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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아카이브

교정 논문②

  • 글 김용회 화성직업훈련교도소 교감
  • - 서울지역 심리치료센터 한곳의 치료사례를 중심으로 -

성범죄자 범죄성향 개선을 위한
치료프로그램 효과분석(상)

목차
  1. Ⅰ. 서론
  2. Ⅱ. 이론적 배경
  3. Ⅲ. 연구 방법
  4. Ⅳ. 연구 결과
  5. Ⅴ. 결론 및 논의

Ⅰ. 서론

1. 연구의 목적과 필요성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범죄들을 분석한 대검찰청 범죄분석(2017)에 의하면 살인, 강도, 성폭력, 방화 등 강력범죄 중 사회에 가장 큰 이슈화가 되고, 사람들을 분노케 하면서 언론매체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강력범죄는 단연 성폭력의 문제일 것이다.
사람들을 분노케 하는 성폭력사건들이 벌어질 때마다 정부에서는 형법적 처벌수위를 높이고 전자장치 부착명령 제도(일명 ‘전자발찌’)나 신상공개 제도와 같은 보안처분을 도입하였고, 성범죄 억제를 위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등 특별법을 제정하여 처벌을 강화 시행하는 등 다양한 국가적 대책을 마련해 오고 있지만, 법무연수원 범죄백서(2017)에 의하면 주요 죄명별 형법범죄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성폭력은 2.9%로 29,863명 발생하였는데 2015년은 3.0%로 31,063명으로 1,200(0.1%)명의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정부와 시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범죄가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성범죄자들에 대한 치료 관련 연구로 캐나다의 성폭력범죄자 치료 전문가인 Marshall(2011)은 성범죄의 재범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성폭력 범죄자들에게 상담치료를 진행해야 하고, 이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그의 연구에 따르면 교도소에서 상담치료를 받은 535명을 출소 8.4년 뒤에 추적해 보니 5.4%만 재범을 저지른 데 비해, 상담치료를 받지 않은 535명의 재범률은 23.8%에 달했다고 한다(윤정숙 외, 2012, 재인용).
우리 사회 역시 지난 수년간 성범죄 증가로 국민적 관심과 더불어 성범죄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시행되어 왔는데, 2006년부터 2012년까지의 성치료프로그램 대부분은 재발방지모델, 인지행동치료 기법 이외 명상이나 미술치료 등을 접목한 치료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Marshall(1971)은 비록 일탈적 성적행동을 실천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면 성범죄자는 여전히 치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최초로 제기, 성범죄자들이 가지고 있는 결함(deficits)을 친사회적인 방법으로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였다.
캐나다의 경우에는 Marshall 등이 좋은 삶 모델 프로그램을 적용하여 좋은 삶 모델을 이수한 대상자들과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집단에 대한 평균 5년의 재범여부를 추적 조사한 결과, 비치료 집단의 동종범죄 재범률이 16.8%에 이르렀으나, 치료집단의 재범률은 3.2%에 불과하다고 보고되고 있다(Marshall et al., 2012).
영국에서는 Barnett과 Manderville-Norden, 그리고 Rakestrow(2014)가 보호관찰소에서 전통적인 프로그램을 받은 성범죄자 집단과 좋은 삶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참여한 집단을 사전/사후 결과치를 범죄 관련 영역과 사회·정서적 영역, 자기관리 영역에서 비교분석한 결과, 사후평가의 심리측정에서 전반적으로 ‘치료된 프로파일’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연구를 살펴보면, 권해수와 이은아(2014)가 사회 내 처우(법원의 보호관찰 명령을 받고 40시간 수강명령을 집행중인)를 받은 ‘폭력 비행청소년’ 14명을 대상으로 기본심리욕구, 공감, 자기조절능력에 대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 각각 14명을 사전, 사후 점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유능성(z=-3.05, p<.01), 공감 수준에 대해서 유의미한 결과(z=-2.99, p<.01)를 보였고, 자기조절능력에서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z=-2.63, p<.01)를 보였다.
신기숙(2017)은 교정시설에 수용 중인 13세 미만 아동대상 성범죄자 113명을 대상으로 좋은 삶 모델을 토대로 치료프로그램 사전-사후 치료 효과를 살펴본 결과 아동성추행 척도(t=6.09, p<.001)와 강간통념(t=4.49, p<.001), 자아존중감(t=-4.75, p<.001)과 고독감(t=2.41, p<.05)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며 대인반응성(t=-2.95, p<.01)과 충동성 영역에서도 총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t=3.27, p<.001)를 도출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실증적인 표본이 많지 않고 대상자도 폭력 청소년이라든지, 아동 성범죄자에게만 한정되어 있다면, 본 연구에서는 모든 성인 성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현재 실시하고 있는 심화 심리치료프로그램의 효과성을 알아보기에 조금 더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다.
좋은 삶 모델의 치료 계획은 내담자의 강점과 목표 및 개인적 환경을 고려하고, 내담자를 자율적인 사람으로 수용하며, 내담자 스스로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로 존중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성범죄자로 하여금 변화할 수 있다는 데 대한 희망과 신념을 불어넣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여 본 연구자는 고위험군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범죄특성 및 좋은 삶 모델 접근을 토대로 한 치료프로그램의 효과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먼저 성범죄자의 범죄특성에서의 정적요인과 관련된 범죄력(형기, 범수, 유죄선고횟수, 수용횟수)에 대해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좋은 삶 모델의 접근을 토대로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성범죄자의 범죄유발요인과 재범과 관련된 역동적요인(왜곡된 태도, 성적관심, 사회-정서적 기능, 자기관리)의 변화정도를 확인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성범죄자의 특성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함께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치료프로그램의 방향을 정립하고 효과분석을 통해 장점과 개선할 점을 파악하여 추후 연구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하는 데에 그 연구의 목적과 의의를 두고 있다.

2. 연구문제

본 연구에서는 고위험군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좋은 삶 모델을 중심으로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그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알아보고자 하는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좋은 삶 치료프로그램은 고위험군 성범죄자들의 재범방지에 효과가 있는가?
연구문제 2. 좋은 삶 치료프로그램에 참여한 성범죄자들은 프로그램 효과성과 관련하여 어떤 변화를 경험했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성범죄에 대한 일반적 이해

1) 성폭력에 대한 이해

성폭력이란 성적인 행위로 남에게 육체적 손상 및 정신적·심리적 압박을 주는 물리적 강제력이라고 명시되어 있다(표준국어대사전, 2017). ‘성폭력’이라는 용어는 강간, 강제추행, 간음, 추행할 목적의 약취·유인·매매, 성매매, 공연음란과 각종 음란물 제조·판매 등도 포함한다(김태명, 2011). 그 밖에 사람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준강간, 준강제추행, 위계 또는 위력에 의한 아동·청소년이나 장애인 간음·추행, 업무상 위계나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이 있다. 성폭력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강제성이 들어간 모든 행위를 일컫는데, 성적자기결정권은 성행위 여부와 상대방, 시간, 장소 등 모든 사항에 관하여 개인의 선택과 결정의 권리가 보장 되어야 한다(헌법재판소 1990. 9. 10. 89헌마 82 결정)는 것이다.
성폭력은 성을 매개로 해서 상대방의 의사에 동의받지 않고 이루어지는 모든 가해 행위로서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이 모두 성폭력의 개념에 포함된다(박옥임 외, 2004).

2. 성범죄자의 심리적 특성

1) 낮은 자존감

성범죄자들의 낮은 자존감은 그들의 삶 전반적인 면에서 안정적인 특징으로 나타나거나 또는 성폭력 가해행위로, 체포되어 기소이후 교도소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반응일 수 있는데, 형사사법시스템에서는 가해자들의 장점이나 좋은 점들은 배제된 채 범죄행위에만 초점을 맞추게 된다. 성범죄자들은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스스로에게 부정적 시각을 갖게 되거나 ‘성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혔다는 관점이 형성되며, 그것으로 인해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Marshall, Marshall, Serran, & O’Brien, 2009).

2) 인지적 왜곡

‘인지적 왜곡’은 범죄행동을 지지하는 정확하지 않은 생각과 태도나 신념 등을 일컫는 것으로써, 성범죄자는 비 범죄자인 일반 남성에 비해 더 왜곡된 성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여성에 대한 왜곡된 통념을 강간통념 또는 강간신화(Rape Myth)로 잘 알려져 있다(Burt, 1980). 예를 든다면 “여자가 짧은 스커트나 꼭 끼는 의상을 입는 것은 성 피해를 자초하는 것이다”의 경우이다.
성범죄자들은 자연스럽게 강간통념을 학습하며, 사건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성폭력을 유발했다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거나 ‘겉으로는 싫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좋아한다’는 식으로 피해자의 행동을 오해하는 모습을 드러낸다(Holmes & Holmes, 2002).

3) 공감 능력의 부족

성범죄와 관련이 있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의 부족이다. 성범죄자들에게서 나타나는 공감 결핍 현상은 앞에 설명한 낮은 자존감과 인지적 왜곡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들에게서 나타나는 공감능력의 명백한 결핍은 낮은 자존감에 대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인지적 전략들의 결과라고 한다(Anderson & Dodgson, 2002).

4) 대인관계 기술의 결함

성범죄자는 친밀감이나 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친밀감 부족은 성범죄자의 발달적 특성과 관련이 있는데, 많은 성범죄자들이 어린시절 주 양육자와 안정적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신체적이고 성적학대를 경험하는 등 심리적으로 매우 결핍된 시간을 보냈다(Ford & Linney, 1995; Loh & Gidycz, 2006; Weeks & Widom, 1998)는 연구결과가 있다.
성범죄자는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으며, 대인관계에서의 친밀감의 결핍으로 말미암아 외로움(고독감)을 많이 느끼며, 사회적 지지망 부족으로 단절감을 경험하게 되고 그것은 스트레스 상황으로 발전, 대처기술의 부족을 경험하게 되고, 스트레스 및 부정적 정서유발 시 대체 전략으로 성을 사용한다고 한다(Cortoni, Heil & Marshall, 1996; Cortoni & Marshall, 1995).

3. 성범죄의 발생률 및 재범률

1) 성범죄 발생률

우리나라의 성범죄 발생률을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0년간 수집된 공식 통계를 이용하여 전체 범죄와 비교하여 살펴보면, 2016년 29,357건으로 인구 10만 명 당 56.8건 발생하였다. 성폭력범죄의 발생비는 2007년 29.1건에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5년 60.3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가 2016년 소폭 감소하였으나 성폭력 범죄는 지난 10년 동안 95.1%나 증가하였다. 강력범죄(흉악) 중 살인, 강도, 방화범죄는 지난 10년 동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성폭력 범죄는 약 2배나 증가하여 강력범죄의 증가는 성폭력 범죄의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나타났다.

<표1> 성범죄 발생률(대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자료, 2017)

2) 성범죄 재범률

언론에서 제공되는 성범죄에 대한 설명은 다른 범죄 유형보다도 재범률이 높고 반복적 성향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연구를 통해 나타난 성범죄자의 동종범죄 재범률은 연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 3년 추적조사 시 10%미만, 5년 추적조사 시 약 15%정도, 10년 추적조사에서 20%정도의 비율을 보인다(Hanson & Bussière 1998; Hanson & Thornton, 2000). 물론 이러한 비율은 치료받지 않은 성범죄자의 재범률임을 밝힌다.
성범죄 재범률은 다른 여타 범죄와도 비교했을 때 높지 않다. 가령, 1998년 영국 교도소에서 출소한 범죄자들의 재범률을 2년 추적 조사한 결과 평균 재범률은 55%고 가장 높은 재범률을 기록한 범죄는 절도로 75%다. 이밖에도 폭력 범죄가 43%, 마약범죄가 39%, 사기죄가 37%였으며, 성범죄 재범률은 18%로 가장 재범률이 낮았다(Brown, 2005). 우리나라의 경우 재범률 산정을 위한 대규모의 재범추적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한 성범죄 재범률을 알 수 없지만, 최근에 발표된 교정통계연보(2016)의 범죄 유형별 출소자 재복역률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지난 5년간 출소한 성범죄자가 3년 내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아 재입소하는 비율은 18∼20%로 전체범죄자의 평균 재입소율(22%)보다는 약간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며, 강·절도나 마약 범죄의 재입소율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편적으로 볼 때 서구의 재범추적 연구는 유죄판결(reconviction)을 재범으로 간주하기에 재입소율은 매우 보수적인 재범률 추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위의 수치는 성범죄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범죄 재범을 포함한 비율이기 때문에 Hanson(1998) 등의 연구에서 나온 10% 보다는 대략 2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성범죄자의 재범률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성범죄자 집단이 매우 이질적이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들 중 상당수가 매우 반복적인 성범죄자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4. 성범죄 위험요인과 치료적 요인

1) 정적 및 역동적 위험요인

성범죄자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것은 재범방지와 효과적인 개입방법을 알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위험성 평가는 재범의 가능성을 높이거나 낮추는 범죄자의 개인적 특성들을 고려하며, 이러한 특성들은 경험적으로 또는 통계적으로 성범죄 재범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요인이다. 성범죄자의 위험요인에는 정적 요인과 역동적 요인이 있는데, 정적요인은 재범과 관련하여 변화할 수 없는 범죄자의 과거력 요인이고, 역동적 요인은 개입을 통해 변화될 수 있는 범죄자의 특성을 말한다.
정적 요인은 시간이 지나도 위험성 수준이 변화되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위험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며, 이러한 위험요인으로는 첫 범죄의 나이, 피해자 특성(남성, 비면식, 다양한 또는 가족외 피해자), 발달력(청소년기 성범죄, 성학대 피해), 범죄력(과거 일반범죄 및 성범죄), 임상적 요인(성격장애, 결혼생활) 등이 포함된다(Craig, Browne & Beech, 2008).
역동적 요인은 개입을 통해 변화될 수 있는 재범 가능성과 관련되어 있는 지속적인 위험요인들을 말한다.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에서 핵심적으로 다루는 역동적 요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일탈적 성적 관심과 선호를 정상적인 성적 관심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둘째로, 인지적 왜곡의 수정이다. 성범죄를 일으키는데 주된 역할을 하는 인지왜곡은 왜곡된 신념과 생각으로 인한 범죄행동의 최소화, 합리화, 부인 등으로 나타난다. 개인의 삶의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부적응적 인지도식과, 왜곡된 인지의 수정은 변화를 위한 중요한 목표이다(Yates, 2009).
세 번째는, 사회·정서적 기능을 높이는 것인데, 성범죄자는 부정적인 발달경험으로 인해 관계에 대한 두려움과 불만족이 있으며, 친밀감 결핍과 낮은 자존감, 고독감 등을 경험한다. 연구에서는 불안, 외로움 등의 부정적 정서 상태와 일탈적인 성적 각성이 서로 연합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Yates, Prescott & Ward, 2010). 그렇기 때문에 치료에서 대인관계 기술을 개발하고 자기효능감을 높이며, 정서조절과 관리에 초점을 두는 것은 중요하다.
네 번째는, 피해자에 대한 공감능력의 향상시키는 것이다. 치료에서 피해자의 관점을 이해하고 취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것은 공격성의 억제와 친사회적 행동을 강화시킬 수 있다(Scully, 1988).
다섯 번째로는, 자기조절 능력을 강화하는 것인데, 충동적이고 불안정한 생활방식은 성범죄자의 재범가능성을 높이고 정서적인 문제도 유발시키는데,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을 관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실제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치료적 요인

성범죄자의 효과적인 치료적 요인으로는 내담자의 특성, 치료접근 방법 및 치료 분위기, 치료자의 특성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내담자의 특성으로는 Levenson과 Macgowan(2004)의 참여(engagement)와 치료 경과(treatment progress)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들 수 있는데, 치료프로그램에 잘 참여한 내담자들(성범죄자들)의 치료경과가 그렇지 않은 내담자들보다 훨씬 높았고 치료프로그램에서 부인의 특성을 보여준 내담자들은 치료경과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접근방법 및 치료분위기에는 치료자 자신이 치료가 효과적이고 성범죄자도 변화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을 때 더욱더 긍정적이고 치유적인 치료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와 반대되는 것은 성범죄자는 정직하지 않고 변화할 수 없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처벌적(punitive) 분위기이다(Yates, 2003).
치료적 요인의 마지막 부분인 치료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프로그램 치료자의 특성이 치료의 효과성을 나타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Marshall, Marshall, Serran, & O’Brien, 2011).
Marshall 등(2011)은 공격적이고 직면적인 접근보다는 공감적으로 존중하고, 지지적이고, 단호하고, 도전할 수 있게 만드는 치료자의 태도를 강조했다. 반면에 치료에서 변화를 방해하는 치료자 특성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첫째로, 직면적이고 도전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공격적이고 무시하는 방식의 직면은 자존감이 낮은 성범죄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치료자를 불신하게 만들며, 치료에 협력하고 순응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한다(Craig et al., 2008).
두 번째는, 거부적인 방식으로 반응하는 것인데, 치료에서 존중받지 못한 것으로 느끼면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저항감이 높아져 치료의 효과도 낮아질 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반대로, 경계와 원칙 없이 지나치게 허용적인 경우에도 프로그램의 목표 달성을 방해한다. 범죄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고 행동을 통제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치료자의 대인관계 기술 결여를 말했다. 치료자의 대인관계 특성은 내담자와 치료적 동맹 및 협력적 관계 형성을 통해 치료에서 변화를 촉진시키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다.

5. 성범죄자 치료의 접근모델

1) 성범죄자 치료 접근모델

① 재발방지(Relapse Prevention) 모델
재발방지 모델(이하 RP모델)은 1980년대에 성범죄자 치료에 적용하면서 빠르게 주요한 접근으로 사용되었다. 이 모델은 알코올 중독의 치료와 관리를 위해 개발하였는데,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적용하면서 치료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RP모델은 당시 가장 주목을 받았던 Finkelhor(1984)의 4단계 전제모델을 토대로 하였기 때문에, 성범죄 행동은 아동에게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고, 친사회적인 방법으로 성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없으며, 내·외적 억제요인들을 극복하게 되면서 성범죄가 발생한다는 범죄자의 ‘결함’ 모델에 토대를 두었는데, 모든 성범죄자는 범죄단계에 따라 일탈적인 환상과 자신의 범죄 계획에 대해 설명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치료에 순응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었다.
RP모델에서 반드시 이루어졌던 것 중의 하나가 범죄개방 부분이다. 그러나 많은 성범죄자들이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사건을 이야기하기를 꺼려하고, 수치심과 반발심, 거부감 등으로 치료에 순응하지 않은 범죄자의 경우 치료에서 진전을 보이기 어려웠다. 또한 지나치게 범죄발생 위험요인에 치중하면서 회피적인 목표를 강조하고 미래의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데 필요한 대처기술의 습득에는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윤정숙 외, 2011).

② 위험성/욕구/반응성(Risk, Needs, Responsivity) 모델
Andrews와 Bonta(1998)가 개발한 위험성/욕구/반응성 모델(이하 RNR모델)은 인지적, 행동적, 생물학적, 상황적 요인 등의 다양한 범죄 행동에 토대를 둔 범죄학계에 널리 알려진 복합이론이다. 범죄행동은 성장과정에서 획득하고 유지되며, 범죄의 전조요인이라 할 수 있는 충동성과 사회기술의 결여 그리고 반사회적 태도가 특정 상황에서 범죄를 일으키게 한다. 범죄자들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범죄행동을 하기 때문에 각 개인마다 위험성 요인의 수준이 다르게 나타나기에 치료자들은 범죄행동에서의 다양한 개인차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위험성(risk) 원칙은 재범에 대한 개인의 위험성 수준에 따라 치료의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서 위험성이 높은 개인은 가장 강도 높은 치료와 장기간을 받아야 하고, 중간 정도 위험성 수준의 범죄자는 치료의 강도가 좀 더 낮아지고 낮은 수준의 경우 가장 적거나 받지 않을 수 있다.
RNR모델의 두 번째 원칙인 욕구(needs) 원칙은 범죄를 발생시키는 범죄자의 욕구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으로써 치료프로그램에서 일차적으로 초점을 두는 영역으로 범죄유발욕구(criminogenic needs)이며 범죄자의 역동적 특성요인으로 이러한 요인이 감소했을 때 재범률도 낮아진다.
성범죄자의 경우 성적인 일탈성, 친밀감 결핍, 충동성, 자기통제의 부족, 인지적 왜곡, 정서조절의 문제가 주요한 범죄유발 욕구라고 할 수 있다.
반응성(responsivity) 원칙은 치료프로그램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내담자 개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개입양식과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반응성은 치료환경에서 개인과 상호작용하는 방법으로 인지능력, 학습방식, 가치와 같은 개인의 다양한 요인과 상황이 포함된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과 능력의 학습을 촉진시킬 수 있으며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RNR모델은 위험성과 범죄유발요인 그리고 범죄자의 개별성을 다루어 재범을 줄이는 것이 목표이기에 서구에서 가장 오랜 시간동안 성범죄자 치료프로그램으로 시행되어 왔다. 하지만 개개인의 기본적인 욕구, 능력, 자율성, 행복, 일, 건강에 대한 이해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영역은 등한시하는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윤정숙, 이수정, 2012).

③ 좋은 삶 모델(Good Lives Model; GLM)
Ward가 설명한(Ward, 2002; Ward & Gannon, 2006; Ward &Mann, 2004; Ward & Marshall, 2004; Ward & Stewart, 2003) 좋은 삶 모델(Good Lives Model, GLM)은 성범죄자 치료에 대한 또 다른 틀을 만들어 주었는데, 이것은 원래 인간의 자아실현을 강조하는 Maslow(1968)의 개념에서 시작되었다. 이 연구에서 Ward는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10가지 영역’을 발견하였는데, 이 10가지 영역은 다음과 같다.

(1) 삶과 생존(Life): 건강한 생활과 건강한 기능 삶의 기본욕구
(2) 지식(Knowledge): 자신, 세상에 대한 정보와 지식추구 하려는 욕구
(3) 일과 놀이에서의 유능성(Excellence in Play and Work): 숙달 경험을 포함
(4) 자주성(Excellence in Agency): 자율성, 독립성, 자기주도성
(5) 내적인 평화(Inner Peace): 정서적 혼란과 스트레스 상태로부터 편안해짐
(6) 관계(Friendship): 친밀한, 낭만적인, 친근한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함
(7) 공동체 활동(Community): 자신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집단에 소속감을 갖는 것
(8) 영성(Spirituality): 단순히 종교뿐만 아니라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
(9) 행복(Happiness): 자신의 삶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상태,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
(10) 창조성(Creativity): 자신의 삶을 새롭고 혁신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이다.

좋은 삶 모델에서는 이것을 일차적 덕목(primary human goods)이라 하는데, 개인이 이러한 일차적 덕목의 성취를 추구하는 것은 더 나은 심리적 건강과 좋은 삶으로 이끌기 때문이다(Kekes, 1989; Ward & Stewart, 2003; Ward et el., 2006). 좋은 삶 모델의 중요한 토대는 성범죄자도 보통 사람처럼 목표 지향적이고, 자신의 일상에서 성취 및 존재, 특정 경험의 상태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RP모델과 RNR모델이 회피지향적인 접근으로 범죄발생욕구 즉, 위험성을 다루어 재범을 줄이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면, 좋은 삶 모델은 위험성을 다루는 데 있어 결핍을 강조하는 회피접근보다는 장점과 긍정성에 초점을 둔 접근지향적인 목표를 강조한다. 그리하여 성범죄자가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데 필요한 자원들을 개발하고 자신의 삶에서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초점을 둔다(Yates et al., 2010).
성범죄자 치료에서 강력한 치료적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재범률을 감소시키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으며(Wong, Witte, Nicholaichuk, 2002), 최근의 메타분석에서도 긍정적 치료자 특성이 치료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Hanson, 2006). 본 연구자가 좋은 삶 모델 치료프로그램을 채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근의 성범죄치료의 동향등을 고려하고 실제 프로그램에서의 교육생들의 변화정도의 임상 경험등을 근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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