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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
배우에겐 엔진이죠”

배우 박호산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자신을 변화시켜야 하는 직업.
불특정 다수의 관객에 내면의 울림을 주기 위해, 주어진 대본 안에서 배우는 꽤 많은 창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2020년 첫 번째 인터뷰이는 배우 박호산이다
글. 조병례 / 사진. 김도형

매일 무대가 짜릿한 사람

요즘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는 뮤지컬 ‘빅피쉬’가 매일같이 막을 올리고 있다. 배우 박호산은 주연 ‘에드워드’ 역할을 맡아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해 관객들을 만난다.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에서 에드워드는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자 자신의 이야기를 과장해 들려준다. 마녀를 만나고 인어, 거인과 친구가 됐다는 등의 황홀한 이야기로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든다. 아들이자 기자인 윌은 에드워드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지만 지금은 그를 믿지 못하고 진저리를 내며 갈등을 빚고 있다. 아버지의 병세가 위중해졌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그의 ‘진짜’ 인생을 묻기로 하고 귀 기울인다.
줄거리며 등장인물부터 평범하지 않다. 온갖 상상력으로 버무려진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무대는 낯설고 환상적인 연출로 채워졌다. 그 중심이나 마찬가지인 박호산은 스스로 “무대 체질 배우”라고 말한다.
“에드워드는 저와 닮은 면이 많아요.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죠. 그래서 전 언제나 무대에 서는 게 짜릿해요.” 공연 기간 내내 한 공간에서 똑같은 대사를 읊지만 객석에 앉은 사람은 매번 다른 관객이다.
거기서 풍겨 나오는 매일 다른 공기가 그를 짜릿하게 한다. 그는 여타 인터뷰에서 “제작진의 손을 거쳐 방송되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무대에서는 배우가 편집권을 가진다”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지금 하고 있는 공연에서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강약을 조절하며 관객을 웃기고 울리면서 극장의 분위기를 휘어잡는다. “객석의 공기를 지휘하는 느낌이 들어요.” 바로 그 무대 위를 떠올리며 빙그레 웃는 얼굴은 자신의 일에 대한 애착이 진심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캐릭터를 디자인하다

박호산은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에서 ‘문래동 카이스트’ 역할로 등장했었기에 <교정> 독자들은 그가 더 반갑게 느껴질 것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2상6방의 주요 캐릭터 중 하나를 연기해 큰 사랑을 받았다. 1996년 데뷔한 이후로 형사 연기를 해본 적은 있어도 수용자 역할을, 게다가 실제 교도소처럼 안에서는 열 수 없는 촬영 세트에서 연기해본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소품부터 설정까지 생소한 환경투성이였다고. 평소 접할 일 없는 교정시설에서 사용하는 숟가락, 밥상, 휴지통 등은 흥미로웠지만 그 느낌은 곧 불편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죄지으면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준 작품은 처음입니다. 하하” 그의 캐릭터가 주목받은 요소 중 하나는 혀 짧은 발음이라는 설정이었다. 전달력이 떨어질 가능성에 대한 위험 부담은 박호산 배우가 그 역할을 맡았기에 해소될 수 있었다. 말투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작용했다. 제작진이 이 역할을 어느배우에게 맡길지 고민한 긴 시간이 무색하게 그는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냈다. “어느 수준의 발음으로 설정할지 연습도 고민도 많이 했죠. 이 정도? 아니면 조금 더? 대본은 표준어로 표기돼 있을 뿐이니까요.” 순식간에 ‘문래동 카이스트’의 발음으로 말을 뱉는 그의 순발력에 놀랐다.
평소 접할 일 없는 교정시설에서 사용하는 숟가락, 밥상, 휴지통 등은 흥미로웠지만 그 느낌은 곧 불편함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죄지으면 안 되겠다는 깨달음을 준 작품은 처음입니다. 하하”
“극 중 캐릭터 대부분을 오디션 했는데 PD님이 선뜻 결정을 못 하겠다더라고요. 그래서 말했죠. 아무에게나 줄 수 없는 역할을 달라, 그런 캐릭터를 체화시키는 일에는 자신이 있다고요.” 그제야 정해진 캐릭터에 대한 설정을 알고 그는 이해했다.
캐릭터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무대 경험이 충분한 연극배우 출신인 사람이 필요했을 거라는 걸. 그게 바로 자신이라는 걸.
그는 캐릭터에 대한 독특한 설정도 기가 막혔지만 ‘수용 생활’을 드라마로 구현해낸 신원호 PD의 창의력과 패기에 감탄했다며 말했다. “범죄 미화에 대한 우려가 컸어요. 세심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욕먹기 쉬운 소재인 반면 누구도 손대지 못한 무척 기발한 소재기도 해요. 동전의 양면 같은 거죠.”
극 후반부에서 그는 아들에게 장기 이식을 하며 진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갑작스런 이감 후에는 더 등장하지 않았다.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해본 적 있느냐 묻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문래동 카이스트는 어디에 가서도 똑같이 철없는 모습으로 살 거예요.”
“엔진이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단번에 이해되는 비유다.
배우가 배우로서 계속 기능하게 하는 힘. 지치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내는 힘.

삶에 녹아든 창의적인 생각들

최근 일상생활 속에서 그가 감탄한 창의적인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얼마 전 구입한 차량의 오토 파일럿 기능이 바로 그가 매번 감탄하는 아이디어라고 한다. “복잡한 서울 시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이런 기능을 만들어낸 건 정말 놀라운 창의력이라고 생각해요.”
배우에게 창의력이란 뭘까? “엔진이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단번에 이해되는 비유다. 배우가 배우로서 계속 기능하게 하는 힘. 지치지 않고 새로운 인물을 창조해내는 힘. 그래서 대중에게 사랑받고 그 사랑을 즐거움으로 돌려주는 힘. 물건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망가져 버리듯 배우에게 창의력도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하는 일일 것이다. 그는 서핑이 취미다. 파도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사실이 좋다고 했다. 매 순간 다른 모양으로 다가오는 파도 중 내가 올라탈 것은 어느 것인지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 그렇게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나쁜 일도, 좋은 일도 머릿속에서 지워진다. 본업으로 돌아와서도 그는 발 아래서 파도를 느낀다. “공연이 흘러가는 내내 파도를 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드라마나 영화의 ‘큐’와 ‘컷’ 없이 없죠. 오직 공연의 흐름에 같이 타고 있는 거예요.” 바다에서 내면을 비우고 무대로 돌아와 채운다. 비우는 시간이 있어야 엔진에 기름칠도 할 수 있다. 그 엔진을 열심히 돌리며 에드워드로 살아가고 있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교정 공무원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부탁했다. “보람 있지만 슬프고 아프기도 하면서 희망적인 직업이 교도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칠고 힘든 면도 있지만 여러분 모두 누군가에게 희망을 찾아줄 수 있는 아름다운 직업을 갖고 계세요. 언제나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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