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과 사람들
직업인으로서의 의사의 시선은 언제나 환자의 통증과 상처를 향한다. 교정시설의 의료인도 예외가 아니다. 범죄 이력이나 개인적 사연에 기대지 않고, 오롯이 ‘한 사람’의 환자로서 수용자를 대한다. ‘범죄’라는 굴레가 씌워져 있지만, 그들 또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일 뿐’이기 때문이다. 상주교도소 의료과 역시 눈앞의 수용자에게서 죄가 아닌 아픔을 보고, 오직 회복에 집중한다.
상주교도소 의료과는 교정시설 내에서 수용자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부서다. 진료와 응급처치, 의약품의 구매·보관·관리·배부는 물론, 감염병 예방과 위생관리, 건강기록 관리 등 수용자의 신체적·정신적 안정을 위한 전반적인 보건 업무를 수행한다.
교정시설의 의료는 진료의 본질은 같지만, 그 과정은 일반병원과 다르다. 대상이 ‘수용자’인 만큼 모든 의료행위가 보안 규정 속에서 진행된다. 진료 중 도주나 자해·타해를 방지하기 위해 교정공무원의 입회가 이루어지고, 외부 이송 시에는 이동통제와 분리 조치가 병행된다. 즉, 교정시설의 의료는 단순한 진료를 넘어 ‘의료와 보안이 공존하는 행정’이라는 하나의 특수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어떤 제약 속에서도 의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상주교도소 의료과가 환자를 수용자 신분이 아닌 ‘한 사람의 생명’으로 바라보며, 치료와 보안의 균형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묵묵히 헌신할 수 있는 근거다.
상주교도소 의료과는 의사 1명, 공중보건의사 1명, 간호직 공무원 3명, 교정직 공무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진료팀·약제팀·행정팀으로 업무를 나누지만 규모가 작고 인원이 한정되어 있는 만큼 모든 구성원이 서로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보완하는 분위기다. 이를테면 진료가 몰리는 시간에는 행정 담당자가 진료 보조를 맡고, 간호직 직원이 약제 관리나 응급상황 대응에 함께 나서는 식이다.
이렇듯 의료과의 일상은 ‘분업’보다는 ‘협업’에 가깝다. 서로의 영역을 구분 짓기보다, 생명을 다루는 한 현장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함께 한다. 작지만 유기적인 이 팀워크가 곧 상주교도소 의료과가 환자를 지켜내는 또 하나의 힘이 된다.
최근 교정시설 의료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수용자의 고령화에 따른 만성질환의 증가다. 상주교도소 의료과 역시 이러한 변화에 맞춰 고혈압, 당뇨병 등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들이 안정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를 이어가고 있다. 매주 정기적으로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고, 당화혈색소 검사를 통해 당뇨병의 장기 관리 상태를 면밀히 모니터링한다. 꾸준한 사전 검진이야말로 질환 악화를 조기에 막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알기 때문이다.
장애인 수용자나 고령 수용자 등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개별적 보호와 세심한 배려가 더해진다. 생활의 불편함이 크거나 보조가 필요한 경우에는 의료수용동에 배정해 간병 수용자와 함께 생활하도록 하고, 필요시에는 안정적인 치료 환경 조성을 위해 독거실을 배정한다.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치료’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삶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돌봄’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의료과의 업무는 치료를 넘어, 위급한 순간에는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이 되기도 한다. 심근경색이나 호흡곤란 등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의사와 간호사가 즉시 현장으로 출동해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동시에 기관에서 보유한 구급차를 이용, 지정 협력병원 응급실로 신속히 이송한다. 의료진의 판단과 교정직원의 협업, 그리고 지역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연계가 맞물리며 비로소 수용자의 생명이 지켜지는 것이다.
이 같은 대응 체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정교해졌다고 한다. 당시 상주교도소 의료과는 집단생활이라는 교정시설의 특성상 감염 확산의 위험이 높다는 점을 인식하고, ‘예방과 신속 대응’을 중심으로 체계를 강화했다. 유증상자 조기 발견과 격리, 생활공간과 진료공간의 동선 분리, 정기적인 방역과 소독을 통해 확산을 최소화했고, 이를 통해 교정시설 내 위기 대응 매뉴얼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됐다. 이후에도 방역물품 비축, 감염관리 교육, 대응 매뉴얼 보완 등 예방 중심의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결국 상주교도소 의료과의 역할은 ‘치료’와 ‘관리’, 그리고 ‘대응’의 경계를 넘어선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의료의 본질과 인간의 존엄을 지키려는 이들의 노력은, 교정시설 안팎에서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
상주교도소 의료과의 역할은 단지 수용자의 신체 건강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회복을 돕는 일 또한 교정의 중요한 축이기 때문이다. 이에 의료과는 화상진료 시스템을 통해 지역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협력하여 수용자들이 정기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울·불안·충동 조절 등 정신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와 재활의 과정을 병행한다. 정신건강 관리가 곧 재범 방지와 사회복귀의 출발점이라는 인식 아래, ‘치료’와 ‘회복’ 사이의 균형을 놓치지 않으려는 섬세한 노력인 것이다.
물론 의료과의 관심은 상주교도소의 내부 구성원인 직원들에게도 향해 있다. 특수한 환경 속에서 고도의 긴장과 돌발상황을 상시 마주하는 근무지인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상담 연계를 통해 직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 관리에 세심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리고 이 모든 업무적 특수성을 반영,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정시설 간호사 보수교육’을 진행한다. 응급상황 대응, 자·타해 위험 관리, 감염병 및 만성질환 대응, 정신건강 케어 등 교정의료 현장이 요구하는 역량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보다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자세로 현장을 이꿀 수 있도록 대응해 가는 것이다.
결국 상주교도소 의료과가 지향하는 것은 치료 이상의 가치다.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며, 수용자와 직원 모두가 ‘지속가능한 회복’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바로 상주교도소 의료과의 또 다른 사명이다.
상주교도소 의료과는 오늘보다 더 안전하고 정밀한 의료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매주 1회 진행되는 ‘사례 연구’에서는 실제 사례를 함께 검토하며, 대응 과정의 개선점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실무 중심의 역량을 꾸준히 다져간다.
의료장비의 현대화에도 앞장선다. 최근 전해질 분석기, 생화학분석기, 혈액검사기, 안저촬영기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도입해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이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수용자의 건강 상태를 세밀하게 파악함은 물론, 예방 중심의 의료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상주교도소 의료과의 목표는 단순한 ‘시설 내 진료’가 아니다. 체계적이고 인간적인 의료 시스템을 통해 교정의 공간 안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만드는 것, 즉 상주교도소 의료과가 그리고 있는 ‘교정의료의 미래’다.
박현우 의료과장
교정기관 의사로서의 보람은 수용자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관찰하던 중에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치료하여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 때 커집니다.
최근 많은 진단장비들을 도입해 구축한 시스템이 환자의 질환 발견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교정시설 의료인에게 적절한 치료만큼 중요한 자질은 성실함과 따듯함일 것입니다. 그 두 가지 덕목을 모두 갖추고 있는 상주교도소 의료과 구성원들이 늘 자랑스럽고 든든합니다.