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북부 교정의 터줏대감
의정부교도소
전국 곳곳에 교정시설이 자리하고 있지만, 그 수는 부족하기만 하다. 의정부교도소는 경기 북부의 유일한 교정시설로 기결수보다 미결수가 더 많은 특수성으로 인해 교도소의 역할을 넘어서 구치소의 기능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역할 확장은 법정 출석 준비와 다양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들에게 법과 질서에 대한 이해를 심어주며, 지역사회와 교정 시스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43년 경성형무소 의정부 농장 출범을 시작으로 약 80년 동안 의정부교도소는 이 자리를 지켜왔다. 의정부가 시로 승격된 지도 60년 정도가 됐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의정부교도소가 지역사회에서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중요한 역할을 해왔는지 알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의정부교도소는 경기 북부 유일한 교정시설로서 단순한 교도소의 역할을 넘어, 구치소의 기능을 함께 수행해 왔다. 이는 미결수가 기결수 보다 많은 교정시설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수용자들은 이곳에서 법정 출석을 위한 준비를 하거나 다양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이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소내 공장에서 만드는 면도기가 있다. 수용자들이 직접 생산하는 제품으로 조립 과정이 손이 많이 가고 정밀함이 필요한데, 그 뛰어난 품질 덕분에 전국 교정시설에 납품되고 있다.
의정부교도소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제품으로는 육계도 빼놓을 수 없다. 의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양계장에서 생산하는 육계는 도축 후 즉시 급속 냉각하여, 3개월 이내에 납품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관리 덕분에 의정부교도소의 육계는 신선도·맛 모든 면에서 ‘명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서울 관내 10곳의 기관으로부터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의정부교도소에는 전국에서 5개의 기관만이 보유하고 있는 심리치료과도 존재한다. 소내 모든 사람의 정신 건강을 책임지는 중요한 부서로 수용자의 경우 정신 상태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마음 치유, 희망 나눔, 희복 믿음, 회복 동행)을 진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명령 이수를 이행해야 하는 수용자들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초빙하여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한다. 이러한 노력은 재범 방지와 경각심을 고취시켜 수용자들이 사회에 재편입될 때,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내려는 의정부교도소의 헌신을 보여준다.
의정부교도소는 직원의 심신 상태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업무의 특성상 직원들이 높은 스트레스와 압박에 직면할 수 있기에 소통의 일환으로 매주 수요일 각 과 부서장과 부서원이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고충이나 건의 사항 등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지금 여기서 마음 편해지기”, “마음챙김 명상” 등의 강의를 지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직원들 모두가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몸이 아프면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건 수용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교정시설 내에서 수용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제한된 자원과 복잡한 절차로 의료 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용자들은 필수적인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한다거나, 질이 떨어지는 치료를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의정부교도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올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2차 전문의료기관(‘일심 재단 포천우리병원’, 16개 진료과목)과 지난 3월 업무협약을 맺은 것이다. 의정부교도소는 이번 협약으로 수용자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수용자 의료 서비스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렇듯, 의정부교도소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수용자들에게 적절한 의료 처우가 이루어지도록 꾸준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향후 이와 같은 협력체계를 강화하여 보다 나은 건강 관리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의정부교도소는 틈틈이 지역사회와의 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설 명절에는 소외된 이웃을 돕는 ‘사랑 나눔 행사’를 실시하여 3개 단체를 지원했다. 또한, 착한가격 업소 이용 릴레이에도 동참하고, 늘픔(대안)학교, 회룡중학교, 신한대학교 학생들을 초대하여 교정시설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그중 가장 시급한 것으로는 신입실을 확장 이전하는 것이다. 현재의 신입실은 좁은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어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 이에, 의정부교도소는 신입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더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신입실을 이전하여 업무 처리를 원활하게 하고 현 신입실 자리는 직원 복지의 공간이나 교육 및 회의 용도로 활용하여 공간 활용의 최적화를 이룰 계획이다.
경기 북부의 유일한 교정기관이라는 남다른 정체성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내부 개선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교정 서비스와 공공의 신뢰를 구축해가는 의정부교도소. 이들이 만들어갈 미래가 지금 이 자리에 더 깊이 단단한 뿌리 내리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