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아도 마음의 희망을 이야기하다
의정부교도소 심리치료과
교도소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수용자와 이들을 관리하는 교도관은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감을 겪게 된다. 2020년 설립된 의정부교도소 심리치료과는 수용자와 교도관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전문적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의정부교도소 심리치료과는 재범 위험성이 높고 사회적 피해가 큰 범죄를 저지른 고위험군 수용자의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를 위해 설립됐다. 심리치료과 구성원은 과장(교정관), 정신건강 전문의(과학기술 서기관), 전문 상담 팀장(교감), 심리치료 팀장(교감) 그리고 팀원들로 다수가 심리치료 분야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의정부교도소 심리치료과 문성웅 과장은 “심리치료과는 주로 성폭력 사범이나 마약류 사범, 아동학대 사범 등 이수 명령이 부과된 수용자들에게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범죄 재발 예방과 안정적인 수용 생활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상담이 필요한 수용자의 경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시 하고 있다.”고 업무에 대해 소개했다. 이렇듯 심리치료과는 심리치료 프로그램과 상담을 통해 수용자의 내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외부 전문가와 상담 사례 회의 등을 통해 양질의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심리치료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도 빼놓을 수 없다. 심리치료과는 직원들의 심리적 상태를 기기의 도움을 받아 진단하기도 하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맥파 검사’와 ‘뇌파 검사’다. 맥파 검사는 심박 변이성을 측정하여 스트레스 수준과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개인이 스트레스 반응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며, 뇌파 검사는 뇌의 전기적 활동을 분석하여 정신적 상태와 뇌 기능을 진단하고 방법이다. 이러한 기기를 통해 스트레스를 측정하여 수치가 높게 책정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본인에 상태를 고지한 후 회복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심리치료과의 업무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상담과 심리치료가 필요한 건 수용자뿐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도소 내 직원들도 직무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인해 심리적 문제를 겪고 있다. 예를 들면 미지정과 조사징벌사동 담당이나 수용자로부터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이다. 이런 직원의 마음을 회복시켜 주는 것 또한 심리치료과가 해야 할 일이다. 덕분에 직원들에게도 심리치료과는 안식처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다 보면 직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로 우울, 불안, 직무 소진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이 종종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직원들이 다시 이전의 행복한 삶을 되찾을 수 있도록 ‘외부 전문 상담’과 ‘찾아가는 심신 케어 프로그램’, ‘직무 소진 예방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문성웅 과장은 심리치료과는 수용자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다양한 심신 케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교도소 내 모든 사람의 심리상태에 촉각을 세우며 일하고 있는 심리치료과. 그러다 보면 심리치료과 직원도 알게 모르게 고충을 겪을 수 있다.
“교정직 공무원이라면 수용자를 관리, 감독하는 동시에 교정·교화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중적 역할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요, 심리치료과에서 일하다 보면 이중적인 역할에서 오는 갈등을 더 자주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수용자의 마음을 알아봐 주고 믿어주는 상담자가 되어주다가도 때로는 수용 생활의 한계를 알려주고 수용자를 관리해야 하는 교도관도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문성웅 과장은 이런 고충에 대해 “우리는 마치 울타리 같다”라며 “수용자가 울타리를 넘어가게 할 수는 없지만, 이 안에서 충분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수용 받으며, 변화해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횟수로 이제 4년. 의정부교도소 심리치료과는 설립된 지 얼마 안 됐지만, 그동안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용자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정확한 수치로 수용자들의 실질적인 변화를 측정하기는 어렵다. 그건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심리치료과의 노력으로 인해 잃어버린 자아를 되찾고, 인간다운 삶을 추구하게 된 수용자들이 늘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고 문성웅 과장은 힘주어 말했다.
“교도소에 입소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던 한 수용자가 생각납니다. 첫 상담 때 다른 수용자와의 갈등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등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모습을 보여 상담에도 어려움이 컸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상담을 하면서 다른 수용자와 싸움을 하지 않고, 갈등 상황에서 중재자의 역할도 하는 등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달라진 그의 모습을 보면서 상담의 중요성과 효과를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심리치료과는 단 한 명의 수용자라도 변화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애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독 물질에 취약한 수용자들에게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고, ‘카모마일 프로그램’을 통해 예방과 회복을 동시에 지원하는 새로운 시도도 하고 있다. 처음 시행하는 만큼 실효성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미흡한 점은 보완해 나가며 내실을 다져갈 계획이다. 모든 수용자가 보다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전과 변화를 추구해 가는 의정부교도소 심리치료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추구하는 교정 행정에 심리치료과가 훌륭한 표본이 되기를 기대한다.
“여러분들이 있기에 삭막한 교도소에
희망이 자라납니다”
심리치료과가 의정부교도소에 신설된 지 4년이 지났습니다. 부서의 특성상 눈에 보이는 성과나 즉각적인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도 많아 그동안 힘든 날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조사·징벌자, 자살·자해 시도자, 정신질환 수용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남는 시간에는 심리 상담과 치료에 대해 공부하며, 성장하기 위해 정진하는 직원이 많습니다. 저는 이러한 직원들이 있기에 교도소라는 삭막한 환경에서도 희망이 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알아주지 않아도, 잘 보이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직원들에게 고마움과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