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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이야기

교정과 사람들

제43차 아시아·태평양 교정본부장 회의(APCCA, Asian and Pacific Conference of Correctional Administrators)가 오는 11월 서울에서 개최된다. 교정행정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해당 회의는 지난 1986년과 2005년 서울에서 열린 바 있다. 이에 법무부 산하 교정본부의 APCCA 준비기획단이 20년 만에 한창 분주한 분위기다. 그 현장의 열기와 열정을 전한다.

  • 글 서선미
  • 사진 홍승진

한국 교정의 미래 위한 20년 만의 도전:
APCCA 2025 준비 착착 교정본부 교정기획과 APCCA 준비기획단

다양한 매력으로 빚어낸 팀워크

우리의 삶은 생각보다 거대하고 체계적이다. 평소 개인적 영역에 시선을 두고 살다가, 문득 사회적 이슈들로 검색창을 열 때면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분야들이 내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대중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교정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우리 삶의 중요한 안전장치로서 ‘사회적 안정’과 ‘개인의 안녕’에 영향을 미친다. 오는 11월 회의를 앞두고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APCCA 준비기획단 덕분에 세상을 이해하는 시각은 그렇게 또 한 번 넓어지는 듯하다.
APCCA 준비기획단은 승영근 단장 아래 회의 진행, 행사장 및 숙박, 문화행사, 전시 등 전반적인 부분을 담당하는 ‘행사기획팀’과 참가국들과의 대외 협력, 회의 의제 발표 및 보고서 작성 등을 책임지는 ‘국제협력팀’으로 구성돼 있다.
기획홍보 사무관을 지낸 승 단장은 온화한 미소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팀의 중심을 잡으며, 업무를 조율하고 갈등을 빠르게 해결하는 리더십을 행사한다. 밝고 유쾌한 성격의 황성원 사무관은 팀의 활력을 책임진다. 뛰어난 추진력으로 행사 기획과 팀 운영을 주도해 나가는 것은 권유진 교감의 몫이다. 게다가 사진, PP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왕세정 교위의 섬세한 감각은 그야말로 화룡정점. 여기에 문길승 교위는 빠르고 정확한 업무처리 능력과 유머 감각을 겸비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자타공인 ‘만능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좌측부터, 직함 생략) 이선주, 권유진, 승영근, 남서령, 왕세정, 이천규, 문길승, 황성원

국제경험이 풍부한 팀원들도 각자의 강점을 십분 발휘한다. 남다른 에너지를 발산하는 이선주 교감은 뛰어난 어학 실력으로 회의 준비 및 통역에서 빛을 발한다. 업무의 무게로 사무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면, ‘긍정의 마인드’를 장착한 이천규 교위의 애교 섞인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군부대에서 근무하다 해군 대위로 전역했다는 남서령 교사의 독특한 관점 역시 준비단에서 없으면 안 될 핵심 요소라고 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강점과 매력을 지닌 멤버들로 구성된 APCCA 준비기획단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오는 11월에 있을 ‘제43차 아시아·태평양 교정본부장회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PCCA, 교정 과제 해결 위한 국제협력의 장(場)

시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고, 수용자의 재범률을 낮춤으로써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전 세계 법치국가들의 공통된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의 교정본부장들은 1980년 첫 회의를 시작으로, 교정행정과 관련된 주요 이슈들을 꾸준히 논의해 왔다.
APCCA에서는 보통 2~3년간 논의되지 않은 내용 중 당면한 교정 과제 5가지를 채택, 의제로 선정한다. 이는 조정위원이 제출된 과제의 내용을 정리해 상정하면 참가국이 토론을 통해 다음 해 의제를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APCCA는 참가국마다 채택 의제에 대한 자국의 교정 현실 및 해결 방안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그 내용이 모든 회원국에 효과적인 실증자료로 제공된다는 특징이 있다. 참가 대표단에 개최국의 교정시설을 참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또한 APCCA의 매력 중 하나다. 이는 개최국의 시설과 자국의 시설을 비교해 봄으로써 교정 시스템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와 정책적 영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APCCA는 “교정 분야에서의 상호 학습과 협력을 도모하며, 더 나은 교정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정의될 수 있다.

제43차 회의 의제 초점은 ‘교정시설 인식 개선’

APCCA의 회원국들은 각기 다른 사회·경제적 시스템, 인구학적 조건, 그리고 교정행정과 관련된 고유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동일한 주제를 다루더라도 각국의 상황에 따라 접근법과 해결 방안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지난 42차 홍콩 회의에서 논의된 ‘환경친화적인 교도소 설계’라는 주제를 통해서는 국가별 입장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났다.
교정시설을 새로 지을 때 한국에서는 지역사회의 반발과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이 빈번하다. 반면 사회적 반발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은 중국에서는 오히려 에너지 효율성을 강조하거나, 교정시설은 대도시에 지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이에 대해 승 단장은 “직원과 가족의 생활 여건, 수용자 가족의 접견 편의성 등 대중교통 접근성을 고려하면 대도시가 최적의 입지라는 논리”라면서 “이것이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인정받았기에 지난 42차 회의의 의제로 채택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 정서와 사회적 합의를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 이 주제는 쉽게 합의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교정기관이 대도시에 자연스럽게 들어설 수 있다”는 점은 APCCA 준비기획단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다. 결국 이들은 “어떻게 하면 교정시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 이번 회의의 의제*를 선정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히 시설의 입지 문제를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교정기관의 역할과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통해 각국은 교정 정책의 발전을 촉진하고, 사회적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교정행정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제43차 APCCA 의제 ① 교정행정의 도전과제 및 발전계획 ② 자원과 예산 절감 및 효율성 증대를 통한 교정행정 향상 방안 ③ 교정행정의 국제협력 계획·도전과제 및 성과 ④ 시설 내 약자 처우 방안 ⑤ 마약·알코올 및 도박 등 중독문제 수용자의 재범 방지 방안

스마트 교정부터 한국 문화까지: 국가 이미지 제고

APCCA 준비기획단은 ‘원활한 회의 진행’과 ‘국격에 맞는 행사 준비’를 목적으로 꾸려진 부서다. 주요 목표는 회의의 내실화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대한민국 교정본부의 첨단 교정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알리고, 다양한 교정기관 방문과 한국 문화 체험을 통해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있다. 특히 제25차 회의를 개최했던 2005년 이래 스마트 교정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낸 만큼, 이번 회의를 통해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APCCA 준비기획단은 국방부와 한국관광공사를 포함한 민관학 유관기관과 협력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 각국의 교정 관련 주요 인사들에게 회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한, 참가자들에게 대한민국의 교정행정을 이해시키는 동시에 한국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교정기관 방문과 더불어 한국의 전통 및 현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참가자들에게 직접적이고 깊이 있는 경험을 제공하며 대한민국 교정본부의 성과와 비전을 전달하고자 한다.
특히 회의 참가자들은 각국 교정 정책의 결정권자이자 고위직 인사들로 구성된 여론 주도층으로,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경험한 문화와 성과를 자연스럽게 알릴 경우 관광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이러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 형성과 홍보 효과는 국제행사의 주요성과 중 하나로 평가되며, 대한민국 교정행정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을 넘어 국가 전반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회의는 교정행정과 국제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 중요한 계기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교정 장비 업체 해외 진출 기회 기대

제43차 APCCA는 오는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총 5일간 개최된다. 이번 회의는 우리 교정본부가 국제회의 운영 경험을 더욱 강화하고, 교정 관련 국제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교정 실무자들 간의 교류와 정보 교환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할 전망이다.
승 단장은 “이번 회의에는 25개국에서 3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다”면서 “참가자들의 소비를 통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의 기간 중 교정 장비 관련 산업체 전시를 열고자 한다”고 귀띔하며 “이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APCC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교정행정에 대한 공통 관심사를 논의하고 상호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1980년 홍콩에서 시작된 국제회의다. 현재 한국·캐나다·호주·일본·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27개국과 유엔아시아극동범죄방지연구소(UNAFEI)·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이번 한국 개최는 지난 1986년과 2005년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 교정행정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이는 중요한 행사가 될 전망이다.


mini interview

승영근 단장 APCCA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정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교정행정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창설된 국제회의입니다. 1980년 2월 25일 홍콩에서의 첫 개최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국을 달리하며 지속되어 왔어요. 우리나라는 1983년 뉴질랜드에서 개최된 제4차 회의부터 참석했으며, 제7차(1986년) 및 제25차(2005년) 회의를 주관하기도 했죠. 그리고 20년 만에 다시 제43차 회의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이번 회의는 교정기관이 직면한 도전과제와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자리가 될 거예요. 교정시설 내 ‘약자 처우 문제’, ‘마약·알코올·도박 등 중독문제’와 같은 시대적 과제도 논의할 예정입니다. 오는 11월 개최될 제43차 APCCA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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