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외부 칼럼

인간관계의 기술:
감정적 소통의 힘

글 · 박경연 문화칼럼니스트

인간관계를 어렵고 복잡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원인은 각자의 다른 성격, 가치관, 경험 등에 있다. 이것이 서로 충돌하면서 갈등과 오해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극복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을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자세와 노력이 있다면 말이다. 인간관계를 건강하고 풍요롭게 유지시켜주는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감정적 소통의 중요성

관계를 맺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에 기반한 이끌림이다. 이끌림이란 호감, 신뢰, 서로의 니즈 등이 있다. 이러한 요소가 강하게 적용할수록 서로에 대한 친밀도 또한 확고해진다.
반면, 그 반대는 위협이다. 위협은 좋았던 감정마저도 휘발시켜 버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종종 위협을 한다. 위협이 어떤 결말을 안겨줄지 모른 채로 말이다. 하지만 대체로 이는 진심이라기보다는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인 상태에서 한 말에 불과하다. 이럴 때는 이런 말에 대응하기보단 침묵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대책이 되고는 한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상황에서는 감정적 지불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적 지불은 상대방이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조언보다는 가만히 들어주는 것에 가깝다. 하소연을 말없이 들어주는 것.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말하는 이는 이를 통해 점점 안정을 되찾게 된다. 할 말은 이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이렇다면 왜 감정적 지불이 관계에 있어 중요할까. 감정적 지불은 상대방의 인식을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는 가장 평화적인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한꺼번에 많은 것을 바꾸려고 들지만, 되려 이것이 더 큰 화를 자초한다. 따라서 먼저 상대방의 감정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하고 싶은 말들을 쏟아낼 수 있게 도와주고 하나씩 단계를 거쳐 상대방에게 감정 및 인식의 변화를 점증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공공의 적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

이끌림에 의존하지 않고 인간관계를 맺을 수는 없을까? 공공의 적을 찾는 방법도 있다. 공공의 적은 호감이나 신뢰 관계가 없는 사람과도 하나가 되게 하는 방법이다. 그 범주는 집단뿐 아니라 특정한 생각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대화 시작에 궂은 날씨나 관료주의에 대해 불평하는 것도 모두 공공의 적을 찾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과거 선동가들은 공공의 적을 만드는 것을 즐겨 활용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히틀러가 있었다. 그는 유태인을 공공의 적으로 만들어 말도 안 되는 대학살을 자행하기도 했다. 물론 공공의 적으로 삼기에 합당한 것도 있다.
가령 비즈니스 관계의 경우 손실이나 시간 낭비, 인재 유출, 기회 상실 등을 공공의 적으로 내세울 수 있다. 하지만 이것들이 공공의 적으로 합당한 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도 적합한 이유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한 예로 기독교나 불교 등 특정 종교를 공공의 적으로 내세우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기: 인간관계의 핵심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잘 유지되게 하려면 상대방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상대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는 명백한 오류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은 섣불리 상대의 마음을 판단하지 않는 데에서 오기 때문이다. 함부로 판단하기보단 진실을 정확히 알 때까지 많은 질문을 하여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전혀 예상지도 못한 대답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존이라는 사람은 뉴욕에 있는 회사로부터 일자리를 제의받았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그의 아내가 뉴욕에 가지 않겠다고 버틴 것. 아내는 그에게 다른 곳의 일자리를 구하면 안 되느냐고 계속 말했다. 왜 뉴욕이 싫은 것인지 알 수 없었던 존은 역할 전환을 통해 아내의 입장이 된 결과 겨우 아내의 속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높은 생활비에 비해 작은 집이 싫었을뿐더러 가족과 멀리 떨어지게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존은 아내를 위해 뉴욕 교외에 마당 딸린 집을 구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1년에 최소 한번은 가족들이 있는 곳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
이렇듯 상대방과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잘못된 추측은 오해를 유발하고 말다툼까지 발생시키는 등 인간관계에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교정 플레이스 다른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