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권미선(라디오 작가)한 번의 옅은 미소, 그렇게 닫힌 마음을 열게 된다 묵직한 철문이 열리고 한 여자가 걸어 나옵니다. 여자의 이름은 애나. 남편을 죽인 죄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죠. 모범수로 착실하게 생활해 온 애나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잠깐의 여행을 허락받았습니다. 7년 만의 외출 그리고 사흘간의 자유. 하지만 사랑하던 사
람에게 상처를 입고 마음의 문을 닫고 사는 애나에게 바깥세상은 별 관심도 흥미도 없는 곳입니다. 그저 그녀가 있던 자리로 조용히 돌아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나게 된 남자 훈. 오늘만 사는 것처럼 보이는 훈과의 만남은 애나를 조금씩 달라지게 합니다. 훈에게는 애나의 과거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그가 보고 있는 그녀의 모습, 이 순간의 그녀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가을 소풍처럼 짧았던 만남이 끝나고 헤어지던 날 훈은 말합니다. “우리, 이곳에서 다시 만날까요? 당신이 교도소에서 나오는 날, 여기서 만나요.”
시간이 흐르고 2년 뒤, 이제 막 교도소에서 출소한 애나는 약속했던 그 카페에서 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긴장해서 고개를 돌려 보지만 훈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그를 기다리며 애나는 가만히 표정을 가다듬고 인사말을 중얼거려 봅니다. “안녕? 오랜만이에요.”
카페에 조용히 울려 퍼지는 애나의 독백. 그녀의 혼잣말 위로 영화 <만추>의 엔딩 스크롤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애나는 그 뒤로 얼마나 더 훈을 기다렸을까요? 아마 꽤 오랜 시간 혼자 그곳에 있었을겁니다. 발걸음 소리가 들릴 때마다 고개를 길게 내밀고 몇 번이나 인사말을 연습하면서 말이죠.
관객이 모두 영화관을 나와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불 꺼진 깜깜한 스크린 너머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 겁니다. 오지 않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 설렘은 걱정이 되고, 걱정은 실망이 되고, 실망은 상처가 되죠. 오래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압니다. 그 기다림 동안 상대방을 향해 환하게 열렸던 마음의 문이 서서히 닫히고, 다시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걸.
할 수만 있다면 애나에게 가서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 남자는 아마 약속을 지키지 못할 거라고. 하지만 오지 않는 게 아니라 오지 못하는 거라고. 꼭 오고 싶었지만 올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 상처 많은 그녀가 더 크게 상처받을까 봐, 이제 겨우 열게 된 마음의 문을 영영 닫아버릴까 봐 그 말을 꼭 해 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왜 나를 열어 놓고 혼자 가는가”라고 노래한 김혜순 시인의 <열쇠> 속 시구처럼 혼자 남은 그녀를 보면서 차라리 짧은 만남 같은 건 없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만나지 않았다면 이별도 없을 텐데. 마음을 주지 않았다면 상처도 없을 텐데.
그러나 애나가 받을 상처만 생각하다가 놓친 게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 내내 무표정하던 그녀의 얼굴이 훈을 기다리면서 설레어 했다는 걸. “오랜만이에요.” 혼자 중얼거리면서 잔잔한 봄 햇살 같은 미소를 지었다는 걸.
그 미소는 애나에게 하나의 시작이었습니다. 그건 꽉 닫혀 있던 마음을 누군가에게 열었다는 것이고 벽을 쌓고 살던 마음에 누군가 들어올 수 있도록 살짝 자리를 내어 주었다는 것이니까요. 우선은 그걸로 된 거 아닐까요. 끝내 훈이 나타나지 않아도 애나는 혼자서도 다시 시작할수 있을 겁니다. 사람들과 세상 속으로 한 걸음씩, 조금씩.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사랑하지 않겠다고, 헤어지는 게 두려워서 만나지 않겠다고, 실패할까 봐 겁이 나서 시작하지 않겠다고 닫아 버린 마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이별과 상처와 실패는 자꾸 마음에 선을 긋게 만듭니다. 한 발 물러서게 만듭니다. 시작할 수 없게 만듭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면 괜찮습니다. 하지만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간, 정말 그것으로 충분한 걸까요?
베트남의 수행자 틱낫한 스님은 말합니다. “한 곡의 노래가 순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한 송이 꽃이 꿈을 일깨울 수 있다. 한 그루 나무가 숲의 시작일 수 있고 한 마리 새가 봄을 알릴 수 있다. 한 자루의 촛불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고 한 번의 웃음이 우울함을 날려 보낼 수 있다. 한 걸음이 모든 여행의 시작이고 한 단어가 모든 기도의 시작이다.” 한 개의 별, 한 줄기의 햇살, 한 번의 웃음, 하나의 걸음. 세상 모든 것은 아주 작은 하나에서 시작합니다. 그 작은 하나가
시작의 전부입니다. 모든 것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교정본부 웹진 구독신청을 하시는 독자분들에게 매월 흥미롭고 알찬 정보가 담긴 뉴스레터를 발송하여
드립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교정본부 웹진 구독을 취소하기 원하시면 아래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신 후 ‘구독취소’ 버튼을
눌러주세요.※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메일 주소 외의 정보는 받지 않습니다.
1.개인정보의 처리목적월간교정은 http://cowebzine.com/ 접속 및 경품증정 등 업무처리 목적을 위하여 개인정보를 처리합니다.
이용목적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에 따라 별도의 동의를 받는 등 관련 법령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이행할 예정 입니다.
2. 개인정보의 처리 및 보유기간월간교정은 정보주체로부터 개인정보를 수집시에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ㆍ이용기간 또는 관련법령에 따라 시효 또는 책임이 지속되거나 그 증명자료로서의 가치가 지속되는 기간 내에서 개인정보를 처리 및 보유하고 있습니다.
3.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관한 사항월간교정에서 처리되고 있는 개인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등 관련법률이 이를 허용하는 경우에 한하여 경품 발송 대행업체 등 제3자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4. 개인정보 처리의 위탁에 관한 사항월간교정은 원활한 개인정보의 처리를 위하여 일부 개인정보 처리업무를 위탁할 수 있으나, 이용자의 사전동의 없이는 본래의 범위를 초과하여 처리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습니다. 개인정보 처리업무 위탁 계약 시에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규의 준수, 개인정보 제3자 제공 금지 및 책임부담 등을 명확히 규정하고 감독하고 있습니다.
5. 이용자의 권리ㆍ의무 및 그 행사방법에 관한 사항① 정보주체는 월간교정에 대해 언제든지 개인정보의 열람ㆍ정정ㆍ삭제ㆍ처리정지등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② 제1호에 따른 권리행사는 월간교정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8호 서식에 따라 서면, 전자우편을 통해 하실 수 있으며 월간교정은 이에 대해 지체없이 조치하겠습니다.
③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의 오류 등에 대한 정정 또는 삭제를 요구한 경우에는 월간교정은 정정 또는 삭제를 완료할 때까지 당해 개인정보를 이용하거나 제공하지 않습니다.
④ 제1호에 따른 권리행사는 정보주체의 법정대리인이나 위임을 받은 자 등 대리인을 통하여 하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규칙 별지 제11호 서식에 따른 위임장을 제출하셔야 합니다.
6. 처리하는 개인정보의 항목월간교정은 http://cowebzine.com/ 접속 및 경품증정 등의 업무처리목적을 위하여 개인정보 등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7. 개인정보의 파기에 관한 사항월간교정은 개인정보의 처리목적 달성 또는 보유기간 경과 시에 전자적 개인정보는 영구 삭제하고 있으며, 서면 등의 개인정보는 파쇄 또는 소각처리하고 있습니다.
8. 개인정보 안전성 확보조치에 관한 사항월간교정은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관리적 조치: 내부관리규정 수립, 시행, 정기적 직원 교육, 점검 등
- 기술적 조치 : 개인정보처리시스템 등의 접근권한 관리, 접근통제시스템 설치,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 물리적 조치 : 전산실, 자료보관실 등의 접근 통제
9. 개인정보처리방침의 변경 등에 관한 사항월간교정은 ‘개인정보처리방침’을 변경하는 경우에는 변경 및 시행시기, 변경된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개하고 변경 전ㆍ후를 모두 공개하겠습니다.
10. 개인정보 침해 등 피해구제에 관한 사항회사는 정보보호부를 운영하여 개인정보의 유출 및 권리 침해시 그 피해구제와 권익을 보장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신고, 상담 및 보다 자세한 도움이 필요하실 경우 아래의 기관에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www.kopico.go.kr / 국번없이 1833-6972)
-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privacy.kisa.or.kr / 국번없이
118)
-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www.spo.go.kr/ 국번없이 1301)
- 경찰청 사이버안전국(cyberbureau.police.go.kr / 국번없이 182)
11. 개인정보보호 책임자에 관한 사항개인정보보호법 제31조에 따른 월간교정의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는 다음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