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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공간

‘일당백 정신’으로 실현한 한계 없는 수용 관리
천안교도소 보안과

글 · 강진우 사진 · 홍승진

천안교도소는 타 기관 대비 수용 구분이 다채롭다. 그러다 보니 보안과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상당하다. 그러나 천안교도소 보안과 직원들은 다양한 업무를 완벽하게 해내고 말겠다는 이른바 ‘일당백 정신’으로 교도관의 수용 관리에는 한계가 없음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어려움을 이기고 멀티 플레이어로 성장하다

수용자의 처지가 다르면 처우와 수용 관리도 달리 해야 마땅하다. 이런 측면에서 천안교도소 보안과의 업무는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다. 먼저 절반씩을 차지하는 내국인 수용자와 외국인 수용자의 처우를 구분해야 한다. 외국인 수용자들의 국적도 57개국이나 되는 만큼 각국의 특성과 문화를 수용 관리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더해 한·미행정협정사건(SOFA) 수용자, 교정심리치료센터 교육 대상 수용자, 중간처우시설인 아산희망센터의 수용자, 피보호감호자까지 각각 별도로 수용 관리해야 하니, 천안교도소 보안과 직원들은 멀티 플레이어가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김소영 과장의 설명이다.
“우리 소는 미결 수용자가 약 2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출정과가 별도로 없습니다. 따라서 외부 출정 계호 등 출정과의 여러 업무 또한 보안과의 소관입니다. 더군다나 우리 교도소는 대지가 넓어 수용자 동행 및 계호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습니다. 직원 1명당 관리해야 하는 수용 인원이 전국 최상위권이기에 이러한 상황이 부담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과 직원들은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며 다각적인 수용 관리, 엄정한 법 집행, 수용 질서 확립에 힘쓰고 있습니다.”

균형과 소통을 위한 각별한 노력

천안교도소 보안과는 크게 두 가지 키워드를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첫째는 ‘균형’이다. 수용 구분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수용자들은 각자 자신이 받는 처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크게는 내국인 수용자와 외국인 수용자 사이의 처우 불평이 생길 수 있으며, 국가별 불만도 심심치 않게 생긴다. 따라서 보안과 직원들은 수용 관리 역량과 처우가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둘째는 ‘소통’이다. 내국인 수용자와의 소통은 언어와 문화가 같기에 비교적 원만한 편이지만, 외국인 수용자와의 소통은 결이 다르다. 서로의 성향, 생각, 행동, 문화가 낯설다 보니 각국에 대한 개괄적 공부가 필수적이며, 일상적 수용 관리가 가능한 정도의 외국어 학습도 중요하다. 보안과 직원들이 국가별 문화와 언어에 대해 틈틈이 들여다보고 그룹 스터디를 진행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용자가 난동을 부리거나 다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수용자들에게 단호한 지시를 내려야 한다. 이를 위해 기동순찰팀은 위급 상황용 지시어 매뉴얼을 언어별로 만들어 비상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다양한 업무 속에서 피어난 경험과 보람

워낙 다방면으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천안교도소 보안과 직원들의 머릿속에는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새겨져 있다. 2009년 러시아어 특채로 들어온 정희민 교감은 유창한 러시아어로 유난히 거칠고 사나운 러시아인 수용자들을 모범 수용자로 만들어 나간 과정 속에서 보람을 느꼈다. 심진호 교사는 야간 근무 당시 CCTV로 자살 시도를 하려는 수용자를 빠르게 식별하고 조치함으로써 귀중한 생명을 살린 경험을 떠올렸으며, 한지웅 교도는 난동을 부리는 덩치 큰 외국인 수용자를 기동순찰팀원들과 함께 안전하게 제압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정성대 교위는 피감호보호자들이 더 많은 작업량을 요구했을 때 해당 기업과 면밀하게 조율한 끝에 일감을 늘렸고, 우민희 교사는 돌조차 지나지 않은 아기를 접견하는 여성 수용자를 바라보며 교정교화에 대한 각오를 새로이 다졌다.
직원들의 에피소드를 유심히 경청한 김소영 과장은 “직원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직접 들으니 우리 과가 잘 돌아가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앞선다”고 말하면서도 “우리 교도소는 수용 규모가 비슷한 다른 기관에 비해 보안과 직원 수가 적은 편인데, 앞으로 이런 부분을 점차 개선해서 직원들의 고생이 줄어들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소망 섞인 다짐을 전했다.

천안교도소 변화의 믿음직한 밑바탕

천안교도소는 올해 들어 변화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앙통제실 현대화 사업, 수용동 증축 공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데 이어 수용동 지붕공사 및 외단열 공사 등 다양한 공사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공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려면 안정적인 수용 관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에 김소영 과장은 “보안과가 천안교도소 변화의 튼튼한 밑바탕이 되겠다”며, 특히 공사 기간 동안 수용 관리에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많다. 수용 인원 증가로 인해 생활용수가 부족해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내년 급수펌프 추가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조사징벌자와 정신질환 수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조사징벌 수용동 내에 있는 보호실을 별도의 공간에 신축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들 모두 관련 부서 및 교정본부와 함께 추진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김소영 과장은 관련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모든 계획의 최종 목표는 ‘행복’입니다. 직원들이 행복하게 업무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수용자의 생활과 교정교화에도 효과성과 행복이 더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려운 목표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과장으로서 모두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interview 보안과 김소영 과장

“우리 모두 ‘붉은 대추’가 됩시다!” 우리 교도소 직원 식당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천둥 몇 개, 벼락 몇 개.’ 다양한 시련과 고난을 이겨 내야 비로소 인생이라는 대추가 맛 좋고 보기 좋게 익을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죠. 우리 직원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험하고, 배우고, 교훈을 얻는 모든 일들은 누구나 인정하는 진정한 교도관으로 거듭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교도관 인생에서의 붉은 대추를 맺어 봅시다. 과정은 힘들고 어려울지언정, 그 맛은 어떤 대추보다도 달콤하고 영양가 높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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