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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공간

직원과 수용자의 복지를 위해 뛰는 12번째 선수
서울구치소 복지과

글 · 박향아 사진 · 홍승진

축구는 11명이 하는 경기지만, 그라운드 밖에서 선수들을 지원하는 코칭스태프가 없다면 그라운드 위에서 최고의 플레이도 나올 수 없다. 서울구치소에도 직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들이 있다. 직원들은 물론 수용자를 위한 촘촘한 지원을 위해 오늘도 그라운드 밖에서 열심히 뛰는 이들, 서울구치소 복지과를 소개한다.

직원의 필요를 살피고 촘촘하게 채운다

복지과는 서울구치소에서 근무하는 많은 직원과 수용자의 복지를 책임지는 부서다. 서울구치소 울타리 안의 모든 이들이 각자의 업무에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기꺼이 그림자가 되어주는 것이 복지과의 역할. 최광호 과장을 수장으로 다수의 직원이 서울구치소 구석구석을 발로 뛰며 구성원의 필요를 살뜰하게 살피고, 촘촘하게 채워나가는 이유다.
복지과의 업무는 서울구치소 내 모든 부분에 걸쳐 이루어진다. 구입팀에서는 직원과 수용자가 사용하는 물품의 계약부터 구매, 보급 및 관리를 담당한다. 고가의 냉난방 기기부터 볼펜 한 자루까지, 서울구치소 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품의 보급을 담당하는 만큼, 그 규모는 상상 이상이다. 복지과 사무실을 가득 채운 물품 상자와 쉴새 없이 울리는 전화만으로도 그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차량 팀장을 비롯한 운전직 직원, 그리고 대체복무요원으로 구성된 차량팀은 서울구치소 수용자 이송, 출정, 호송을 책임진다. 수용자의 대부분이 미결수인 만큼, 재판을 위한 호송만 해도 하루 200건이 훌쩍 넘는다. 또한 외부 병원 진료와 관외 출정 등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낸다. 차량팀은 차량, 운전 기사, 그 외 호송 업무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꼼꼼히 챙기고 수용자의 보안과 안전까지 책임지기 때문에 일분일초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업무에 임한다.
급양팀은 직원과 수용자의 주식, 부식물 발주부터 식단 구성, 식당 운영까지 식사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한다. “복지는 좋은 음식을 맛있게 잘 먹이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최광호 과장과 직원들은, 구성원의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줄 수 있는 한 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직원들의 니즈를 귀담아듣고 조리원들과 수시로 소통하며, 신선한 재료 수급과 영양가 있는 식단 구성, 맛있는 조리까지 세심히 챙기는 중이다.
매일 아침, 직원 휴게 공간인 ‘사랑방’에서는 소박하지만 특별한 ‘브런치 타임’이 펼쳐지는데, 이 역시 복지과 직원들의 세심한 배려다.
“직원 식당에서 아침을 제공하지만, 바쁜 출근 시간인 만큼 아침을 건너뛰는 직원들이 종종 있거든요. 그래서 매일 아침, 근무지와 가까운 사랑방에 식빵과 잼을 준비해두고 있어요.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생각보다 직원들의 반응이 좋아서 뿌듯한 마음입니다.”

소통과 협력을 통해 만들어가는 수평적 문화

복지과는 겉으로 드러나는 교정 업무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지만, 동시에 모든 업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구치소 내의 다양한 업무에 필요한 물품이 무엇인지 판단해 신속하게 지원해야 하는 만큼, 업무의 양도 범위도 상상 이상이다. 팀원과 호흡하며 복지과를 이끄는 최광호 과장은, “욕심 많은 리더 때문에 팀원들이 고생이 많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미안함만큼이나 팀원들을 향한 애정과 자부심도 크다.
“‘여기까지가 우리 일이다’라는 기준이 없어요. 구치소 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행되면, 이를 잘 수행하는 데 필요한 물품을 파악해 지원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니까요. 서울구치소가 교정 1번지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것은 각자의 업무를 잘 수행하는 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 직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역할인 만큼, 복지과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먼저 찾아내 즐겁게 채워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제가 복지과의 리더라고는 하지만, 각 업무의 담당자들이 저보다 뛰어난 인재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구치소 내 직원과 수용자까지 수천 명의 복지를 책임져야 하는 만큼, 하루하루가 치열하게 흘러갑니다. 우리의 업무 지원이 늦어지면 현장 업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대응도 필수적이고요. 그렇기에 지시 후에 움직이기보다는 각자의 업무에서 자율성을 가지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모두가 리더인 셈이지요.”
젊은 직원들이 많은 만큼, 합리적인 의사 결정과 참신한 아이디어, 빠른 업무 속도 역시 복지과의 장점이자 경쟁력이다. 이러한 강점이 업무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서포트하는 것은 최광호 과장의 몫이다. 최 과장은 형식적인 회의나 보고 대신,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수평적인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다.

그라운드 밖 지원은 계속된다

제복 공무원에게 제복은 그 기관의 상징이자 자부심이다. 2023년 교정공무원의 제복에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 중심에 서울구치소 복지과가 있었다.
“제복은 우리의 자부심인 동시에 근무 시간 내내 착용하는 의복인 만큼, 근무자의 편의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합니다. 피복류들은 원단의 성능 및 기능을 주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는데, 지난해에 진행했던 교정공무원 방한 점퍼와 활동성 근무화 관련 프로젝트는, 직원들의 필요를 귀담아듣고 반영했던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오래 서 있거나 많이 걷는 교도관의 업무 특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기존 점퍼보다 보온성을 강화하고, 근무화의 품질도 높였다. 이 과정에서 피복류의 공정한 심사를 위해 경찰, 군인 등 국가기관 피복 담당자 및 의상학과 대학교수 그리고 섬유전문검사기관의 연구원들을 초빙하여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직원들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이 가장 큰 원칙이었습니다. 모든 교정공무원들이 착용할 제복인 만큼, 작은 부분 하나도 허투루 넘길 수 없었고, 그래서 정말 힘든 작업이기도 했지요. 하지만 ‘새로운 피복이 너무 따뜻하고 편안하다’는 한 마디, 새로운 방한 점퍼와 근무화를 신고 좀 더 편안하고 건강하게 근무하는 동료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흐뭇해지곤 합니다. 직원들이 더 즐겁게 근무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뛰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되고요.”
최광호 과장은 “서울구치소 직원들이 잘 먹고 잘 쉬고, 자부심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복지과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고 계속해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복지과 직원들은 모든 직원이 직장에 출근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라 생각할 수 있도록 그라운드 밖에서 묵묵히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다.


interview 복지과 최광호 과장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복지과는 직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각자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역할입니다. 동시에 수용자들의 복지도 챙겨야 하고요. 직원들이 잘 먹고 잘 쉬고 잘 근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 그것이 우리 서울구치소가 더 나은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일은 아니지만, 복지과 팀원 모두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요. 우리 복지과에는 20, 30대 직원들이 많은데, 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정확성, 기민성은 물론 다들 똑똑합니다. 감사한 일이지요. 저는 이들이 서울구치소의 미래를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든든한 서포터가 되어주려고 합니다. 더불어 경험과 연륜을 두루 갖춘 베테랑 직원들과 젊은 직원들이 조화를 이뤄서, 직원들의 필요를 살피고 채워줄 수 있는 복지과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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