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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아카이브

교정 리포트

  • 글 김창우 경북북부제1교도소 보안과 교감

마약류 수형자의
인지적·정서적 재범 촉발 특성(상) -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접근 -

목차
  1. Ⅰ. 서론
  2. Ⅱ. 이론적 배경
  3. Ⅲ. 연구 방법
  4. Ⅳ. 연구 결과
  5. 1. 단약 결심과 유지에 관한 사고 및 정서
  6. 2. 재발의 원인에 대한 사고 및 정서
  7. 3. 최초의 재투약 시 사고 및 정서
  8. 4. 재투약 이후 사고 및 정서
  9. Ⅴ. 결론 및 논의

국문요약

본 연구는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형자의 인지적·정서적 특성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재범 촉발 요인을 탐색하여 효과적인 재활치료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마약류 수형자 8명을 대상으로 1:1 심층면담을 실시하고, 면담 내용을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마약류 수형자들의 실제 경험을 세밀히 검토하였다.
분석 결과 마약류 사용과 관련하여 단약 결심과 유지에 관한 사고 및 정서, 재발의 원인에 대한 사고 및 정서, 최초 재투약 시 사고 및 정서, 재투약 이후 사고 및 정서 등 총 4개의 범주로 나타났고, 이것은 21개의 주제 결집과 36개의 주제 분리 등으로 분석되었다.
범주별 내용을 보면 단약 결심과 유지에 관한 사고 및 정서에서는 평범하고 안정된 삶에 대한 갈망, 약물 사용으로 죽음의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 반복되는 수형생활에 대한 두려움 등 이고, 재발의 원인에 대한 사고 및 정서에서는 중독에 대한 몰이해와 자기 과신, 부정적 감정을 회피하려는 심리, 성생활을 위한 약물 사용의 정당화 등이 나타났다. 최초 재투약 시 사고 및 정서에서는 투약을 하지 않으려는 이성적 저항, 현실을 왜곡하는 자기 설득, 약을 사용한 직후의 즉각적인 후회 등이, 재투약 이후 사고 및 정서에서는 모든 노력이 무너졌다는 좌절감, 재발 사실을 인정하는데 따른 내적 갈등, 재투약 이후 변화된 현실에 대한 인식 등이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향후 마약류 수형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에서 초점을 두어야 하는 주제를 제안하였다. 특히 재발 방지에서 집중적으로 검토하고 다루어야 하는 마약류 사범의 인지적·정서적 특징을 제시하여, 보다 효과적인 개입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주제어 : 마약류 수형자, 교정시설, 질적연구, Colaizzi의 현상학, 재범 예방

Ⅰ. 서론

마약류 문제는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으며, 단순히 개인적 문제를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이슈로 자리 잡게 되었다. 유엔 마약류 범죄 사무소(United Nations Office on Drugs and Crime, UNODC)의 세계 마약류 보고서(2023)에 따르면 2021년도 전 세계인 17명 중 1명이 마약류를 사용했고, 이 수치는 10년 전보다 23% 증가한 수치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마약류 범죄의 양적 증가와 더불어 그 질적 심각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사회 특수집단, 조직, 연예인 등 특정 집단에 한정되어 마약류를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사용자가 다양해지고 연령이 낮아지면서 더욱 복잡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마약류의 중독성과 의존성으로 인해 재범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것은 마약류 사용자들이 반복적으로 범죄에 연루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유숙경 등, 2023).
마약류 문제가 확산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무엇보다 과거에 비해 마약류를 구하기가 쉬워졌다는 점이 주요하다. 과거에는 직접 대면하여 현금거래를 하는 고전적인 방식을 선호했지만, 최근에는 SNS나 다크웹상 커뮤니티를 이용한 마약류 매매가 보편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설재용 등, 2023). 이와 같이 비대면 방식 및 온라인 방식으로 마약 거래의 유형이 변함에 따라, SNS나 가상화폐 사용에 능숙한 젊은 층이 몇 번의 인터넷 검색만으로 예전에 비해 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게 되어 마약 사용이 젊은 층에서 증가하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조정우, 2019).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형자의 재범률 또한 마약류 사범 증가에 따른 중요한 부분으로 반영한다. 법무부 자료(교정통계연보, 2024)에 따르면, 마약류 범죄로 복역한 수형자의 약 40%가 출소 후 3년 이내에 재범을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교정시설에서 시행되고 있는 재활 및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마약류 수형자의 재범을 효과적으로 방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교정시설에서는 마약류 수형자에게 많은 회기로 구성된 심리치료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지만 회기가 많다고 해서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또한 개인적으로 재범 촉발 요인이 다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집단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형식적 개입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너무 다양한 이론적 틀에 입각하여 많은 내용을 다루다 보니 재범 촉발 요인을 하나하나 집중적으로 면밀히 살펴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외에서 마약류 사범 치료에 적용하는 이론 중 인지행동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신희천, 2018; Marlatt & Donovan, 2005).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는 심리적인 문제에 기여하는 인지, 정서, 행동들이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대상자가 스스로 인지를 조절하여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개입하는 방법이다. 흔히 행동적 기법을 함께 적용하여, 보다 효과적이고 이러한 효과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Dobson & Dozois, 2019).
마약류 사범은 일반적으로 충동 조절 문제, 높은 스트레스 민감성, 낮은 자존감 등의 심리적 특성을 보인다(Kandel, 1992). 특히, 마약류 사용이 스트레스 해소나 감정 조절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말하는 ‘부적 강화(negative reinforcement)’ 기제와 관련이 있다(Skinner, 1953). 그러나 기존의 마약류 사범 대상 인지행동치료를 포함하는 재활 치료프로그램은 이러한 마약류 중독자의 변화된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프로그램의 효과성 미비로 높은 재범률의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잠재적 재범 위험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 마약류 수형자의 인지적·정서적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이후 마약류 사범들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본 연구는 마약류 수형자의 인지적·정서적 특성을 심층적으로 탐색함으로써, 재범을 촉발하는 심리적 기제와 경험의 구조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특히, Colaizzi(1978)의 현상학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마약류 수형자의 단약 및 재발 경험을 시간적 흐름에 따라 구조화하고, 내면의 정서와 사고 변화 양상을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마약류 수형자에 대한 재범의 심리적 원인을 밝히는 데 필수적인 기초 자료를 제공하며, 향후 교정시설 내 맞춤형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이론적·실천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Ⅱ. 이론적 배경

1. 마약류 사범의 현실태


전 세계적으로 마약류 범죄는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마약류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유엔 마약 및 범죄 사무소(United Nations Office on Drugs and Crime, UNODC)의 세계 약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 세계 마약류 사용자는 약 3억 1,600만 명으로, 이는 15–64세 인구의 6.1%에 해당하며, 최근 10년간 증가율이 세계 인구 증가율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UNODC, 2024). 미국 국립 약물남용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Drug Abuse, NIDA) 또한 최근 몇 년간 마약류 관련 범죄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층과 중장년층에서 마약류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하였다(NIDA, 2022).
한국의 경우,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백서(2025)에 따르면, 2024년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23,022명으로 전년도보다 16% 감소하였으나, 20~30대가 전체의 60.8%를 차지하고 있으며, 10대 마약류 사범도 649명(2.8%)으로 보고되어 저연령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여성 마약류 사범의 증가도 두드러진 현상이다. 2024년 전체 마약류 수형자 중 여성 비율은 414명(12.1%)으로 2018년 이후 증가 추세에 있으며, 향정신성의약품 범죄에서는 여성 비율이 26.1%로 보고되었다. 이는 처방약 오남용, 다이어트 목적 약물 사용 등 비의도적 경로를 통한 여성 중독자의 증가 가능성을 시사한다(홍경아, 2023).
출소자 재복역률이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교정시설에 수용된 자가 출소한 후, 범죄행위로 금고 이상의 선고를 받고 그 집행을 위해 3년 이내 다시 교정시설에 수용되는 비율을 의미하며, 재범률을 파악할 수 있는 수치이다. 교정통계연보(2025)에 의하면, 2024년 기준 출소자 재복역률이 강도 64명(20.4%), 성폭력 374명(15.9%), 폭력행위 986명(26.0%), 마약류 515명(32.1%)이고, 전체 범죄자의 평균 재복역률 22.6%보다 마약류 사범 재범률이 9.5% 높게 나타났으며, 이것은 마약류 범죄의 높은 재범 위험성을 보여준다.
김창우와 박은영(2024)의 연구에서는 마약류 수형자의 투약 기간, 범죄 횟수, 정신과 진료 경험, 징벌 횟수 간의 정적 상관관계가 지적되었다. 특히 정신과 진료 경험과 범죄 횟수는 약물 남용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직업별로는 무직자 비율이 31.5%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단순 노동직과 회사원 순이었다. 이는 사회경제적 취약성이 약물 사용과 심리적 저항력 저하에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 학력은 고졸 이하가 59.6%로 과반수를 차지하여, 인지 통제력, 비판적 사고력, 정보 해석력 등의 부족이 중독 취약성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이호, 2019).
대검찰청 자료(2024)에 따르면 2023년 마약류 사범 단속 인원은 27,611명으로, 2019년(16,044명) 대비 72% 증가하였으며,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형자는 2013년 1,380명에서 2023년 2,492명으로 급증하였다(법무부, 2024). 이에 따라 교정시설 과밀화 문제가 심각하게 되어 2025년부터는 경북북부제1교도소가 군산·안양교도소에 이어서 마약류 심화 과정 교육 시설로 추가 지정되었다.
이러한 통계들은 마약류 사범의 연령, 성별 구조 및 심리적 특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많은 수형자들이 약물 의존과 정신질환을 동반하고 있어 형사처벌만으로는 재범 억제가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다. 마약류 수형자에 대한 심층적 이해와 심리적 기제 분석을 위한 과학적 자료 구축은 효과적인 개입과 재활 정책 마련을 위한 필수 과제로 남아 있다(김거성, 2015). 따라서 중독 치료 및 재활프로그램, 재범 고위험군에 특화된 개입, 그리고 지역사회 연계 서비스 강화가 필수적이며, 이는 심리학적 치료 개입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2.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형자의 심리프로그램


국내 교정시설에서는 2001년부터 마약류 사범을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운영해 왔다. 현재는 치료 단계별로 기본과정, 집중과정, 심화과정, 회복이음과정으로 구분되며, 수형자의 중독 수준과 재범 위험성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공되고 있다(법무부, 2024). 기본과정은 각 교도소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집중과정은 2011년 기준 8개 기관에서 시행되었고, 심화과정은 2017년부터 안양교도소와 군산교도소에서 실시되고 있다. 이후 2023년에는 회복이음과정이 새롭게 신설되어 부산교도소에서 시범 운영되었고, 2024년부터는 청주여자교도소 등 전국 4개 전담 교정시설로 확대되어 보다 체계적인 맞춤형 재활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2020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법률 제20512호)에 따라, 법원은 마약류 사범에 대해 유죄 판결을 선고할 경우 최대 200시간 범위 내의 교육 이수명령 또는 재활교육 병과(倂科)를 의무화하였다. 이에 따라 교정시설 내에서는 이수명령 부과 시간에 맞춰 기본과정(40시간), 집중과정(80시간), 심화과정(120시간), 회복이음 과정(160시간)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차등 운영하고 있다(법무부, 2024).
각 프로그램의 대상자 선정은 이수명령 대상자 외에 수형자의 범수, 교정생활 태도, 범죄 유형 및 재범 위험성(CO-REPI)을 평가하고, 그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무부 교정본부 마약류 사범 재활팀에서 1차 선정 후, 각 교정기관에 대상자를 통보하면 각 소 심리치료팀에서 결정한다. 재범 위험성(CO-REPI)이란 교정재범예측지표(Correctional Recidivism Prediction Index)로 수형자의 재범위험성을 측정하여 결과에 따라 5등급으로 재범 위험을 구분한 변인이다. 등급이 높을수록 재범 위험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회복이음과정은 기존 심화과정을 이수했거나 이수명령이 부과된 수형자 외에도,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다. 특히 징벌 이력이 1회 이하이며, 단약 의지가 강하고 대인관계가 원만한 수형자를 대상으로 하며, 동의서 및 서약서 제출 이후 해당 교도소의 교육담당 회의를 통해 최종 선발된다. 징벌이란 수형자가 교정시설 내에서 규율을 위반했을 때 부과되는 행정적 제재로, 처우 제한, 서신 수수 제한, 작업장려금 삭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법무부, 2024).
각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본과정은 이수명령 40시간이 병과된 수형자 또는 CO-REPI 1~3등급의 중·저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며, 동기강화상담, 중독 원인 분석, 사전·사후 평가, 개인 면담, 집단상담 등으로 구성된다. 주로 치료 동기 고양과 중독 인식 개선에 초점을 둔다. 집중과정은 기본과정 내용을 포함하되, 여기에 개별상담과 인지행동치료(CBT) 기법이 추가되어 수형자의 인지적 왜곡을 교정하고 자기조절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둔다. 심화과정은 집중과정에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 표현예술치료가 포함되어 정서적 치유와 자기표현 촉진을 목표로 한다. 회복이음 과정은 심화 단계를 넘는 통합 프로그램으로, 자조모임, 맞춤형 재활상담, 12단계 회복 촉진 상담, 치료공동체, 직업재활 활동, 지역사회 연계 교육 등으로 구성되며, 출소 이후 사회적 재적응과 재범 방지에 중점을 둔다(법무부, 2024).
이러한 교정시설 내 재활프로그램은 도입 이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였으며, 일부 프로그램은 실제로 긍정적인 치료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몇 가지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상당수 수형자들은 자발적인 치료 의지 없이 강제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며, 이는 치료의 내면화와 지속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또한, 수형자의 정신건강 상태나 개인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심리치료가 부족하며, 출소 이후에는 체계적인 사후 관리가 미흡하여 재범 위험 환경으로의 복귀 가능성이 높다(최민석, 2019; 김정수 등, 2021).
따라서 마약류 수형자에 대한 실질적인 재활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 첫째,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동기강화 전략(MI, Motivational Interviewing)의 적극적인 도입, 둘째, 수형자의 성격 특성, 정신과 진료 이력, 인지기능 등을 반영한 개별 맞춤형 치료 설계, 셋째, 출소 이후 지역사회 연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치료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통합적 사후관리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러한 심리학적·사회적 개입이 병행될 때,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형자의 성공적인 회복과 재범 예방이 가능할 것이다.

3. 마약류 사범 대상 인지행동치료(CBT) 프로그램


마약류 수형자에 대한 심리치료 개입 중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는 그 효과성과 적용 가능성 면에서 가장 대표적인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CBT는 Beck(1976)의 이론에 기반하여, 개인이 가진 비합리적 신념과 자동적 사고를 인식하고 이를 재구성함으로써 정서적 반응과 행동을 변화시키는 치료법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인간의 사고, 감정, 행동이 상호작용하며, 비합리적인 사고를 수정함으로써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고 적응적인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심리치료 접근법이다(Beck, 1976). 이 치료법은 먼저 인지와 행동의 상호작용으로 개인의 사고방식이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을 기반으로 한다. 비합리적 신념 및 왜곡된 사고 수정으로 자동적 사고(automatic thoughts)와 인지적 오류를 인식하고 수정함으로써 보다 현실적인 사고를 형성하도록 돕는다(Beck, 1976). 또한 행동 수정 기법 활용으로 노출 치료, 역할 연기, 문제 해결 훈련 등의 기법을 통해 행동 패턴을 변화시킨다(Meichenbaum, 1977). 구체적이고 구조화된 접근 방법으로 명확한 치료 목표를 통해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자기효능감을 강화하여 내담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접근한다(Bandura, 1986).
특히 마약류 수형자들이 보이는 인지적 왜곡, 도덕적 해이, 충동조절 장애는 중독 유지와 재발의 주요 기제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조절하고 교정하는 데 CBT가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지적 요인을 통해 개인이 약물 사용을 정당화하는 방식이나 유혹에 대한 대처 방식을 이해하고 수정하도록 하고. 정서적 요인을 통해 감정조절 능력을 향상시켜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감정을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러한 두 가지 요소는 재발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김현정 등, 2015). 또한 각 개인의 인지적 정서적 특성에 따라 치료 접근 방식을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한 부정적인 사고 패턴을 가진 환자는 그에 맞는 인지행동치료 기법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정서적 문제를 가진 환자는 감정 조절 훈련을 받을 수 있다(이소영 등, 2018). 인지적 정서적 요인을 다루는 것은 단순히 약물 사용을 줄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한다(장안식 등, 2016). 이는 건강한 대인관계 형성, 직업적 성취, 사회적 기능 향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약류 사범 대상 인지행동 프로그램에 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김현정 등(2015)은 마약류 중독자를 대상으로 한 CBT 기반 개입이 감정조절 능력 향상, 스트레스 감소, 자기효능감 증가에 유의미한 효과를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특히 ‘인지적 재구성 반복 훈련’은 수형자의 자기조절 역량 강화를 돕는 핵심 기제로 작용하였다. 이는 마약류 사범의 회복 과정에서 인지 구조의 변화가 정서와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조중헌 등(2013)의 연구에서는 마약류 사범을 대상으로 CBT를 적용한 결과, 충동성과 우울 수준의 감소, 단약 자기효능감의 향상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으며, 이는 교정시설 내 수형자의 심리적 회복을 위한 치료적 개입의 타당성을 뒷받침한다. 다만, 이 연구는 자기 보고식 측정도구만을 사용한 점에서 한계가 지적되었으며, 치료 효과의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전문가 면담 및 제 3자 관찰 등의 보완적 평가 방식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김나연 등(2019)은 여성 메스암페타민 중독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중독자는 약물 관련 단서에 주의가 자동적으로 집중되는 ‘주의 편향(attentional bias)’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약물 갈망(craving), 정서적 불안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재발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치료에서는 주의 편향 조절 훈련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러한 신경인지 기반 개입이 CBT와 통합될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Elison‑Davies 등(2022)은 미국 오하이오주의 교정시설에서 2,187명의 수형자를 대상으로 ‘Breaking Free from Substance Abuse’라는 디지털 기반 CBT 프로그램을 실시한 바 있으며, 2020년 5월부터 9월까지 시행된 이 프로그램은 메스암페타민 의존도, 우울·불안, 삶의 질, 사회적 기능 등 전 영역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특히 세션 참여 횟수와 효과 간의 정적 상관관계(dose–response effect)가 확인되었고, 대인관계 갈등 등 기존의 심리·사회적 위험 요인이 회복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보고되었다. 이는 CBT 프로그램의 개별화와 고위험군 조기 개입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실제 CBT 프로그램의 적용 과정에서는 자발적 참여 부족, 고위험군 대상 맞춤형 개입의 미비, 재발 촉진 요인에 대한 대처 전략의 부족 등 여러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짧은 치료 기간 내에 약물 갈망을 유발하는 내·외적 단서나 감정적 촉발 상황에서의 자기통제력 회복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CBT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중독자들이 경험하는 인지적·정서적 특성을 세분화하여 정밀 진단하고, 이에 근거한 개별화된 치료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교정시설 내 마약류 수형자의 단약과 재투약 과정에서 경험하는 사고 및 정서 반응을 질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이들의 중독 유지 및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내면적 갈등과 인지 왜곡의 특성을 현상학적으로 탐색하고자 한다. 이는 향후 마약류 수형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재활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재범 방지 및 장기적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Ⅲ. 연구방법

1.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와 필요성


본 연구는 교도소 내 마약류 수형자의 경험을 탐색하고, 그 의미를 분석하기 위해 질적 연구 방법을 사용하였다. 질적 연구 중에서 연구 참여자들의 공통된 경험을 도출하는 데 강점을 가진 Colaizzi(1978)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에 주목하고, 연구 참여자가 인터뷰한 자료에서 의미 있는 부분을 분리하여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을 결집할 수 있는 주제를 찾아내고, 주제 묶음 작업인 주제 결집 과정을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이 본 연구에서는 마약류 수형자들의 개인의 경험에 내재된 보편적인 의미와 구조를 이해하여 교도소에 수용되어 있는 마약류 수형자들의 인식과 경험을 범주화하고, 인지적·정서적 재범 특성을 파악하여 마약류 사용의 촉발요인을 심층적으로 검토하여 향후 마약류 수형자 대상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2. 연구 참여자


본 연구는 교정시설에 수용중인 마약류 수형자 연구 참여자의 특성으로 인해 8명이라는 제한된 인원으로 진행되었다.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방법론과 본 연구의 목적을 고려할 때, 참여자의 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며, 연구 참여자 선정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마약류 수형자의 개인적이고 심층적인 경험을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연구 참여자의 심층 면담이 필수적이다. 연구 참여자 개개인의 경험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공통된 패턴과 의미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참여자 수를 지나치게 확장하기보다 깊이 있는 면담과 분석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교도소 내 마약류 수형자들은 일반적으로 연구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마약류 사용 경험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범죄 이력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으며, 연구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데 상당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연구의 취지와 연구 참여의 익명성 및 비밀 보장이 강조되었으나, 연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인원을 확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셋째, 연구 참여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일정한 선정 기준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투약 기간이 10년 이상 되었고 마약류 범죄로 초범이 아닌 재범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한 번 이상의 단약을 시도한 적이 있는 인지 능력에 문제가 없는 자를 연구 참여자로 선정하였다. 이러한 기준은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동시에 연구 참여자의 모집 가능성을 최소로 작용하였다.
연구 참여자의 인구 사회학적 특징은 <표 1>과 같으며 참여자들의 비밀 보장을 위하여 모든 정보는 최소화하여 작성하였다.

<표 1> 연구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

3. 자료수집


자료 수집은 2024년 11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심층 면담을 통해 진행되었고, 연구자의 객관성과 민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면담은 최소 1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진행되었으며, 연구 참여자는 최소 2~3회에 걸쳐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면담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자의 심층적인 경험을 탐색하기 위해 1:1 심층 면담을 주요한 자료 수집 방법으로 활용하였다. 연구 참여자는 연구 목적과 절차에 대한 설명을 받은 후, 연구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면담 장소는 교정시설 내 심리치료팀 상담실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면담의 익명성과 비밀 보장이 철저히 준수되었다. 연구자는 참여자가 편안한 환경에서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도록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 주의를 기울였다.
면담 방식 및 질문 구성은 반구조화된 개방형 질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지도 교수와 질적연구 경험이 있는 교수 2명, 박사 1명, 중독심리 전문가, 중독 회복자 1인의 감수를 받아서 질문지를 작성하였고, 연구 참여자가 자신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면담 중 연구 참여자가 특정한 감정을 표현하거나, 연구자가 더 깊이 탐색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 발견되면 추가적인 탐색 질문을 활용하여 연구 참여자의 경험을 더욱 구체적으로 탐색하였다.
면담 자료는 Colaizzi의 현상학적 연구 방법을 기반으로 분석되었으며, 연구 참여자의 공통된 경험을 도출하기 위한 주제 결집 및 범주화 작업이 수행되었다. 또한,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 참여자에게 분석 결과를 검토하도록 하여 연구자가 해석한 내용과 연구 참여자의 실제 경험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Ⅳ. 연구 결과

분석 결과 단약 결심과 유지에 관한 사고 및 정서, 재발의 원인에 대한 사고 및 정서, 최초 재투약 시 사고 및 정서, 재투약 이후 사고 및 정서 등 4개의 범주와 21개의 주제결집 그리고 36개의 주제 분리로 정리되었고, 나타난 자료의 결과를 정리한 내용은 <표 2>와 같다.

<표 2> 범주, 주제 결집, 주제 분리

1. 단약 결심과 유지에 관한 사고 및 정서


약물 사용을 끊기로 결심하고 이를 유지하려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심리적 동기와 생각이 공존하는데 이러한 심리의 사고 및 정서로는 평범하고 안정된 삶에 대한 갈망, 사회적 낙인과 편견에 대한 불편함, 약물 사용으로 죽음의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 건강 악화에 대한 염려, 반복되는 수형생활에 대한 두려움 등 5개의 주제 결집으로 분석되었다.

(1) 평범하고 안정된 삶에 대한 갈망

연구 참여자들은 마약류로부터 벗어난 평범한 삶을 소망하였다. 평범한 삶을 소망하는 동기는 가족과의 약속, 가족의 부양 또는 결혼하여 가정을 가지기 위함 등이 있었으며, 연구 참여자들은 이를 위해 단약을 결심하고 유지하였다.

“저는 원래 판매를 했습니다. 이제 다른 길로 좀 살아봐야겠다, 그래서 처음으로 건설 쪽을 한번 해봤어요.......스스로 싸운 거죠. 아내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제가 이런 것도 못 지킬 바에는 밖에서 뭘 지키겠나 싶어서.”(참여자3)

“교도소 징역 다 살고 나갔을 때 처자식이 있으니까. 이제 또 먹고 살아야 되니까. 그때 뭐 밖에서도 많이 힘들었고 ...... 다 가족 때문에 ...... 마음 먹고 무조건 안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출소를 했었죠.”(참여자4)

“저 그냥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 이 여자하고 평범한 삶을 살기 위해서 단약을 하게 된 거죠. 사랑도 있고 가정도 있고 어떻게 보면 책임감도 있죠. 새로운 삶을 살라고 노력을 했었죠.”(참여자6)

(2) 사회적 낙인과 편견에 대한 불편함

왜곡된 시선에 대한 불편함은 단약을 결심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마약류 투약 사실을 주변에서 알게 되면서 참여자들은 왜곡되거나 평가절하하는 시선을 받아야 했으며, 이로 인해 관계가 단절되거나 위축감, 거부감 등의 부정적 정서를 경험했다. 이는 참여자들이 단약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색안경을 많이 끼고 보거든요. 제가 원래 약 안 했을 때도 이런 행동들을 했었는데 어 너 약을 하더니 좀 이상해졌네 이런 식이 되는 거예요.
좀 거부감이 들죠. 운동장에서 운동을 하더라도 열심히 달리기를 하면은 아유 나가서 몸에 안 좋은 마약류 하려고 저렇게 열심히 뛴다, 안 뛰고 가만히 있으면 아유 정말 약쟁이들 막 게을러 터졌다.”(참여자1)

“저는 제가 잘못해서 여기 왔지만 그래도 가족들이 힘든 마음을 좀 알아줄 거라 생각했었거든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그냥 제가 약이 좋아서, 다른 거 다 버리고 약을 선택했다, 이 생각만 하고 있더라고요.”(참여자4)

“그냥 와 이게 뭐라고 이까짓게 뭐라고 내 인생을 발목 잡나. 주위에 날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내 주위에 있던 뭐 관계들이 다 무너지니까 없어지고 그런 거에 대한 되게 뭐 자신감이라고 표현해야 되나, 그런게 낮아지더라구요.”(참여자8)

(3) 약물 사용으로 죽음의 가능성에 대한 공포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단약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마약류를 함께 투약하던 주변인들이 직·간접적으로 마약류가 원인이 되어 사망하는 경우를 보게 되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감을 느꼈으며 마약류 사용에 대한 위험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참여자들이 단약을 결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주변인들의 죽음......약을 하다가 재정적으로 좀 쫓기고 마음이 이상해지고, 우울증도 많이 오고,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아서 자살을 많이 하고 신체적으로도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있고 ......마약류 때문에 나도 죽겠구나......나에게 원래 주어진 삶보다 훨씬 짧게 살 수 있겠구나.”(참여자1)

“죽음에 가깝다는 인식이 항상 있죠. 죽고 싶은 사람은 없잖아요.”(참여자1)

“제 주위에서도 약 때문에 많이 죽었습니다...... 이번에도 출소한지 11개월 만에 죽은 사람도 있고, 세 달 만에 죽은 애도 있고.”(참여자3)

(4) 건강 악화에 대한 염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유사하게, 마약류가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인식하는 것은 단약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 노년기를 맞이한 마약류 중독자의 모습은 건강 상태와 생활 수준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 연구 참여자가 마약류 중독에 대해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게 했다.

“좀 안 좋게 늙으신 그런 분들을 보면서 끊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뭐 이빨 다 빠지고 가난하고 주위에 사람 하나도 없고, 이런 사람들을 봤을 때 가장 많이 들죠. 나도 저렇게 되면 안 되겠다, 끊어야겠다.”(참여자6)

또한 지속적으로 마약류에 노출되면서 건강 악화를 경험하거나, 이전과는 다른 정신적 현상을 겪게 되면서 마약류에 탐닉해 있는 자신의 현재에 위기감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비용도 많이 들고......무엇보다 몸이 점점 지치고 힘들어지니까, 나중에는 진짜 안 해야겠다는 생각.”(참여자8)

“세 번째인데요, 이번 징역은 오면서 제가 정상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첫 번째, 두 번째랑 달라요. 이번에는 좀 아니더라구요. 인지 능력이나, 망상도 생기고......진짜 끊고 싶습니다.”(참여자4)

(5) 반복되는 수형생활 반복에 대한 두려움

수형생활의 반복에 대한 두려움은 단약을 결심하고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이전에도 마약류로 인한 수형생활을 경험했으며, 출소 이후 단약을 하는 기간이 있었다가 재발하였다. 수형생활에 대해 연구 참여자들은 고통스럽고 부정적인 것으로 경험하였으며, 이는 단약을 해야 하는 강력하고도 타율적인 동기로 작용하였다.

“교도소에 들어오면 정말 하찮은 것들에 대해서 이제 좀 고마운 줄 알게 되요. 약은 하면 구속될 확률이 많이 높아지니까.
내가 약하고 안 걸리면 되지라고는 생각해도 감옥 가도 투약할 거야 이런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참여자1)

“안 하면 저도 교도소에 들어올 일이 없고 이렇게 나라에서 허락하지 않으니까 징역을 사니까.”(참여자2)

“ 처음에 한 뭐 5~6개월 간은 단약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안에서 너무 고생을 했으니까. 이거는 당연히 끊어야 된다.”(참여자4)

“솔직히 징역 오는 게 무서우니까. 약을 하면 또 잡히겠구나. 그리고 이 사람들이 나보다 멍청해서 맨날 잡히는 거 아니잖아요.
똑같이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조금 들죠. 같이 계시는 분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되겠구나.”(참여자5)

2. 재발의 원인에 대한 사고 및 정서


재발이 일어나기 전, 즉 다시 약물을 사용하게 되기 직전의 심리 상태의 사고 및 정서로는 중독에 대한 몰이해와 자기 과신, 부정적 감정을 회피하려는 심리, 성생활을 위한 약물 사용의 정당화, 일상의 무료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 단약이 쉽다는 착각에서 오는 만용 등 5개의 주제 결집으로 분석되었다.

(1) 중독에 대한 몰이해와 자기 과신

연구 참여자들은 약을 하지 않을 것을 결심하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자 했으나, 정작 자신들이 싸워야 하는 것이 마약류의 중독성임을 알지 못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대부분 약과 중독성을 관련짓지 못했고, 관련성에 대해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으며,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알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중독 현상에 대해 몰이해한 상황에서 단약을 시도했으며 그 결과 재발이라는 실패를 경험해야 했다.

“저도 몰랐는데 저는 중독이라 생각 안 하고 습관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습관적으로 이렇게 약을 맞아 버릇해서 중독이라는 생각 안 했어요.”(참여자3)

“첫 번째 때는 중독이라고 생각도 안 했습니다. 같은 재소자들끼리는 못 끊는다고 하는데 저는 그런 게 좀 이해가 안 되었을 때였어요. 2년차 정도였을 때니까, 맘 먹으면 충분히 끊을 수 있지. 그런데 아니더라구요.”(참여자4)

“처음에는 저도 몰랐어요. 그냥 이거는 그만하면 안 할 수 있고 다음에 하고 싶을 때 하고 뭐 그런 건 줄 알았어요....... 좀 부인하고 싶었죠. 나는 그냥 끊을 수 있다고 그리 생각했는데.”(참여자5)

(2) 부정적 감정을 회피하려는 심리

단약을 유지하던 연구 참여자들은 재발이 일어나기 전에 죄책감, 부담감, 무력감, 우울감 등의 부정적 감정을 겪었으며 이는 일회성이 아닌 다소 지속적인 형태로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편적인 문제로 인한 정서적 작용이 아니라 대인관계의 어려움이나 개인 성장의 역경과 같이, 부정적 정서를 지속적으로 보유하고 다스리면서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서 연구 참여자들은 이를 어려워했고 회피하고자 하였다.

“부모님이 저 때문에 제 수명을 살지 못하고 돌아가셨어요. 속상해서, 미안함, 죄책감, 그분들 생각하면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쨌든 또 그분들 생각하면 또 하게 되고. 미안한 마음에서 안 해야지 하면서도, 그 마음이 무거워서, 그 마음으로 벗어나고 싶으니까.”(참여자3)

“1년 6개월 넘게 단약을 잘 해오고 있었거든요. 갑자기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고, 일이 잘 안 풀리고, 이제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우울증도 오고, 그런 힘든 것 때문에 두 번째로 다시 손을 대게 되고.”(참여자4)

(3) 성생활을 위한 약물 사용의 정당화

연구 참여자들은 단약에 대한 의지가 충만함에도 불구하고, 성생활과 마주할 때 마약류의 필요성에 흔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여자들은 단약 이전의 성생활에서는 마약류를 투약한 상태에서 마찬가지로 마약류를 투약한 파트너와 성관계를 가졌으며 마약류가 주는 감각적 쾌락의 증폭이 성생활의 기준이 되어 일반적인 성관계에서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이는 단약의 당위성을 약화시키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약을 안 하고서는 못하게 되는 거죠. 약을 하고 관계를 해야만 그 쾌감을 느끼는 거지. 관계하고 싶으면은 무조건 약을 찾게 되는 거예요.”(참여자2)

“이걸 하면은 이제 성관계에 있어서 좀 더 몇십 배 더 쾌락이 있어요. 그거를 아니까...... 저도 이제 아내랑 헤어지고 외로운 찰나였는데, 그 여성분이 약을 하는 사람이었거든요. 단약하고 이제 저는 안 할 줄 알았는데, 앞에 있으면 안 할 것 같았는데.”(참여자6)

(4) 일상의 무료함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

무료함은 재발이 일어나기 전에 연구 참여자들이 공통적으로 느꼈던 정서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의지적으로 단약을 시작하였으며, 단약하는 삶 자체가 도전이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나름의 성취감이 있었으나, 단약 유지기간이 늘어나면서 이들이 느끼는 지루함과 무료함은 더 커지게 되었다. 단약을 유지하는 노력에 의미를 잃게 되면서 마약류가 주었던 쾌락감과 보상 기억으로 인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진짜 바쁘게 살면은 생각 안 나더라고요. 단약하고 완전히 잊고 살았거든요. 회사도 다니고 뭐 일도 잘 됐거든요. 애하고 집사람 관계도 좋았고, 그게 너무 편안하니까 이게 그게 뭐라고 해야 되죠. 잡생각......이 편안함과는 뭔가 다른 즐거움을 찾게 되더라고요.”(참여자4)

“정신 차리고 한 3년 안 해봤다가......재미 이런 걸 떠나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해야 되나......아니 재미 너무 없는데 돈 벌면 뭐하냐? 마약류를 안 하니까 보상 심리가 생기니까 내가 마약류 안 하잖아. 그냥 이거 써도 되는 돈이잖아. 마약류를 안 하면 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지출이 더 많아지고 근데 진짜 재미는 없고.”(참여자8)

이 무료함을 해결하기 위해 유흥 등의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들은 연구 참여자들을 더욱 공허하게 만들었다. 투입된 노력만큼 돌아오지 않는 보상들은 연구 참여자로 하여금 기타 시도들과 마약류를 비교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마약류에 대한 갈망을 강화시키게 되고 재발과 연결되었다.

“100만 원을 다 썼는데 막 돈이 너무 아까운 거예요. 내가 고기 좀 먹고 술 좀 마시고 나머진 한 8~90만 원이 다 유흥비로 다 나가버렸으니, 와 이걸로 그런 계산을 하면 안 되는 건 아는 데, 80~90만 원으로 약을 샀으면, 내가 요거밖에 재미가 없었는데, 그 가성비가 안 받쳐주니까, 막 이런 진짜 처지는 상황에서 갑자기 그런 전화가 오니까 형님(판매자)한테 백만 원 갖다주면 진짜 반 통 받아서 한 일주일을 재밌게 놀 수 있는데.”(참여자8)

(5) 단약이 쉽다는 착각에서 오는 만용

연구 참여자들은 약에 대한 유혹을 느꼈을 때, 단약을 유지하는 것을 과정이 아닌 결과로 왜곡 해석하고 자신에게 분별없이 적용하였다. 연구 참여자들은 단약의 개념을 ‘유지되는 상태’가 아닌‘얼마만큼의 기간 동안 약을 하지 않았음’의 성과로 변용하였으며, 자신이 다시 그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므로 그 성과에 도전할 수 있다는 왜곡된 논리를 세우고 무작정 용기를 내는 만용을 보였다.

“합리화인거죠.‘난 단약을 해서 최악을 극복했어.’이 생각을 계속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사실은 그게 또 이렇게 연결되요. 그러니까 난 해도 돼. 또 극복할 수 있어.”(참여자1)

“단약을 했으니까, 1~2번 하는 거면 다시 이거 이것만 하고 내가 뒤에 또 끊으면 되지 않을까? 내가 잘 참아왔으니까 뭐 한 번쯤은 괜찮겠지. 약간 보상심리 그런 것도 있고. 안 된다 하면서도 그러면서 뭐 어때 이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고요. 하고 또 끊으면 돼. 나는 끊을 수 있어,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다시 시작했었고.”(참여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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