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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위기가 삶의 희망으로

제가 근무하는 교도소는 연수원에서 교육받을 때부터 타 소에 비해 시설도 낡고 문제 수용자가 많아
근무 여건이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곳입니다. 첫 배명을 받은 저는 걱정이나 불평하는 마음보다
감사한 마음으로 이곳에서 교도관으로서 첫 근무를 시작하였습니다. 임용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교도관으로서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경험을 연이어 겪으며 스스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글. 전주교도소 교도 정요완
처음엔 죄수복을 입은 수용자들을 바라보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피해자들이 겪었을 고통과 아픔을 생각하니 수용자들에 대한 편견의 시선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방위 최후의 보루로서 이들 또한 교정교화가 되어 다시 사회로 내보내야 할 대상이라 생각하니 좀 더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배명 후 근무한 지 몇 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저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야간근무에 임하고 있었습니다.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갑작스레 울린 비상벨 소리에 깜짝 놀라 두 주임님과 함께 비상벨이 울린 수용동으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도착해보니 취침등 불빛 사이로 어렴풋이 싱크대 위 창문에 목을 맨 수용자가 보였습니다. TRS 무전기로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한 후 즉시 거실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주임님은 수용자의 몸을 들어 올리고 저는 싱크대 위로 올라가 목에 매어 있는 줄을 잘랐습니다. 의식이 없는 수용자를 바닥에 눕히자마자 흉부압박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였습니다. 앰뷸런스 속에서도 병원 응급실에 도착할 때까지 직원들과 번갈아가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해 수용자를 인계할 때까지 뛰는 가슴과 놀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맨발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다급하게 거실에서 수용자를 들것으로 들고 나오느라 신발 신는 것도 잊었던 겁니다. 지금 벌어진 일이 현실인지, 말로만 듣던 자살 시도 사건을 겪었다는 게 소름이 돋고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환소 후에도 마음은 온통 수용자 걱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깨어나야 할 텐데. 자꾸만 목을 맨 채로 발견된 수용자의 검붉은 얼굴이 아른거렸습니다.
‘어제까지는 무탈하고 평범했던 나의 삶이 자살 시도 사건을 목격한 이후에 다시 이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지내기엔 제법 큰일을 겪은 것 같은데 난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며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저를 괴롭혔습니다.
다행히 수용자가 현재 빠르게 회복 중이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하지만 주임님은 “교도관으로서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일을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겪었으니 선배로서 마음이 쓰인다”라고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만약 그 수용자가 사망했다면 당시의 기억과 잔상들이 떠올라 힘들었을 테지만 다행히 무사하니 이 경험이 앞으로 교도관으로 근무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교도소 내 심리치료팀에서 자살사고 경험 직원에 대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와주셔서 이후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추스르고 근무를 이어가던 중 다시 한 번 잊지 못할 경험과 위기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날도 야간근무에 투입되어 기동대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보호실에 수용된 수용자의 식판을 빼기 위해 수용관리팀장님, 다른 기동대 1명과 함께 보호실로 향했습니다. 수용자에게 뒤로 물러날 것을 지시하고 문을 연 후 식판을 집어들기 위해 몸을 잠시 숙인 순간이었습니다. 끝을 뾰족하게 간 플라스틱 젓가락을 몰래 소지하고 있던 수용자는 갑작스럽게 젓가락으로 제 콧등을 강타했습니다. 동시에 젓가락으로 위협하는 행동을 취하며 보호실 바깥 출입문 쪽으로 나가려고 했습니다. 코에선 피가 흘러내렸습니다. 뒤이어 출동한 CRPT(기동순찰팀)에 의해 수용자는 제압되었고, 저는 곧바로 의료과에 가서 응급처치를 받았습니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경황이 없었지만, 콧등에 생긴 선명한 상처를 보며 내가 수용자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공무상 병가를 받아 치료를 받으며 안정을 취하는 기간에도 제 마음은 쉽게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당직 계장님은 제가 겪은 일들이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으니 ‘마음나래 프로그램’과 연계된 심리상담센터에서 전문상담사의 상담을 꼭 받아보라고 권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정신적인 문제로 상담치료를 받는다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었고, 이상하게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고 복잡한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고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생각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습니다.
첫 만남 때부터 상담선생님은 전문가다운 포스로 편안하게 대해주셨습니다. 제가 겪은 사고와 관련된 이야기뿐만 아니라 어릴 적 기억, 가족, 친구, 취미 등 많은 이야기를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 저 스스로 제 안의 긍정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상담 받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도 주변에 힘든 일을 겪거나 현재 겪고 있는 동료, 선·후배들을 만나면 ‘마음나래 프로그램’을 권하고 있습니다.
교도관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수용자들을 상대하며 받게 되는 여러 가지 내적인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이런 기회를 통해 ‘마음나래 프로그램’이 더욱 알려지고 활성화된다면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삶의 위기는 어떤 모양으로든 예고 없이 불청객처럼 우리를 찾아옵니다. 그래서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렵고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런데 그 위기가 위기를 가장한 행복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물론 바로 그 당시에는 정말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습니까.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때의 그 위기가 나를 더 단련시켰고 그 위기가 희망으로 가는 길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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