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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의 공간

수용자들의 내일에 ‘건전한 꿈’을 심다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

글 · 강진우 사진 · 홍승진

형기를 마친 출소자에게 꿈과 희망이 없다면 또 다시 범죄의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 그만큼 우리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는 모두에게 손해인 이러한 상황을 막기 위해 수용자의 마음에 건전한 꿈을 심어주고 있으며, 특히 소년 수용자 전담 교정시설인 만델라소년학교를 운영해 이들이 희망찬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소년 수용자를 위한 맞춤형 교정시설

김인곤 과장을 필두로 총 22명이 속해 있는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는 수용자의 심적 안정과 심성 순화에 기여하는 종교파트, 수용자의 건전한 사회 복귀와 가족 관계 회복에 힘쓰는 사회적처우파트, 서신 수발과 독서 · 신문 구독을 통해 수용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는 서신 · 도서파트, 출소 후 필요한 각종 교육을 전담하는 집중인성교육파트 등으로 나뉘어 수용자가 건강하고 바른 몸과 마음으로 사회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다.
장기 수용자와 교정위원 간 멘토링, 수용자 대상 각종 물품 기부 등을 통해 교정교화를 지원하는 교정협의회와의 긴밀한 협업도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의 중요한 임무다.
이런 가운데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에만 존재하는 고유의 업무가 있으니, 소년 수용자 전담 교정시설인 만델라소년학교 운영이 바로 그것이다. 학교장 직책을 겸하고 있는 김인곤 과장이 먼저 만델라소년학교의 개교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했다.
“그동안 소년 수용자들에 대한 교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 2022년 10월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나아가 소년 수용자 전담 교정시설인 만델라소년학교를 지난해 3월 2일 서울남부교도소 내에 개교했는데요. 소년 수용자의 교육 과정과 특화된 교정교화 프로그램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수용동을 비롯한 부대시설과 동선을 성인 수용자와 완벽하게 분리한 독립적 공간으로 구성했다는 것이 이곳의 첫 번째 특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업으로 다지는 사회 복귀의 밑바탕

소년 수용자에게 있어 학업 단절은 출소 후 상당히 큰 약점으로 작용한다. 교정기관에 와서 마음을 고쳐먹고 기술을 잘 갈고닦았어도 고졸 학력 이상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해당 업계에 진입하는 것조차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년 수용자가 사회에 무사히 안착하려면 기술 습득 이전에 고졸 학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만델라소년학교가 이 역할을 담당한다.
“개교를 준비하면서 정교사 자격증을 갖춘 교정공무원을 공개 모집했는데요. 이렇게 모인 6명의 직원이 중·고졸 검정고시를 담당하는 검정고시반을 운영합니다. 여기에 속한 소년 수용자들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국어·영어·수학·사회·국사 등의 검정고시 과목을 공부하며, 4월과 8월에 진행되는 검정고시 시험을 통해 학력 자격을 취득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에서는 27명이 합격해 93.5%의 합격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체 교정기관 검정고시 합격률인 72.9%를 한참 웃도는 수치입니다. 그만큼 교과 과정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죠.”
만델라소년학교는 고졸 검정고시를 통과한 소년 수용자를 대상으로 학업 연계 및 진학을 위한 대학진학준비반도 작년 9월부터 운영 중이다. 이름 그대로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 시험을 준비하는 반으로, 교육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인근 대학생, 전문 강사 등 지역사회의 외부 강사를 초빙해 운영한다. 작년 11월에는 수능 당일 교내에서 소년 수용자 10명이 실제로 수능을 치렀다. 교정기관 내 수능 고사장이 구성·운영된 교정 사상 최초의 사례다.

건전한 꿈으로 일구는 안전한 사회

만델라소년학교는 수용자 교정교화라는 교정기관 본연의 임무도 충실하게 수행한다. 범죄에 대한 반성과 피해자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를 위해 감사 나눔지도, 피해자 입장 공감교육, 회복적 사법(가해자 특별 프로그램), 심층심리상담, 명사 특강 등 다양한 교화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특히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음악 교육 프로그램 ‘엘 시스테마’를 벤치마킹해 개발한 바이올린 교육 프로그램으로 심성 순화를 유도하고 있으며, 체육 수업 시에는 다양한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규칙의 중요성을 체득하고 준수를 생활화하도록 이끌고 있다.
“만델라소년학교의 교과 과정과 다양한 교화 프로그램에 대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국민들의 인식이 존재하지만, 소년 수용자들이 출소 후 또 다시 범죄를 일으키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건전한 꿈을 심어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만델라소년학교와 같은 소년 수용자 맞춤형 교육 및 교정교화 시설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국민들께서 이런 측면을 고려하셔서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만델라소년학교를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이미 만델라소년학교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는 국민도 많다. 서울남부교도소 교정협의회는 작년 400만 원 상당의 수능 교재를 지원했다. 언론 보도를 접한 국민 상당수도 교재 지원, 외부 강사 자원 등 다방면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남부교도소 사회복귀과와 만델라소년학교는 이처럼 온정이 가득 담긴 관심과 지원에 힘입어, 수용자의 건전한 사회 복귀라는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interview 사회복귀과 김인곤 과장

2024년은
‘만델라소년학교 도약의 해’입니다!
올 1월 사회복귀과장으로 부임하며, 우리 직원들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는 생각을 줄곧 했습니다.
저 또한 교육학과 출신이자 정교사 자격증을 갖춘 교정공무원으로서 소년 수용자 교육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앞으로 수능 전 과목 교육 확대, 특화 교정교화 프로그램 확충 등을 통해 2024년을 만델라소년학교의 교육 및 교정교화 효과와 위상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한 해로 만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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