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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이야기

교정과 사람들

지난해 7월 문을 연 이곳은 교정 현장의 컨트롤 타워 ‘교정본부 종합상황실(이하 종합상황실)’이다. 법무부는 교정시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에 신속하고 적절히 대응하고자 당해 1월부터 해당 부서의 신설을 계획·추진해 왔다. 기존 ‘교정스마트관제센터’를 확대·개편한 종합상황실은 전국 58개 기관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관리(管)하고 통제(制)한다. 그렇다면 종합상황실의 기능과 역할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도입된 통합관제시스템은 어떤 특징을 갖추고 있을까?

  • 글 서선미
  • 사진 홍승진

한국 교정 현장의 눈과 귀,
실시간 위기 대응의 컨트롤 타워 교정본부 종합상황실

교정시설 위기 대응의 열쇠

우리의 삶은 생각보다 거대하고 체계적이다. 평소 개인적 영역에 시선을 두고 살다가, 문득 사회적 이슈들로 검색창을 열 때면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분야들이 내 생활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종합상황실은 전국 교정시설의 위기관리 및 응급상황 대응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다. 주요 임무는 수용자의 폭동·화재·자연재해 등 교정시설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 상황에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위기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한다. 특히, 교정시설 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용자 및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고성능 웹캠과 네트워크 바디캠을 활용한 ‘영상 관제’를 수행함과 동시에,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이용해 실시간 ‘위치 관제’를 담당하기도 한다. 통합관제시스템 관련 통계를 분석·보고함으로써 교정행정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함은 물론이다. 따라서 종합상황실의 역할은 “전국 교정시설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고와 재난을 접수·전파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지휘·하달을 통해 현장의 초동조치를 지원하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다.
종합상황실 구축에 대한 논의는 지난 2023년 11월 발생한 수용자 도주 사건을 계기로 본격화됐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했던 모 수용자가 치료를 받다가 감시의 빈틈을 이용해 도주했던 것. 관할 경찰서는 즉시 수용자에 대한 ‘도주 수배 전단’을 배포했지만, 검거에 성공한 것은 새로운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현상금을 올려 내건 도주 3일차에야 가능했다.

이와 관련, 임정호 팀장은 “교정스마트관제센터가 운영되던 당시 관제 대상은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수용자’로 제한되어 있었다”면서 “더욱이 관제센터와 교정본부와의 물리적 거리는 ‘신속 대응’에 대한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관제센터는 서울동부구치소 내에 설치·운영되고 있었다”면서 “물리적 조건(약 16km, 50분 소요) 상 실시간 상황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털어놨다.

통합관제시스템으로 효율성 강화

종합상황실 구축에 대한 논의는 교정본부와 현장 간의 실시간 정보 전달 및 빠른 대응을 위한 보다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시작됐다.
기존 ‘교정스마트관제센터’에서는 전자장치(전자발찌) 및 TRS(주파수 공용 통신) 위치추적시스템 등을 활용했다고 한다. 이로써 수용자가 교정시설 외부로 이동할 경우 위치,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는 있었지만, 긴급한 치료나 수술이 필요한 수용자의 경우 의사의 소견에 따라 일시 분리되면 관리와 대응에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것.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7년부터 서울동부구치소 내에 설치·운영되던 교정스마트관제센터를 정부과천청사에 위치한 교정본부로 이전함으로써 물리적 거리를 줄이고자 했으며, 동시에 통합관제시스템*을 적용한 종합상황실로 확대·개편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위치추적 4세대 장비를 사용하던 기존 교정스마트관제센터는 6세대 장비 도입을 통해 외부로 나가는 수용자를 더욱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종합상황실로 탈바꿈하게 됐다. 기존 200대에 불과하던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500대로 늘렸으며, 외부 의료시설 웹캠(270대)과 호송차량 카메라(300여 대) 및 네트워크 바디캠(100대)을 추가 동원해 위치추적 전자장치 위주의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던 이전의 관제 업무를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시스템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 통합관제시스템 : 위치추적전자장치, 외부의료시설 웹캠, 호송차량 관제시스템, 네트워크 바디캠을 통합적으로 관제하는 시스템

‘위치추적 전자장치’는 교정시설 밖으로 나가는 수용자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하여 도주를 사전에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외부 의료시설 웹캠’은 병원 내부의 실시간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여 도주를 방지함은 물론, 신속한 대응을 위한 양방향 소통을 지원함으로써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기능을 보완한다. 또한 ‘호송차량 관제시스템’은 차량 내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실시간 위치를 추적함으로써 도주를 예방하면서도, 교통사고 등 각종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한다. 게다가 ‘네트워크 바디캠’은 이동하며 계호할 수 있는 이동형 영상정보처리기기로, 도주 방지뿐만 아니라 계호가 취약한 상황에서도 물리적 감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이렇듯 체계화된 종합상황실 운영으로 수용자의 이탈 방지와 긴급상황 대응력은 향후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왼쪽부터, 직함 생략) 서정호, 최영신, 정진권, 천용, 임정호

협력과 리더십으로 똘똘 뭉친 ‘환상의 조’

컨트롤 타워란 어떤 사업이나 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나 조직·기구를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은 팀이나 조직이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조율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의사결정을 조정하며, 전체 운영을 총괄하는 데 있다.
교정본부 보안과 소속 부서인 종합상황실 역시 전국 58개 교정기관, 즉 한국 교정 현장의 안전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기능한다. 이를 위해 종합상황실의 9명 팀원들은 위치추적 전자장치 운영, 외부 의료시설 웹캠 관리, 호송차량 관제, 네트워크 바디캠 모니터링 등을 4교대로 담당하며, 빈틈없는 감시와 신속한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종합상황실을 이끄는 임정호 팀장은 무도특채 1기 출신에 17년간의 의료과 경력을 바탕으로 긴급상황 시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력으로 대응하는 든든한 리더다. 단단한 체력과 강인한 정신력으로 팀을 이끌지만, 손수 끓인 차로 팀원들을 챙길 때면 따뜻하고 자상한 면모가 드러난다. 법무연수원에서 위치추적 전자장치 교육 전문가로 정평이 난 김명회 교위는 핵심을 빠르게 파악하며, 탁월한 소통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꼼꼼하고 세심한 조율 능력으로 조직의 운영을 원활하게 만드는 정진권 교위와 통합관제시스템의 개발 및 개선을 주도하는 등 전반적인 기술을 담당하는 천용 교위까지 종합상황실의 핵심 인재임은 분명하다. 서정호 교위 역시 특유의 재치로 팀의 활기를 띄우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기에 자칫 삼엄해질 수 있는 분위기는 늘 발랄하고 유쾌하다. 육중한 체구와는 대조되는 가느다란 음성을 가진 그가 검도 3단의 실력까지 갖춘 ‘진정한 무도인’이라는 사실에 팀원들은 종종 놀라곤 한다고.

야간 근무에서는 김철준 교위, 최영신 교위, 박민구 교위, 김용진 교위가 각자의 역할을 맡아 종합상황실을 지킨다. 김철준 교위는 팀의 신뢰를 바탕으로 묵묵히 자신의 책임을 다하며, 고요한 밤에도 상황을 빠짐없이 모니터링하며 팀을 안정시킨다. 군 출신인 김용진 교위는 팀의 ‘맏형’으로서 솔선수범하며,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근무 환경을 정리하고, 깨끗하고 정돈된 공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무 능력이 뛰어난 최영신 교위는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 처리로 팀의 사기를 북돋우는 핵심 인력이다. 그런가 하면, 박민구 교위는 상대방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어 말이 없어도 적확한 배려로 늘 감동을 주는 인물이라고 한다.
이렇듯 종합상황실의 모든 팀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를 충실히 수행하며 낮과 밤, 하루 24시간 내내 긴밀하게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있기에 종합상황실은 전국 교정 현장의 안전을 지키는 컨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을 단 한 순간의 멈춤도 없이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다.


mini interview

임정호 팀장 교정본부 종합상황실은 교정본부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는 교정사고 발생 등 비상 상황 시 즉각적인 지휘체계를 확립하는 데 있어 장점으로 작용하죠. 평상시에는 전국 58개 기관에서 발생하는 현장을 빠르게 파악해 새로운 정책 입안 및 제도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수용자 도주나 응급조치 등 돌발 상황에서는 수용자의 상태 확인부터 해당 교정기관 연락까지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요. 구속집행정지에 대한 적극적인 건의로 수용 중 사망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최근 호송 관제 시스템도 고도화됐으므로 종합상황실과 교정 현장의 유기적 대응은 앞으로 더욱 촘촘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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