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과 사람들
강원북부교도소의 직업훈련프로그램은 단순 근로를 넘어 ‘기술 습득’과 ‘자립 기반 마련’을 함께 지향한다. 특히 지난해 1월 2층 높이의 작업동을 새롭게 마련, 기존 60%에 머물던 수용자 취업률을 최근 90%까지 끌어올리며 교정시설 직업훈련의 실질적 효과를 입증해 보였다. 이러한 성과는 수용자의 ‘변화에 대한 의지’를 믿으며 실습장을 지키고, 자격증 취득까지의 과정을 함께한 직업훈련과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기적 존재’라는 말은 하나의 ‘객체’이되, 독립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는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 안의 생명체를 뜻한다. 우리의 삶이 그러한 관계를 기반으로 영위될 때 우리는 성장과 발전에 대한 소망과 의지를 이어갈 수 있으며, 그 상호작용 가운데 개인적 가능성과 잠재력을 실현해 내야 비로소 ‘나’ 역시 그 관계 안에 또 다른 힘을 보탤 수 있게 된다.
교정시설의 수용자가 출소 후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려면 사회에서 새롭게 맞닥뜨린 환경에 다시 뿌리 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과 기회,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 줄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기술을 익히고 자격을 취득하는 것에 머물기보다는, 해당 기술이 어떤 분야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대한 경험과 자신감을 쌓는 과정이 선행될 필요도 있다.
강원북부교도소 직업훈련과의 업무는 이러한 취지를 바탕으로 수행된다. 수용자들이 사회로 돌아가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익히는 것은 물론, 그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직접 경험하면서 실제 직업 세계와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지금’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직업훈련과 직원들의 시간은 언제나 ‘미래’에 닿아 있다. 왜냐하면 교정기관 직업훈련의 최종 목표는 분명, 수용자로 하여금 출소 후 혼자 설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출소를 앞둔 수용자들의 실질적인 도움책인 강원북부교도소 직업훈련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취·창업과 관련해 ‘자격증 취득’을 돕거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자격증 취득의 경우, 수용자의 희망 분야와 적성에 맞는 직종에 따라 ‘지게차자격증(정식 명칭: 지게차운전기능사)’와 ‘굴착기 자격증(정식 명칭: 건설기계조종사면허)’ 과정이 진행된다. 과정은 전문 강사의 지도하에 체계적으로 실시되며, 자격시험 준비는 물론 실기 중심의 교육도 꼼꼼히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용자들은 출소 후 곧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수준의 기술과 자신감을 모두 갖추게 된다.
그런가 하면 교육의 기회는 기술 습득, 자기 이해, 진로 탐색을 포함한 내용으로 제공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대비 요령은 물론, 창업에 필요한 기초 지식과 실무 정보를 다루는 강의도 병행하고 있다. 특별히 외부 전문가가 직접 참여하는 수업은 수형자들이 실제 산업 현장의 분위기와 사회의 요구를 피부로 느끼게 함으로써, 사회 복귀를 위한 실질적인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준다. 이를 위해서는 경동대학교·신용회복위원회·국민연금공단·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다양한 기관의 전문가들이 직접 찾아와 강의 및 상담을 진행한다.
강원북부교도소의 직업훈련과는 이렇듯 직업에 대한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갇힌 시간’ 속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수용자와 함께 걸어간다. 교도소라는 경계 밖의 시간까지 보듬는 이들은 그 삶이 사회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통로인 것이다.
강원북부교도소 직업훈련과에서는 과장을 포함한 총 8명의 직원이 움직인다. 이들은 교도작업팀, 취·창업팀, 직업훈련팀으로 나뉘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먼저 교도작업팀은 수산물 가공(명태·멸치; 용도별 손질), 농산물 가공(클로버; 장식용 건조) 등 총 6개의 위탁작업장을 운영·관리하며 수용자들이 실질적인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 작업장은 지역사회 내 업체가 매일 가공할 물량을 교도소로 직접 반입하고, 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이를 다시 회수해 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를 통해 수용자들은 실제 산업 현장의 흐름에 맞춰 일하며 근로 의식과 책임감을 동시에 체득하게 된다. 취·창업팀은 ‘허그일자리지원 프로그램’, ‘구인·구직 만남의 날’, ‘취업지원협의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수용자의 출소 후 취업과 창업을 지원한다. 수용자가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직업훈련팀은 현재 운영 중인 굴착기 및 지게차 직업훈련과정의 전반적인 계획 수립부터 설명회 개최, 외부 강사 관리까지를 총괄한다. 자격증 취득은 물론, 체계적인 훈련 과정을 통해 수용자들이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강원북부교도소 직업훈련과의 각 팀이 맡은 역할은 다르다. 그러나 이들의 모든 활동은 한 가지 공통된 목표로 귀결된다. 그것은 수용자들이 교정시설 내에서의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사회인’으로서의 삶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즉, 수용자 개개인이 자립의 역량을 키우고,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다시금 단단히 다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직업훈련과의 핵심적 존재 이유인 셈. 강원북부교도소 직업훈련과의 이러한 노력은 오늘도 묵묵히 이어지고 있다.
목영훈 과장 직업훈련과의 존재 이유는 수용자들의 ‘이후의 삶’을 돕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은 단순히 ‘기술 교육’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죠. 누구나 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고, 그 변화가 수용자 스스로의 의지에서 비롯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실습 환경을 꾸준히 개선하고,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사회와의 연결고리도 튼튼히 만들어가야 하고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지 알 수 없지만, 그 ‘가능성’만으로도 저희 직업훈련과의 노력은 충분히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