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드러지게 피어난 믿음과 상생
창원교도소
현 위치로 이전한 지 어언 55년. 오랜 세월 꿋꿋하게 한자리를 지키며 엄정한 법 집행과 수용자 교정교화에 힘써 온 창원교도소는 켜켜이 쌓인 시간을 양분 삼아 ‘믿음과 상생의 교정’을 흐드러지게 꽃피웠다. 마치 매년 봄이면 어김없이 풍성하게 피어나는 교도소 진입로의 아름다운 벚꽃처럼.
‘더 나은 내일 희망의 교정’, ‘희망은 언제나 믿는 자의 편이다’라는 문구로 내일에 대한 긍정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창원교도소의 외정문을 지나면 곧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처럼 거대하게 자라난 벚나무들이 진입로 좌우로 도열해 있는 장관과 마주하게 된다. 창원교도소가 1970년 이전 후 지금껏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벚나무들의 수령 또한 그에 버금갈 것이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
벚나무들이 일제히 꽃망울을 터트리는 3월 말경이 되면, 창원교도소는 지역 주민들을 진입로 벚꽃길로 초대한다. 50년 넘게 동고동락한 시민들에게 특별하고도 아름다운 꽃놀이 추억을 선물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교정시설을 참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는데, 담장 안에서 시행되고 있는 선진화된 교정 행정을 선보임으로써 창원교도소는 물론 전국 교정기관에 대한 믿음을 고양시키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향한 창원교도소의 강한 의지는 민원실 주차장 운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창원교도소가 자리한 회성동 일원은 도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음에도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다수 모여 있어 주차가 쉽지 않은데, 창원교도소는 이런 점을 감안해 민원실 주차장을 주민들에게 상시 개방하고 있다. 민원실 주차장 개방으로 인해 방문 민원인 주차 공간 확보, 주차 질서 확립 등 추가로 신경 써야 할 일들이 생겨났지만, 창원교도소 직원들은 55년을 함께해 온 지역민들과의 어울림을 이어 나가기 위해 이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활짝 피어난 벚꽃처럼 환한 미소를 얼굴에 띄웠다.
창원교도소의 상생 정신은 수용자 교정교화 측면에서도 빛을 발한다. 교도소 이전을 앞두고 있음에도 지난해 전 수용동 화장실 타일공사를 통해 더욱 쾌적하고 위생적인 사용 환경을 갖췄다. 부산구치소와 함께 사용 중인 가족 만남의 집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수용자와 가족의 만남에 행복을 더하기 위해 작년 내부 집기류와 각종 용품을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으며, 올 초에는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하고 망가진 방충망과 문을 수리했다.
창원교도소는 경남 지역 구치소 부족으로 인해 전체 수용자의 과반수 이상이 미결수로 이뤄져 있다. 그러다 보니 공무상 접견과 변호사 접견이 타 교정기관 대비 많은 편인데, 공무상접견실이 낡아 일일 접견 진행 횟수 제약, 호실 간 방음 취약 등 접견에 많은 불편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창원교도소는 작년 11월 공무상접견실 신축공사를 완료했다. 개별 호실을 늘리는 동시에 방음에 각별히 신경 썼는데, 덕분에 법조인과 관계기관 공무원, 수용자들의 접견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
교정교화 효과 증진을 위한 창원교도소의 깊은 관심과 적극적 실행으로 인해 이곳 수용자들은 성실한 수용 생활을 이어 나가고 있다. 수용자들은 전국 교정기관 중 유일하게 수용자 배식용 국통과 반찬통 5종을 생산해 교정 물품의 안정적인 보급에 기여하고, 미장과 제과제빵 직업훈련을 통해 실전적 기술을 배우는 등 다채로운 생산적 활동을 통해 ‘절망에 빠진 한 사람’에서 ‘희망을 꿈꾸는 모범적 수용자’로 변화하고 있다.
창원교도소를 이끌어 나가는 직원들도 당연히 상생의 범주에 포함돼 있다. 보안청사에 마련돼 있는 기존 휴게실은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모든 직원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창원교도소는 2022년 편안한 향취를 뿜어내는 편백나무로 벽을 구성하고 안마 의자와 리클라이너 소파를 들인 새로운 휴게 공간 ‘힐링쉼터’를 추가 개소해 직원들의 일상에 여유로움과 활기를 선사했다.
창원교도소는 올해에도 직원 복지 증진을 위한 시설 개선 계획을 수립, 실행하고 있다. 보안 야근부 직원들이 사용하는 상황대기실은 현재 2인실과 4인실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1인실로 리모델링해 휴식 여건을 강화하려 한다. 또한 공간이 협소하고 채광, 환기, 통풍이 원활하지 않은 보안행정 사무실을 옮겨 행정 업무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신식 사무 설비를 두루 들일 예정이다.
반세기 넘게 회성동의 터줏대감 역할을 맡아 온 창원교도소는 이전을 앞두고 있다. 2011년부터 마산회원구 평성리 일대를 이전지로 결정하고 토지 보상작업을 진행한 결과 최근 필요한 부지를 모두 매입하는 데 성공했으며, 올 연말 공사 발주 및 업체 선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든 이곳을 떠난다는 것은 창원교도소와 지역 주민 모두에게 아쉬운 일이지만, 앞으로의 50년을 위한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창원교도소는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이전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교도소가 완전 이전하기 전까지 회성동 주민의 믿음직한 이웃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