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포커스
홍콩은 1842년 난징 조약을 기점으로 영국의 식민지가 된 후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후 홍콩 특별행정구가 설립되었다. 일국양제 체제에 의하여 홍콩은 정치 및 사회적인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다. 공용어는 영어와 중국어이며 연중 고온 다습한 아열대 기후이다.
홍콩의 교정행정은 징교서(HKCSD: Hong Kong Correctional Services Depart-ment)에서 관장하고 있으며 징교서는 홍콩 특별행정구 보안국 소속기관이다. 징교서의 주요 행정 목표는 안정적이고 안전하며 인도적인 양질의 건강한 수용 환경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수용자 교정 교화 기회를 창조할 뿐 아니라 지역 사회 교육을 통한 법질서 준수 의식을 향상시키고 포용적인 가치를 함양시키고자 한다.
<홍콩 징교서 본부(HKCSD Headquarter) 조직도>
징교서의 최고 책임자는 징교서장(懲敎署長, 교정행정 총책임자, Commissioner)으로 홍콩특별행정구 보안국1)에서 제청하고 중국 본토에서 임면한다. 징교서장의 지휘 아래에는 두 명의 부서장(Deputy Commissioner)과 다섯 명의 과장(Assistant Commissioner)이 홍콩 교정행정의 최고 지휘체계를 구성하고 있는데, 두 명의 부서장은 작전 및 전략개발과와 교정 교화 및 경영 부문으로 분장된다. 작전 및 전략개발 부서장 휘하에는 두 개의 과가, 교정교화 및 경영 부서장 휘하에는 세 개의 과가 설치되어 있다. 1) 홍콩보안국 소속기관은 다음과 같다: ①입경사무처, ②해관, ③소방처, ④경무처, ⑤징교서, ⑥의료보조대, ⑦정부비행복무대, ⑧민중안전복무대
홍콩의 교정시설은 그 경비 정도에 따라 최소경비(Minimum Security), 중간경비(Medium Security), 최고경비(Maximum Security)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최소경비 등급으로는 네 개의 재활센터 및 중독 치료센터 한 개 포함 총 14개의 교정시설이 운영 중이며, 중간 경비시설로는 한 개의 여자교도소를 포함 총 네 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가장 높은 강도의 경비시설로는 치료감호시설, 구치소, 보호시설 각 한 개를 포함한 총 여섯 개의 시설이 존재한다.
홍콩 교정시설 분포도
2023년을 기준으로 홍콩의 일일 평균 수용 인구는 8,498명이며, 특정 시점의 총 수용인원은 9,079명을 기록하였다. 한 해 형이 확정된 수용자의 수는 9,520명이고 수용자들의 규율 위반 적발 건수는 5,335건이고 그 중 징벌이 집행된 건수는 3,011건이다.
홍콩은 모든 수용자에게 하루에 네 번의 식사를 제공한다(아침, 점심, 저녁, 야식). 모든 식단은 보건 당국의 관리 아래 식품 영양 전문가가 설계하는데, 수용자의 종교적 요건, 신체 질환, 건강 상태 및 임신 등 개인적인 식단 필요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었다. 특히 임산부 및 출산 직후 여성들의 충분한 영양공급을 위해 단백질 보강 식단 등 별도의 식단을 제공하여 수용자 건강 유지에 힘쓰고 있었다.
홍콩 수용자 식단 예시(빅토리아 교도소)
홍콩의 수형자들은 특별한 의료적 사유가 없는 한 작업을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모든 작업은 주 6일 작업을 원칙으로 매일 6시간 이상 10시간 미만의 작업에 종사하여야 한다. 작업자에 대해서는 작업장려금이 지급된다. 작업 수형자는 기본적으로 근로자가 아니며 따라서 최저 임금 지급 대상이 아니다. 작업 면제는 의료인으로부터 작업 불가 판정을 받은 수형자가 해당되며, 이렇게 작업 불가 판정을 받은 수형자에게는 기본 장려금이 지급된다.
홍콩 교도작업 예시
2023년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4,100명의 수형자가 약 130개의 공장에서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도작업 생산품은 정부 기관 또는 관공서에 납품되어 예산 절감에 크게 기여한다. 교도작업 종류는 가죽 가공품, 인쇄 및 제본, 유리섬유 제작 등의 제조업뿐 아니라 세탁과 단순 노무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른다.
홍콩 역시 수형자의 출소 후 안정적인 사회복귀 및 재범 방지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직업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홍콩 교정이 내세우는 직업훈련의 목표는 수형자의 근로 의식 함양 및 공인 자격증 취득을 포함한 실제 취업 시장에서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다.
VR 용접 훈련
중식 조리 훈련
마루 시공 훈련
현재 홍콩 징교서는 40가지 이상의 시장 지향적 직업 훈련 코스를 마련하고 있다. 또한 홍콩 건설협회 및 직업훈련 협회와 같은 실제 직업 시장과 관련된 단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직업훈련 수료 후의 실제 취업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설립하고자 한다. 특히 젊은 수형자를 대상으로 10개 이상의 교육 및 직업훈련 융합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건설 분야, 사무업무 및 식음료 서비스 등의 다양한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고 장기적인 사회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홍콩 역시 우리와 유사하게 상당수의 교정기관은 시내 중심부에서 상당히 떨어진 원격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게다가 교도소 내에서는 모든 직원이 개인 모바일, 통신기기를 반입할 수 없게 되어있어 격오지 근무로 인한 고립감 등 고충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됐다. 비록 직원 한 사람당 세 명까지 연락처를 등록하여 사용할 수 있는 공용 모바일 기기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 및 연락 두절로 인한 불편함이 크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시설 내 보안 유지 또는 사고 예방의 측면에서 취할 수 있는 보수적인 선택 중의 하나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직원의 기본적인 생활권과 시설 내 안전 및 질서 유지 사이의 균형 맞추기에서 어떤 부분이 더 우선시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란타우 섬에 위치한 샤추이 교도소는 1972년 개청한 최소 경비시설이다. 수용 정원은 142명으로 소년/청년 남성 수용자(기/미결 포함) 전용 시설이며 출소 후의 성공적인 재사회화 및 재범 방지를 위한 직업훈련과 행동 개선이 주된 처우 목표이다.
샤추이 교도소는 소년 수형자들이 출소 후에 실질적인 일자리를 구하고 장기적으로 사회 정착에 성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업훈련 프로그램 및 생활지도를 시행하고자 하였다. 그 중 회의 참가단에게 소개된 직업훈련은 차와 다과류를 제조 과정이었다.
어린 나이에 수용생활을 하고 있는 청소년 또는 젊은 청년들이 사회에 복귀하여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취업 시장에서 활용 가능한 자격을 취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은 상당히 설득력 있었다. 수용 생활 전에는 규율이나 질서와 무관하게 내키는 대로 사는 경향이 있었던 소년수들은 교도소 내의 규칙적인 생활과 출소 후 취업을 위한 훈련을 받으며 사회에 잘 적응하는 방향으로 재사회화되는 것으로 보였다. 참관 중에 실제 해당 훈련 과정을 배우고 있는 소년수들이 직접 밀크티와 커피를 제조하는 모습을 선보이고 미리 만들어 둔 쿠키와 휘낭시에 등을 선보였고, 그들의 결과물은 당장 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이 있겠다고 느껴질 정도로 훌륭했다. 현재 직업훈련을 받는 소년수 중 한 명이 직업훈련을 통해 자신이 사회에 나가 가족들을 보살피고 훌륭한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는 각오를 이야기하는 순간에는 이를 경청하는 참관인들 사이에서 응원의 박수와 찬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비록 사회의 낙인과 경제 상황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훈련 과정을 마친 모든 소년과 청년들이 번듯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게 되었다.
샤추이 교도소 전경
수용 거실 참관
직업훈련과 더불어 인상 깊었던 점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수용자 거실이었다. 작업 수용자 거실 내부에는 침상과 침구 그리고 옷가지들을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짐을 찾을 수 없었으며, 개인 침상 위에 놓인 침구는 소년의 솜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지런하고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이에 대해 교정기관에서는 소년 및 청년 수용자의 처우에 있어서 정신적인 측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이를 위해 수용자들로 하여금 항상 정리 정돈을 생활화하고 주어진 규율을 충실하게 따르도록 교육한다고 하였다. 우리의 경우에도 수용자들의 정리 정돈 및 규율에 대한 법적 의무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강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홍콩의 수용자 관리에 대한 접근법은 우리의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직업훈련 시설
제식 훈련 시범
사자춤 공연
이와 더불어 홍콩에서는 소년 수형자들의 나태하고 자기중심적인 삶의 방식을 교정하고, 규율과 질서를 체득시키기 위한 제식 훈련과 함께 정서적 안정 및 순화를 위한 악기 수업, 마칭밴드, 서예 및 사자춤 등의 다양한 과정을 개설하고 있었다. 제식 훈련의 경우 우리 사회에서는 이제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는데,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연습했던 훈련을 열심히 선보이는 소년들의 모습이 대견하게 느껴졌다. 여기에 전통 사자춤을 통해 소년 수형자들은 함께 협력하여 조화로운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 방법을 배우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학습이 장차 그들이 사회에 복귀하여 좋은 역할을 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콩에서 현재 사용 중인 다양한 교정 장비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소총 및 기관총과 같은 살상 무기를 포함한 무기 및 경량 방패, 발사기 등의 다양한 교정 장비를 직접 만져볼 수 있었으며, 사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많은 참관자들이 장비 하나하나를 다 작동해 보고 만져보면서 지대한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호신 제압 기술
교정 장비 체험
경량 방패 및 런처 등
샤추이 교도소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물적인 방안뿐 아니라, 신체적인 방어 기술 역시 선보였다. 특화된 근접 공격 방어 기술을 갖춘 무에타이 및 주짓수 챔피언 등의 화력한 이력을 가진 남녀 교관들이 다양한 일대일 또는 일대 다수 공격 상황에 대한 호신술을 시연했다. 무엇보다 여성 교관들이 상대를 가볍게 제압하는 모습과 함께 여성 역시 격한 신체적 훈련이 필요한 직무에서 활약하는 것은 우리 역시 도입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됐다.
이와 더불어 고도로 훈련된 지역 대응팀(Regional Response Team)이 시설 내 난동 및 폭동 진압 기술을 선보였다. 모형으로 조성된 거실 내에서 수용자가 난동을 부리는 것을 조직된 대응팀이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어떤 교정행정에서든 반드시 숙련되어야 할 기술이었다. 또한 시설 내에서 일어나는 소규모에서 대규모에 이르는 다양한 집단 난동이나 폭력행위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은 전문적으로 훈련된 팀이 아니라면 실질적으로 대처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양한 직업훈련 외에도 샤추이 교도소에서는 소년 수형자들의 심성 순화 및 문화예술 교육을 목적으로 서예, 매듭 공예 및 향낭 만들기 등 중국 전통공예 과정을 개설하고 있었다. 참가단은 이러한 과정을 실제로 체험해 보고 정서 및 문화예술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하였다. 특히 서예 훈련 교사는 젊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소년 수용자를 상대로 교육을 진행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 체험 프로그램에도 역시 실제 훈련과정을 밟고 있는 소년 수형자들이 참여하여 체험을 도왔고, 이러한 모습에서 시설 내의 교정 교화에 대한 홍콩 교정 당국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서예 체험
교정 작품 전시
향낭 만들기 체험
로우 여자교도소는 최소 수준의 경비시설로 2010년 개청 되었으며 신 구역(New Territory)에 위치한다. 수용 정원 1,400명 규모의 여성 수용자(기/미결 포함) 전용 시설로 여성 특화 심리 치료 프로그램, 직업훈련 프로그램 및 학과교육 등 다양한 교화 및 재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로우 여자교도소 전경
로우 여자교도소 전경
교정시설 위치
홍콩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형이 확정된 모든 수형자에게는 작업의 의무가 부여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작지 않은 규모의 로우 교도소에는 여러 가지의 작업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특히 마스크를 생산하는 공장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대유행을 계기로 다양한 방역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비롯한 방역 물품을 생산하는 작업장인 만큼 오염방지 설비 등 위생을 위한 세심한 작업장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작업장은 홍콩 정부에서 공식 인증한 세 가지 레벨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었으며, 이 작업장 외에도 봉투 제작과 같은 단순 노무 작업 등 다양한 작업장이 운영되고 있었다.
마스크 생산 교도작업 및 생산품
로우 교도소에서 시행 중인 가장 특징적인 처우 프로그램은 싸이짐이라고 불리는 여성 특화 심리치료 프로그램이다. 여성 수용자는 남성 수용자와 다른 심리적 환경적 특징을 가지는 점에 착안하여 별도의 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2011년 여성 수용자를 위한 다양한 심리 평가 및 치료 프로그램을 최초로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여성 수용자는 상대적으로 정서적 장애를 겪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과거의 트라우마 및 학대 경험으로 인해 높은 자해 경향을 드러내는 특징이 있다. 독특한 심리적, 정신적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홍콩 시티 대학(City University)과 협업하여 프로그램의 질을 극대화하였다. 해당 프로그램은 미술치료 및 상담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진행되며, 치료 후 정서적 안정뿐 아니라 자존감 확립을 통해 성공적으로 사회에 재정착하는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에는 애견을 통한 심리치료(Dog Therapy)를 도입하여 처우에 활용하는 시도를 모색하고 있으며 임상 평가 결과 상당히 높은 수준의 정서적 안정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다양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통한 수용자 정서 안정은 다양한 국가에서 주목하는 분야일 뿐 아니라 향후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였다.
프로그램 운영
수용자 미술치료 작품
애견 심리치료
로우 여자교도소에서는 문맹 퇴치 및 장기적인 재범 예방과 효과적인 사회복귀를 목적으로 교도소 내에 학교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었다. 윤리 학교(Ethics School)라는 이름의 이 학교는 정규교육과 동시에 대학 입시 교육을 시행한다. 특이한 점은 학과 교육을 받는 수용자들이 통상의 수용자복이 아닌 교복을 착용하게 하여 소속감 및 학습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또한 학과 교육 과정에서 종이 교과서와 공책 사용을 배제하고 태블릿 PC를 활용하여 자원을 절약할 뿐 아니라 교육생의 자율적인 학습 동기를 고취하고자 하였다. 현재 이 학교 학생인 수용자는 자신이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으로 인하여 교육의 기회를 잃었지만, 시설 내에서 정규교육 과정을 마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대학 과정을 마치고 사회에 성공적으로 복귀하여 가족을 보살피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하였다. 학과 교육을 받으면서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가족들이 감격하였다고 하면서 변화의 가능성과 자신의 잠재력을 자각하는 모습은 수용자 처우에 있어 교육이 재범방지 및 재사회화를 위해 가지는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였다.
애견 미용 참관
학과 교육 프로그램 참관
공적인 사회복귀에 있어 장기적인 직업 안정성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항일 것이다. 로우 여자교도소에서는 현실적인 취업 가능성과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위해 다양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했다. 그중 소개된 애견 미용 및 관리(Pet Grooming) 훈련 프로그램은 실제 애견이 훈련 과정을 위해 동원된다는 점이 특이했다. 훈련생들은 모형이 아닌 실제 애견을 만지고 교감하며 애견 미용이라는 직군이 실제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애견과의 교감을 통한 심리적 안정이라는 부수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했다.
홍콩은 만성적인 직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업무 환경의 효율성을 증가시키고 근무 여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마트 프리즌(Smart Prison) 시스템을 도입하는 중이라고 한다. 스마트 프리즌 시스템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근무자들이 종래의 문서 또는 구두를 통한 보고로 이뤄지는 주된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수용자의 정보 및 현재 건강 상태 등 다양하고 중요한 정보를 온라인 데이터 형식으로 한눈에 파악하고 전달, 공유할 수 있도록 혁신을 이룬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은 업무용 스마트 모바일 기기를 통해 수시로 정보를 확인하고 공유하게 된다. 따라서 주요 인계 사항 확인 및 중요 정보 전달이 간단한 클릭 또는 입력을 통해 이루어짐에 따라 종래의 과도한 문서 작업 의존성이 낮아져 업무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함과 동시에 모바일 기기에 필수적 인수인계 사항이 확인하기 쉬운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됨에 따라 중요 사항에 대한 공유 및 확인이 누락되는 경우가 근본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스마트 프리즌은 직원뿐 아니라 수용자에게도 적용이 되고 있었다. 수용자들은 전자 신분카드 등을 이용하여 키오스크 단말기를 통해 직접 구매물을 구입할 수 있었고, 접견 및 전화 역시 스스로 예약할 수 있었다. 수용자들이 자신에게 필요한 행정적 과정을 스스로 수행함으로써 직원의 업무 부담이 현저히 감소함과 동시에 업무적인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였다. 현재 이러한 시스템이 모든 교정시설에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완화된 경비 수준의 시설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점차 그 적용 대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었다.
스마트 시스템은 의료 처우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모습이었는데, 수용자 대상 의료 서비스에 IT 기술을 접목하여 처우의 적정성을 높이고 인명피해와 사고를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홍콩 교정당국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의료 기술은 의료 센서가 장착된 침대 등 직접 간호 없이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센서 침대의 경우 침대 바닥에 부착된 센서가 24시간 환자의 활력징후를 추적·기록할 뿐 아니라 낙상이 발생한 경우 경보를 울려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거실 내 환자의 움직임 및 건강 상태를 인력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여 시도하는 등 환자 처우에 있어 효율성 및 효과성을 향상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과 시행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전자 수용관리 시스템
스마트 의료 서비스
센서 침대 작동 시연
기술적인 진보를 활용한 사례는 단지 주벽 안 수용자 처우에 국한되지 않았다. 교도소 주변 감시 인력을 절감할 뿐 아니라 순찰의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로봇 순찰견을 도입하여 현재 총 두 곳의 시설에서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순찰견과 함께 수용동 내에서는 직원이 직접 순찰하지 않는 동안에도 순찰 로봇이 수시로 수용동 내부의 상황을 파악하여 시설 내 질서 및 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도가 행해지고 있었다.
로봇 순찰견
순찰 로봇
또한 인간 행동 패턴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수용자가 거실 내에서 이상 행동(벽을 기어오르거나 목을 매는 등)을 하는 것이 감지되는 경우 경보를 울려 사고 발생 이전에 선제적으로 문제행동에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였다. 다양한 기술 활용을 통한 인력 절감, 수용자 처우 효과성 증대 및 보안기능 향상 등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으며, 향후 홍콩 교정행정 전체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여부 또한 궁금한 부분이었다.
많은 참가국 및 국제기구들이 과밀 수용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뿐만 아니라 노인 및 정신질환 수용자 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수용자에 대한 처우 프로그램 및 시설 확충 등의 문제는 중요한 고민거리였다. 늘어나는 수용 인구와 처우 요구를 감당하기 위해 많은 교정행정 당국이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도모하고 있었으며, 보다 근본적인 과밀 해소를 위해 구금시설 내에서의 형 집행 및 처우 위주에서 시설 밖에서의 처우로 전환(Diversion)하는 정책을 시도하였다. 또한 재범률을 궁극적으로 낮추기 위해 다양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과정을 수료한 출소자들이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직업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고자 하였다. 직업훈련뿐 아니라, 시설 내 학과 교육 등을 통해 문맹을 퇴치하고 수용자들의 전반적인 학력 향상과 동시에 시민사회 교육 등 문화 교육을 통해 수용자들이 장차 사회 질서 및 법질서를 준수하며 살아가도록 근본적으로 교정하고자 하였다.
급증하는 수용 인구와는 반대로 여러 나라가 만성적인 직원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스마트 프리즌 시스템 도입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직원 업무 난이도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었으며 장기적으로는 인구 감소에 대비하고자 하였다. 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 자기 계발 기회 부여, 성과급 지급 등의 방식으로 기존 직원 인력의 전문성을 높이고 신규 직원 유입을 증가하기 위한 방안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여러 개발도상국 교정행정의 경우 예산 부족으로 인한 시설 노후화와 고질적인 과밀 수용 문제를 호소하였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교정시설의 피해가 빈번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이에 대한 복구 대책 등 여러 논의가 제기되었다. 대체로 이러한 자연재해로 인한 시설 훼손이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며, 기후 변화의 낮은 예측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우리 역시 갑작스러운 대규모 자연재해가 일어날 경우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일부 정치적 소요가 현재 진행 중인 국가의 경우 국가 전반의 치안 위기가 교정시설 내의 안전 및 질서 유지에 큰 여파를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따른 사회 혼란기에 외부의 영향을 피해 시설 내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견고한 법적 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오랜 교정행정 근무 경험을 보유한 고위직 인사뿐 아니라 일선에서 직접적으로 수용관리에 관여하고 있는 직원 간의 다양하고 심도 있는 대화의 기회가 마련되었다. 일상적인 근무에서의 고충뿐 아니라 개별 조직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빈번하게 있었으며 이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바라보는 방향성에 있어 색다른 통찰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교정행정에 있어 선도적인 위치에 있는 국가들이 현재 호소하는 문제점을 바탕으로 앞으로 전 세계 교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시설 내 스마트 기술 도입의 한계와 전망, 직원 인력 운용의 효율성 증대, 예상할 수 없는 문제 발생 시 피해 최소화 전략 등 다양한 논의가 지속되었다. 이 과정에서 많은 대표단이 한국 교정행정의 앞선 부분에 호기심을 가지고 우리 대표단과 대화를 하고 싶어 하는 등 대한민국 교정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갖는 위상은 결코 무시할 만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의 처우 모범사례에 대해 질문하거나 한국 여행에서의 추억을 기꺼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해외 대표단의 적극적인 관심을 고려할 때, 상대적인 자원 부족 및 정치적 혼란에 처한 타국 교정에 다양한 기술 전수 및 인적·물적자원 제공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한국 교정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으리라고 생각되었다.
이와 더불어, 상당수의 국가에서 스마트 프리즌 등 다양한 기술적 혁신을 추구하고 있었으며,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향후 교정 장비 관련 기술 발전 및 산업 분야의 확장은 필연적인 것으로 보였다. 이에 따라 인구 규모 및 향후 경제 성장 가능성 등 높은 시장 잠재력을 가진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의 교정행정 서비스 발전에 대한민국 교정이 크게 기여할 방안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