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모습을 만들어 가는 힘:
크리티컬 매스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차이가 뭘까? 능력이 있고 없음, 아니면 가능과 불가능에서 오는 격차일까. 전부 아니다. 바로 크리티컬 매스를 만들어내느냐 못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듣기에는 생소하지만 우리의 마음속 뜨거움을 꿈틀거리게 할 이 개념을 알아보도록 하자.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 이 말은 원래 물리학에서 나온 개념으로 어떤 핵분열성 물질이 일정한 조건에서 스스로 계속해서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질량을 말한다. 이 개념이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사회학·심리학 등에 이 단어가 광범위하게 차용되면서부터로 “유효한 변화를 위해 필요한 충분한 수나 양”의 개념을 설명할 때 다양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사회운동의 여러 부문에서는 진정한 변화가 이루어지기 위해 필요한 결정적인 인원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즉 전부를 설득하지는 못하더라도 ‘결정적인 인원’까지의 동의를 얻어내면 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식으로 응용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한 섬에 사는 원숭이 무리에게 고구마에 진흙을 잔뜩 묻힌 먹이를 주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암컷이 고구마를 강물에 씻어 먹기 시작했다. 이 행동은 점차 다른 원숭이들에게 퍼지기 시작하더니, 나아가 무리 전체로 퍼져나갔다. 더욱이 놀라운 건 가뭄에 강이 마르자 바닷물에 씻어 먹기 시작했고, 바닷물로 간한 고구마를 즐기는 새로운 현상이 벌어졌다.
크리티컬 매스는 바로 이것이다. 누군가 어떤 좋은 행동을 하면 집단은 반드시 그것을 흉내 내게 되고 그 흉내가 일정 비율에 달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시작되어 사회 전체로 확산되는 것. 이는 우리 내부에 가만히 잠들어 있는 본연의 모습이다.
우리 저마다 자신만의 크리티컬 매스라는 씨앗을 갖고 태어난다. 다만, 이 씨앗이 발아하고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내 안의 온도가 15도에 이르러야만 한다. 이 온도가 크리티컬 매스다. 우리는 이 온도를 올리기 위해 이것저것 해보며 발전기를 돌릴 동력을 찾을 것이고, 그렇게 0도에서부터 2도, 3도 올려 나갈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때때로는 13도 혹은 14도에서 멈출 수도 있다는 것이다. 1~2도의 차이로 유의미한 순간을 맞이하지 못하거나 스스로의 인생을 푸념하고 안 되는 인생이라고 한탄하며 시간과 감정을 더욱 소비할 수도 있다.
이 지점에 알 수 있는 한 가지는 싹을 틔우고 꽃을 만들어내는 건 능력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아니라 크리티컬 매스를 만들어내기까지 계속했느냐 아니면 직전에 포기하고 멈췄느냐의 차이뿐이다.
따라서 크리티컬 매스는 특별한 무엇이 아니다. 기회와 왔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는 것일 뿐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지독할 정도의 반복적 훈련이나 탐구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성취와 구별되는 그 무엇을 이루어낸 사람은 모두가 한결같이 자신과의 싸움, 자포자기하고 싶은 마음과의 싸움을 혼자 이겨낸 사람들이다. 이에 대해 광고 천재 이제석과 함께 일했던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직감이라고 부르는 것마저 훈련을 통해 길러내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 죽어라 훈련하는 수밖에요.” 이는 우리에게 참으로 위안을 주는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뛰어난 인물도 사실을 타고난 능력보다 훈련과 훈련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길러냈다는 말이니 말이다.
그래도 좌절의 순간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겨낼 방법은 없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해답은 우리의 머리와 마음속에 있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보면 이러한 사실을 더욱 극명해진다. 그들도 때로는 역경을 겪거나 좌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스스로를 믿었다. 스스로를 믿는 힘이 강했기 때문에 역경을 이겨내는 힘 또한 강력했다. 그들이 스스로를 믿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성공은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지속적인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는 크리티컬 매스. 그로 인해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포기라는 말이 목까지 차오를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믿으며 꿈꾸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머릿속으로 그려보자. 어둠 속에서도 꼿꼿하게 서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