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호 ‘힐링 메신저’에서는 교정시설 인근의 유명 관광·여행지와
지역 음식을 소개한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가 자리한
화성과 안산의 포구는 노을에 물든 바다가 함께한다.
섬과 바다에서 뭍으로 변한 사연이 깃든 공간도 웅크리고 있다.
바닷길 열리고,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고즈넉한 바다는
상념을 더한다.글 ·
사진 서영진(여행 칼럼니스트)
대부도 탄도항, 낭만적인 풍력발전기
대부도 탄도항의 풍경은 낯설다. 바다와 뭍 사이로 낮게 깔린 도로가 떴다 잠겼다 하기를 반복하면 이국적인 풍력발전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탄도항은 10여 년 전만 해도 세간에 잘 알려진 포구가 아니었다. 포구 건너 전곡항에서 세계요트대회가 열리고, 동화 속 풍경처럼 풍력발전기가 들어서면서 새롭게 조명받기 시작했다.
과거 탄도항은 주변에 참나무 숯과 검은 돌이 많아 ‘숯무루’라고 불렸다. 시화방조제가 생기기 전에는 경기도 화성 마산포에서 배를 타야 닿을 수 있는 외딴섬이었다. 탄도항이 더욱 유명해진 것은 노을과 일몰 풍경 때문이다. 풍력발전기 너머로 해가 지는 포구는 사진애호가들의 단골 포인트가 됐다.
탄도항에는 서해안 갯벌의 생태계를 한데 모은 어촌민속박물관도자리하고 있다. 선박 외관의 전시관에서는 조수 간만의 차를 이용한 고기잡이인 ‘돌살’과 풍어제 ‘둔배미 놀이’ 등 이 지역 어민들의 삶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다.
썰물 때 바다 열리는 '누에섬'
탄도항에서 바다 건너 누에섬까지는 갈라진 바닷길을 따라 산책이 가능하다. 바닷길은 하루 4시간씩 두 차례 썰물 때만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물이 빠지고 갯벌과 함께 섬을 잇는 길이 윤곽을 드러내면 사람들은 의식을 치르듯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누에섬은 멀리서 보면 누에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주변은 대부도, 제부도, 선감도, 불도, 탄도 등 크고 작은 섬들로 둘러싸여 있다. 누에섬까지 오가는 길에는 ‘부부바위’로 불리는 작은 돌섬도 보인다.
누에섬 안에는 등대 전망대가 들어서 있다. 전망대 1층에는 누에섬 인근 바다를 소개하는 체험관이 있으며, 2층에는 우리나라와 세계의 등대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기원전 280년경 세워진 세계 최초의 등대인 이집트 파로스 등대부터 한국 최초(1903년)의 등대인 인천 팔미도 등대까지, 흥미로운 비교가 가능하다. 3층 전망대에 오르면 인근 섬과 바다가 아득하게 내려다보인다.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어선도 섬 길목을 스쳐 지난다
공룡 화석 생태 보고 시화호
대부도 북쪽은 바다에서 육지로 변신 중인 시화호와 연결된다. 화성시 송산면 고정리의 우음도 일대는 공룡 알 화석이 대량 발견된 뒤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30여 개 둥지에서 발견된 지름 15cm의 공룡 알이 300여 개이다. 이곳 ‘공룡알 화석산지’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로, 2000년 3월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됐다.
공룡알 화석산지 일대는 변해 가는 시화호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보고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갯벌이 뭍으로 변하면서 염분을 먹고 자라는 염생 식물과 육지 식물이 공존한다. 손가락 마디만 한 작은 식물들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바닷가에 사는 퉁퉁마디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지만 갯질경이나 칠면초 등은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10여년 전만 해도 바다였던 곳에 듬성듬성 버드나무도 자라고 있다.
시화호 안쪽 약 99만 2,000㎡(30만 평)에 조성된 비봉갈대습지도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다. 이곳 습지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한가로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시화호 어섬으로 향하면 초경량 항공기 체험 공간이 이어진다.
호젓한 해변 산책의 제부도
대부도 남쪽의 제부도는 하루 두 차례 길이 열리는 인연의 섬이다.
해수욕장이 드문 경기도에서 ‘모세의 기적’과 모래사장을 오롯이 갖춘 곳이기도 하다. 해안선 둘레가 12km인 작은 섬에서는 각종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다. 썰물 때는 조개를 주을 수 있고, 밀물 때면 낚싯대로 망둥이를 잡아 올리는 재미가 독특하다.
제부도 해변은 위치마다 다른 느낌을 전한다. 대표적인 놀이터가 된 서쪽 제부해수욕장은 모래가 가늘고 깨끗하다. 나무숲도 잘 가꿔져 있다. 모래 해변은 나무다리가 놓인 해변 산책로로 호젓하게 이어져 가족들의 쉼터가 됐다.
바위가 성깃성깃 모여 있는 매바위 근처에는 굴 껍질이 가득하다. 매바위는 40년 전만 해도 두 개의 바위였는데, 지금은 바람과 파도에 패어 마치 네 개의 기둥처럼 보인다. 제부도에서는 갈매기가 뒤뚱거리는 갯벌을 거니는 것 자체가 살갑고 흥미로운 체험이다.
화성 8경’의 궁평포구 낙조
제부도를 비껴가면 궁평포구와 닿는다. 궁평포구는 궁평에서 매향까지 우정방조제가 들어서면서 규모가 제법 커졌다. 해 질 무렵 궁평포구는 화성 8경의 하나인 ‘궁평낙조’가 해변을 단장한다. 입파도를 배경으로 넘어가는 일몰이 너무나 아름답다.
제부도를 비껴가면 궁평포구와 닿는다. 궁평포구는 궁평에서 매향까지 우정방조제가 들어서면서 규모가 제법 커졌다. 해 질 무렵 궁평포구는 화성 8경의 하나인 ‘궁평낙조’가 해변을 단장한다. 입파도
를 배경으로 넘어가는 일몰이 너무나 아름답다.
하루를 보내고, 다음 날 아침 경매 때 선착장을 찾으면 요동치는 뱃사람들의 호흡과 함께 소라, 돌게 등을 즉석에서 구입해 맛볼 수 있다. 송림이 있는 궁평리에서 백미리로 이어지는 2km 갯벌은 화성지역에서 갯벌의 생태가 잘 보존된 곳이다. 우정방조제에서는 변해 버린 포구의 흔적을 음미해 본다. 우정방조제가 삼킨 왕모대, 매향리 포구는 옛 정취만 아련하게 남았다. 궁평포구 초입의 왕모대 포구에는 왕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성을 쌓았다는 전설이 아련하게 전해 내려온다. 직판장에서 맛보는 활어회&바지락칼국수
화성과 안산의 포구에서는 현지에서 직접 해산물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탄도항에는 이곳 어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수산물 직판장이 들어서 있다. 난전 형태의 횟집들을 철거한 뒤 완공한 수산물 직판장 1층에는 횟집들이 가득하다. 물때에 따라 경매도 이뤄지는데 가자미, 주꾸미, 광어, 물메기 등 싱싱한 제철 활어를 맛볼 수 있다.
이곳 수산물 직판장은 횟감과 함께 다른 해산물이 식탁에 올라 입을 즐겁게 한다. 굴, 소라, 멍게, 조개탕, 새우, 낙지, 돌조개, 해삼 등 10여 가지 해산물이 곁들여진다.
1층에서 횟감을 정하면 2층에서 자리를 잡고 회를 맛보게 되는데,이곳 2층 전망이 일품이다. 저녁 무렵이면 노을 지는 누에섬과 풍력발전기를 바라보며 ‘감동의 회 한 점’을 맛볼 수 있다.
궁평항에도 낙조를 바라보며 회를 맛볼 수 있는 수산물 직판장이들어서 있다. 포구 직판장은 관광지 횟집들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고 양은 푸짐한 편이라 가족들이 부담 없이 찾기에 좋다.
대부도, 제부도 일대는 바지락 칼국수로 명성이 높다. 칼국수에 들어가는 바지락은 서해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곳 바지락은 살이튼실하다. 통통한 바지락을 먼저 맛본 뒤 쫄깃한 칼국수에 젓가락을 대는 게 식감을 높이는 수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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