞에는 입소 시 수용자 지급품이 담긴 플라스틱 수납 박스가 놓여있는데 신입 수용자는 이 물품을 박스 채 가지고 입실하게 된다.
교정시설의 여건과 문화적 환경이 서로 다르므로 교정시설 입소자에 대한 물품 지급 기준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독일과 한국의 겨울 기온 등을 놓고 보았을 때 독일 교정시설에서는 수용자에게 겨울용 파카 점퍼와 겨울 방한화를 기본 품목으로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실제 헤센 주보다 기온이 더 낮은 바이에른 주 교정시설을 방문했을 때 야외 활동 중인 수용자들은 10월 중순임에도 두툼한 겨울용 파카 점퍼를 입고 있었다.
롭 소장이 자신 있게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심장’이라고 소개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른바 ‘중앙통제실’로 불리는 곳이다. 이미 교정시설 실내 공간을 오르고 내리고 모서리를 도느라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상태였다. 중앙통제실답게 출입문은 이중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출입문은 카드키를 이용하여 여닫았다. 바로 여기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통제하는 곳이었다.
중앙통제실로 들어서니 컴퓨터 가동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조용했다. 통제실의 구조는 출입문을 기준으로 한자의 ‘오목할 요(凹) 자’를 뒤집은 모양이었다. 삼면에 모니터가 배치되어 있었다. 중앙과 좌측면에는 모니터가 3x3 모두 9대가, 우측면에는 3x4 모두 12대의 모니터가 있었다. 근무 직원은 3명으로 두 시간에 한 번씩 교대한다고 했다. 모니터를 보니 진정실 두 곳에 수용 중인 수용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수용자 한 명은 종이 시트를 덮고 매트 위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종이로 만든 박스형 상의를 입은 채 방안을 계속 서성이고 있었다. 롭 소장은 어제 입소한 수용자들이라고 했다. 앞에서 롭 소장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이 유럽에서 가장 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교정시설이라고 했었다. 추측컨대 이 중앙통제실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중앙통제실에서는 교정시설 안팎에 설치되어 있는 383대의 CCTV를 제어하며 시설과 인원의 이상 유무를 지켜보고 있었다. 중앙통제실 운영시스템 안에는 CCTV를 통한 원격감시 및 제어, 화재감지 등의 탐지기능, 휴대폰 전파 탐지기능, 직원 위치파악 및 이상 유무 파악기능 등이 하나로 융합되어 있었다. 진정실에 대한 감청, 감시와 일반 수용거실 수용자와의 대화도 중앙통제실에서 가능했다. 모니터에는 수용동을 포함한 각 시설별 평면도가 그대로 구현되어 있었다. 각종 상황 발생 시 정확한 지점 파악 및 초동대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거실 내 흡연이 가능한 여건에서 화재 예방 및 실제 상황 발생 시 대처가 중요할 것임은 자명한 일. 이점을 물어보자 중앙통제실의 ‘호른(Horn)’씨는 최초 화재감지 후 3분 안에 상황을 종료하지 못하면 시스템에서 자동적으로 지역 소방관서로 연락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고 했다. 그의 설명은 진지했고 마우스를 움직이는 빠른 손놀림에서 업무의 숙련도를 느낄 수 있었다.
마침 ‘호른(Horn)’씨 허리춤에 통신기기가 눈에 띄어 어떤 기능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통신기기를 손에 쥐고 자세한 기능을 설명해주었다. 우선 기본적으로 통신 기능이 있어 교정시설 안에서 직원 간 통화 시 이용한다고 했다. 통신기기의 모양은 폭이 좁았으며 뒷면에 허리 벨트에 끼울 수 있는 클립이 달려있었다. 통신기기 윗면에는 젠더(gender)를 끼운 채 그 끝을 벨트에 부착하도록 되어 있었다. 수용자와의 몸싸움이나 위해를 당할 때 무전기에 끼워져 있던 젠더가 빠지면 중앙통제실에 위치와 직원 정보가 표시되는 기능이었다.
통신기기 젠더 홀더 옆에는 적색 버튼이 돌출되어 있었다. ‘호른(Horn)’씨의 설명에 의하면 위험 상황에 빠진 직원이 적색 버튼을 누르면 마찬가지로 중앙통제실에 위치와 직원 정보가 표시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통신기기가 일정 기울기 이상 눕혀졌을 경우에도 동일하게 작동된다고 했다. 이때 중앙통제실에서 CCTV 등을 이용해 상황 확인을 마칠 때까지 직원은 현장에서 이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왜냐하면 통신기기를 통한 이상 상황 발생 시 경보음이 구내에 울리게 되는데 이 경보음을 끌 수 있는 곳은 중앙통제실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었다.상황 파악이 되기 전에 직원이 계속 움직인다면 시간이 지연돼 적절한 조치를 할 시간을 놓칠 우려가 있어서라고 했다.
중앙통제실 시스템에는 휴대폰 전파감지 기능도 탑재되어 있었다. 수용동을 포함한 교정시설 내 각 시설 안에는 휴대폰 전파탐지 장치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휴대폰 전원이 켜질 경우 그 위치를 탐지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휴대폰 전파 탐지 시 경보음이 울리도록 되어 있었다. 롭 소장은 웃으며 처음 정문을 통과할 때 절대로 휴대폰을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고 한 이유가 이 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호른(Horn)’씨는 조작 장치를 움직여 CCTV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360도 회전에 줌 기능 게다가 확대를 해도 해상도 손상이 거의 없는 화질까지 HD급으로 구현이 가능했다. 이때 롭 소장은 CCTV 줌 기능을 이용하면 화단의 잔디 손질도 가능하다며 가벼운 농담을 던졌다.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약간 과장을 더하자면 잔디 위에 기어 다니는 곤충의 종류까지 식별이 가능할 정도라고 할까. CCTV 영상은 자동 녹화가 되며 72시간까지 저장된다는 롭 소장의 첨언.
개인별 열쇠와 통신기기가 지급되면 관리에 어려움이 있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이 질문에 롭 소장은 중앙통제실 밖 복도에 있는 직원통합보관함을 보여주었다. 직원의 열쇠와 통신기기는 통합 관리하도록 시스템화되어 있었다. 직원 열쇠와 통신기기에는 개인 식별 ‘RFID’가 탑재되어 있다고 했다. 직원 개인은 보안카드를 통합관리시스템에 태그한 후 자신의 사물함을 열고 그 안에 열쇠와 통신기기를 놓고 퇴근해야 한다고. 보관함 안에는 충전케이블이 있어 통신기기를 충전기에 연결해 놓아야 한다. 이 모든 절차는 중앙통제실에서 확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었다.
점점 이동경로가 교정시설 구내·외를 돌아 원점인 정문 근무자실 방향으로 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중앙통제실을 나와 우리 일행이 옮겨간 곳은 접견실이었다. 접견실은 4종류가 있었는데 다만 전날 방문했던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과 같은 ‘부부 접견실’은 없었다는 점이 차이라고 할 수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접견실은 ▲ 단체 접견실 ▲ 대화 접견실 ▲ 개인접견실 ▲ 변호인 접견실 4종류의 접견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단체 접견실은 1곳으로 직사각형의 투명유리 테이블 8개가 놓여있었다. 테이블당 외래인 3인 이내로 입실하여 착석할 수 있었다. 단체 접견의 경우 녹음, 녹화는 실시하지 않고 있었다. 수용자와 접견을 하고 싶은 사람의 경우 사전에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점도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과 동일했다. 또한 단체 접견실의 경우 한쪽에 별도의 부스가 있었으며 직원이 이곳에 앉아 전체적으로 시선 내 감시만 하는 방식이었다.
대화 접견실은 강화 유리창이 수용자와 접견인을 차단하고 있는 형태로 한국 교정시설의 일반적인 접견실의 형태와 유사했다. 2인만 입실이 가능했으며 접견을 감시하는 CCTV도 없었고 녹음, 녹화도 하지 않았다. 수용자와 접견인 사이의 대화는 별도의 인터폰이나 마이크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유리벽 좌·우의 가림철판 사이로 뚫려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의 접견실과 마찬가지로 반대편 접견인의 목소리가 울림 현상 없이 잘 들렸다. 내부에 흡음 자재로 마감을 잘한 듯. 여기도 직원은 수용자 뒤에 앉아 접견 상황을 감시할 뿐 따로 대화 내용을 기록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화 접견실은 테러범, 이슬람 근본주의자, 문제수용자 등이 이용한다고 했다. 5개 호실이 있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개인 접견실이었다. 대화접견실과 비슷한 규모의 호실 가운데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의 가운데에는 한 뼘 정도 되는 유리 칸막이가 세워져 있었다. 일반 수용자들이 이곳에서 접견하려니 생각을 했지만 롭 소장의 설명은 마약 기록이 있는 수용자들이 이용하는 접견실이라고 했다. 물론 개인 접견실을 이용한 수용자의 경우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과 같이 별도의 대기실과 검신실에서 x-ray 검색기를 이용해 의복과 신발까지 검색을 하지만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긴다고 할까. 내심 이해는 가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본 접견실은 변호인 접견실이었다. 13개 호실이 있었으며 직원은 시선 내 계호조차 하지 않는다고 했다. 변호인 접견을 제외하고 접견실이 한가한 이유를 물어보니 헤센 주에서는 수용자의 접견허가를 법원의 판사가 하며 교정시설장이 그 권한을 위임받아 결정하기도 한다고 하였다. 또한 수용자의 접견은 한 달에 한 번 두 시간 범위 내에서 실시한다고 하였다. 한국의 접견허가제도와는 너무도 상이해보였다. 롭 소장의 설명을 들으니 수긍이 갔다. 겉으로 보이는 접견제도가 혹여 수용자의 접견 기회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구체적인 사항을 파악하기에는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아쉬움이 들었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의료병동은 진료실과 입원실로 나뉘어 있었다. 진료실에는 각종 검사장비와 치료 공간이 적정했으며 간호인력 41명과 의사 5명이 상주하고 있었다. 입원실에는 34개의 침상을 갖추고 있었으며, 그중에는 26개의 1인 입원실과 4개의 2인 입원실이 있었다. 1인 입원실 중 4곳은 휠체어 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한편 이곳의 의료병동이 헤센 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인접한 Ⅲ·Ⅳ교정시설의 수용자 진료까지 맡고 있다는 점이 특이했다. 일종의 의료처우의 허브(herb) 역할을 하는 중점 기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행정동의 소장실로 가는 복도에는 과거 고층형 교정시설 시절의 사진과 세계 각지의 유명한 교정시설 전경을 인화한 사진을 액자에 넣어 벽면에 전시하고 있었다. 액자 밑에는 간략한 설명이 붙어있었다. 롭 소장의 설명에 의하면 세계 각지의 유명한 교정시설 전경 사진은 독일의 유명한 행형학자가 유럽연합의 연구용역을 받아 현지 연구 및 조사를 하며 촬영한 사진을 교정시설에 기증한 것이라고 했다. 유럽연합의 관심사가 교정행정 분야까지 뻗어있다는 점도 놀라웠고 연구 자료를 흔쾌히 교정기관에 제공하는 모습도 좋아 보였다.
소장실 옆 회의실에서 마무리 정리. 소장집무실, 부속실, 회의실이 행정동 한 벽면에 나란히 붙어있었다. 롭 소장은 책상 위를 미리 정리하지 못했다고 양해를 부탁한다고 했다. 집무실 책상에는 결재용 서류가 아닌 각종 보고서로 보이는 서류들이 책상 한가득 펼쳐져 있었다. 부속실 역시 단순한 의전용 부속실 기능이 아닌 실무 보좌형 부속실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부속실 직원은 사복을 입고 있는 남성이었는데 소장집무실과 마찬가지로 각종 검토서류가 책상 위에 가득 놓여있었다. 회의실 탁자에는 탄산수 유리병과 커피포트, 깨끗한 유리잔이 놓여있었다. 정갈한 쟁반에는 각종 초콜릿과 쿠키가 담겨있었다.
롭 소장에게 고층형 교정시설을 헐고 같은 부지에 저층형 교정시설을 재건축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가 없었는지를 물었더니, “그런 일은 없었다.”라는 답변으로 시작하였다. 롭 소장은 현재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제3·제4 교정시설이 있는 곳은 1880년대부터 감옥이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지역 주민들의 정서도 교정시설을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의 필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서 재건축 시 반대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국에는 교정시설 조성 매뉴얼과 법무시설기준규칙이 있어 교정시설 건축 관련하여 세세한 사항까지 사전에 규정해 놓는다는 점을 설명했다. 헤센 주에서도 이와 비슷한 규정이나 지침이 있는지를 묻자 롭 소장은 과거에 그런 시도는 있었으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아 결국 한국과 같은 통일된 규정이나 지침을 만들지는 않았다고 했다. 덧붙여 독일은 연방 국가이며 주마다 독립성이 강해 교정시설 조성과 관련한 기준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교정시설 조성은 주 정부의 권한이며 연방정부에서 관여하는 바는 없다고 했다. 따라서 교정시설의 조성과 건축은 지역적 특성이 강하게 반영된다고 한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재건축 시 중점을 둔 사항은 무엇인지 물었다. 롭 소장은 ▲ 시 층고 제한 규정과 교정시설 기능의 조화 ▲ 수용자 인권 보호와 인간적인 수용환경 조성 ▲ 첨단 기술을 접목한 튼튼하고 안전한 시설 구축이라고 답했다. 그는 헤센 주 법무부에서는 교정시설 건축과 관련한 개요 정도만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면 주벽의 높이가 최소 6.5m라는 식. 따라서 교정시설 건축은 교정시설이나 교정시설 등 해당 기관이 현장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개별 기관이 주도적으로 교정시설 건축을 이끌어 나간다고 했다. 혹시 교정시설 건축 과정에서 설계가 바뀌거나 추가 공사 사항이 발생하는 경우는 있는지도 물었다. 롭 소장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교정시설의 건축을 기관에서 주도하므로 시설의 설계 단계부터 설계사무소나 건설회사에서 각종 시설의 배치, 소요 자재의 종류, 전문가적 관점에서 반영해야 할 사항, 일반 시설과 다른 교정시설의 독특한 기능 등을 기관에 먼저 문의하고 사전에 충분히 반영하여 설계 및 시공을 한다고 했다. 중간에 설계를 변경한다거나 시공 중이거나 완성 후 보완하는 일은 없다고 했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재건축은 설계 및 시공을 포함해 전체 비용이 105million 유로(한화 약 1,400억 원)가 소요되었고 기간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이 걸렸다는 롭 소장의 첨언.
회의실에서 일정을 마무리하며 롭 소장은 우리 일행에게 ▲ 한국과 독일 양국의 교정행정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 독일의 경우 사회 환경의 변화로 교정시설 수용인원의 70~80%가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의 실정은 어떠하며 외국인의 처우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 독일과 비교해 한국 교정시설의 기술적 발전 속도는 어떠한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 했다.
이에 대해 양국 간 법제도와 문화적 배경이 달라 교정행정의 차이점을 단순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다만 독일 현지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해보니 한국 교정행정에 긍정적으로 시사하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현재 한국은 전체 수용자에서 3.5% 정도가 외국인들로 중국 국적의 수용자가 전체 외국인 수용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인 전담 교정시설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교정시설에도 IT 관련 기술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데 개별 시설이나 기술보다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정도의 답변이 오갔다.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의 재건축 과정 설명을 들으며 건축 프로젝트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는 시공이나 완성단계가 아니라 기획 즉 사전 준비단계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다음은 설계단계. 이때는 일의 전모가 관련자들에게 드러나기 전이다. 말랑말랑하여 의사결정이 쉽고 바꾸기도 쉽다.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잘 마치면 전체 공사비와 공기를 절감하고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철저한 사전준비야말로 교정시설 조성 전체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인 것이다.
이 말을 뒤집어 생각하면 건축 프로젝트의 사이클이 진행될수록 사업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일 게다. 중간에 수정하기도 어렵다. 승패가 그 전에 나는데 그때 놀다가 임박해서 만회하기는 쉽지 않은 법. 안 바쁠 때야말로 가장 바빠야 할 때란 말로 풀이하면 되겠다.
회의실을 나오며 롭 소장은 자신은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고. 우리 일행에게 ‘차붐’의 근황을 물어보기도 했다. 한국의 참관단이 원하는 시설 관련 규정을 제공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다만 법무부 차원에서 자료를 요청할 경우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해주었다. 아울러 한국과 독일 양국 간 대표기관의 정기적인 교류가 자주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먼 이국의 방문객을 맞아 긴 시간 웃음을 잃지 않고 직접 안내하며 소상하게 설명해준 롭 소장과 교정시설 관계자들의 친절한 모습. 이곳에서 받은 좋은 인상이 쉽사리 잊혀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교정시설 정문을 열고 나와 심호흡을 크게 해보았다. 시원한 가을 바람에 머리가 맑아졌다. 이제 독일에서의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 눈에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허투루 들어오지 않았다.
뮌헨의 대표적 교정시설인 스타델하임(JVA Stadelheim) 교정시설을 방문을 위해 스타델하이머 거리(stadelheimer straße) 초입에 들어서면 길게 뻗은 연회색(light gray) 주벽의 모습이 보는 사람을 압도할 기세다. 구름이 낮게 깔린 날씨에 영상 1도의 쌀쌀한 기온은 주벽의 빛깔과 더불어 묘한 느낌을 주었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주벽 끝으로 페어라허(Perlacher Forst) 공동묘지의 나무들이 무성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나찌와 히틀러를 비판하는 전단지를 뮌헨 대학 교정에서 뿌리다 체포되어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사형장의 단두대 아래에서 죽음을 맞은 소피 숄, 한스 숄, 크리스토프 프롭스트. 그들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페어라허 공동묘지를 지나자니 오래전 읽었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이라는 책이 떠올랐다.
우선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은 정문 자체가 특이한 구조였다. 지상에서 건물 1개 층 정도 깊이로 지면을 파낸 후 교정시설의 출입문인 정문을 배치하고 그곳을 기점으로 좌·우로 긴 경사로와 계단을 설치해 통로로 삼고 있었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정문으로 나있는 통로 끝에 서서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굳이 지상으로 출입문을 내도 될 것을 지하층까지 파 들어가 정문을 낸 이유가 궁금했지만 나름 독특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측컨대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차폐되어 보안상의 이점을 노렸을 듯. 육중한 정문 출입문을 밀고 들어가니 정문 근무자실이 있었으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등산복 차림으로 서성이고 있었다. 야간근무를 마치고 동료 직원들끼리 야유회를 떠난다고 했다. 야간근무를 함께 하는 동료들 사이의 정이 느껴졌다.
정문 근무자실 앞에는 면회인 몇몇이 출입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두 차례 독일 교정시설을 방문한 터라 우리 일행은 능숙하게 여권을 모으고 출입을 기다리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이곳 역시 정문을 거쳐 통문을 출입하기 위해서는 소지품을 보관함에 넣어두고 열쇠만 가지고 들어갈 수 있었다.
아침 시간이라 출근하는 직원들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진녹색의 스웨터와 옅은 황토색의 바지를 입은 직원들은 서로 가볍게 인사를 나눈 후 통문 앞에 설치되어 있는 출근기록부에 입력을 하고 통문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이었다. 제복 공무원이라서 그런지 새로운 제복 형태를 보면 자연스레 눈길이 가나 보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직원이 입은 진녹색 스웨터의 경우 어깨와 팔꿈치 부분에 네모난 패치를 덧댄 형태라 특이하면서도 실용적으로 보였다.
잠시 후 정문 근무자가 통문을 열어주며 1층 홀에서 잠시 기다려 달라고 했다. 통문을 지나 1층(실제로는 지하 1층인 셈이다) 홀 안의 천장을 보니 모두 뜯겨져 있어 콘크리트와 각종 부재가 노출되어 있었다. 직원의 설명으로는 시설이 낡아 화재방재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스산한 초겨울의 날씨와 앙상한 골조가 드러난 건물을 보니 왠지 교정시설이 정돈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홀 가운데에는 두 개의 직사각형 테이블이 있었는데 그 위에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축소 모형 두 개가 유리박스로 덮여 있었다. 한눈에 봐도 하나는 초창기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을, 다른 하나는 최근의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을 축소해 모형으로 만들어 놓은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축척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점은 아쉬웠다. 우리 일행은 교정시설 모형을 보며 건물의 배치와 동선을 기억 속에 담아두려 했다. 잠시 후 안내 동행 직원이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젊은 여성과 함께 내려왔다. 안내 동행 직원은 미하엘 스툼프 소장이 일정이 있어 현재 부재중이라고 했다. 남측 수용동 책임자인 심바스 씨가 대신 교정시설 소개를 할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
역사적으로 19세기 이전까지 뮌헨 지역에는 소규모 감옥이 여러 개 산재하고 있었는데 만성적인 과밀수용 문제를 안고 있었다. 이 지역의 감옥은 감옥개혁론자인 존 하워드의 ‘감옥상태론(The State of Prisons in England and Wales, with an Account of some Foreign Prisons)’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당시 뮌헨 지역에는 지하 감옥인 ‘던전(dungeon)’이 하나, La Prison de la com이라 불리던 감옥(여기에는 15개의 감방이 있었다) 그리고 노동 교화소 역할을 맡았던 ‘house of correction’ 등이 있었다. 존 하워드는 ‘감옥상태론’에서 이들 감옥의 상태를 기술해 놓았다.20)
19세기 후반기에는 소규모 감옥으로는 더 이상 감옥의 기능을 감당할 수 없어져 1894년 지금의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을 세우게 된다. 현재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이 있는 곳은 당시에는 농민들의 경작지였는데 당시 땅 주인의 이름이 ‘스타델하임(Stadelheim)’이었다 한다. 그의 이름을 따서 교정시설의 명칭을 ‘스타델하임’으로 했다고 한다.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한 면이 있기 마련.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수용자들은 교정시설의 앞 두 글자를 분리해 St(聖). Adelheim 이라고 불렀다 한다.
20) 존 하워드, 감옥 상태론 P.195
말이 나온 김에 심바스 씨의 설명을 정리해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외형적 특징을 소개한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건축의 첫 삽을 뜬 해가 1882년이다. 첫 번째 수용동인 북측 수용동이 완공된 해가 1884년이니 교정시설의 역사의 유구함을 가늠해 볼 수 있으며 현재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수용자 수는 1,300여 명, 직원 수는 650명에 달하며 바이에른 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정시설이다. 직원 중에는 마이스터 출신의 직업훈련 교사가 28명, 상근직 의사 8명, 간호사 30명이 포함되어 있다.
각 수용동 별로 소장을 보좌하는 책임자 7명이 있는데 이들은 법조인 출신. 수용자들의 경우 55% 이상이 외국인들이며 출신 국가는 100개국에 달한다. 현황을 살펴보니 한국 국적의 수용자는 없었다. 예산 측면에서 보면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수용자들은 하루에 88.40유로(한화 약120,000원)의 경비가 들어가며 연간 난방과 전기사용료로 1.8 million 유로(한화 약24억 원)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시설 확장은 다음과 같다.
· 1882년 8월 20일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건축 시작
· 1894년 북측 수용동 완공
· 1901년 남측 수용동 및 중정 내 성당 완공
· 1964년 서측 수용동 완공
· 1965년 주벽 신축(6.2m)
· 1968년 동측 수용동 완공
· 1970년 신 행정동 완공
· 1974년, 1982년 작업장 완공
· 1981년 수용동 N(New Component) 완공
· 1992년 신 감시대 5개소 완공
· 1997년~2012년 1차 대보수
· 2002년~2004년 동·서 수용동 현대화사업
· 2005년~2007년 지역난방 공급
· 2007년~2011년 교정시설 성당 대보수 및 수용동 N 시설현대화 사업
시설 측면에서 눈길을 끄는 점 하나. 현재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남측 수용동 앞 원예작업장 부지 지하 5m 공간에 뮌헨 지방고등법원의 재판정과 수용자 체육관 시설이 들어섰다고. 뮌헨 지방법원에서는 교정시설 행정동 청사의 빈 공간 하나를 임시 법정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2014년 공사를 시작해 2016년 9월 완공이 되었다 한다. 처음 교정시설 내 임시 법정을 연 배경으로는 테러범이나 동유럽의 조직폭력단원들의 재판이 있을 경우 법원까지의 호송에 많은 계호 인력이 소요되고 그 과정에서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아 재판 자체를 교정시설에서 실시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필요할 경우 민사재판이나 증인 심문을 위해 임시 법정을 여는 경우는 있지만 이처럼 형사재판을 위해 법정을 그것도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는 없는데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심바스 씨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신축한 법정(Gerichtssaal)은 면적이 250㎡로 지하 5m 깊이에 있으며 천장부의 경우 폭탄 테러에도 견딜 만큼의 강도21)라고 한다. 독일의 경우 헤센 주의 바이터슈타트(Weiterstadt)’교정시설이 완공을 앞둔 1997년 적군파가 설치해 놓은 폭발물이 터져 수용동 한 개소의 지붕이 완파되는 사건이 일어난 걸 보면 독일 교정시설을 견고하게 짓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그는 기존에 사용하던 법정은 말 그대로 임시 시설로 안전한 재판 진행을 담보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 2012년 국가사회주의지하당(NSU) 소속의 네오 나치인 ‘비트 췌페(Beate Zschäpe)’의 재판 과정에서 정말 애를 먹었다고 한다. ‘비트 췌페(Beate Zschäpe)’는 남성 공범 2명(남성 공범 2명은 체포 직전 자살)과 함께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독일 내 터키인 7명과 그리스인 1명 등을 살해하고 사제 폭탄을 사용했으며 1건의 은행강도 혐의를 받고 있던 여성 수용자였다.
21) 관련홈페이지: http://www.baumeister-hm.de/fileadmin/eigene_dateien/baubeschreibungen/Baubeschreibung_JVA_Stadelheim_01.pdf
재판을 위해 교정시설에서 뮌헨 법원까지 호송을 해야 했는데 워낙 비중이 있는 사건인지라 언론 취재의 관심도 높았다고 한다. 특히 교정시설 주변 교통이 상습 정체되는 경우가 많아 호송 시 동조 세력의 호송인 탈취를 위한 무장 공격 등의 발생 우려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한다. 게다가 무장 장갑차량까지 호송에 참여했다고 하니 그런 광경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도 곱지 않았을 터. 교정시설에서 법원까지 이르는 도로상에 신호등 수만 600여 개에 달했다고 하니 불편한 도로 모습이 그려졌다. 그래서인지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측에서는 새로운 법정이 완공되면 업무가 훨씬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총 공사비는 15million 유로(한화 약 200억원)이며 건물 한 변의 길이가 82미터에 달한다. 지하 공간은 법정과 실내체육관이 비슷한 비율로 점하고 있으며 법정의 방청객 수용인원은 최대 250명 정도이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내 법정의 특징은 지하에 구축되어 있음에도 천창을 만들어 자연광을 지하 법정 공간까지 끌어들이고 있었다. 테러범이나 조직폭력단 등의 수용자들은 지하 통로를 이용해 교정시설 수용동과 법정 사이를 오고 갈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재판에 따른 계호 인력의 절감은 물론 피고인의 안전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또한 주요 부분의 콘크리트 두께의 경우 1m에 달하는 곳도 있으며, 헬리콥터를 이용한 탈옥이나 침입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방청객, 기자 등의 경우 법정 출입을 해야 할 경우 주벽 뒤편 통문을 이용해야 하는데 지하 법정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3단계의 통과 절차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도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교정시설과 같이 일종의 복합교정시설이라고 부를 수 있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을 중심으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여자교정시설과 소년분류심사원 그리고 그 옆에 중간 처우의 집이 떨어져 있다. 모두 4개의 교정시설이 비슷한 지역에 모여 있는 셈이었다. 심바스 씨의 설명을 들으면서 든 생각. 교정시설을 교정시설, 교정시설로 나누지 않고 ‘Justizvollzugsanstalt’라는 명칭 하나를 사용하는 독일에서 한국식으로 교정시설과 교정시설을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였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도 수용자 구성을 보면 70%가량이 미결 상태인 수용자들이며 나머지 30%가량이 형이 확정된 기결 수용자들이었다. 게다가 기결 수용자들도 거의 대부분이 1년 미만의 형을 받은 수용자들이니 말이다.
심바스 씨로부터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을 들은 후 우리 일행은 본격적으로 시설 참관을 시작하였다. 우선 접견실부터 살펴보았다. 접견실은 신행정청사에서 수용동 N 사이에 있었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접견실도 ▲ 단체 접견실 ▲ 대화 접견실 ▲ 개인접견실 ▲ 변호인 접견실 4종류가 있었다. 단체 접견실은 1곳으로 ‘ㄱ’모양으로 테이블은 12개가 놓여있었으며 가운에 모서리 부분에 담당 직원 데스크가 있어 양쪽을 시선 내 계호하고 있었다. 테이블당 외래인 3인 이내로 입실하여 착석할 수 있었다. 테이블 바로 위 천장에는 라운드형 CCTV가 테이블마다 설치되어 있었다. 접견 내용을 녹음·녹화하지는 않으며 CCTV를 통해 수용자와 접견인 사이의 부정물품 반입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한다. 헤센 주와 마찬가지로 수용자와 접견을 하고 싶은 사람은 사전에 판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화 접견실은 이전에 방문했던 두 개의 교정시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다. 강화 유리창으로 수용자와 접견인을 차단하고 있는 형태는 같았으나 호실별로 나눠져 있지는 않았다. 미국 교정시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화 접견실의 모습이었다. 수용자와 접견인은 서로 반대편 출입구로 들어와 지정 좌석에 앉으며 접견인은 2인만 입실이 가능했다. 접견실
끝부분에 직원 근무 부스가 있으며 그곳에서 감청 등을 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변호인 접견실이었다. 7개 호실이 있었다. 호실 내 놓여있는 사각 테이블의 가운데에는 한 뼘 정도 되는 유리 칸막이가 세워져 있었다. 개인 접견실도 이전에 방문한 교정시설과 큰 차이점은 없었다.
구체적인 접견 사항은 다음과 같다. 일반 접견은 전화 예약만 가능하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09:00~11:30, 13:00~16:00, 단 수요일은 09:00~12:00 이다. 접견인은 최대 3인까지 가능하며 미성년 아이들도 접견인 수에 포함시키고 있었다. 접견인은 자신의 신분과 가족관계를 밝힐 수 있는 서류를 지참해야 한다. 운전면허증이나 차량등록증으로는 접견이 허가되지 않는다.
변호인, 경찰, 보호관찰관, 소년법원 직원 등의 시설 방문시간도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07:30~11:15, 12:30~16:00, 단 수요일은 07:30~13:00이었다. 금요일을 포함해 주말에는 접견이나 공무상 기관 방문이 없다는 점이 특이했다.
접견실을 나와 신입수용 거실이 있는 사동으로 갔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신입 수용자들은 1주일간 신입 거실에 머물게 된다. 수용거실이 앞에 방문한 기관보다 작은 느낌이 들어 거실 면적을 물어보니 5㎡라고 한다. 동행하던 심바스 씨는 최근에 한 수용자가 수용거실이 비좁다는 이유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일이 있었다고. 법원에서는 수용자의 손을 들어주었다고 한다.22) 그 결과 주 정부에서 일부 배상을 하기도 했다고. 법원의 판결 이후로 우선 기존 일부 2인 거실을 모두 1인 거실로 변경했다고 한다. 시설 내 거실 수는 1,263개로 면적이 기준 이하의 거실을 어떻게 할지 고심 중에 있다고 한다.
22) 관련 기사 참조: http://www.bild.de/regional/muenchen/gefaengnis/entschaedigung-fuer-knast-insassen-raucher-streit-38732622.bild.html
수용거실의 느낌이 전반적으로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나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보다 낙후한 느낌이었다. 신입 수용동 복도를 지나는데 일부 수용자들이 교도관과 함께 이동하고 있었다. 이방인의 눈에 그들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경직되게 보였다. 교도관 한 명이 혼자 수용 거실을 검방하는 모습도 특이하게 보였다.
신입 수용동을 나와 작업장으로 향했다. 작업장과 수용동 N 사이 운동장에는 수용자 예닐곱 명이 있었다. 고정 탁구대에서 탁구를 치는 수용자들도 있었고 우두커니 서있거나 주위의 수용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수용자도 있었다. 수용자들은 검정색 겨울용 파카를 입고 있었으며 털모자를 쓰고 있는 수용자들도 있었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 속에 밖에 있는 수용자들의 모습이 편해 보이지는 않았다. 작업장에 들어가 보니 내부 공간이 클 뿐만 아니라 환기, 채광, 주변 정리 상태가 좋았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서 작업에 종사하는 수용자들은 일주일에 40시간을 작업에 종사하다. 임금체계는 작업의 난이도와 숙련도에 따라 1단계부터 5단계까지 나눠져 있다. 박스 접기나 포장과 같은 단순 작업은 5단계 작업으로 임금이 가장 적었다. 자동차 정비 등의 일은 상당한 숙련이 필요한 작업이라 임금이 제일 높은 1단계 작업에 들어갔다. 수용자의 작업 임금은 일일 8.96 유로에서 14.93유로였다. 수용자들은 작업 종류에 따라 시간당 1.12 유로에서 1.87 유로를 받고 있었다.
심바스 씨는 작업의 경우 형을 선고 받은 수형자와 21세 이하의 젊은 미결수용자들이 대상자였다. 현재 전체 수용인원의 35퍼센트가 작업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작업은 대부분 위탁생산 과정이라고 했다. 종류로는 목공, 자물쇠제작, 전기부품, 세탁, 인쇄 및 제본, 제빵, 자동차 정비 등이다. 작업장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느슨하고 여유 있어 보였다. 아무래도 복잡한 작업 공정보다는 단순 반복적인 작업이 많아 그런 것 같았다.
작업장 옆에는 대운동장이 있었다. 정규 축구장 규격에 푸른 잔디가 덮여 있다. 그 옆에는 농구 코트 하나가 있었다. 뮌헨 역시 프랑크푸르트와 마찬가지로 교정시설 내 수용자들 사이에서 축구의 열기와 관심이 높다고 한다. 수용자들이 팀을 이뤄 평소에 축구 기술을 익히고 수용자 축구대회를 열어 우승팀을 가린다고 한다. 수용자들이 구기 종목을 하다 다치면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나 차마 묻지를 못했다. 한국 교정시설에서 수용자들이 족구 등을 하다 부상을 당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복합적인 이유로 구기 종목 등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었다. 오히려 농구나 축구 등의 구기 종목이 훨씬 격렬하고 다칠 확률도 높은 운동인데. 그때마다 운동 실시를 중단할까라는 의문을 남겨두어야 했다.
운동장 옆에는 자동차 정비 공장이 있었다. 심바스 씨는 과거 히틀러의 나찌 집권 시기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서는 수용자를 단두대로 처형했는데 바로 그 사형장 건물이 있던 곳이라고 했다. 당시 사형집행에 사용했던 단두대는 뮌헨 박물관 지하 수장고에서 발견되었다고. 아직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추후 자료를 찾아보니 심바스 씨의 말대로 히틀러 집권 시기 1,035명이 넘는 사람들이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서 단두대로 사형집행을 당했다. 그중에 앞에서 언급한 ‘백장미단’의 숄 남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음에도 서독은 전후 1949년 사형제도를 폐지했다 하니(동독은 1987년에 사형제도 폐지) 같은 전범국이면서 패전 후에도 현재까지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일본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히틀러의 경우 ‘나의 투쟁’을 집필했던 란츠부르크 교정시설이 많이 알려져 있다. 반면 한해 전 뮌헨의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서 한 달여 수감생활을 했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다.
같은 교정시설에서 수감생활을 했다는 공통점 이외에는 히틀러와 숄 남매가 보여 준 삶의 모습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히틀러는 끊임없는 권력을 추구해 독일 국민과 인류에 크나큰 해악을 끼친 반면 숄 남매는 잠자고 숨죽이고 있던 독일 국민의 양심을 깨웠다. 역사는 누가 진정한 승자이며 인간의 가치를 구현했는지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심바스 씨에게 수용동 현황에 대해 물어보니 그는 전체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 수용동이 모두 28개가 있다고 한다. 한국 교정시설로 보면 수용사동이 25개인 셈이다. 그는 남성 수용동은 25개로 수용동 한 개소에 평균적으로 47개 거실이 있다고 . 여성 수용동은 3개소로 평균 50개 거실이었다. 여기에는 대동 유아거실 10개를 포함한다고 한다.
초창기 건축물인 북측 수용동과 남측 수용동의 삼각형 지붕 경사면에는 지붕창(dormer)이 나있었다. 혹시 지붕창(dormer) 공간에도 수용자가 거주하는지 묻자 과거에는 수용거실로 사용했었다고 한다. 현재는 화재 등의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지붕창(dormer) 공간은 폐쇄한 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교도관의 채용 등에 대해 물어보자 심바스 씨는 직무 별로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어 단편적으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제복 교도관을 예로 들어 간략하게 설명했다. 지원 나이는 21세~38세까지로 6년제의 실업계 학교인 ‘레알슐레(realschule)’와 5년제인 ‘하웁트슐레(hauptschuile)’졸업 자격이 있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주가 비슷하다고 했다. 지원자는 주에 설치되어 있는 교육기관에서 2년간의 교육을 수료하게 되면 교도관으로 정식 임용된다고 했다. 임용시험 합격 후 교육을 받는 한국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2년제 교육과정은 심리학, 법학, 상담심리학, 복지학 등의 전문 과정과 무술, 체력 검정 등의 과정도 있다고 한다. 독일의 대학 졸업이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있듯 독일의 교도관 양성 2년제 과정도 수료하기가 무척 힘들다고 했다. 함께 걸어가던 심바스 씨가 우리 일행에게 “현재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경우 성범죄자와 정신질환 수용자의 수가 급증하고 있어 수용 처우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며 한국의 실정은 어떠한지 물었다. 한국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집중인성교육, 성폭력 사범 교육 등 관련 프로그램 운영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고 답했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은 어떤지 되물었다. 다음은 심바스 씨의 답변 내용이다.
“현재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서는 성범죄자 치료를 위해 24개의 교육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대상자를 위한 개인별, 그룹별 치료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여가 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은 전문가에 의해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결수용자에게도 동일한 기회를 주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각종 정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폭력성이 강한 수용자를 위한 교육장도 16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상 수용자의 경우 일주일에 2번 그룹별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폭력성이 강한 수용자의 경우 사회적 관계 형성에도 서툴기 때문에 이런 점에도 중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 기술향상을 위한 ‘R&R’프로그램, 분노조절을 위한 ‘AGT’프로그램, 중독성 예방을 위한 ‘STAR’프로그램, 출소 후 적응능력 향상을 위한 ‘future self’프로그램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심바스 씨는 최근‘난민’의 처우 문제로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을 포함해 바이에른 주 전체 교정시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연방정부에서 바이에른 주 교정시설에 1,000여 명의 난민 수용을 할당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제반 사항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아직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추측컨대 일시적으로 많은 수의 난민이 유입되고 겨울이 다가오자 연방정부에서는 난민 수용을 위한 일시적인 대안으로 교정시설을 선택한 게 아닌가 생각해보았다. 겨울이 다가오는 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평지에 임시 텐트를 설치해 밀집 수용하는 방식 대신에 교정시설이라는 카드를 꺼낸 게 아닐까. 독일의 통일이 우리 사회에 시사한 바가 컸듯이 독일의 난민 정책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보였다. 현재 독일 교정시설의 수용률이 70% 정도라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벽을 따라 이동하는데 중정 가운데에 성당의 첨탑이 살짝 보였다. 수용자의 종교 활동에 대해 물으니 심바스 씨는 일요일에 가톨릭과 개신교의 종교행사를 성당에서 연다고 했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초창기 건축물 중에 하나인 성당은 고딕 양식으로 2008년부터 대대적인 건물 보수작업을 시작해 2010년에 마쳤다고 한다.
성당의 제단과 스테인드글라스도 이때 새로 보수를 했다. 리모델링 공사 기간에도 교정시설 내 임시 장소를 마련하여 종교행사는 중단이 없었다고 한다. 전체 수용인원의 15%가량이 가톨릭 미사에 참석한다고 했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에는 가톨릭 사목팀이 구성되어 있는데 한 명의 상주 사제가 두 명의 보조 사제(Pastoralreferenten)와 함께 수용자 상담업무를 하고 있다. 우량 수형자 두 명이 성당 종치기 관리인(Mesner)으로 사목팀의 업무를 돕고 있기도.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주벽을 둘러보았다. 한국 교정시설 보다 조금 더 높아 보이는 주벽 높이, 5곳의 감시대, 주벽 안의 보조 철책이 외적으로 보이는 보안시설의 전부였다.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은 북쪽 정문으로 사람이, 남쪽 정문으로 차량이 출입하는 방식이었다. 차량 통문은 남쪽 차량 정비공장과 원예 작업장 사이에 있었다. 심바스 씨는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의 차량 통문에는 ‘심장박동 탐지기(Herzschlag-Detektor)’를 이용해 차량 검색을 한다고 했다. 차량에 숨어 있는 사람의‘심장박동’을 탐지하는 장치라니. 솔직히 처음 듣는 말이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대당 가격은 10만 유로 정도로 독일의 교정시설에서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장비라고 했다. 차량 운전자가 하차한 상태에서 차량 앞·뒤 두 곳에 탐지기를 대고 기계를 작동하면 차량 내에 사람이 숨어 있을 경우 탐지기와 모니터에 탐지상태가 표시되며 경보음이 울린다는 것이었다. 일정상 실제 차량 탐지 장면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한국 교정시설에서는 음식물 수거 차량이 들어오고 나갈 때 담당 근무자가 차량 적재함 위에 올라가 음식물 수거통 속으로 탐침봉을 일일이 찔러 넣는다. 서로의 장면이 오버랩(overlap)되었다.
우리 일행은 어느덧 남측 수용동 가까이 다다르고 있었다. 왼쪽에 유리온실 하나와 원예 작업장 건물이 있었다. 담당 직원이 온실 앞에서 반갑게 손 인사를 했다. 심바스 씨는 과거에는 주벽 안 경운지의 면적이 상당해 채소류를 자급자족 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아쉽다고 한다. 최근에는 남아 있던 부지마저 지하 법정과 실내체육관 공사로 인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유리 온실 옆에는 지하 법정과 실내체육관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미 건물의 뼈대와 골조 공사는 거의 마무리 된 듯하고 실내 미장과 배관, 전기 계통의 공사를 하고 있는 듯했다.
건물 입구가 보이는 정면의 유리창을 통해 공사 중인 실내체육관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내조명의 효과일 수도 있겠지만 지하 5미터 공간의 실내체육관의 윤기 나는 바닥 면을 보고 있자니 부럽기도 하고 샘이 나기도 했다. 실내체육관 벽면 뒤로 실내 지하 법정이 있을 테지만 아직 공사 중으로 현장 접근은 할 수 없었다. 아쉬웠다. 검찰이나 법원 출정 계호 업무로 만성적인 인력 부족 현상을 겪는 한국 교정행정의 현실에서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내 지하 법정의 건축 및 운영 사례는 연구과제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남측 수용동을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섰다. 남측 수용동과 북측 수용동 건물 사이 좌·우로 60년대 세워진 동·서 수용동이 현대식 건축 양식을 뽐내고 있었다. 19세기 건축물과 20세기 건축물이 서로 연결되어 ‘□’자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수용동 마다 통문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구 건축물과 신 건축물의 조화가 멋있다고 하자 심바스 씨는 웃으며 60년대 신축한 수용동이 너무 낡아 교정시설 측에서는 건물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 없는 19세기 건축물은 남고 현대 건축물만 헐어 재건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 건축물의 활용 사례를 봐도 심바스 씨의 말은 건축물의 기본이 무엇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도록 만들었다.
건축에 있어서 좋은 디자인을 강조하는 시대이다. 과연 무엇이 좋은 건축 디자인일까? 원론적으로는 한 사회의 문화 전통의 저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사회 전체의 전반적인 미적 감각이 올라와야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디자인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건축에서는 구조가 뼈대가 튼튼하고 기능이 분명하고 낭비적인 요소가 없어야 할 것이다. 그다음 순서가 아름다움의 추구가 아닐는지. 사람도 본바탕이 되어야지 화려한 옷만 걸친다고 본바탕이 가려질 수는 없는 노릇일 터. 아무리 현대적인 미적 감각과 기능을 강조해 건축물을 조성한다고 해도 건축 구조 자체가 부실하다면 결국에는 원래의 기능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건축물로 전락할 것은 분명할 테니 말이다.
120년 이상 한 자리에서 그 기능을 다하고 있는 스타델하임 교정시설을 보며 든 생각. 건축물은 오래 보존되기만 해도 아름답다는 사실. 그 시대 건축 장인들의 생존을 지켜준 건축물이었고 당시 사람들의 삶을 담은 그릇이었기 때문이리라. 오래 살아남아 버텨준 그 자체가 진실일 터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화려한 것은 이내 사라져 버리지만 느리게 움직이고 수수한 것은 살아남는 것 같다. 맛없는 심심한 맛이 진짜 맛이듯.
건축물의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누가 뭐라고 해도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편안하고 쾌적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 일게다. 따라서 ‘건축환경학(Architectural Environmental Planning)’에서도 인간의 쾌적함에 필요한 요소로 ‘온도’, ‘바람’, ‘습도’ 세 가지를 주요한 요소로 규정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면 수용자들이 오랜 시간 좁은 공간에 갇혀 수용 생활을 하는 교정시설에서 긴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독일의 교정시설 3곳을 참관한 결과 ‘소리’와 ‘공기’정도라고 말할 수 있겠다.
끼이익, 덜컹덜컹, 쾅, 휘이익, 한국의 교정시설에서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보면 교정시설 안의 소음이 얼마나 많고 높은지 살펴볼 수 있다. 교정시설 안에서 소음이 주는 스트레스는 직원이나 수용자를 가리지 않고 상당해 보인다. 요즘에는 거실의 시끄러운 TV 소리와 수용동의 라디오 방송까지.
독일의 교정시설을 보건데 한국의 교정시설 안의 ‘데시벨’은 직원과 수용자 모두에게 피로감을 더해주는 게 아닌지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소리는 콘크리트 구조를 타고 흐른다. 교정시설의 조성에 이런 부분이 얼마만큼 고려되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독일 교정시설의 방화문이나 통문, 특히 수용거실의 출입문은 소음 방지 기준을 48 데시벨(db)로 잡고 있다. 이 기준은 평상 시 옆 사람과 조용하게 대화하는 수준의 소음도이다. 독일 교정시설에서는 수용거실의 소리가 복도로 새 나올 일도 없고 복도의 소리가 수용거실 안의 수용자의 귀를 거슬리게 할 일도 없다는 사실이다.
공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연 환기와 공조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며 쾌적한 실내공기와 온도를 유지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에너지 활용이 결코 ‘액티브(active)’한 모습은 아니었다. 철저하게 낭비되는 요소를 제어하는 ‘패시브(passive)’한 환경이었다.
다시 행정청사로 돌아와 마무리.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정문 턱을 넘어 밖으로 나왔다. 천천히 계단을 올라와 다시 교정시설과 주변을 돌아보았다. 낮게 깔린 구름과 초겨울의 날씨, 지상에 쌓아 올린 높은 주벽과 감시대의 모습이 처연해 보였다.
이상과 같이 독일의 교정시설, 그중에서도 헤센 주와 바이에른 주의 일부 교정시설에 대한 참관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시간적·공간적 한계와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자 노력하며 최대한 세밀하게 관찰한 바를 기록하고자 했다. 이를 통하여 한국의 교정행정을 반추해보았다. 현재 한국에서는 지속적으로 교정시설의 신축·이전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일부 교정시설의 경우에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 출장보고서의 내용이 한국 교정시설의 디자인 및 조성업무 개선에 기초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독일의 교정시설을 참관하며 조사한 결과 그들은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수용자를 위한 인간적이고 일반 사회와 유사한 환경 조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수용자의 특성에 맞춰 분리 수용하고, 수용자의 사회적응 훈련을 도모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처우는 미결수용자이든 기결수용자이든 범죄의 종류가 무엇이든지 관계없이 공평하게 처우되고 있었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범위에서 독일은 행형의 역사에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또한 우리만의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미국의 교정행정과 시설이라는 렌즈를 통해 교정행정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미국이 보여주는 모습은 놀라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민간 사법연구기관인 ‘VERA(VERA Institute of Justice)’23)에서는 2013년부터 해마다 자국의 행형학자, 검사, 주지사, 교정시설 책임자 등으로 참관단을 구성해 독일의 여러 교정시설을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 주요한 이유는 독일의 교정행정을 배우자는 것이었다. 미국이 독일의 교정행정에 주목하는 점은 현격히 낮은 수용률(2013년 기준 미국의 인구 10만 명당 수용자 수는 707명인데 반해 독일의 인구 10만 명당 수용자 수는 75명임), 채광 등을 포함한 1인 1실의 인간적인 독일 교정시설의 환경 그리고 독일 교도관의 우수한 업무능력이다. 미국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국의 교정시설은 아직 독일의 시설 기준과 비교했을 때 특히, 수용자 거주 공간 관련 기준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수용 규모를 축소해 1인 1거실로 수용관리를 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교정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형사정책의 기조와 형벌관, 나아가 국민의 법의식이 함께 바뀌지 않고서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혹독한 형벌을 통해 일반인의 범죄를 억제하고 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는 사회 통념이 상존하는 한 교정시설의 개선은 힘든 도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찍이 체사레 베까리아는 ‘범죄와 형벌’에서 형벌은 비록 온건하더라도 확실하기만 하면 형면제의 희망이라는 요행수와 결부된 무시무시한 처벌의 공포감보다 훨씬 더 큰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파했다. 그는 형벌이 잔혹해질수록 범죄자는 그 처벌을 피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며, 형벌이 잔혹해질수록, 그에 비례하여 인간의 마음은 완강하고 무감각해진다고도 하였다.24) 그렇다. 교정시설에서의 억압적 환경은 단기적인 효과를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범죄자의 악감정과 보복심을 증대시킬 수 있다. 교정 환경의 악화는 재소자의 소외감을 증폭시키고, 그 부정적 감정은 지역사회 내의 범죄 증가의 악순환을 초래한다는데 대한 자각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수용자에게는 교정시설 안에서라도 자신만의 공간은 최소한 주어지며, 시설 운영에 방해되지 않는 한 수용자의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독일 교정행정의 모습을 좋은 본보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의 제도와 운영이 당연하고 자연스런 것이라고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교정시설도 무엇보다 인간적 품위와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독일의 교정시설을 참관하며 가장 시사 받을 점은 형벌을 집행하되, 인간의 가치와 품위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행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선진교정으로의 도약을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그 답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The best is yet to come.(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의 교정행정과 교정시설은 미래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 교정행정이 ‘학인(學人)’의 자세로 겸손하게 배우고 실천해 나간다면 최고의 순간은 반드시 올 것이라 생각한다.
23) 관련 기관 홈페이지 참조 (www.vera.org)
24) 한인섭 역(譯), 체사레 벡까리아의 범죄와 형벌 p.132
■ 슈발름슈타트 교정시설
사진 1. http://nh24.de/index.php/schwalmstadt/201-schwalmstadt/81899-auch-2015-wieder-regelmaessig-offene-stadtfuehrungen-in-schwalmstadt
사진 2.3.4.6.18 현지 촬영
사진 5. http://lokalo24.de/news/fuenf-sterne-fuer-die-jva-ziegenhain/479462/
사진 7. http://regiowiki.hna.de/Justizvollzugsanstalt_Schwalmstadt
사진 8.9.10.11.14.15 http://www.hna.de/lokales/schwalmstadt/schwalmstadt-ort68394/sicherungsverwahrung-ziegenhain-hier-trainieren-insassen-alltag-5643908.html
사진13. http://www.welt.de/vermischtes/kurioses/article108667381/Haeftling-will-mit-Gabelstapler-aus-Gefaengnis-fliehen.html
사진16. https://www.esf-hessen.de/Qualifizierung_von_Strafgefangenen.esf
사진17. http://www.pressefrauen.de/db/dl/34_bwb_gb_08_pfiff.pdf
■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 교정시설
사진 19.20.27.56 현지 촬영
사진 21.22.23.24.25.26.28.29.31.32.33.34.35.36.37.38.40.41. 42.43.44.47.49.51.52.53.54.55.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제1교정시설 홍보용 책자 스캔
사진 30.45.46.48.50. 인터넷 자료
■ 뮌헨 스타델하임 교정시설
사진 59.78. 현지 촬영
사진 64.74. 인터넷 자료
사진 57. http://www.muenchner-kirchenradio.de/nachrichten/nachrichten/article/kardinal-marx-wuerdigt-mitglieder-der-weissen-rose-als-christliche-maertyrer.html
사진 58.http://www.oliverbarchewitz.de/Friedhof%20Perlacher%20Forst.htm
사진 60.http://www.sueddeutsche.de/muenchen/bilder-von-drinnen-jva-stadelheim-1.270503-11
사진 61.70.72. https://www.youtube.com/watch?v=tnlc35q7sxg
사진62. http://www.bayerische-staatszeitung.de/staatszeitung/leben/detailansicht-leben-in-bayern/artikel/der-mann-mit-den-schluesseln.html
사진 63. http://www.tsv1860.de/aktuell/news/u21-bestreitet-testspiel-in-der-jva-stadelheim
사진 65. http://www.baumeister-hm.de/baustellen.html
사진 66. http://www.sueddeutsche.de/muenchen/neuer-gerichtssaal-in-stadelheim-richter-kommen-ins-gefaengnis-1.1727251
사진 67. http://www.bild.de/regional/muenchen/gefaengnis/neuer-hochsicherheitstrakt-jva-stadelheim- 42016710.bild.html
사진 68. http://www.bild.de/regional/muenchen/gefaengnis/neuer-hochsicherheitstrakt-jva-stadelheim- 42016710.bild.html
사진 69. https://de.wikipedia.org/wiki/Justizvollzugsanstalt_M%C3%BCnchen#/media/File:Justizvollzugsanstalt_M%C3%BCnchen,_Frauenabteilung_und_Jugendarrestanstalt,_Schwarzenbergstra%C3%9Fe_14_(au%C3%9Fen).jpg
사진 71. http://www.bild.de/regional/muenchen/gefaengnis/entschaedigung-fuer-knast-insassen-raucher-streit-38732622.bild.html
사진 73. http://www.sueddeutsche.de/muenchen/bilder-von-drinnen-jva-stadelheim-1.270503-2
사진 75. http://www.historytoday.com/yvonne-sherratt/hitler-philosopher-f%C3%BChrer
사진 76. http://www.merkur.de/lokales/ebersberg/glonn-assling/gefaengnis-pfarrer-liefs-demjanjuk- 1248582.html
사진 77. http://www.express.de/bonn/nach-flucht-aktionen—gegen-flitze—knast-checkt-autos-mit-herzschlag-detektor,2860,27951068.html
사진 78. http://www.sueddeutsche.de/muenchen/bilder-von-drinnen-jva-stadelheim-1.2705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