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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와 현욱 씨

직업훈련교사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출소한 수용자가 사회의 냉혹함에 또 다른 나락에 떨어지지 않게 보살피고 관리하는 것이 최고의 난제요 고민이다.
수용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훈련과 인성교육, 사회적응훈련이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이제 노련한 조련사가 되어야 한다.
글. 박희옥(순천교도소 직업훈련교사)
반가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전년도에 6개월 과정의 한식조리 직업훈련을 수료하고 더 배우고 싶은 열의가 커 화성 직업훈련소에서 1년 과정의 양식까지 무사히 마쳤다.
2015년 10월 말경 퇴근 후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반가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전년도에 6개월 과정의 한식조리 직업훈련을 수료하고 더 배우고 싶은 열의가 커 화성 직업훈련소에서 1년 과정의 양식까지 무사히 마친 현욱 씨(가명)이다. 수료할 즈음 가석방을 얻어 출소한 그는 가르쳤던 나로서는 꽤 정성을 쏟았던 애제자였다.
“선생님! 그동안 별고 없었심꺼. 지가 좀 급해서 그런데 거두절미하고 말씀 드릴게예. 다름이 아니고 지가 고깃집을 하나 해 보려고 합니더. 포항 쪽에는 생고기가 잘 팔리고 특히 여그 사람들은 쇠고기 우둔살 부분을 큼직큼직하게 썬 뭉태기가 유명한기라예. 그래서 선생님 도움을 좀 받고 싶어서 이렇게 전화를 했다는 거 아닙니꺼.”
“글쎄 나도 여러 음식을 접해보긴 했어도 뭉태기 고기란 처음 들어보는 말인데…” 했더니 지방마다 음식이 조금씩 다르듯 그곳 사람들은 특별히 생고기를 자주 접하고 많이 먹는다고 했다.
“고기 써는 방법이나 온도 유지하는 것 운반하는 방법 등은 어깨너머로 좀 배웠는데 요놈의 소스! 그기 문젠기라예.“
그 친구는 머릿속에 고깃집을 다 구상해 놓고 나를 통해 마지막 포인트인 소스 문제만 해결하면 곧바로 시행에 옮길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 것 같은데 내 대답이 명쾌하기는커녕 들어본 바도 없다고 하니 많이 답답해하는 듯 느껴졌다.
그렇다! 경상도와 전라도 문화도 풍습도 다르고 먹는 것조차도 다를 진데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보지도 듣지도 못한 뭉태기 고기와 그 고기에 잘 어우르는 소스를 가르쳐 달라니 답답할 노릇이 아닐 수 없었다.
어색한 통화를 하는 동안 제자는 얼마나 답답했을지 상상이 간다. 통화는 계속되었다.
“현욱 씨 우리 이러지 말고 처음부터 갑시다. 현욱 씨는 뭉태기 고기와 소스를 먹어 봤을거 아녜요. 그 소스에 들어가는 양념을 자세히 말해 보세요.”
“재료 말입니꺼? 우선 자잘하게 썬 청양고추가 들어간 것 같고예. 육개장이나 중국요리에 많이 들어있는 빨간 기름 같은 것이 떠 있고예, 파, 마늘 다진 것도 있는 것 같고…. 그렇게 어려운 재료는 없는 것 같아 보이던더예.”
저녁을 먹는 둥 마는 둥 나는 가까운 동네 마트에 가서 필요한 재료를 몇 가지 구입했다. 앞치마를 질끈 동여매고 잠시 묵혀 뒀던 칼 세트도 꺼냈다.
먼저 고춧가루를 기름에 볶아 고추기름을 내고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준비하고 파, 마늘을 다졌다. 재료를 준비하면서 칼칼하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경상도 사람들의 음식 특성을 이해 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간을 맞추기 위해 새우젓을 다져 준비했다. 그릇에 참기름을 넉넉히 넣고 풋고추 다진 것, 고추씨기름 등 준비한 재료의 무게를 재고 소스를 완성했다. 하지만, 기대에 차고 희망에 부풀었던 첫 작품은 졸작이고 실패였다. 맵고 짜고 도저히 음식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저녁 나는 밤이 깊도록 재료의 양을 늘이고 줄이고를 수십 회 거듭하고 다음 날은 어쩔 수 없이 연가를 내고 또 그 주말까지 비법 소스를 만드는 작업을 계속했다. 5일째 되는 날 나는 내 무릎을 손바닥으로 치며 나도 모를 함성을 질렀다. “캬! 바로 이맛이야!” 큰 감탄사를 낼 정도로 입에 맞는 소스를 완성했다.
다음날 제자에게 전화를 걸어 재료의 무게를 정확히 재고 소스를 만들어 보라고 레시피를 불러 주었다. 두어 시간이 흘렀을까 제자는 흥분된 목소리로 자기가 먹어본 소스와 비슷하다며 들떠 있었다.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몇 가지 향신료를 첨가해서 소스를 완성했고 제자는 고깃집을 열게 되었다. 생고기를 좋아하는 고객과 새로운 소스의 절묘한 만남이 제자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것이다.
그 후로도 성공의 단계를 하나씩 밟아 가고 있다. 경북 경산이 고향인 현욱 씨는 어렸을 적 포도 농장을 크게 하는 부모님 밑에서 부유하게 살았다고 했다. 농장이 잘 되자 그의 부모는 대추 농사도 짓고 복숭아도 농사도 지으며 살림을 늘려갔다고 했다. 그러나 인간만사 새옹지마라고 그의 부친은 노름에 빠지게 됐고 가세가 하루가 다르게 기울기 시작했다고 했다.
가능성을 가진 후배들도 많다.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대할 때 직업훈련 교사로서의 보람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학교 다니던 그는 집에 오면 늘 부모님이 싸우는 모습, 겁에 질려 울어대는 어린 동생들이 보기 싫어 가출했고 조그마한 섬유공장에 취업해 낮에는 학교에 다니고 밤에는 일하며 주경야독 생활을 하게 되었다. 열심히 살려고 마음먹었던 그의 삶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나쁜 일에 손을 대는 등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다고 살아온 날들을 되짚었다. 소년원과 교도소를 들락거리는 일은 그에게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되었다. 그가 거의 마지막 징역을 살 때쯤 나를 만난 것은 우연한 만남이 아니었음을 너무도 잘 안다.
그는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의 미래를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나는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었다. 교사와 제자가 한마음이 되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학과 공부하는 것 외에 인근 식당에서 쓰는 고기 재우는 방법이나 고기 연화법, 육수 내는 법, 후식 대처법 등을 내가 아는 대로 가르쳐 주고 직접 시켜 보기도 했다. 그리고 화성 직업훈련교도소에서 좋은 스승을 만나 좋은 마무리도 할 수 있었다.
해마다 오월, 스승의 날이 되면 그 제자는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부족한 스승에게 감사 인사드리는 것을 빼먹지 않는다.
지금도 이곳 순천교도소 한식반 직업훈련생들은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롤모델이 되는 선배의 뒤를 따라 기술연마에 전념하고 있다. 가능성을 가진 후배들도 많다. 이런 제자들의 모습을 대할 때 직업훈련 교사로서의 보람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직업훈련교사! 나는 참 매력 있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그런 만큼 우리는 우리의 직장 생활 영역 가운데 얼마나 희망적인 요소들을 안고 있는지 또 그것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반문해 보아야 한다. 학교 폭력이 사회적으로 대두되는 가운데 며칠 전 TV에서 본 장학사 한 분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장학사가 일선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다른 학생을 때리고 괴롭히는 문제 학생, 가정에서는 내놓은 자식, 학교 담임 선생님은 포기한 녀석으로 치부된 아이들을 모아 작은 쉼터를 열어 순화시키고 사랑으로 키워 가는 눈물겨운 사연이었다.
텃밭을 직접 일궈보게 해 땀 흘리며 살아가는 모습을 배우게 하고 가축을 기르며 어미가 될 때까지의 과정을 보여주며 성취감을 맛보게 하는 등 체험을 통한 교육이 수업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시간을 통하여 아이들은 자신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칭찬을 아끼지 않고 넉넉한 가슴으로 꼭 껴안아 주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한다. 가슴 뭉클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우리는 교정현장에서 특색 있는 많은 사람과 접촉하며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의 오래된 관습으로 “죄짓고 또 들어 올 사람”, “구제 불능”이라고 낙인찍지는 않았는지, 또 그들을 그렇게 대하며 살았는지 지나온 일들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몇 년 전, 놀이공원 대형 수족관에 있던 돌고래 제돌이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잘 살고 있는지 많은 사람과 조련사들이 궁금해하고 있다고 들었다.
제돌이는 수족관에 사는 동안 장기를 보여주는 대가로 받은 먹이로 살았고 몸이 약해지면 수의사가 처방해 주는 약이나 영양제로 살았다. 그런 제돌이에게서 야생의 본성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제돌이가 고향으로 돌아가면 혼자의 몸이 되어야 한다. 먹잇감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고 적으로부터의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없으니 친구도 사귀어야 하고 가족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걱정은 기우였던지 위치 추적기를 달고 생활하는 제돌이가 조련사가 가르쳐주는 데로 야생 프로젝트를 완성해 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저 태평양 넓은 바다를 가슴으로 품을 듯 제돌이의 앞날에 희망이 있어 보인다.
수용자에게 있어서 세상은 헤쳐 나가기 힘든 장애물이다. 돌고래 제돌이가 느끼는 수족관의 평온한 환경과 태평양의 넓고 거친 바다 환경과 견줄 만하다.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이질감을 느끼고 적응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하면 돌고래 제돌이나 출소한 수용자의 앞날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출소한 수용자가 어설프게 발 디뎠다가 사회의 냉혹함에 또 다른 죄악의 나락에 떨어지지 않게 보살피고 관리하는 것이 최고의 난제요 고민이다. 수용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직업훈련과 인성교육, 사회적응훈련이 보다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이제 노련한 조련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수용자 개개인을 위한 프로젝트가 완성되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진정한 본분이고 시대적 소명이다.
제자 현욱 씨는 뭉태기 고기 외에 부수적으로 냉면을 곁들여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자랑 일색이다. 대견하고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현욱 씨가 사업에 크게 성공해서 또 다른 이들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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