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Vol.536 세상을 지키는 따뜻한 사람들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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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주목하는
조각 투자

안재만(조선비즈 증권팀장)
소액으로 유명 화백 그림 사고 샤테크·롤테크를!
부동산이나 금, 은, 그림, 가방, 장신구 등 주식·채권을 제외한 다른 투자처(현물)에 투자하는 것을 대체투자라고 한다. 주식 등에 비하면 비교적 순탄하게 오르는 경우가 많은 투자처이지만, 문제는 너무 고액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 단점을 기술 발전이 해결해 버렸다. 대체투자의 장점과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조각 투자(소수점 투자)’다. 100억 원짜리 빌딩을 예로 들면, 100만 원만으로 100억 원 빌딩의 0.01% 지분을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이나 에르메스·샤넬 등 명품, 미술품, 음악 저작권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본인의 취미를 살리면서 재테크도 할 수 있게 되면서 MZ세대가 열광하는 것은 당연지사. 최근 2030세대는 전통적인 주식 투자보다는 암호화폐, 아니면 이 같은 소액 대체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필자 또한 최근에는 이 영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만 살펴봤는데 아뿔싸! 생각보다 훨씬 안전하면서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투자처가 많았다. 본인이 기본적으로 관심이 있는 영역에 집중하되, 몇 가지 리스크만 주의하면 꽤 괜찮은 투자처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브뤼셀 건물 구입해서 정부로부터 임대료 받아 볼까?
지난해 9월 블록체인 기반의 부동산 서비스업체 카사코리아란 곳에서 서울 역삼동의 한 빌딩을 대상으로 공모에 나섰다. 7,000명의 투자자가 돈을 대고 이 건물을 인수한 뒤 임대 수익을 나눠 갖고자 한 것이다. 연 3%대의 임대 수익이 발생하고, 추후 되팔 때 차익을 나눌 수 있는 구조라고 한다.
이 외에도 일부 스타트업이 강남 아파트나 빌딩 등을 조각 투자하는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강남에 있는 수십억 원 아파트의 지분 1%만이라도 소유하자는 욕구에서 출발한 투자다. 이 플랫폼들은 투자자가 많이 모이면 장내 거래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만 필자는 이 같은 투자를 하고 싶다면, 주식시장에 상장된 리츠(REITs)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 리츠는 부동산 투자 전문 뮤추얼펀드로, 부동산을 통해 발생하는 배당 수익을 수취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추천 종목도 하나 꼽아 본다면 지금 시점에는 제이알글로벌리츠를 추천한다. 이 상품은 유럽 벨기에의 브뤼셀파이낸스센터 빌딩을 소유한 리츠로, 현 주가(5,200원) 기준으로 지금 사면 연 8~9%의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벨기에 연방정부(건물관리청)가 15년간 100% 단독 임차하고 있어 최소한 당장은 배당금을 받지 못할 염려가 없고 이후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차익은 덤으로 누릴 수 있다. 이 좋은 상품이 왜 이 가격에 거래되느냐고 물을 수 있는데, 사실 이는 수급 이슈 때문이다. 6~7월 현재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파는 투자자가 많고, 사는 사람은 한정돼 있다 보니 비교적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구간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35층 높이의 브뤼셀파이낸스센터를 눈으로 보고 싶다면, 구글어스 사이트에서 빌딩명을 검색해 실물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자마자 되팔아도 이익 내는 명품, 안전한 투자처로 부각
다음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명품에 조각 투자하는 것이다. 바이셀스탠다드라는 신생 회사가 피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피스는 지난 4월 롤렉스 시계 11점을 묶은 ‘집합 1호’를 출시했는데, 30분 만에 1억 1,800만 원이 모여 마감됐다. 인지도 낮은 신생 회사의 첫 거래치고는 상당한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피스는 롤렉스 시계 외에도 에르메스 가방, 포르쉐 자동차 등을 조각 상품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피스는 투자자 모집과 동시에 실물 상품을 은행 금고에 보관해 놓는다고 한다. 이와 함께 조각 투자했음을 증빙하는 서류를 제공한다고 하니, 불안감을 조금 덜어도 될 것 같다. 피스 투자 상품의 예상 수익률은 연 25~30% 선이다. 여기서 잠깐, 어떻게 이런 고수익이 가능한 것일까?
이는 피스가 내놓는 상품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심하다는 점을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피스의 최대 주주인 신범준 대표이사는 이른바 명품족이다. 평상시에도 명품을 좋아하는 우수 고객이다 보니 좋은 물건을 접할 기회가 많고, 그 덕분에 바로 되팔아도 수익이 남는 상품을 먼저 받을 수 있다.
최근 샤넬 매장의 ‘오픈런’이 화제다. 문이 열리자마자 수십, 수백 명이 달려들어 어떻게든 하나를 사려는 고객이 많은 것이다. 피스로부터 상품을 인수하려는 이는 이 같은 오픈런이 귀찮고, 그 이상으로 금액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자산가들이다.
포르쉐 차량만 해도 최근엔 대기 기간이 최소 1년이다. 1년 이상 기다리기 싫고, 그 이상의 현금을 더 줄 용의가 있는 사람이 많아 중고가가 신차 가격보다 비싼 경우도 있다. 이렇듯 돈을 내고 시간을 사는 사람들 때문에 명품 투자는 상당히 안전한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
미술품은 조각 투자보다 신진 작가 실물 투자를 추천
필자는 개인적으로 뮤직카우와 같은 음원 저작권 투자는 추천하지 않는다. 당장 투자할 땐 연 10% 이상의 수익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의외로 음악은 수명이 짧다. 물론 수십 년간 오래 듣는 노래도 많지만, 이런 명곡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음악 위주로 매물이 나오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작권 수입이 불안정하다. 당장은 수입이 발생하나 나중에는 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물론 브레이브걸스처럼 역주행하는 노래도 나오지만, 이런 노래는 그렇게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미술품은 적극 추천하나 조각 투자는 추천하지 않는다. 미술품은 아무래도 소유의 매력이 크기 때문이다. 나중에 되팔 때도 나는 팔기 싫어도 다른 투자자들이 매각하겠다고 하면 따라야 한다. 따라서 미술품의 경우에는 조각 투자를 하느니 젊은 신진 작가의 작품을 10만~20만 원 지불하고 구입할 것을 권한다. 내 취향에 맞는 작품이라면, 설령 그 작가가 무명으로 끝나더라도 잃는 것은 별로 없다. 미술 플랫폼은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점도 되도록 실물 투자를 하라고 권하는 이유 중 하나다. 미술품 투자에 대한 재테크 서적은 최근 상당히 많이 나오고 있으니 살펴보고 구입하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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