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이모저모
경북북부제3교도소가 40년 이상 남성수용자가 사용하던 수용동을 여성수용자 수용동으로 재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기존 남성수용동 3개 동을 여성수용동으로 전환, 혼거실·독거실·목욕실·직업훈련장 등을 마련하고 여성수용자를 수용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이에 대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채용된 여성 교정공무원 10명에 대한 임용식이 지난 3월 17일 개최됐다. 지역 사정에 밝고 지역사회에 애정을 가진 인재를 대상으로 한 만큼 이번 채용은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상생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경북북부제3교도소는 이번 채용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여성수용동의 정직 9급(교도)경력경쟁채용(청송군 한지채용)에 들어간 바 있다. 앞서 7월에는 여성수용자 수용TF를 구성해 청주여자교도소·거창구치소 등을 견학하며 여성 수용자의 수용 현황을 파악했으며, 이를 경북북부제3교도소에 맞게 적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이에 남성수용자가 사용하던 시설의 절반을 비우고 여성수용자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했으며, ‘헤어·미용’과 ‘네일아트’ 등 두 가지 직업훈련프로그램 운영으로 이제 여성수용자의 재사회화와 재범률 감소에 본격 기여할 방침이다.
결국 이번 한지채용은 ‘여성수용자 전용 개호 인력을 배치’하기 위해 진행됐으며, 그 대상이 ‘청송군에서 5년 이상 거주하고 있거나 거주한 20세 이상의 여성’인 만큼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과의 유대강화 및 상생이라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게 됐다.
지난 2016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르면, 교도소 및 구치소 등 교정시설의 과밀수용은 위헌에 해당한다.1) 이는 교도소 및 구치소 등에서 수용자 1명이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불과 1.06m² 또는 1.27m²라는 점을 지적, 이러한 환경이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판결에 기반하고 있다.
국내의 여성 전용 교정시설은 그간 청주여자교도소가 유일했으며, 나머지 47개의 교정시설에서는 별도의 구역을 마련해 여성수용자를 수용해 왔다. 반면 지난 2008년 1,474명이었던 여성수용자는 2015년 1,976명에서 2017년 2,262명을 넘었으며,2) 2021년 9월 7일 기준 전국 교도소 등의 여성수용자 수용률은 평균 136%, 최대 273%3)로 나타났다. 게다가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늘어난 여성 범죄율로 여성 전용 교정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바다.
이에 교정본부는 경북북부제3교도소에 남성수용자와 분리해 운영할 수 있는 여성수용동 신설을 결정,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 20일까지 기존 여성교도관들의 지원 및 한지채용으로 44명의 여직원을 배치했다. 여직원을 위한 비상 대기 숙소와 휴게실 및 상황대기실 등을 완비한 경북북부제3교도소는 현재 근무 환경 개선과 업무 효율성 증대를 위해 주력하고 있다.
1) 헌재 2016, 12, 29. 선고 2013헌마142 결정.
2) 2018년 법무부 교정통계.
3) 국가인권위원회. (2022년 4월 28일). “여성수용자 과밀수용 문제 해소를 위한 개선대책 마련 등 권고” [보도자료]. https://www.humanrights.go.kr
강승연 부팀장 청주여자교도소에 있다가 지난해 7월 말 이곳으로 왔습니다. 오랫동안 한 곳에 있어서인지 새로운 환경이 궁금하기도 했고, 그러던 차에 개청 소식을 듣고 지원하게 됐어요. 청주에서의 23년 경력이 이곳 여성수용동 운영에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TF 활동부터 했으니 이미 가능해진 거죠? 앞으로도 성실히, 즐겁게 근무하며 진정한 ‘청송 우먼’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청송군과 지역 주민들은 10여 년 전부터 기존 경북북부제1~3교도소와 경북직업훈련교도소 등 교도소 4곳에서 교도소 하나를 더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기피시설로 분류되는 교도소 추가 유치에 나선 것은 교도소의 존재가 지역 이미지 훼손 등 부정적 효과보다 지방소멸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긍정적 효과를 더 많이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한지채용의 방식을 택한 것도 이러한 연유다.
2023년 개청된 거창구치소도 비슷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거창군은 구치소 유치를 통해 교정공무원 및 관련 산업 종사자의 정착을 유도하고, 면회객과 관계기관 방문객 증가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다. 그 결과, 지역 내 소비 증가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나면서 교정시설이 단순한 기피시설이 아닌, 지역 발전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물론, 지역의 실정에 밝은 인재 중심의 채용 방식도 공이 크다.
실제로 수용인원 1,000명 규모의 교정시설이 들어서면 400명 정도의 교정공무원 고용과 면회객의 방문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즉 정주인구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관계인구(정주인구와 교류인구 중간 개념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과 관계 맺고 있는 인구)도 증가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청송군이 교도소 추가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을 도모하는 이유다.
황선민 교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교도관
드라마에서처럼 엄숙한 분위기에 긴장감만 있을 줄 알았는데, 다그치고 가르치는 모습이 꼭 학교 같아요. 마치 선생님처럼, 수용자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교도관이 되겠습니다.
이예은 교도
기꺼이 잊혀질 수 있는
교도관
“나는 잊고, 그저 잘 지냈으면 좋겠다” 세월이 흘러, 당신이 관리한 수용자를 만났을 때 혼잣말처럼 하신 아버지의 말씀이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저도 보상이나 보답을 바라지 않고, 다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착실한 교도관이 되고 싶습니다.
심수민 교도
정직하고 올곧은
교정공무원
교정공무원으로서 먼저 자신에게 엄격했던 아버지의 삶을 보고 자랐어요. 저도 실수는 줄이고 정의감은 높이는, 정직한 교정공무원이 되고자 합니다.
헌법 제10조4)에 따르면,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여 수용자를 교정시설에 수용하는 과정에서 수용자의 기본권을 일정한 범위에서 제한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국가는 수용자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존엄과 가치를 침해할 수 없다.” 그만큼 교도소 및 구치소 등 교정기관의 과밀수용은 오랫동안 지적돼 온 문제다. 결국 경북북부제3교도소는 이번 여성수용자 수용동 신설을 계기로 교정시설의 과밀수용 해소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교정본부 또한 경북북부제3교도소에서 시작된 이러한 변화가 향후 여성 수용자를 위한 시설 확충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용해 교정본부장은 “최근 지방소멸 현상과 맞물리며 교정시설은 더 이상 님비시설이 아닌, 유치를 적극 검토하는 시설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수용시설 과밀화, 노후화 해소를 위한 신축이 예상되는 만큼 교정 현장의 변화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4)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진다.
이석형 교도
책임감 있는, 믿음직한 교도관
임용 전까지는 교도관을 수용자를 감시 및 관리하는 공무원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도관이 되고 보니 수용자의 교화는 물론 사회복귀까지 책임지는 매력적인 직업이었어요. 선배님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구하며 제 몫을 담당하는 믿음직한 교도관이 되겠습니다.
전종호 교도
교정행정과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교정공무원
가까이서 봉사하는 타 공무원과 달리 교정공무원에게는 규칙과 규율만 강조된 딱딱한 이미지가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민들을 보호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는 사람들이 바로 교정공무원이라는 사실을 알았어요. 교정시설의 지역사회와의 연계가 확대되는 분위기인 만큼 저도 교정행정과 지역사회 모두에 도움 되는 교정人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