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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기관

범죄를 넘어 희망으로:
중간처우 제도로 재범 방지 선도
안양교도소

글 · 서선미 사진 · 홍승진

1963년 지금의 자리에 터를 잡은 안양교도소는 현재 가장 오래된 교정시설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수형자와 미결수용자를 수용하며, 법질서를 유지하고 사회 안정을 도모함은 물론 수용자의 성공적인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재범 방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인성교육과 직업훈련 등을 통해서도 수용자들이 사회에 재통합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랜 역사를 품은 안양교도소의 발자취

‘바로잡을 矯’·‘바를 正’,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교정(矯正)’. 구치소, 교도소 등을 이르는 교정기관은 따라서 단순히 수용자를 가두는 곳이 아니라, ‘삶의 잘못된 궤적을 수정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도록 돕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물론 현실은, 일반인에게는 ‘희망이 없는 곳’이고, 교정人들에게는 일면 ‘분노와 원망이 가득한 수용자의 눈빛을 견뎌야만 하는 곳’으로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사람이라면 꿈꾸기 마련이고, 사람 사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희망이라는 것은 움트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곳, 안양교도소 역시 오랜 시간, 실낱같지만 묵묵하고 꿋꿋하게 교정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며 그 ‘희망’이라는 것을 긷고 있다.
1912년 9월 3일 서울 서대문에서 ‘경성감옥’으로 문을 연 안양교도소는 가장 오래된 교정시설이라고 한다. 1946년 4월 7일 마포로 이전 후 ‘마포형무소’로 개칭했으며, 1963년에는 현재 위치인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으로 이전·개청했다. 이전의 이유는 마포지역의 도시 발전과 지속적인 수용인원 증가로 기존 시설의 수용 한계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약 11만 평에 이르는 지금의 자리에서는 총 12개의 부서를 두고, 다양한 장비와 시설로 철저한 방호 및 경계에 힘쓴다. 감시카메라, 라이다 시스템, 드론 등 전자장비와 기관총, 소총 등의 무기를 구비하고 있으며, 주벽과 감시대, 벙커, 비상 초소 등 방호 시설물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물론 수갑·포승 등의 보호장비와 교도봉·가스총 등의 보안장비를 보유함으로써 도주·난동·폭행 등의 사고 예방으로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특화된 취업 지원 프로그램: 출소예정자의 희망 찾기

안양교도소는 수용자의 안정적 사회 복귀와 재범 방지를 위해 다양한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중 ‘집중인성교육 기본교육’은 수형자의 심성 순화와 재범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기수마다 70시간씩 외부 전문 강사의 강의로 진행되며, 음악치료·미술치료·인문학 교육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수형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분노 조절 및 대인관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출소 후 성공적인 사회 정착을 위해 ‘직업훈련 및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도 시행 중이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과 연계하여 매월 취업 설계부터 출소 후 직업훈련 및 취업을 지원하는 ‘허그일자리지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출소예정자들을 위한 사회 정착 취업 설계 프로그램으로 개별 심리검사, 직업 심리검사, 개인별 취업 활동 계획 수립, 취업특강 등을 제공하기도 한다. 실제로 2024년 기준 출소예정자 약 140명이 이 프로그램을 수료했으며, 그중 약 5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잔형기가 3개월 미만인 출소예정자들을 대상으로는 반기별로 30시간 이상의 취·창업 교육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서는 천주교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창업진흥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협력하여 기쁨과 희망은행 창업교육, 실전 창업교육, 소자본 창업교육, 희망 취업 새출발 지원 교육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2024년 기준으로 60시간의 교육을 진행해 약 50명을 수료시켰다.
출소예정자의 취업 활성화를 위한 대면 면접 형태의 채용 면접은 다양한 구인업체와 유관기관의 참여로 수시 진행된다. 안양교도소는 채용약정 체결 및 면접이 있을 시에는 출소예정자와의 동행에 기꺼이 나서고 있다.
취업 연계 직업훈련반으로 지정된 컴퓨터 프로그래밍 훈련도 있다. 연간 2명을 선발하며, 훈련에 참여한 수형자에게는 허그일자리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 수당이 지급된다. 성폭력 사범, 마약류 사범, 알코올 관련 사범 등 재범 위험성이 높은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는데, 이는 기본·집중·심화 과정으로 나뉘어 제공된다. 이처럼 안양교도소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특별히 성폭력사범과 마약류사범을 위한 전문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수형자 중간처우 제도, ‘소망의 집’의 역할

교도소의 주된 기능은 (법의 기준에서) 죄를 지은 사람에게 고통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에 대한 교정·교화에 있다. 그리고 이는 범죄자의 성격을 다양한 방법으로 바꾸고 개선하여 재범을 방지하고 법을 준수하며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함으로써 ‘건강한 이웃’으로 우리 곁에 돌아오게 하는 것을 지향한다. 그러나 출소자가 사회의 낙인과 편견 가운데 평범한 일상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바꾸어 말하면, 출소자 스스로가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변화와 성장을 경주하며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는 일찍이 형사정책자들이 분석한바, ‘출소 후 현실사회와의 괴리’가 출소자가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주요한 이유1)라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바로 이것이 안양교도소가 ‘소망의 집’을 보듬게 된 연유이기도 하다.
지난 2009년 개관한 ‘소망의 집’은 수형자가 출소 후 일반 가정집과 유사한 환경에서 사회에 단계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수형자 중간처우 제도’에 기반한 이곳은 수형자 자치제를 운영하며, 가석방을 앞둔 모범수들이 이곳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들은 바로 옆에 마련된 세차장으로 출·퇴근을 하며 일을 배우는데, 많은 돈은 아니나 출소 후 다소 안정감 있게 정착할 만큼의 자금은 모을 수 있다.
최근 5년간 이 시설을 거친 출소자 중 재입소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는 ‘소망의 집’이 단순한 시설을 넘어 새로운 삶을 준비할 수 있는 희망의 공간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 염계택 기자. (’08. 11. 26). <긴급진단> 변모하는 교정시설 (상)안양교도소 ‘중간처우의 집’. 경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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