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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의 뜨거운 역사를 찾아

경남 밀양

인구 10만이 조금 넘는 소도시 밀양은 겉으로 보기엔 참 잔잔하다. 영남루(보물 147호)와 밀양강으로
대표되는 서정적인 자연 풍광과 경제개발계획에서 벗어나 여전히 예스러운 동네 풍경. 겉으로 보는 밀양은 그저 정적이다.
하지만 그 안으로는 얼마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100여 년 전 이 땅에서 나고 자란
독립운동가들이 들려준다. 3월에는 밀양 땅을 찾아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여보자.
글·사진. 김수진
① 약산 김원봉 생가터에 문을 연 의열기념관 ② 영남 최초의 대규모 만세운동이 일어난 밀양

“나 밀양 사람 김원봉이요”

2015년 개봉한 영화 <암살>에서 김원봉 역할을 맡은 배우 조승우의 입을 통해 전한 짧고도 강렬한 대사 한 마디. 12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속 한 마디로 인해 김원봉이라는 인물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김원봉은 영화 <밀정>에도 등장하고 작년에는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 <이몽>이 방영됐다. 백범 김구 선생과 함께 대표적인 독립투사로 손꼽히는 약산 김원봉. 일제가 당시 김구에게는 60만 원, 김원봉에게는 1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는 설이 있다. 그만큼 김원봉은 일제에 위협적인 인물이었다. 의열단을 조직하고 조선의용대를 창설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 군무부장을 지낸 그였다.
이렇듯 혁혁한 업적을 남긴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에게 그 이름이 친숙하지 않았을까? 이유는 김원봉은 1948년 남북연석회의 때 북한으로 넘어가 잔류한 월북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의 월북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친일 경찰에서 대한민국 경찰로 변신한 노덕술이 해방된 땅에서 김원봉을 체포해 고문한 것. 당시 김원봉은 “조국 해방을 위해 일본 놈과 싸울 때도 이런 수모를 당한 일이 없는데 해방된 조국에서 악질 친일파 경찰 손에 의해 수갑을 차다니 이럴 수가 있냐”며 사흘 밤낮을 통곡했다고 알려져 있다. 또 뜻을 같이하던 여운형마저 암살되자 김원봉은 생명에 위협을 느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월북 후 북한에서 고위직을 역임했지만 결국 김일성에 의해 숙청당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그토록 헌신하고도 결국 남한과 북한에서 모두 잊힌 비운의 독립운동가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념과는 별개로 그의 항일 투쟁의 공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그런 시대적 흐름이 반영됐을까. 예전에는 차마 이름을 꺼내기조차 조심스러웠던 김원봉을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만나게 됐고 2018년에는 김원봉 생가터에 의열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김원봉은 1898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항일 정신이 투철했던 그는 밀양공립보통학교 재학 중 일장기를 화장실에 처박아버린 사건으로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독립운동에 큰 뜻을 품고 중국으로 건너가 1919년 의열단을 조직했다. 의열단은 항일 무장투쟁을 지향하며 식민 지배 기관 폭파, 식민 지배자와 반역자 처단 등의 활동에 집중했다. 이에 박재혁의 부산경찰서 폭탄투척의거, 최수봉의 밀양경찰서 폭탄투척의거, 김익상의 조선총독부 투탄의거, 나석주의 동양척식회사 및 식산은행 폭탄투척의거 등 괄목할만한 거사를 실행했다. 흔히 ‘밀양 없는 의열단은 있을 수 없다’라고 얘기하는데 그만큼 의열단 탄생에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들이 대거 그리고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의열단 창립 관련 인사 중 김대지, 황상규, 김원봉, 윤세주, 한봉근, 김상윤 등이 모두 밀양 출신이다. 의열기념관이 밀양에 세워진 데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이유다.

또 다른 밀양 사람 윤세주와 밀양 땅에 묻힌 박차정

기념관은 규모는 작지만 2개 층에 걸쳐 김원봉과 의열단의 활약에 대해 전시한다. 1층 대형 스크린에서는 김원봉이 연설하는 영상이 나온다. 그의 조국 독립에 대한 열정이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1층에서는 의열단의 탄생 배경과 의열단 공약, 의열 투쟁 주요 연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2층에는 김원봉과 뜻을 같이한 사람들이 모여 의열단 결성을 결정한 ‘반씨 주택’을 재현한 코너가 있다. 당시 그들의 대화를 재현한 오디오도 흘러나온다. 김원봉 외 다른 의열단원을 소개하는 공간도 놓치지 말자. 우리가 기억해야 할 많은 이름이 적혀 있다.
그중 김원봉과 함께 기억해야 할 이름, 윤세주와 박차정이 있다. 의열기념관 즉 김원봉 생가터 바로 인근에 윤세주 생가터가 있다. 둘은 바로 이웃에 살며 뜻을 같이한 막역한 친구였다. 윤세주는 어릴 때 김원봉과 함께 일장기를 화장실에 버린 인물로 919년 3월 13일 밀양만세운동을 주도한다.
이 일로 일제의 검거를 피해 중국으로 건너간 후 김원봉과 함께 의열단 창립에 참여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하지만 1942년 일본군과 대대적인 결전을 벌이다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두고 만다. 지금 윤세주 생가터에는 그를 기리는 기념비가 서 있고, 그 앞에는 2019년 의열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의열기념탑이 있다. 우리나라 대표 여성 독립운동가인 박차정도 주목해야 한다. 박차정은 항일 여성운동 단체인 근우회 회원으로 여러 활동을 펼치다 일본에 체포됐다 병보석으로 풀려난다. 이후 중국으로 넘어가 김원봉과 결혼하고 의열단 핵심 요원으로 활약한다. 또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에서 여자부 교관으로 활동하는 등 민족해방운동과 여성해방운동에 앞장서다가 일본군과의 교전 중 입은 총상 후유증으로 1944년 순국한다. 김원봉은 해방 후 한국으로 돌아올 때 박차정의 유골을 품고 와 밀양 땅에 묻었다. 의열기념관에서 차로 10여 분 거리에 박차정 묘지가 있다. 묘지를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그나마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소박한 나무 표지판이 도움을 준다. 좁은 길 끝에 무덤이 있다. 독립운동유공자로 건국훈장 독립장을 수훈한 의사의 묘지라기에는 초라한 모양새다. 순간, <친일인명사전>에 실린 친일 인사 수십 명이 여전히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진다.
③ 3.13밀양만세운동의 현장이 된 밀양 관아지 ④ 의열기념관 옥상 풍경 ⑤ 의열단 창단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의열기념탑 ⑥ 의열단이 탄생한 '반씨 주택'을 재현한 코너 ⑦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

밀양 사람들의 뜨거웠던 독립운동

의열기념관 주변은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로 조성되어 있다. 복개 하천인 해천을 중심으로 밀양의 독립운동사를 보여주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김원봉이 창설한 독립무장부대 조선의용대 창립 기념사진, 김원봉과 박차정을 담은 벽화 등이 보인다.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명단에는 80여 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얼마나 독립운동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던 고장인지를 보여준다. 점필재 김종직과 사명대사 같은 인물을 낳은 밀양은 ‘충절의 고향’이라는 전통적 정신을 기반으로 동화학교, 개창학교, 화산의숙 등의 신식 학교에서 민족 교육이 이뤄지면서 독립운동의 근간이 될 인재를 대거 양성했다.
1919년 3월 13일 영남 지역 최초의 대규모 만세운동이 밀양 땅에서 일어난 것도 당연해 보인다. 고종의 인산일을 앞두고 상경한 윤세주와 윤치형은 탑골공원에서 열린 3·1만세운동에 참여한 후 밀양으로 돌아와 스승인 전홍표와 논의해 밀양 장날 대규모 밀양만세운동을 벌였다. 의열기념관에서 도보 5분 거리의 밀양 관아지(경상남도 기념물 270호)가 밀양만세운동의 현장이다. 당시 밀양군청 건물이 있었고 지금의 관아 건물은 최근에 복원했다. 관아지 앞에는 밀양만세운동 현장이었음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밀양에서는 이날의 만세운동을 비롯해 총 8번의 만세운동이 전개됐다.
이렇듯 우리나라 독립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밀양의 독립운동사에 대해 더 깊이 알아보고 싶다면 의열기념관에서 약 1.9km 떨어진 밀양독립운동기념관까지 방문하길 권한다. 우리나라와 밀양의 독립운동사에 대한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야외에 설치된 선열의 불꽃과 흉상도 찬찬히 둘러보자. 정부 서훈을 받은 밀양 출신 독립운동가와 밀양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김원봉과 전홍표의 흉상 앞에서 한없이 경건해진다. 영화 속 대사였지만 왜 굳이 극 중 김원봉이 “나 밀양 사람”이라고 당당히 말했는지, 밀양을 돌아본 후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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