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창
흔히들 정책의 성공은 ‘설계가 반, 홍보가 반’이라고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책이용자와 국민에게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출소가 얼마 남지 않은 모범 수용자가 민간기업에서 일반인과 함께 일하며 사회적응 훈련을 받는 ‘희망센터(중간처우 시설)’를 개관한다고 상상해 보자. 만일 해당 기업체 임직원들이나 지역사회 등에서 이를 기꺼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교정본부와 기관의 노력은 허사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교정기관 이전·신설 등과 관련하여 오랫동안 표류하거나 지연되는 사례가 있었던 것도 교정시설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교정행정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정책의 추진에 언론, 지역사회를 비롯한 전 국민의 충분한 이해와 공감대 없이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2025년 현재 정책홍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인터넷 언론매체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새로운 소통 플랫폼이 출현하여 일반 국민들이 정책에 대해 ‘좋아요’, ‘싫어요’를 평가하기도 한다. 이제는 기존의 보도·설명자료 배포, 언론 취재답변 등 문자 그대로의 ‘언론 대응’ 수준을 넘어서는 전문적·선제적·맞춤형 홍보가 필요한 시대이다.
그간 우리는 교정시설 집단감염이나 교도소 내 폭행 사건 등의 이슈가 순식간에 언론에 확산되어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경험을 통해 봐 왔다. 물론 우리의 잘못이 있을 수 있지만 아흔아홉 가지의 매우 잘한 것이 단 한 가지 이슈로 묻혀버리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변화된 홍보환경이 반대로 그동안 교정기관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의도하지 않은 밀행성·폐쇄성 등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자연스레 다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최근 몇 년간 교정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교정본부에는 마약사범재활팀, 특별점검팀, 빅데이터팀, 종합상황실 등 조직을 신설·개편하여 급변하는 정책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고, 충혼탑 건립, 수당 신설, 복제 변경, 정상 4부제 확대 시행, 국립묘지 안장 관련 법안 발의 등을 통해 교정공무원의 사기를 현실적으로 제고하였으며, 만델라 소년학교 신설, 마약재활 전담교정시설 운영, 농촌 일손제공형 외부통근작업 도입, 희망센터 확대 등을 통해 수형자의 실질적인 사회복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수용자의 인권보장과 과밀수용 해소를 위해 전국 교정시설의 환경개선, 거창구치소 신축, 대구교도소 이전, 경북제3교도소에 여성수용동을 설치·운영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정책성과에 발맞춰 교정본부는 지난해 ‘교정정책의 국민소통 강화’를 목표로 정책홍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등을 통한 스킨십 강화형 홍보방식을 도입하였다. 홍보의 효과성 제고를 위해 교정캐릭터탈(보라미·보드미)을 각 지방청별로 제작·배포하고, 안양시·창원시·영월군 등 전국 지역축제에서 교도관 체험 및 교정홍보 부스를 운영하였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와의 업무협의를 통해 옛 장흥교도소 복합공원 조성사업 내 교정역사관 구축을 지원하고 익산교도소 세트장* 리뉴얼에 참여하는 등 지역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민과 함께하는 교정행정 구현을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유명 유튜브(kiu기우쌤 158만, 슛포러브 166만 등) 채널과의 협력을 통해 교정공무원 홍보영상을 제작·방송하고, 국가보훈부와의 협업으로 국립현충원 행사에 교정 홍보부스를 운영하였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제복공무원 공익광고 영상을 방영하는 등 교정공무원의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정립하였다.
* ‘7번방의 선물’, ‘내부자들’ 등 200여 편의 영화, 드라마가 촬영된 장소로 연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전북 익산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임
제복근무자 공익광고 영상
익산교도소세트장 내 홍보관
지역축제 시 교도관 체험, 직업소개 등 홍보부스 운영
지역축제 시 교도관 체험, 직업소개 등 홍보부스 운영
더불어 교정본부는 과밀수용, 만성적 인력부족 등 현장의 어려움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드러내고 주요 언론사와의 협력을 통해 교정관련 정책기사(’24년 8건)를 적극 기획보도하였다.
특히 직업적 애환과 고충을 넘어서 교정공무원의 역할과 교정행정의 필요성, 정책효과 등에 초점을 맞춰 교정행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자평한다.
’24. 3. 15. 국민일보
’24. 5. 10. 중앙일보
’24. 9. 25. 한국일보
’24. 10. 8. 중앙일보
다행히 우리 교정의 홍보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객관적이고 가시적인 정책성과가 있고,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구축된 훌륭한 언론 인프라가 있으며, 법무부 및 54개 교정기관 교정정책자문위원회를 통해 형성된 법조계, 학계, 방송, 의료, 지역사회 각계 인사 등 수많은 영향력 있는 전문가 우군(友軍)들이 계신다. 또한 교정본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카카오 친구 등 국민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SNS 플랫폼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홍보용으로 차고 넘치게 활용 가능한 교도작업 제품은 덤이다.
교정홍보는 교정기관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를 좋게 함으로써 교정기관의 책무와 활동을 올바르게 인식시키고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 교정시책과 활동에 반영함으로써 국민과 보다 나은 관계를 형성하고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 박성수(2007). ‘조직-공중관계성이 교정기관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교정연구 제34호, 159~179. -
위 ‘교정홍보’의 정의에 따르면, 교정홍보는 단순히 언론매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이미지를 좋게 하는 것을 넘어서 국민에게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알리고 함께 공감하며, 그 이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국민이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갖춰진 홍보 인프라, 교정본부의 노력 등도 필요하지만, 국민과 함께하는 교정행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17,000여 명 교정공무원을 비롯한 수많은 퇴직 선배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근무 여건이 녹록지 않고 여전히 개선할 점이 있지만, 그래도 교정이라는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나가고 있는 우리 조직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교도관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지면 좋겠다. 그리고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대외적으로 우리 조직을 대표하는 ‘교정홍보대사’라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자! 지금 당장 스마트폰을 열고 유튜브에 ‘교정본부TV’를 입력해 보자. 그리고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보자. 좋은 것은 나누는 것이 더 가치가 있다고 하니 가족과 지인들에게 권면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국민 모두가 교정본부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언젠가의 그날을 상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